博士の愛した數式, 2005
2004년 전국의 서점들이 ‘가장 추천하는 책’으로 선정되며 베스트셀러가 된 아쿠타가와 수상작가 오가와 요코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수식이라는 언뜻 어려워 보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시작된 아름답고 따뜻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원작자 오가와 요코가 처음부터 모델로 삼았다고 하는 테라오 아키라가 박사 역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후카츠 에리가 가정부 쿄코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2005년 도쿄 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으며 같은 해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인 바 있다. 2006년 1월 일본에서 개봉, 특히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으며 장기간 박스오피스에 체류중이다.
감독 | 고이즈미 다카시 배우 | 후카츠 에리 ... 쿄코 , 테라오 아키라 ... 박사, 요시오카 히데타카 ... 원작 | 오가와 요코 배급사 | 스폰지
수의 아름다운 세계로 인도하는 ‘착한’ 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
누구나 볼 수는 있지만, 누구나 깨닫지는 못하는 수의 아름다운 세계로 인도하는 ‘착한’ 영화.
가장 단순하고, 가장 원초적인 수(數).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동의하기 힘들겠지만, 수학의 세계에 매혹된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가장 순수한 것이야말로 수학의 세계라는 것을. 하지만 그걸 말로 설명하거나,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절대적인 진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박사의 말처럼 ‘용기와 현명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느껴야 한다, 마음으로.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순수한 수학의 세계와 맞닿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리고 우주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따뜻한 영화다. 부드럽게,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인도해주는.
10살인 아들과 단둘이 살아가는 쿄코. 배운 게 없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육체노동 즉 가정부 일뿐이지만 언제나 프로페셔널하게, 누구보다 활기차게 살아간다. 몇년간 수없이 가정부가 바뀌었다는 박사의 집으로 파견된 쿄코는 박사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박사는 10년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유지하는 시간이 80분밖에 안 된다. 더이상 박사에게는 추억이란 것이 없다. 한때 수학교수였던 박사는 날마다 되풀이되는 하루를, 외롭게 ‘수’만을 벗 삼아 살아가고 있다. 시간은 멈추어진 채, 그저 반복되는 하루를 지워버리는 것뿐.
박사는 처음 본 쿄코에게 묻는다. 신발의 수치가 어떻게 되냐고. 24라고 답하자, 24는 4의 계승이고 고결한 숫자라고 말해준다. 이렇듯 박사는 언제나 수학 이야기만을 한다. 쿄코의 생일이 2월20일이라고 하자, 자신의 시계에 적혀 있는 284라는 숫자와의 관계를 말해준다. 220의 약수의 합은 284이고, 284의 약수의 합은 220이 된다. 그런 관계를 우애수라고 한다.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220과 284는 기묘한 고리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박사는 교코의 아들을 보고는, 루트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루트는 어떤 숫자이건 공평하게 감싸준다면서. 이처럼 세상의 모든 것은 숫자로 설명할 수 있고, 숫자로 치환할 수 있다. 박사에게 수학의 세계는, 모든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그 자체다.
처음에는 어딘가 괴팍한 사람이 아닐까, 라고 걱정했던 쿄코는 박사가 너무나도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쿄코가 박사의 저녁 식사를 해주는 동안 아들이 혼자 있다는 것을 안 박사는 매일 아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한다. 그날부터 박사와 쿄코 그리고 루트는 기묘한 가족이 된다. 모든 것이 달랐던 그들을 묶어주는 것은, 수학과 야구다. 그들이 누구이건, 어떤 배경을 지니고 있건, 수학과 야구는 그들을 통하게 하는 다리가 된다. 박사가 수학 이야기를 하는 것은, 타인과의 교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수학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누구나 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거기에는 지역이나, 나이나, 성별 같은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박사가 왜 수학을 택했는지는 알려주지 않지만, 박사가 왜 수학에 선택받았는지는 단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수학문제를 푸는 것은 많은 사람이 하는 일이지만, 수학의 본질을 깨닫는 것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 박사는 수학과 가장 닮은 것이 농업이라고 말한다. 땅을 고르고, 씨앗을 뿌리고 보살피는 것이 농업이다. 수학도 자신의 필드를 정하고, 사색을 시작한다. 온갖 노력을 해야 하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은 씨앗의 자라는 힘이다. 농부는, 수학자는, 그저 그것을 북돋워주고, 발견할 뿐이다. 이런 통찰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박사는 수학을 통해, 이 세계의 본질을 깨달은 현자다. 하지만 박사는 이미 이 세계에서 이탈된 존재다. 누군가 돌봐주지 않으면 살 수가 없고, 세상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 게다가 과거는, 여전히 그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는, 슬프다. 아침마다 일어나 양복에 매달린 쪽지에 붙어 있는 ‘내 기억은 80분간만 지속된다’란 말을 보았을 때, 그는 탄식할 것이다. 날마다, 날마다 그 탄식은 반복된다. 박사에게,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모든 이들이 지나간 과거에서, 박사 혼자만이 머물러 있다. 그 쪽지를 본 박사는 생각했을 것이다. 나에게 남은 것은 수학뿐이라고. 과거에도, 미래에도 영원한 것은 수학뿐이라고.
