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현대사

고마운 사랑아 - 정태춘│故 늦봄 문익환목사를 위하여

리차드 강 2009. 4. 10. 01:40
고마운 사랑아 / 詩 : 문익환
     
     
고마운 사랑아 / 詩 : 문익환
고마운 사랑아 샘솟아 올라라 이 가슴 터지며 넘쳐나 흘러라
새들이 노래불러라 나는 흘러흘러 적시리 메마른 이 내 강산을
뜨거운 사랑아 치솟아 올라라 누더기 인생을 불질러 버려라
바람아 불어오너라 나는 너울너울 춤추리 이 언땅 녹여 내면서
사랑은 고마와 사랑은 뜨거워 쓰리고 아파라 피멍든 사랑아
살갗이 찢어지면서 뼈마다 부숴 지면서 이 땅 물들인 사랑아
이 땅 물들인 사랑아
     
     
 
온 몸으로 통일 노래한 시인 문익환 "조국 산천에 물들인 고마운 사랑아"
두 하늘 한 하늘 - 문익환
몸이 없어 서러운
마음뿐인
아버지
철철 피를 흘리며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 조각들
휴전선 철조망을 부여잡고
흔들어대면서 밤새
찬 비를 맞고 계셨겠네요
이제 비도 멎고 아침 햇살 쫙 펴졌는데
바람만은 싸늘하군요
이쪽에서 부는 바람에 저쪽으로 나부끼며 쳐다보는
남녘 하늘
저쪽에서 부는 바람에 이쪽으로 나부끼며 쳐다보는
북녘 하늘
그 두 하늘이 다르기라도 한가요
무슨 소리냐
그 하늘이 그 하늘이지
내 왼쪽 눈에서 왈칵 쏟아지는
남녘 하늘
내 오른쪽 눈에서 왈칵 쏟아지는
북녘 하늘
가시 쇠줄로 찢어진 하늘
아프고 쓰리기로 말하면
그 하늘이
그 하늘이다
     
▲ 문익환 목사의 부모이신 문재린 목사와 김신묵 여사. 두 부부는 평생 신앙의 동반자로 살면서 복음전파와 조국 독립,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었다. 사진은 문재린 목사가 1973년 한 국내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을 때의 모습.
 
어머니, 그리고 1989년 3월 25일
92세 되신 어머니 김신묵 여사는 72세 된 늙은 아들 문익환 목사를 앞에 앉혀놓고,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너는 이 민족의 통일의 사도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느니라.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같은 형제끼리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원수로 살아가는 이 분단의 땅에 네가 태어난 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너를 통일의 일꾼으로 부르신 거야. 네 손안에 이 민족의 운명이 달려 있다. 사랑하는 아들아" 하고 통일교육을 시키셨다.
환갑이 훨씬 지난 뒤에도 어미로부터 민족교육을 받고 자신을 통일의 사도로 고백하며 살았던 늦봄 문익환 목사. 그는 1989년 새해 첫 새벽이 다가오자 이렇게 읊조렸다.
난 올해 안으로 평양에 갈 거야
기어코 가고 말 거야 이건
잠꼬대가 아니라고 농담이 아니라고
이건 진담이라고
('잠꼬대 아닌 잠꼬대' 중에서)
모두가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냐고, 엄연히 국가보안법이 있고 철조망이 단단하게 둘러쳐졌는데 어떻게 평양에 가겠노라 그러냐고 했지만, 늦봄은 그 해 3월 25일 기어코 평양에 가고야 말았다.
늦봄은 우리 시대의 예언자였다. 예언자란 하느님의 말씀을 전달해 주는 메신저이다. 예언자는 일상에 묻혀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으니 너희도 이렇게 살아라" 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준다. 예언자는 말로 전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으로 전하기도 한다. 늦봄은 자신의 몸뚱이가 하느님의 말씀이 되어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고 감히 갈 엄두를 내지 못했던 평양 땅을 홀연히 가고야 말았다.
그의 마음 속에는 나라를 빼앗겨 북간도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어머니한테 듣고 배웠던 하늘 아버지의 말씀이 있었다. "한 민족으로 묶고 한 임금을 세워 다스리게 하리니, 다시는 두 민족으로 갈리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반으로 갈라져 두 나라가 되지 않을 것이다."(겔 37:22) 하나님은 이미 우리 민족을 한민족, 한 하늘로 만들어 주셨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두 민족, 두 하늘이라고 여기고 분단선을 긋고 서로 총을 겨누며 원수라 말한다.
     
