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말기,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 할동 한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는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디아길레프의 권유로 발레 <알라와 롤리>에서 개편된 <스키타이 모음곡>이나 피아노 소품 등으로 이미 유능한 작곡가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 무렵 제1차 세계 대전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으나 그는 미망인의 외아들이었기 때문에 징집에서 면제되고 소비에트 혁명이 일어난 1917년 여름에는 페테르부르크 근교의 시골에서 홀로 생활하였다. 그는 일부러 피아노를 뺀 윤곽이 뚜렷한 작곡을 시도해서 이 <고전 교향곡>을 작곡하게 되었다.
재학 중 일찍이 체레프닌 클래스에서 연구한 하아든의 기법을 바탕으로 '하이든이 현대에 생존하고 있다면 작곡했을 법한 작품'을 만들려고 했다. 이 곡은 어떤 의미에서는 고전적인 의작임에 분명하지만 단지 모방이나 습작, 또는 페러디가 아니라 그 화성법이나 갑작스러운 조바꿈 등에서 프로코피에프다운 생기가 드러나고, '현대인이 살고 있는 오래된 마을'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또 단순한 스타일은 독특한 화성법과 더불어 당시의 미술계에서 일고 있었던 입체파의 주장 등을 함께 반영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에게 전작 <스키타이 모음곡>과 같은 과격함을 기대했던 대중들은 이 곡의 명확한 고전스타일에 약간 실망한 듯 하였다.
초연 - 1918년 4월 21일. 레닌 그라드에서 작곡자의 망명에 앞서 이루어졌다.
작품 해설
제1악장 Allegro 알레그로, 소나타형식.
첫머리에 D장조의 제1주제가 바로 제시되어 고전의 정형을 깨뜨리고, 이것이 C장조로 된 후 변화의 동기가 플루트로 표현된다. 제2주제는 딸림조인 A장조로 되고 코데타는 제1주제에서 유래한다. 발전부는 이상의 각 악구의 변형과 발전으로 이루어지며, 제2주제는 현으로 나누어지고, 제1주제는 트럼펫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재현부는 제시부와는 반대로 C장조로 시작하고 D장조로 진행한다.
제2악장 Larghetto 라르게토. 3부형식.
Claudio Abbado - The Chamber Orchestra of Europe
주부와 중간부의 두개의 악상을 주체로 해서 강약을 대조시키는 방법 등에서 고전성이 엿보인다.
제3악장 Gavotta - Non troppo allegro 가보트. 논 트로포 알레그로.
Claudio Abbado - The Chamber Orchestra of Europe
고전 시대의 교향곡인 '미뉴에트' 대신에 '고전 모음곡' 에 유래하는 '가보트'가 등장한다. 단 '고전모음곡'에 통례였던 것 같은 '제2가보트'를 갖지 않고 짧은 간주부 후에 주부가 악기 편성을 달리해서 이번에는 약주로 반복된다.
제4악장 Finale - Molto vivace 몰토 비바체. 소나타형식.
Claudio Abbado - The Chamber Orchestra of Europe
제1악장 제1주제와 마찬가지로 D장조로 펼침화음으로 된 제1주제와 음계적인 제2주제, 코데타로 이루어지고, 발전부에서 스트레타를 이루면서 주부의 재현을 이끌어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