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마니피카트 Magnificat BWV 243
마니피카트는 바흐의 성악곡 중에서도 중요한 명곡이다. 아울러서 가디너의 목록에서도 매우 중요한 음반 중 하나다. B 단조 미사와 더불어서 가디너의 가장 위대한 바흐 연주중 하나다.
성모의 노래 '마니피카트(Magnificat)'는 '찬미하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이다. 영어로는 같은 근원의 옛 어의 'magnify' 혹은 'proclaim' 정도의 의미로 새기는 것이 좋다. 단어가 갖는 뜻은 그렇지만, 마니피카트는 로마 가톨릭 교회나 영국국교의 예배에서 각각 저녁기도에 쓰여지는 것으로, '내 영혼은 하느님을 찬양하네(Magnificat anima mea Dominum)'라는 라틴어 텍스트로 시작하는 누가복음 1장 46절에서 55절까지의 성모마리아 찬가를 나타낸다. 이 부분의 성경 구절을 보자.
마리아의 노래 46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성경구절 출처: 2005년 천주교중앙협의회 새번역성경.
주지하듯이 친척 관계인 마리아와 엘리자벳은 모두 초자연적인 수태(受胎)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 구절의 내용은 바로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가 세례요한의 어머니가 되는 엘리자벳을 찾아와 하느님의 권능을 확인하고 엘리자벳을 축하해주면서 부르는 찬양이다. 바흐는 이 내용을 가지고 위대한 음악 한편을 창작하게 되는데, 그것이 유명한 BWV243의 마니피카트인 것이다.

마니피카트의 창작 배경
1723년 5월 바흐는 쾨텐 궁을 떠나 라이프찌히로 이주했다. 5년이 넘게 봉직해왔던 레오폴트 왕자의 카펠마이스터 자리를 버리고, 라이프찌히 성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Kantor) 직을 택한 것이었다. 쾨텐 궁에 있을 때는 주로 기악곡을 쓰면 되었지만, 라이프찌히에서는 더욱 더 많은 직무를 수행해야 했다. 바흐의 라이프찌히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고달픈 나날이었다. 라이프찌히의 주요 교회 세 곳의 음악을 맡아야 했고, 토마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라틴어를 가르쳐야 했다. 일주일에 칸타타 한 곡씩은 꼭 써야 했고, 라이프찌히 시의 많은 교회에서 사용할 음악 프로그램을 짜야했고, 매주 일요일과 축일에는 성 토마스 교회와 니콜라이 교회의 예배에 사용할 모테트와 칸타타를 작곡해야 했다. 물론 격무도 격무지만 바흐를 더욱 고통으로 몰고간 것은 새로운 곳의 주인들이 보여주는 냉소적인 시각이었다.
그 냉소적인 시각은 이미 바흐가 라이프찌히로 부임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그도 그럴 것이 1212년 설립된 이후 그야말로 위대한 칸토르들이 대를 잇고 있었던 막강한 자부심을 지닌 토마스 교회의 새로운 인물을 선출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바흐는 이른바 '음악의 아버지'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우뚝 서 있지만, 당시 바흐의 존재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라이프찌히 시의회는 바흐 말고도 세 명의 탁월한 인물들을 후보로 거명해 놓고 있었다. 그 중 가장 유력한 인물이었던 사람은 이미 라이프찌히에서의 성공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텔레만이었다. 그는 이미 함부르크의 한 교회에서 칸토르로 봉직하고 있었으며, 봉급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라이프찌히의 유혹을 받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나 마침내 함부르크에서 봉급 인상을 받아내 라이프찌히행은 포기했다. 텔레만은 라이프찌히가 가장 원했던 인물이었으나,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또 파슈(Fasch,Johann Friedrich 1688-1758)라는 음악가도 후보에 있었다. 그는 바흐보다는 세 살 아래였지만, 토마스 학교 출신으로 뛰어난 음악적 소양을 지닌 인물이었다.
