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Concerto No.1 B flat minor op.23 |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내림 나단조 Op.23
Pete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러시아
1. Allegro non troppo e molto maestoso - 전악장 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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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ha Argerich (piano)
Claudio Abbado (conductor) - Berliner Philharmoniker |
Album Title: Tchaikovsky: piano concerto No. 1 / The Nutcracker Suite Composer: Pete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Conductor: Claudio Abbado (1933 - 2014) Performer: Martha Argerich (Piano) (1941 - 아르헨) Orchestra: Berliner Philharmoniker (Berlin Philharmonic Orchestra) Audio CD (July 15, 1996) Number of Discs: 1 Spars Code: DDD Format: Audio CD, Album Recorded in: Stereo Recording date:December 1994 Label: Deutsche Grammophon Copyright: (C) ℗ 1996 Deutsche Grammophon GmbH, Hamburg Genre: Classical, Music, Concerto, Keyboard, Orchestral, Ballet / Dance, Western Classical Music

1. Concerto for Piano No. 1 in B flat minor, Op. 23 (32:10) Common Name Piano Concerto 1 Composer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 - 1893) Conductor Claudio Abbado (1933 - 2014) Performer Martha Argerich (Piano) (1941 - 아르헨) Orchestra Berliner Philharmoniker (Berlin Philharmonic Orchestra) Genre Concerto / Romantic Period Date Written 1874; Russia Period Romantic Country Russia Studio/Live Live Venue Berlin, Philharmonie, Großer Saal, Berlin, Germany Recording Date 12/1994 Notes Composition written: Russia (1874 - 1875)
1. Allegro Non Troppo E Molto Maestoso - Allegro Con Spirito (19:12) 2. Andantino Semplice - Prestissimo - Tempo I (06:30) 3. Allegro Con Fuoco (06:18)
Martha Argerich



Some artists grow into a sort of proprietary relationship with certain pieces of music. If anyone today owns this concerto, it's Martha Argerich. She's recorded it three times, and this latest version seems to sum up an entire lifetime of living with and loving the music. Not only does Argerich simply find more in the notes than almost anyone else, she also does it with a sense of complete spontaneity and naturalness. She's also the most exciting pianist alive, which certainly doesn't hurt in such dazzling music. Claudio Abbado is one of her regular concerto accompanists, and he knows better than to try to take over an Argerich performance. This is her show, and he gives her the kind of support she needs to feel free to work her interpretive magic. -- David Hurwitz

이 연주는 어떻게 보면 '가장 무난한 연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을 가장 잘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이다. 이미 콘드라신, 뒤트와와도 이 곡을 녹음한 적이 있으므로 이 곡의 녹음횟수로는 길렐스, 리히터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이며 그 수준에 있어서도 단연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연주자인 것이다. 내가 아르헤리치의 연주를 '무난하다'라고 하는 것은 이미 이 곡에 대한 그녀의 연주가, 가장 완벽한 것으로, 가장 대중적인 수용기반을 가진다는 의미이다. 쇼팽이든, 프로코피에프이든, 라벨이든, 아니면 쇼스타코비치이든, 그녀는 가장 그녀다운 개성적인 연주를 펼치면서도 가장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연주를 만들어 낸다는 정말 놀라운 재능이 아닐 수 없다.
