홍순관
오랫동안 음반과 공연을 통해 한국적인 기독음악을 노래해 온 가수이자 공연 기획 및 연출자. 정신대 할머니 돕기 콘서트인 [대지의 눈물]을 100회 넘게 공연했으며, [문화 쉼터] [착한 노래 콘서트] [소년의 밥상] 등을 공연해 왔고 최근에는 평화센터 건립을 위한 [평화, 평화, 평화]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CCM음반 『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에 참여하였으며 독집 음반 『양떼를 떠나서』『민들레 날고』『새의 날개』『신의 정원』『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등을 냈다. 산문집 『맑은 내 이야기』를 펴내기도 했다.
…9년만입니다. 오랜 기다림이 도리어 조바심을 낳아 이번 음반도 부끄러움이 많습니다.
작년 미국 LA 교포들이 보여 준 사랑이 이번 앨범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못난 노래꾼, 음반 내어 준다고 공연을 열어 모금해 주셨습니다. 이 일로 애쓰셨던 유연희 씨. 손영혜 씨, 로라 정. 그리고 일일이 쓸 수 없는 이름들. 그런 사랑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사랑에 비겨도 부족한 노래들입니다.
저와 함께 오랜 공백을 깨고(?) 곡 쓰고 연주해 준 경수. 역시 훌륭한 재주꾼입니다. 이제부터 저는 기대가 더 큽니다. 장가 가고, 아이 낳고(조금만 있으면) 그랬으니 더욱 철이 든 음악이 나오겠지요…
창우 형은 내가 만난 음악인들 중 가장 말이 잘 통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함께 지낸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지요. 하룻밤 새(정말입니다) 여섯 곡을 지었다고 형의 낡은 가죽가방에서 뒤적뒤적 악보를 꺼내 주었습니다. 좁은 음반에 다 담을 수도 없었습니다.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너무 가까우면 그런 실수를 하는가 봅니다.
쿰바야를 새 옷 입혀 준 형선. 늦깎이(늦은 공부란 없지만) 국악공부를 하고 있으니 든든합니다. 얼마나 좋은 음악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지요. 전화하면 늘 별말없이 도와주는 은주, 마무리 작업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나는 어려웠을 겁니다. 건반, 아코디온, 장고, 온갖 타악기. 은주는 원맨밴드입니다.
내 음반에 울리는 기타는 다 성우의 것입니다. 내 일처럼 도와 주었습니다. <숨>과 <늘 푸른>에 기타가 없었다면요. 일이 겹쳐 없는 시간에도 늦은 밤 달려와 코러스하여 준 가영, 수진 그리고 수훈. 그들의 음악성이 노래를 풍성히 만들어 주었습니다. 맛있는 밥 사겠습니다.
그 큰 장충녹음실에서 덩그러니 혼자 녹음할 때 친구처럼 편하게 해 준 박호일 기사님, 그 옆에서 녹음실 일이 처음이라고 잘못해도 실수로 봐 달라고 열심을 낸 원지환 군, 이따금 빵도 구워주며 일을 도와 준 이실장님. 섬세하고 민감한 마스터링으로 노래를 살려준 정도원 기사님. 사심없이 도와 주시는 모든 손길들이 이 세상을 살 맛나게 해 줍니다.
부산에 계신 어머니는 전화만 하면 늘 잘 먹고 다니라고 하셨습니다. 잘 먹는다는 것. 잘 산다는 것으로 새기고 삽니다. 아름다운 하늘의 언어를 들려주고 노래까지 불러준 내 이쁜 아가 다빈, 다솔. 어느 새 함께 노래하는 어른이 되어 있습니다.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굴렁쇠아이들의 호프 정한이의 쉰 목소리는 언제나 매력입니다. 공연과 음반 어느 것 하나 빠뜨리지 않고‘잘못’을 말해주는 아내 정아가 없었다면 나는 늘 들떠 있어 더 많은 실수를 했을 겁니다. 감출 수 없는 눈물로 고마움(음반에 참여한 모든 연주인들에게도)을 전합니다. 나는 내 숨을 쉬며 지금 노래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