끝으로 그라우프너(Graupner,Christoph 1683-1760)라는 음악가도 후보였는데, 그 역시 토마스 학교 출신이었으며, 바로 토마스 교회의 전임 칸토르였던 쿠나우(Kuhnau, Johann 1660-1722)의 제자이기도 했다. 1723년 4월 22일 라이프찌히 시의회는 결국 만장일치로 바흐를 선택하기는 했지만, 대학도 나오지 않았던 바흐가 외관상 그렇게 막강한 인물들과 겨뤄 당당히 칸토르로 선임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쉽지 않았다. 마침내 바흐가 선출은 되었지만, 바흐를 선택한 새로운 주인들의 굳은 입장은 "적임자는 못 뽑았지만,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 만족하자"는 냉소적인 시각일 뿐이었다.
바흐는 과연 적임자가 아니었던가. 경건주의에 몰입해 항상 하느님을 생각하고 성실한 신의 일꾼이기를 바랐던 바흐로서는 주위의 냉소적인 시각에 분개하기보다는 작품으로 자신을 인정해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라이프찌히로 옮겨온 바흐는 지칠 줄 모르며 창작에 몰두하게 되는데, 마니피카트 역시 라이프찌히로 이사와서 새로 쓴 작품으로, 그가 부임한 해 성탄절에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마니피카트의 특징들
바흐의 마니피카트는 앞서 언급한 루가복음 1장 46절에서 55절까지의 구절에다, "아버지께 영광, 아들에게 영광, 거룩한 영혼에게 영광..."하는 '글로리아(Gloria)'를 부가해 만든 작품이다. 바흐는 이 당시 칸타타 등 여러 다른 교회음악들을 많이 썼지만, 몇 가지 중요한 점에서 다르다.
우선, 수난곡이나 칸타타에서 스토리 전개나 상황설명을 위해 으레 사용하던 레치타티보(recitativo)가 전혀 없고, 후기 바로크 시대 칸타타나 오페라 세리아에서 흔히 쓰던 '다 카포 아리아(da capo aria)'도 피하고 있다. 또, 개시하면서 나타났던 주제부가 마지막 합창에서 다시 도입되는, 순환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 또한 이 곡의 특이한 점이다. 물론 칸타타에서 쓰던 정규적인 4부 합창 대신 5부 합창으로 되어 있는 점도 이 곡의 독특한 점으로 먼저 꼽아야 했다. 이는 토마스 교회에서 특별히 축일의 만과에 잘 활용할 수 있는 두 개의 합창단을 갖고 있었던 바흐가, 다섯 명의 독창자, 즉 제1소프라노, 제2소프라노, 앨토, 테너, 베이스를 각각 합창의 대표적 줄기로 설정, 합창을 보다 의욕적으로 변모시켜 보려 했던 데서 기인한 것이었다. 마니피카트는 바흐가 토마스 교회에 들어와서 새로운 주인에게 보이는 첫선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이 곡을 통해 그가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능력을 과시하려 하지 않았나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바흐의 이같은 의욕적 실험 덕분에 마니피카트의 합창은 매우 풍성한 영감으로 빛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 곡은 독창, 5성부의 혼성합창,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으로 전체 12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로마 전례의 라틴어 텍스트를 바탕으로 1723년 크리스마스 만과를 위하여 작곡되었으며, 바흐가 칸토르로 취임한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서 초연되었다. 이 곡의 초고는 원래 Eb장조로 되어 있으며, 바흐의 사후 오랜 기간이 경과한 뒤에야 처음으로 알려졌다. 슈피타의 견해에 따르면, 바흐는 1730년에 이 곡을 개정하여 D장조로 조옮김했다고 한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연주되는 것은 이 원고이다. 기독교에서 크리스마스 이외의 축일에도 널리 이용할 수 있는 이 곡은 이탈리아 양식, 특히 로티, 알비노니, 두란테의 <<마니피카트>>의 영향을 많이 보이고 있으며 그 선율, 리듬 및 화성의 단순함은 페르골레지의 <<스타바트 마테르>>를 상기시키기도 한다. 이 곡은 바흐의 전례음악 중에서 가장 역동감이 넘치고 간결한 작품으로 손꼽힐 것이다. 독창자는 칸타타에서와 같이 언제까지나 장황하게 탄식하지 않는다. 그 성악의 선율은 보다 탄력이 있고 윤곽이 뚜렷하며 활처럼 팽팽하다. 특히 독일인인 바흐의 면모가 뚜렷이 느껴지는 것은 푸가풍으로 되어 있는 합창에서이다.

