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mann 피아노 소나타 1번은 정신적으로는 물론, 기교상으로도 쉬운 곡은 아니라 생각된다. 슈만곡의 매력은 양면성이라 생각한다. 한편에서는 몰아치는 듯하고 외향적이지만, 다른 쪽에서는 여유로우면 내성적인 부분이 함께한다. 또한 이런 양면성은 이분화 되어 존재한다기 보다는 미묘하게 섞여 있기 때문에 다채로운 감정과 그 감정의 양극단 사이의 스펙트럼을 어떻게 표현하는가가 중요하다.
표현의 다채로움은 흔히 이야기 되는 Schumann곡들의 구조적인 약점 때문에 때때로 산만하고 두서 없는 결과로 귀결되기도 한다. 전악장을 꿰뚫는 구조적 통찰력과 한음 한음을 쌓아가는 구축력과 목표의식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구조적 해석력이 세번째 평가항목으로 특히 4악장의 구조를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가는 성패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슈만의 곡은 때때로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 낸다. 이를 위해서는 속도와 집중력이 이완되는 순간에 멜로디가 얼마나 노래하는 듯한지, 그리고 한음 한음이 얼마나 정성을 들려 만들어지고 아름답게 울리는 지가 평가 항목이 될 수 있다.
이 소나타는 1833년에 쓰여지기 시작하여 1835년에 완성되었으며, 1836에 라이프치히의 키스트너(Kistner)사에서 출판되었다. 그리고 초판에는「플로레스탄과 오이비제우스로부터 클라라에게 헌정됨」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슈만이 플로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라는 두 종류의 필명을 사용했던 것은 지금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음악작품의 작곡가 이름으로 이 필명을 사용한 것은 이 작품이 최초였다. 슈만은 클라라에게 쓴 편지에서 이 소나타에 대해「당신에 대한 단 하나의 마음의 외침」이라고 적은 일이 있으며, 에르네스티네 폰 프리켄과의 연애를 정리하고 클라라에게 한결같은 연애감정을 품게 되었을 무렵에 이 소나타를 완성한 셈이다. 또한 1840년판에서는 작곡자명이 슈만으로 고쳐졌다.
슈만은 이 이전이 1830년 무렵에 A flat장조의 소나타를 작곡하기로 마음먹고, 그 제 1악장과 아다지오를 작곡하였지만 이 소나타를 완성하지는 않았다. 이후 다시 1833년에 현재의 f#단조 외에 작품22 g단조 소나타에도 착수하였고, f단조 소나타도 쓰기 시작했다. 단, 이 f단조 곡은 1837년까지 작곡하였지만 완성되지는 못했다. 또한 1836년에는 b flat단조 소나타의 악장을 작곡한다. 작품8의 알레그로도 소나타 제1악장으로 할 예정이었을 수도 있다. 결국 슈만은 1830년 이후에 몇 번이나 피아노 소나타에 대한 의욕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이런 과정 후에, 슈만은 이 소나타를 시작으로 4악장으로 이루어진 피아노 소나타라는 대규모의 형식을 사용하게 된다. 그때까지 주로 환상적인 소품이나 변주곡, 연습곡을 다루었던 슈만은 이 소나타에서도 풍부한 악상을 본격적인 형식에 투입하여 열정과 환상을 가로지르는 낭만주의 피아노 소나타의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낸다. 확실히 이 스타일은 소나타라는 것을 너무 의식하였기 때문인지 너무 얼어있다고 할 수도 있다. 그 때문에「재미가 얼어버린 어려운 곡으로, 혼란스럽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클라라가 당시의 피아노 대가 모셸레스 앞에서 이 곡을 공연 하였을 때의 모셰레스의 평가). 그러나 이 소나타는 피아노에 새로운 효과를 발휘시킬 수 있도록 의도되어 있음은 분명하며 슈만의 지금까지의 소품이나 연습곡, 변주곡에서의 기교를 집대성했다고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환상적이며 정열적, 적극적이며 진취적이다.
그러나 슈만은 이 곡을 완전히 새로운 재료로 완성한 것은 아니었다. 제1악장의 주요부는 1832년에 독립적인 곡으로 작곡한「알레그로 판당고」에서 이끌어낸 것이며, 제2악장은 1828년에 노래를 잘하는 여인을 위하여 케르너의 시에 기초하여 쓴 가곡「안나에게(An Anna)」를 수정하여 피아노용으로 고친 것이다. 제1악장의 느린 서주는 이어지는 주요부의 재료에 의한 것으로, 이미 제2악장의 주제도 포함되어 있다. 판당고라는 것은 남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의 춤곡으로, 3박자를 취하고 있다. 단, 슈만의 이 곡에서는 2/4박자로 바뀌어 있다.