     
남쪽 하늘과 북쪽 하늘은 다르지 않다
늦봄은 여전히 북쪽 하늘과 남쪽 하늘이 다른 하늘이라고 생각하는 이 땅의 우매한 백성들에게 외친다.
그 두 하늘이 다르기라도 한가요
무슨 소리냐
그 하늘이 그 하늘이지
북쪽 하늘과 남쪽 하늘은 다른 하늘이 아니라 한 하늘이다. 같은 하늘이다. 늦봄은 남쪽 하늘에서 같은 하늘, 한 하늘인 북쪽 하늘을 갔을 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실정법을 위반했네, 목사 빨갱이네 하면서 그를 업신여겼다. 아, 그러나 하늘 아버지의 눈에서 보면 남쪽 하늘과 북쪽 하늘은 모두 한 하늘이요, 한 몸인 것을. 우리 민족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늦봄의 눈에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간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요, 당연한 일인 것을. 자유를 노래하는 시인의 마음으로는 남과 북 가로막는 철조망을 한 순간에 훌훌 걷어치울 수 있는 것임을.
내 왼쪽 눈에서 왈칵 쏟아지는
남녘 하늘
내 오른쪽 눈에서 왈칵 쏟아지는
북녘 하늘
늦봄이 한 것은 뭐 대단한 일이 아니다. 오른 쪽 눈에 눈물이 고이고 흘러내리면 왼쪽 눈도 눈물이 흐른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늦봄은 말했고, 그것을 몸으로 실천했을 뿐이다. 북쪽 하늘이 아프면, 남쪽 하늘이 아프고, 남쪽 하늘이 쓰리면 북쪽 하늘도 쓰리고 아프다는 것을 알렸을 뿐이다.
가시 쇠줄로 찢어진 하늘
아프고 쓰리기로 말하면
그 하늘이
그 하늘이다
늦봄 문익환 목사가 휴전선 철조망을 훌훌 넘고 북쪽 하늘도 같은 하늘이라고 노래한지 11 년이 지난 어느 날, 비로소 남북 정상들이 서로 얼싸안았고,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함께 눈물을 흘리고 함께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 매년 8월 15일이 되면 민족의 해방절을 맞이하여 남과 북이 서로 만나 우리는 한 민족,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한 형제임을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닫힌 민족의 역사는 하늘 아버지의 뜻을 좇아 자신의 몸으로 살아간 한 늙은 예언자에 의해 열리고 그를 민족의 아들로 양육한 그의 어머니를 통해 새롭게 민족통일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민족 사랑은 하느님 명령
늦봄 문익환은 그렇게 뜨건 가슴으로 북쪽 형제를 끌어안았다. 그는 사랑의 사람이었다. 늦봄에게 사랑은 머리로 계산해서 하는 것이 아니며, 조건을 내걸고 하는 사랑이 아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듯 아무런 조건도, 어떤 이유도 없이 뜨거운 가슴으로 내 형제를 끌어안는 것이다. 늦봄은 사랑만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의 사랑만이 휴전선도 없애고 철조망도 거둬치울 수 있고, 마침내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진실을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하느님의 품으로 가시었다.
우리 교회에서 예배 전후에 제일 많이 부르는 노래는 문익환 목사가 지은 “고마운 사랑아”라는 노래이다.
고마운 사랑아 샘솟아 올라라 이 가슴 터지며 넘쳐나 흘러라
새들아 노래를 노래를 불러라 난 흘러흘러 적시네 메마른 강산을
뜨거운 사랑아 치솟아 올라라 누더기 인생을 불질러 버려라
바람아 바람아 불어 오너라 난 너울너울 춤추네 이 얼음 녹이며
사랑은 고마워 사랑은 뜨거워 쓰리고 아파라 피멍든 사랑아
살갗이 찢기어 뼈마디 부서져 이 땅을 물들인 물들인 사랑아
이 노래처럼 늦봄은 뜨거운 가슴으로 조국 산천을 사랑하다가 자기의 몸과 혼을 메마른 이 강산에 적시었다. 분단된 조국을 한 민족으로 만들라는 하늘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자기의 살갗이 찢기어 마침내 그 피를 이 땅에 붉게 물들여 놓았다. 그래서 늦봄은 아직도 북쪽 하늘과 남쪽 하늘은 다른 하늘이요, 오른 쪽 눈과 왼쪽 눈은 다르다고 생각하며 사는 우리를 일깨워 주고, 뜨거운 가슴으로 조국 산천을, 내 민족을 사랑하며 사는 것이, 곧 이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신 하느님의 명령이며 뜻이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휴전선 철조망 훌훌 걷어치우고 있는 저 늦봄의 혼이 지금도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조국의 통일을 위해.
- 채희동 목사(뉴스앤조이 2004.01.20)
     
