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번 E 단조 BWV-810
<프랑스 모음곡>이든 <영국 모음곡>이든, 혹은 또 6곡으로 된 <파르티타>이든 연주가가 그 리사이틀에서 전곡을 통틀어 연주하는 일은 적으므로 일반 애호가에 있어서는 레코드에 의한 감상이 아니면 그러한 기회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일 레코드로 이 <영국 모음곡>을 제 1번 부터 차례로 들어 왔다고 하면, 이 제 5번의 프렐류드에 이르러 과연 어떤 느낌을 가질 것 인가.
Ⅰ. Prelude
제 1번의 그것은 차치하고, 제 2, 제 3, 제 4번으로 저마다의 프렐류드의 훌륭함에 감탄해온 우리가 이 제 5번의 프렐류드를 들었을 때 아마도 그 감동은 최고조에 달하고, 다음의 제 6번에 이르러 우리는 예술작품의 숭고함에 머리를 깊이 숙여 그 즐거움을 맞볼 수 있는 것을 신에게 감사하는 기분이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 이 제 5번의 프렐류드이다. 협주곡풍으로 씌어져 있는 이 곡도 투티풍인 부분과 솔로풍인 부분(41마디 째에서 시작된다)이 교대로 두어지는 형태를 취하고, 전자에서는 푸가형식이, 후자에서는 동기의 모방이 그 중심적인 처리법이 되고 있다. 어느 부분을 취해 보아도 화성적인 울림에 차고 밝고 독일적인 중후함과 논리적인 깊이도 보이면서 그 성격을 어디까지나 쾌활하고 이탈리아적이다.
Ⅱ. Allemande
알르망드는 <영국>속의 다른 알르망드와 거의 동일서법을 취하는데, 그 성부적인 짜임새는 선명하며 전아한 곡상을 깊이 있게 노래 부른다.
Ⅲ. Courante
이어지는 쿠랑트에서는 음계풍인 진행을 중심으로 한 대위법에 의해 처리되어 상성부에 풍부하게 사용되고 있는 꾸밈음이 우아한 느낌을 보이며, 가장 밝은 단조적인 성격을 뚜렷이 나타낸다.
Ⅳ. Sarabande
사라반드는 서정적이고 세밀한 움직임이 두드러질수록 사라반드에는 드문 취급을 하고있는 만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라반드라는 느낌과는 다른 분위기를 나타내고있다. 오히려 아리아에 가깝다.
Ⅴ. Passepied I (en Rondeau)
파스피에1은 '론도풍으로'라고 되어있듯이 형식은 론도로 ABACA의 형태를 취한다. 이 경우도 단조이면서 오히려 밝은 느낌으로 그 점에서는 4번과 반대이다.
Ⅵ. Passepied II
파스피에Ⅱ는 같은 으뜸음조(E장조)로 밝고 매끄럽다. 마디 수도 적고 완전히 트리오적 성격이다.
Ⅶ. Gigue
지그의 형태는 다른 것과 마찬가지이며 후반에서는 반행주제를 사용한다. 주제는 2마디째 이후의 도약음에 특징을 보이고 있으며, 게시부는 물론 푸가토에 의하고있다. 극히 빠르고 격렬한 데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