제1악장 Introduzione: Un poco Adagio - Allegro vivace
이 악장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시작 부분이다. 일단 시작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시작하는가, 그리고 주제의 제시까지 서주에서 미묘한 감정 변화를 통해 이후의 격정을 예고하는가가 중요하다. 이어서 각각의 주제의 제시와 그 방법이 향후 전개되는 내용과 연계되는 타당성이 중요한데, 이때 allegro vivace의 주제가 얼마나 단호하고 자신감 있게 연주되었는가는 이후의 연주를 판가름 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개인적으로 연주의 스타일로는 치열한 구축력의 추구보다는 중간 중간의 이완부에서 여백의 미를 얼마나 발휘하는가에 따라 전반적인 설득력이 좌우된다 생각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움 속에 완급을 조절하는 템포설정을 선호한다.
제1악장 운 포코 아다지오, f#단조, 3/4박자의 서주와 알레그로 비바체, f#단조, 2/4박자. 소나타 형식의 주요부로 되어 있다. 서주는 3부 형식에 가까운 것이며 상당히 길다. f#음을 단속적인 오르겔풍크트로 하는 펼침화음 위에 특징 있는 리듬으로 단순하면서도 무엇인가 강하게 호소하는 것을 가진 선율이 나타난다.
이 선율로 고조된 다음 이번에는 오른손의 펼침화음, 왼손으로 굵게 선율을 다룬다. 이것도 크레셴도하여 하나의 정점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힘은 점점 약해져서 서주의 제2부는 소토 보체로 제1부의 선율과 약간 관련이 있는 새로운 선율을 나타낸다. 이것은 약간 발전풍으로 취급되고 나서 제1부의 재현이라고 할 수 있는 제3부가 나타나고 최후에 점차로 속도와 힘을 더해 정점에 이르면 급격하게 힘을 늦추어 서주는 끝낸다. 주요부의 처음에 나오는 제1주제는 대비적인 성격의 동기를 각각 오른손과 왼손에 두고 있다.
오른손의 주제를 모방풍으로 몇 번이고 되풀이하고 나서 왼손의 동기를 힘차게 연주한다. 이어 스타카토로 주제를 다룬 후 경과부로 들어선다. 이 주제의 리듬이 사라질 무렵에 두터운 느낌이 제2주제가 A장조로 나타난다. 제1주제를 플로레스탄, 제2주제를 오이제비우스라고 볼 수도 있다. 여하간 이 제2부제는 단순히 여기에서 한번 나타날 뿐이며 곧 레가티시모의 코데타에 이어진다. 그리하여 코데타의 끝에서 제1주제의 저성부의 동기가 모습을 나타낸 후 제시부는 끝맺는다.
발전부는 화려하고 생기에 차 있으며 비교적 장대하다. 먼저 제1주제가 나타난다. 이 동기와 리듬 외에 서주의 제2부의 동기도 단편적으로 암시된다. 힘과 속도를 늦추고 제1주제를 대위법적으로 처리하고 나서 경과적인 조바꿈을 되풀이해 원조로 돌아간다. 비바치시모로 속도를 높인 후에 다시 피우 렌토가 되고 서주의 첫머리 동기가 등장한다. 반주 음형이 펼침화음으로 하행하면 발전부의 첫머리에서와 같은 것이 행해지고 드디어 큰 정점에 이르러 발전부를 끝맺는다.
재현부는 제1주제의 재현으로 시작된다. 단 제1주제부는 약간 단축되어 있다. 이이하는 거의 공식대로이며 경과부, 제2주제, 코데타를 재현시킨다. 다만 코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제1주제의 저성부 동기로 이 악장은 조용하게 끝난다.
제2악장 Aria
제2악장「아리아」. A장조 3/4박자. 3부 형식. 속도를 나타내는 지시어는 없다. 중간부는 F장조이다. 제1부와 제3부로 앞의 악장에서 이어받는 것으로 생각되는 5도 하행 음정이 돋보인다. 여기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제1악장의 서주의 제2부의 선율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간부에서는 첼로를 생각하게 하는 듯한 선이 두터운 선율이 나타난다. 반 주가 얼마나 탄탄한 느낌을 주는지, 반주와 교차되는 멜로디가 얼마나 노래하는 듯한지, 그리고 그 멜로디를 연주하는 피아노의 음색이 떨리는 듯한 느낌을 (바이올린도 아니지만 떨려야 한다!) 갖고 가슴 시리게 울리는 지가 중요 포인트다.