뒤트와와의 녹음에서 아르헤리치는 쇼팽이나 리스트의 협주곡에서 보여주었던 자유롭고 분방한 표현보다는 섬세하고 민감한 음색과 독특한 서정성에 중점을 둔 어떤 의미에서는 '상상을 빗나간'연주를 들려 주었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콘드라신과의 라이브에서는 완전히 180도 변모하여 '야수같은' 박진감과 폭발적인 터치, 맹렬한 스피드로 압도적인 인상을 남긴 적이 있었다. 그 녹음 이후 '이것이 이 곡에 대한 마지막 녹음'이라며 아바도-베를린 필과 다시 녹음하게 된 이 연주에서 아르헤리치가 취하고 있는 방향은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음반의 중간지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악장 Allegro non troppo e molto maestoso
전체를 우선 살펴본다면 아르헤리치와 아바도가 취하고 있는 템포가 상당히 유동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주시간상으로는 기존의 연주들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으나 부분적으로 굉장히 몰아붙이는 부분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결코 빠르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템포의 완급 조절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도입부의 호른은 기존의 연주들에 비해 결이 고운 소리로 힘차게 시작하며 (이것은 DG의 4D녹음의 특성이기도 하다) 스피디한 진행 중에서도 리히터가 느끼게 해 준 팽팽한 장력을 느낄 수 있는 피아노 솔로를 들을 수 있다. 서주주제와 동시 진행하는 피아노의 세 개의 화음은 리히터만큼 묵직한 것은 아니며, 길렐스의 터치에 가까운 성격이지만 그들과 같이 힘을 앞세운 터치라기보다는 남미적인 유연함이 살아있는 터치이다. 최고음의 액센트도 굳이 드러나게 강조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높은 음이 주는 강한 느낌만을 전달해 준다는 인상이다.
이러한 해석은 기존의 아르헤리치가 해 오던 강인한 해석과는 상당히 그 궤도를 달리 하는 것인데, 이어지는 피아노의 독주에서는 직선적이지 않은, 탄력있는 피아노의 터치로 말이암아 상당히 빠른 이 연주의 템포를 적절히 상쇄시키고 있다.

주부의 제 1주제는 저음에 무게를 둔 약간 묵직한 느낌의 여유로운 주제를 보이고 있다. 2주제의 출현은 무척 신중한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하강 음계의 분산화음들은 아르헤리치가 특기로 하는 선명한 음색에 의해 전혀 애매함 없이 깔끔한 전개를 보여 준다.
240마디째에서 등장하는 격렬한 토카타에서 아르헤리치는 지난 녹음에서 보여주었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터치를보여 주는데 아마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몇 차례?걸친 연주 끝에 데모니시한 표현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점이라고 결정한 듯 하다.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은 여러 피아니스트들마다 해석이 가지각색이지만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호로비츠나 길렐스, 가브릴로프와 같은 격렬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장기간의 경험을 통해 결정 한 듯 하다. 물론 이 해석의 근원은 아르헤리치의 근원적인 음악성일 뿐 어떤 음악 양식의 모방은 아닐 것이다.
중간부 이후의 음악 전개는 과거 리히터와 카라얀의 압도적인 스케일에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연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산만할 수 밖에 없는 장황하고, 통일성을 찾기 힘든 1악장을 일관된 집념 - 기교적이고, 명인적인 구성에 대한 변함없는 추구에 의해 통일시킨 - 에 의한 긴밀한 연주에 의해 유기적인 구조를 완성시키고 있다. 카덴짜의 통일감 있는 완성도는 기존의 어떤 연주와도 비할 수 없는 것으로 리히터가 가진 예술적인 완성도 위에 적당히 통속적인 기분 (선율선의 서스테인)과 중성부의 연결이라는 어려운 기교도 완전하게 소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카덴짜가 가지는 아우트라인의 통일성을 오랜 기간에 걸쳐 연구한 흔적이 드러나는 비범한 연주이다.
카덴짜 이후의 2, 3주제의 전개는 손목의 스냅을 이용한 듯 한 탄력적인 리듬의 다양한 변화를 가지고 음악을 자연스럽게 끌고 나가고 있으며, 1악장 말미의 옥타브 전개는 가장자리를 말끔하게 다듬은 연주로서 길렐스와 같은 깔끔한 처리에 현대적인 즉물주의를 곁들인 참신한 연주이다.