작품 내용
제1곡 합창 "Magnificat anima mea Dominum" <내 영혼은 하느님의 위대함을 찬양하나이다> 합창과 관현악. D장조. 3/4박자.
모든 악기가 총동원되어 힘차고 화려하게 시작되며, 화려한 경축적 분위기로 넘친다. 긴박감을 실은 템포, 생동감 넘치는 리듬, 불꽃튀는 합창, 바흐 음악의 구조적 측면의 위대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바흐가 짜놓은 가장 찬란한 무늬이며, 위대한 직조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반복해 들으며, 그 구조의 위대함을 만끽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사의 기쁜 소식을 접한 성모 마리아는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리라'라고 말한다. D장조의 조성 안에서 환희가 음계로 되어 흐르는데, 거기에 바흐는 사람의 마음을 격렬하게 뒤흔드는 천분을 넣었다. 합창은 기악적으로 다루어지기 때문에 16분 음표의 어려운 모음창법을 연주하기 위해 기교상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한 바흐는 이 장대한 모음 창법의 중단 없는 흐름 속에 다른 것과의 교차점을 배치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 교차점에서는 합창이 서로 어우러져 <마니피카트>라는 말을 동일한 리듬에 실어 1음절씩 확실하게 구분하여 노래한다. 이 때 악센트는 제2음절에 놓인다. 그 후 합창은 다시 모음 창법의 가늘고 긴 흐름이 되어 걸라진다.
제2곡 제2소프라노 "Et exultavit spiritus meus in Deo salutari meo" <그리고 내 마음은 구세주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나이다> 아리아(소프라노Ⅱ). 바이올린 2부, 통주저음, D장조, 3/8박자.
제1곡에서의 <마니피카트>와 마찬가지로 이 곡에서는 동사인 'exultavit'-'내 영혼이 기뻐 찬양하도다'라는 뜻-가 간소한 음형에 의해 두드러지고 있다. 제3음절 'ta'는 이따금 보칼리즈로 장식된다.
제3곡 제1소프라노 "Quia respexit humilitatem ancillae suae : Ecce snim ex hoc beatam me dicent" <하느님께서 이 비천한 종에게 은혜를 내리셨으니, 보라 이후로는 나를 축복받았다고 부를 것이다> 아리아.(소프라노Ⅰ), 오보에 다 모레, b단조, 4/4박자.
아무리 초심자라도 금방 숨이 멎을 것처럼 긴장된 집중을 하게 되는 3곡에서는 대단히 여유롭고 세밀한 스케치를 하고 있다. 성악을 도와 고결한 영혼을 진하게 그리는 오보에 다모레의 오블리가토가 대단히 로맨틱하다.
'신은 그 종의 비천함을 돌보시도다'라는 가사에서 오보에 다 모레와 여성에 의한 커다란 하강성을 그리는 악상이 도출되고 있다. 그것은 특히 '비천함을(humilitatem)'이라는 말에서 현저하다.
제4곡 합창 "omnes generationes" <대대로 이어지며> 합창, f단조, 4/4박자.