수학의 본질은, 그것 자체로 완전하다. 완전수처럼. 수학이 실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도, 수학의 질서는 아름다운 것이다. 수학을 하는 목적은, 진실을 찾는 것이라고 박사는 말한다. 거기에 진실이 있기 때문에,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박사와 똑같다. 박사는 더이상 현실과는 아무런 연계가 없지만, 박사는 진실 찾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용기와 현명함은, 새로운 관계를 가능하게 한다. 쿄코와 루트는, 박사를 통해서 세계의 다른 얼굴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바로 오일러의 공식이다. ‘e를 π와 i를 곱한 수로 거듭제곱하여 1을 더하면 0이 된다… 어디에도 원은 없는데 하늘에서 π가 e 곁으로 내려와 수줍음 많은 i와 악수를 한다. 그들은 서로 몸을 마주 기대고 숨죽이고 있는데, 한 인간이 1을 더하는 순간 세계가 전환된다. 모든 것이 0으로 규합된다.’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 모순되는 것들이 하나로 통일되어 결국은 무를 이루는 것. 그것이 바로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정체다. 아무런 관계가 없는, 박사와 쿄코와 루트가 만나 서로의 마음을 연결할 때, 영원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 그건 절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원작은 아쿠타가와 수상 작가인 오가와 요코가 2004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정수, 소수 같은 수학 용어가 서서히 시의 언어로 다가왔다’라는 평처럼,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얼핏 차가워 보이는 수의 세계에 상존하는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한껏 전해준다. 영화도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차분한 소설을, 정갈하게 영상으로 옮겼다. 조금 지루한 구석도 있지만, 수의 세계에 집중할 수만 있다면 그것 모두가 아름다움의 한 표현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어른이 되어 수학 선생이 된 루트가 아이들에게 박사의 이야기를 전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영화판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무난하고, 정석을 따른 각색을 보여준다. 수학의 형식적인 딱딱함처럼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평범하게 관객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수’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순간, 쿄코와 루트가 그랬듯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늘 보면서도 깨닫지 못했던, 영원한 아름다움을.
제2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가이드 [3] - 프리뷰
박사가 사랑한 수식 (개막작) 감독 고이즈미 다카시 | 출연 데라오 아키라, 후카쓰 에리 | 117분 | 제작 <박사가 사랑한 수식> 제작 | 2005년
기억이 없으면 자아 정체성의 형성도 사랑도 불가능하다는 통념이 있다. 그러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수학의 정밀하고 투명한 논리를 빌려, 언어와 기억을 초월하는 인간성의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역설한다. 가정부로 일하며 홀몸으로 아들을 키우는 쿄코는 사고로 기억이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 장애를 얻은 천재 수학박사에게 고용된다. 메모에 의존해 생활을 유지할 뿐 정상적 대화가 어려운 박사는 언어 대신 숫자로 쿄코와 소통한다. 쿄코가 신발 치수나 생일을 들려주면 박사는 그 숫자의 품성과 비밀을 들려주는 식이다. 박사에 따르면 허수는 겸손한 수이며, 소수는 보상을 바라지 않는 수다. 똑같은 대화가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신뢰는 쌓여가고, 쿄코의 어린 아들도 곧 이 특별한 공동체에 합류한다. 기억이라는 삶의 토대가 모래성처럼 무너진 박사와 그를 사랑하는 쿄코 모자에게 수학은 곧 위로와 구원의 철학이 된다. 고이즈미 다카시 감독은 <카게무샤> 이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모든 작품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했고 2000년 구로사와의 유작 시나리오인 <비 그치다>를 연출해 장편 극영화에 데뷔했다.