2악장 Andate semplice
선율선의 뛰어난 아름다움과 관현악의 침착한 느낌은 특별히 설명 할 필요가 없을 줄 안다. 악장 개시부에 나오는 현의 피치카토는 해상도가 높은 녹음기술과 근접녹음기술의 도움을 받아 아주 맑고 깔끔하게 들린다. 이어지는 플루트의 독주도 원래 이 악장이 가지는 차가운 느낌보다는 줄기가 굵고 투명한 느낌으로, 최근의 음반녹음에 있어, 녹음기술의 중요성이 어느정도인지를 간접적으로 이야기 해 주는 듯 하다.
이 악장에서의 안단티노와 중간부 프레스티시모의 선명한 대비는 아르헤리치의 최근 녹음의 특성인 명확한 터치를 보다 잘 드러내는 장면의 하나로서 다음 악장의 난해한 기교의 처리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갖게 해 준다, 2악장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부분의 하나는 프레스티시모에서 난무하는 약하고 화려한 피아노의 패시지들이 단 한음도 빠지지 않고 깔끔하게 포착되어 있다는 점인데, 이것은 아르헤리치의 선명한 손가락기교에 힘입은 것도 있지만 역시 근거리 녹음방식을 이용한 DG의 녹음방식의 공로가 크다고 생각된다.
사실 이러한 녹음방식은 단순히 좋은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닌데, 오케스트라의 튜티에서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가 강조되어 대편성이 주는 스케일감을 감소시키는 경우도 가끔씩 있었으며, 이 녹음에도 그러한 단점이 드러나는 장면이 있었지만 2악장과 같이 독주악기들의 연주를 하나하나 번갈아가며 들려주는 부분에서는 그 녹음특성의 우수성이 가장 잘 살아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3악장 Allegro con fuoco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좋다. 딸림주제의 연주에서 아바도는 현의 표정을 강하게 가져가면서 트럼펫의 소리를 적절히 강조하여 생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2주제의 제시도 단순히 협주곡의 반주라는 수준을 넘어 선율이 지닌 아름다움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피아노는 힘을 억제한 터치와 아르헤리치 특유의 섬세한 장식음의 처리, 그리고 맹렬하게 밀어붙이는 독특한 기세로, 이상적인 템포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제 2주제를 반복하는 부분의 하강음형에서 반짝이는 듯 한 음색과 시원스런 곡 해석을 보이고 있지만 터치가 가진 경질성이랄까, 아니면 솔리드한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음 하나하나가 주는 존재감은 길렐스의 연주에 비교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이것은 개인적인 연주특성의 차이이므로 단점이 될 수는 없지만 이미 길렐스의 연주를 들은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다. 코다로 진입하기 전의 긴박감을 고조시키는 아바도의 솜씨는 리히터와 협연하던 카라얀의 '아카데미 상'수준의 연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어도 베를린 필이 가진 능력을 묻어버리는 일 없이 충분한 긴박감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어지는 아르헤리치의 옥타브연주는 지난 콘드라신과의 연주보다 기세에서는 한 수 아래에 있지만 대신에 맑고 분명한 소리의 효과를 얻어내는데에 성공했다고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튜티에서 명확하게 울리는 피아노소리, 그리고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음량에 대항하는데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과거 리히터가 만들어 낸 쩌렁쩌렁 울리는 인상적인 소리를 연상시키는 그러한 연주인 것이다.
아르헤리치는 유독 협주곡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지만 최근 들어 실내악이나 협주곡에 특별히 주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80년대 중반 이후 그녀가 만들어 내는 음악이 협연자와의 앙상블을 중시하는 모습으로 크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그녀의 지금까지의 연주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아르헤리치의 연주스타일은 30년 전이나 전혀 다름이 없으나 협주곡이나 실내악에서 상대 연주자를 배려하는 자세를 새로이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 차이코프스키의 음반에서도 강렬하게 밀어붙이는 연주를 하고는 있으나 그 이상으로 일관되고 안정된 곡의 해석을 쉽게 느낄 수 있으며 바로 이러한 점이 이 연주를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완벽한 연주라고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글. 김태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