제3악장 Scherzo e Intermezzo: Allegrissimo - Intermezzo - Tempo I
A-B-A 구조로된 스케르쪼에서는 리듬감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A섹션의 스케르쪼 주제를 얼마나 가볍고 쾌활하게 연주했는가, 그리고 트리오 부분에서 거의 폴로네이즈를 연상시키는 주제를 리듬감 있고 맛깔스러운 연주로 표현 했는가가 중요하다. 여기에 Ad Libitum 부분을 약간은 고풍스럽게 연주할수록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제3악장「스케르초와 간주곡」. 알레그리시모 f#단조 3/4박자. 트리오를 2개 갖는 스케르초로 보이며, 형식적으로는 A-B-A-C-A와 같이 되어 있다. 먼저 A가 유머러스하게 시작된다. 그 리듬음 마치 슈만이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B는 내성부에 주선율을 두며 피우 알레그로에서 시작된다. 지성부에는 종을 상상하게 하는 스타카토의 움직임이 있다. A가 재현된 후에 C가 나타난다. 이 C는 D장조에 주제를 두고 렌토로「간주곡」이라는 제명이 붙어 있다. 다시「부를레스케풍으로, 그러나 화려하게」라고 씌어 있다. 부르레스케풍이지만 리듬도 함께 생각해 보면 장대한 폴로네즈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상성부의 선율은 유려하며 고의적으로 변칙적인 악센트를 띠고 본래의 폴로네즈와도 다른 마치 슈만 특유의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또 이 간주곡의 마지막 부분에「아드 리비툼 스케르찬도」라고 씌여 있어 카덴차풍이 된다. 슈만은 여기에서 마치 자유롭게 피아노로 장난을 치고 있는 듯하다. 상행음계풍의 악구에는「콰지 오보에」, 즉「오보에풍으로」라고 적혀 있다. 이 카덴차풍의 악구 뒤에 A가 다시 되돌아와 이 악장은 끝난다.
제4악장 Finale: Allegro un poco maestoso - Presto - Piu Allegro
솔직히 연주 스타일에 따라서는 4악장의 멜로디 라인을 따라가는 것 조차도 힘든 경우가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확실하게 주선율을 부각시켜 전체적인 통일성을 기하는 연주에 호감이 간다. 이런 점에서 감정의 진폭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 보다는 적절한 한계 내에서 중간 중간의 다양한 팔레트를 보여주는 연주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4악장의 전반적 분위기가 어두운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중간에 부드러운 멜로디가 잘 살아날수록 극명한 대비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처리를 했는가가 하나의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제4악장 알레그로 운 포코 마에스토소 f#단조 3/4박자. 이 악장의 구성은 론도이며 도식적으로는 대개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A(f# 단조)-B(E flat장조)-A(c단조)-B(A장조-F#단조)-C(A장조)-A(f#단조-A장조)-B(C장조)-A(a단조)-B(E flat장조-c단조)-C(E flat장조)-A(f#단조-A장조)-B(C장조)-A(a단조)-B(E flat장조-c단조)-C(E flat장조)-A(F#장조).
A는 격렬하게 두터운 화음으로 힘차게 사라진다. 이어지는 경과구는 B의 동기를 포함하며 유머러스하다. B는 슈만이 좋아하는 리듬이며 2종의 성격의 것을 포함하고 있다. A의 재현부에는「즉흥풍으로」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음의 B는 간략하게 되어 있으며, 이어지는 경과부에서 이 생략된 것을 발전품으로 취급한다. 속도와 힘을 더해 가며 그 정점에서「화려하게 그리고 급속하게」라고 적혀 있으며 화음적인 C가 나타난다. 다음 A의 재현가지에는 긴 경과부가 있다. 이 부분은 지금까지의 하나의 맺음으로 생각되며 새로운 선율도 가지고 있다.
이에 이어 거의 앞과 같은 A-B-A가 나타난다. 그 다음의 B는 속도를 약간 늦추거나 앞의 경우보다 기분적으로 밝으며 다음의 C에 도달할 때까지 역시 B의 발전풍인 경과부가 있다. C의 뒷부분도 전과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B가 장조로 힘차게 재현되고 피우 알레그로의 코다로 들어선다. 피치카토풍의 효과를 요구하면서 느리게 진행되며 그것을 이번에는 레가토로 하여 리타르단도 하는데, 최후에는 열정을 더해 전곡을 힘차게 끝맺는다.
작곡가별 명곡해설 라이브러리 14 <슈만> 음악지우사 편/음악세계 옮김, P.145~P.149
 |
아름다운 이웃은 참마음 참이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