앞의 곡의 최후의 화음으로 노래하기 시작하고 앞 곡에서 제기되는 사이에 합창이 응답한다. '보라, 이제부터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시리로다... 만세의 사람들은'. 각 성부는 서로 겹쳐지고 카논 형식으로 서로 화답하며 인류 역사의 물결인 듯 메아리친다. 주요 주제는 힘차게 하강하며, 이어서 소용돌이를 그리면서 점차 상승하고, 이러한 집요한 반복에 의해 조수의 드나듬 같이 영구히 지속될 것만 같은 인상을 준다.
제5곡 베이스 "Quia fecit mihi magna qui potens est : et sanctum nomen eius." <권능의 하느님 내게 이렇게 커다란 일을 하셨으니, 거룩하도다 그 이름> 아리아(베이스), A장조, 3/4박자.
간결하고 평범한 통주저음의 주제가 힘찬 발자취를 나타내는 듯한 음정 도약을 수반하면서 샤콘느 양식으로 되풀이 된다. 이 주제는 가성부(歌聲部)에 의해서도 노래 불리는데, 때때로 '힘찬(potens)'이나 '성스러운(sanctum)' 등의 말에 의한 꼼꼼한 모음창법이 색채를 발한다. 가사는 '신은 우리를 위하여(혹은 우리에게) 큰 일을 하셨도다'라고 말하는데, 음악은 그것을 겸손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표현한다(확실히 풍부하게 강조된 하강음정이 두드러진다. 특히 'mihi(우리에게)'라는 단어가 강조되고 있다).
제6곡 앨토&테너 "Et misericordia eius a progenie in progenies timentibus eum." <하느님을 외경하는 사람들을 대대로 긍휼히 여기셨도다> 2중창(알토, 테너), 플루트 2, 바이올린 2부, e단조, 12/8박자.
두 대의 플룻과 현의 반주에 의해 노래불리는 서정적인 2중창이다. 'misericordia(긍휼함)'이라는 말은 프랑스 풍의 바르카롤 리듬에 실린 병행3도와 병행6도의 2중창으로 불린다. 이 곡에서 우리는 수난곡이나 이후에 태어날 수많은 칸타타에 있어서 멜랑콜리한 슬픔의 표현과 반음계의 도입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제7곡 합창 "Fecit potentiam in brachio suo : dispersit superbos mente cordis sui." <하느님이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 속의 교만함을 없애버리셨도다> 합창과 관현악, G장조, 4/4박자.
대조 효과에 의해 힘차고 강인함과 첫머리 오케스트라(트럼펫과 팀파니)가 돌아온다. 그것은 매우 절도있는 단일리듬에 의한 낭창('potentiam-권능')과 릴레이 경주에서와 같이 어떤 성부에서 다른 성부로 이행하는 16분 음표로 씌여진 열광적인 보칼리즈 사이에서 동링 대립에 의해 연주된다. 동사 '신은 쫓으셨도다(dispersit)'의 하강에서 합창은 해체하여 모방적인 하강음형으로 세분화 되는데, 그것은 아다지오로 노래되는 'mente(생각)'라는 말로 다시 합류한다.
제8곡 테너 "Deposuit potentes de sede, et exaltavit humiles" <하느님은 권세있고 오만한 자를 권좌에서 끌어내 내동댕이 쳤으며, 비천하더라도 유순한 사람을 높이 칭찬하셨도다> 아리아(테너), 바이올린, f#단조, 3/4박자.
테너가 비장한 의지를 담고 노래하는 곡. 결연한 심판의 의지를 담은 이 곡에서는, 차분한 콘티누오 위에서 종횡무진 휘젖고 다니는 현악기의 음률이 너무 아름답다. "결연한 의지가 이렇게 고와도 되는가" 하는 의문을 가져 보지만, 음악이 뿜는 매혹의 향기는 그 섣부른 의심의 후각까지도 금방 마비시킬 정도로 진하다.
