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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사는 건 - 홍순관│숨겨진 좋은 노래

리차드 강 2010. 6. 14. 15:53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2003, 노래나무)
홍순관 Hong, Soon-Kwan
No.1 - 나처럼 사는 건
 

나처럼 사는 건
홍순관 글/ 한경수 곡 /편곡, 피아노 한경수 /건반 정은주
1. 들의 꽃이 산의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그 흔한 꽃과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2. 저 긴 강이 넓은 바다가 가르쳐줬어요
세월의 강이 침묵의 바다가 가르쳐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경수의 피아노는 숨이다. 호흡이다. 경수가 치는 피아노 소리는 악기 소리가 간간이 나는 사람소리다. 경수의 피아노는 내 노래를 그 언저리에서 바람처럼 도와준다. 어떨 땐 서로 다른 길을 가는 듯도 하지만 한참을 가다 쉬려면 어느새 경수도 바위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고, 내가 다시 걷기 시작하면 어느새 경수는 먼저 걸어가 저 앞에 있다. 경수의 피아노에는 걷다가 쉬다가 가벼이 달리고, 사뿐 날기도 하며, 다시 잠들었다 깨어나는 삶의 여정이 스며 있다. 경수의 피아노는 내 노래에 그렇게 일상처럼 붙어 있다. 경수와 함께 연주한지 15년의 세월이다. 다시는 만나기 어려운 훌륭한 음악친구다.
* 이 곡은 한희철 목사의 짧은 시에 가사를 덧붙여 만들었다.
 
홍순관의 2003년 발매 음반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오랫동안 음반과 공연을 통해 한국적인 기독음악을 노래해 온 가수 홍순관이 9년 만에 내놓은 음반[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는 '새의 날개', 진보적가스펠 '신의 정원', 국악음반 '민들레 날고', 94년 찬송가를 담은 '양떼를 떠나서' 등의 음반에 이어 9년 만에 선보이는 홍순관의 새 음반으로 실로 오랜만에 만든 그의 야심작으로 정겹고 깊은 울림이 이어지면서도 ‘우리 것’의 냄새가 더욱 깊이 묻어나는 음반이다.
<나처럼 사는 건>, <디디담담>, <늘푸른>, <쿰바야> 등 총 11곡(보너스 트랙 2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가수 '홍순관' 음악의 느낌과 색깔이 잘 드러난 음반으로 서정적인 노랫말과 자연을 담은 노랫말이 국악기 등의 선율과 만나 잔잔하면서도 가슴에 작은 울림을 남깁니다.
홍순관
오랫동안 음반과 공연을 통해 한국적인 기독음악을 노래해 온 가수이자 공연 기획 및 연출자. 정신대 할머니 돕기 콘서트인 [대지의 눈물]을 100회 넘게 공연했으며, [문화 쉼터] [착한 노래 콘서트] [소년의 밥상] 등을 공연해 왔고 최근에는 평화센터 건립을 위한 [평화, 평화, 평화]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CCM음반 『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에 참여하였으며 독집 음반 『양떼를 떠나서』『민들레 날고』『새의 날개』『신의 정원』『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등을 냈다. 산문집 『맑은 내 이야기』를 펴내기도 했다.
 
…9년만입니다. 오랜 기다림이 도리어 조바심을 낳아 이번 음반도 부끄러움이 많습니다.

작년 미국 LA 교포들이 보여 준 사랑이 이번 앨범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못난 노래꾼, 음반 내어 준다고 공연을 열어 모금해 주셨습니다. 이 일로 애쓰셨던 유연희 씨. 손영혜 씨, 로라 정. 그리고 일일이 쓸 수 없는 이름들. 그런 사랑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사랑에 비겨도 부족한 노래들입니다.
저와 함께 오랜 공백을 깨고(?) 곡 쓰고 연주해 준 경수. 역시 훌륭한 재주꾼입니다. 이제부터 저는 기대가 더 큽니다. 장가 가고, 아이 낳고(조금만 있으면) 그랬으니 더욱 철이 든 음악이 나오겠지요…
창우 형은 내가 만난 음악인들 중 가장 말이 잘 통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함께 지낸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지요. 하룻밤 새(정말입니다) 여섯 곡을 지었다고 형의 낡은 가죽가방에서 뒤적뒤적 악보를 꺼내 주었습니다. 좁은 음반에 다 담을 수도 없었습니다.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너무 가까우면 그런 실수를 하는가 봅니다.
쿰바야를 새 옷 입혀 준 형선. 늦깎이(늦은 공부란 없지만) 국악공부를 하고 있으니 든든합니다. 얼마나 좋은 음악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지요. 전화하면 늘 별말없이 도와주는 은주, 마무리 작업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나는 어려웠을 겁니다. 건반, 아코디온, 장고, 온갖 타악기. 은주는 원맨밴드입니다.
내 음반에 울리는 기타는 다 성우의 것입니다. 내 일처럼 도와 주었습니다. <숨>과 <늘 푸른>에 기타가 없었다면요. 일이 겹쳐 없는 시간에도 늦은 밤 달려와 코러스하여 준 가영, 수진 그리고 수훈. 그들의 음악성이 노래를 풍성히 만들어 주었습니다. 맛있는 밥 사겠습니다.

그 큰 장충녹음실에서 덩그러니 혼자 녹음할 때 친구처럼 편하게 해 준 박호일 기사님, 그 옆에서 녹음실 일이 처음이라고 잘못해도 실수로 봐 달라고 열심을 낸 원지환 군, 이따금 빵도 구워주며 일을 도와 준 이실장님. 섬세하고 민감한 마스터링으로 노래를 살려준 정도원 기사님. 사심없이 도와 주시는 모든 손길들이 이 세상을 살 맛나게 해 줍니다.
부산에 계신 어머니는 전화만 하면 늘 잘 먹고 다니라고 하셨습니다. 잘 먹는다는 것. 잘 산다는 것으로 새기고 삽니다. 아름다운 하늘의 언어를 들려주고 노래까지 불러준 내 이쁜 아가 다빈, 다솔. 어느 새 함께 노래하는 어른이 되어 있습니다.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굴렁쇠아이들의 호프 정한이의 쉰 목소리는 언제나 매력입니다. 공연과 음반 어느 것 하나 빠뜨리지 않고‘잘못’을 말해주는 아내 정아가 없었다면 나는 늘 들떠 있어 더 많은 실수를 했을 겁니다. 감출 수 없는 눈물로 고마움(음반에 참여한 모든 연주인들에게도)을 전합니다. 나는 내 숨을 쉬며 지금 노래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