2005.11.09 글 : 김봉석 (영화평론가)
숫자를 따라가면, 사랑에 관한 가르침이… <박사가 사랑한 수식>
고이즈미 다카시는 <데루수 우잘라> 이후 구로사와 아키라의 곁에서 20년 가까이 조감독을 지낸 인물이다. 당시라면 구로사와가 대규모 사극에 열중할 때인데, 고이즈미는 웅장한 사극보다 <마다다요> 같은 드라마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 같다. 구로사와의 유작 시나리오 <비 그치다>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구로사와의 영화에 함께 참여한 배우 데라오 아키라를 데리고 세편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오가와 요코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사고로 뇌를 다친 수학자와 그의 집에서 일하게 된 파출부 모자의 이야기다. 완전수, 무리수, 오일러 공식 같은 숫자 공부를 되새김질하는 게 괴롭겠지만, 가장 소중한 진실은 마음속에 있다는 한 남자의 가르침을 느끼게 되면 그만이다.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 기억 속에서 한 여자와 숫자의 곁을 변함없는 사랑으로 지킨 남자의 존재 의미가 남다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DVD는 근래 연이어 소개했던 일본 인디영화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감동의 깊이가 그중 최고인 데 반해 DVD의 만듦새는 가장 못한 편이다. 평균적인 영상을 못 넘는 본편과 무대인사 등으로 고만고만하게 채워진 부록들이 아쉬운데, 다양한 수의 개념을 재학습하도록 꾸민 ‘수학교실’로의 등교는 그중 재미있는 경험이다.
“나의 기억은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최근 수년간 9명이나 되는 가정부를 갈아치운 박사(테아로 아키라)에게 10번째 가정부로 싱글맘인 교코(후카쓰 에리)가 찾아온다. 면접을 위해 현관에 들어간 쿄코에게 박사는 ‘자네의 구두 사이즈는 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박사는 세상의 모든 것을 숫자를 통해 풀이하는 수학자였던 것. 이것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다. 사고로 인해 80분밖에 기억을 유지하지 못하는 박사는 매일 아침이 첫 대면이고, 언제나 숫자로 된 인사를 반복해서 나눈다. 어느 날, 박사는 쿄코에게 집에서 기다리는 10살 된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걱정하던 박사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들도 집에 들르도록 하고, 루트(√)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두 사람은 야구라는 공통분모를 발견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지만 루트의 야구경기를 보러 갔던 박사가 고열로 쓰러지자 세 사람의 관계는 문제가 되기 시작하는데… =====<영화에 대하여>=====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2005년 도쿄 국제영화제 개막작,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으며 올 여름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 상영작으로 선정되어 이미 수많은 이의 마음을 울린 바 있다.
영화는 과거의 교통사고로 80분의 기억밖에 유지하지 못하는 수학박사의 집에 새로운 가정부 쿄코가 찾아오며 시작된다. 숫자의 세계 속에 빠져있는 박사는 언어 대신 숫자로 사람과 소통하는 사람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가정부 쿄코와 그의 아들 루트와의 만남은 숫자로 이루어진 그의 세계에 따뜻한 사람의 마음을 가져다 준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오랜 조감독 출신 고이즈미 다카시 감독의 감성적인 연출력과 원작자가 처음부터 모델로 삼았다고 하는 박사 역의 테라오 아키라,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후카츠 에리가 맡은 가정부 쿄코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이 영화를 보면 수학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흐뭇한 입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50万部を超えるベストセラー小説を原作に、『雨あがる』『阿弥陀堂だより』の小泉堯史監督が映画化した感動のヒューマンドラマ。交通事故で記憶が80分しか続かない天才数学者の主人公を、小泉監督と3度目のコンビとなる寺尾聰が静かに力強く熱演。彼の世話をする家政婦に深津絵里、彼女の10歳の息子に子役の齋藤隆成。家族にも似た関係性の中で人を愛することの尊さを問いかける。彼らの心の機微を美しく切り取る映像美も味わい深い。
출처 : 씨네 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