하강하는 강조된 모음창법이 권력이 있는 자를 '끌어내리는' 동작을 나타내고, 한편 '비천한 자를 높이고(exatavit)'란 말에 의한 상승적인 모음창법이 그와는 반대의 상승을 제시한다.
제9곡 앨토 "Esurientes implevit bonis : et divites dimisit inanes." <하느님은 굶주린 사람에게 좋은 음식을 채워 주셨고, 부자에게는 빈털털이로 보내셨도다> 아리아(알토), 플루트 2, e단조, 4/4박자.
두 대의 플루트가 중단되고 부드러운, 그러나 표정이 매우 풍부한 역동감으로써 매우 이탈리아적인 주제(비발디 또는 페르골레지를 연상시키는)를 병행6도로 연주한다. 알토 독창이 이것을 이어 받아 '신은 배고픈 자들을 행복으로 채워 주시도다'라고 노래한다. '배부르게 하다(implevit)' 및 '좁은 것(bonis)'이라는 부분에는 배고픈 자의 결핍을 채워주는 듯한 긴 모음창법이 수반되고 있다.
제10곡 두 명의 소프라노&앨토 "Suscepit Israel puerum suum recordatus misericordiae suae." <하느님은 그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도다> 3중창(소프라노Ⅰ·Ⅱ, 알토), 오보에 2(유니즌), b단조. 3/4박자.
자?晝? 베풀겠다고 약속하셨기에 오보에 다모레의 아득한 느낌의 선율, 알 수 없는 깊은 심연 속으로 파고드는 콘티누오가 압권. 아득하고 아련한 분위기의 아름다움 속에서 안으로 안으로 깊이 파고드는 영적인 힘으로 눈물을 자아내는 음악.
두 대의 오보에가 정선율로 그레고리오 성가에 기원을 둔 <마니피카트>의 프로테스탄트 코랄을 연주한다. 한편 독창자 3명의 목소리는 처음에 음계를 한 음씩 서서히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것이 의 코랄과 흡사하며, 일종의 황홀한 무궁운동을 하는 듯 하다.
제11곡 합창 "Sicut locutus est ad patres nostros, Abraham et semini eius in saecula." <하느님께서 우리 조상,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한 약속 영원하리라> 혼성합창, D장조, 2/2박자.
과거와의 연결과 결합을 말하는('신이 우리들의 선조에게 말하신 바와 같이') 매우 스콜라적인 색채가 강한 통주 저음만의 반주에 의한 푸가형식의 합창곡이다.
제12곡 합창 "Gloria Patri et Filio et Spiritui Sancto. Sicut erat in principio et nunc et semper et in saecula saeculorum. Amen."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 그 아들에게 영광, 그리고 거룩한 영혼에게 영광 있으리로다. 처음에도 그랬던 것처럼,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하리라. 아멘> 합창과 관현악, A장조. 4/4박자에서 D장조, 3/4박자로 전환.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음. 처음부분은 옛 폴리포니로, 후반부는 다시 처음의 선율로 돌아가(*순환적인 형식) 찬란하게 마무리한다.
바흐 시대의 연주에서는 몹시 기뻐하는 노래의 가장 높은 성부의 가창을 보이 소프라노가 담당했다. 라, 미, 시의 지속저음을 타고 합창은 동일리듬으로 '영광 있으라(Gloria)'의 키워드를 조화롭게 노래한다. 이 후 이 말은 연장되어 거대한 깃발처럼 코랄 전체를 펄럭이는 몇 가지 성부의 모음창법이 된다. 최대한으로 넓혀지거나 또는 갑자기 닫혀지는 부채살처럼 합창의 취급방식은 매우 웅변적인 수법이라 할 수 있다. 과거, 현재, 미래를 하나로 엮는 찬송의 끝곡은 최후로 제1곡의 합창을 새로운 가사에 의해 재현시킴으로써 '처음에 있었던 것과 같이(sicut erat in principio)'의 구성을 글자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글 출처: 인터넷 여기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