[한겨레 - ] 당신은 늘 살아있었죠
혹독한 압제의 시대에 꿋꿋하게 민주화운동을 이끌고 칠천만의 통일세상을 꿈꾸던, 늦봄 문익환 목사의 삶을 기리는 헌정음반 <뜨거운 마음>이 1년 가까운 작업을 거쳐 완성됐다. 음악인에 바치는 헌정음반은 더러 있었으나 사회지도자를 위한 헌정음반은 처음이다.
작곡자 류형선(36)씨가 음반 제작을 총연출하고, 정태춘 송정미 김원중 홍순관 전경옥 김용우 이정열 윤정희씨와 기독교노래모임 `새하늘 새땅'이 노래에 참여했다. 올해 초 류씨가 문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에게 세배를 갔다가 문 목사의 옥중 시를 우연히 건네받은 것을 계기로, 류씨가 곡을 붙이고 가수들이 출연료 없이 선뜻 참여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문 목사의 시 9편과 헌사곡 등 11곡이 실렸다.
“눈 오는 벌판을 가로 질러 걸어갈 때에 함부로 난삽하게 걷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디딘 자국은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리라.”(<오늘 내가 디딘 자국은>) 이 서곡은 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에 이어 1989년 문 목사가 북으로 가는 길에 자신의 심경을 대신해 읊었던 서산대사의 시에 가락을 붙인 것이다. 지난해 김구 선생의 삶을 극화한 뮤지컬 <못다한 사랑>에서 피날레 곡으로 불린 노래를 당시 김구 역을 열연한 김원중씨가 다시 불렀다.
정태춘씨는 문 목사가 평양봉수교회에서 지어 부른 시 <고마운 사랑아>를 노래했고, 기독교 대중음악 가수 송정미씨는 82년 옥중 시 <이 작은 가슴>을 불렀다.
“…두 하늘이 정녕 서로 다른 하늘처럼 보여요 어이 하나요/내 왼쪽 눈에서 왈칵 쏟아지는 북녘하늘 내 오른쪽 눈에서 왈칵 쏟아지는 남녘하늘….”(<두 하늘 한 하늘>) 대화 형식의 이 노래엔 `예술가요'의 영역을 개척중인 전경옥씨의 스산한 음색과 김원중씨의 선 굵은 감성이 어울렸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씨는 “이 음반은 우리가 어떻게 공포의 고개를 넘어왔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넘어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나직한 목소리와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한다”고 평했다.
오철우 기자 ⓒ한겨레 2000년11월14일
     
[Documentary][6.10민주 항쟁 20년 기획]-작은 투쟁이 모여
방송사 : KBS
방송명 : KBS 스페셜
방송 일시 : 2007년 06월
삽입곡 : "고마운 사랑아" By 정태춘
무식한 아줌마, 애기들 키우는거 외에 아는 게 없는 아줌마들이 사람들을 만나면서 함께 사는 것도 알게 되고...무언가 불의에 항거해야 한다는 걸 의식적으로 익힌 거죠....라는 다큐멘터리의 이야기 중에서 무식함이라고 표현하는 순진한 언어 안에 담긴 이들을 피해자로 남겨두는 이 사회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1987년 6.10 항쟁을 거쳐온 시민들에게 지금의 2000년은 또 어떤  호언철폐, 독재 타도에 버금가는 구호를 만들게 할까...
전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독재자의 폭압을 부당하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함께 행동했던 이 타인들의 만남을 지금은 어떤 역사로 어떤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킬 수 있을까..부당한 역사 그 역사 안에서 고통받은 사람들이 싸워서 이겨낸 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또 전해 줄까...점점 더 생각이 없는 시대를 만들고 생각이 불필요한 사회로 나아가는 이 속도전에서 어떤 의미로 되세기고 또 각인 시켜 줄 수 있을까 이들 덕분에 보다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는 사람으로써 만가지 감정들이 교감된다. 사는건 충분히 만족해 졌지만, 그만큼 무언가를 잃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역사를 버릴수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미래애 적용하고 거울로 삼을 수 있을까 20년 전의 역사가 보여주는 이 다큐멘터리의 사실들은 또 다른 어떤 면모로 바뀌어서 현재의 삶에 녹아 있을 지 깊은 생각에 빠져 볼일 인 것 같다. 20년 전이니 이제 진짜 역사가 되어 가는 우리의 현대사에 대한 작은 기록들..현재의 삶에도 크던 작던 지표로 작용 할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마음 - 고 문익환목사 헌정앨범
이지상
누구나 그 시대에는 다 그랬단다.
어느 tv토론 프로그램에 나온 모 대학의 교수라는 분 말씀.
“누구를 탓하란 말인가? 생존을 위한 필수 불가결의 요소였다면 그것이 친일이던 반공이던 무슨 상관이냐고, 그렇게 따진담 친일파 아닌 사람 하나도 없겠다고,”
여기에 불받은 모씨 ”허험~~험” 잠시 헛기침 한번하고 생각해보길 일제 강점기때 창씨개명 안해서 사형당한 사람 있었나??, 그 시대 일제에 반대하는 문건이나 책을 소지해서 감방간 사람, 혹은 민족교육 한다고 학교를 짓거나 계몽 운동 한다고 민중속으로를 외치던 지식인들중 5년,10년씩 감옥에서 지냈던 분들이 있었나?? 그 정도 죄목(?)이면 잘해야 1년6개월 아니었어?(순전히 모씨 기억에)그럼 통일하자고 노동자 권리 찾자고 외치고 다니다가 감옥에가 폐인이 되다시피했던 군사독재시절보다는 좀 나은 거 아닌가?? 그럼 뭐야! 그 교수란 사람이 말하는 친일파 아닌 사람 하나도 없겠다던 전제가 저거 새빨간 거짓말 이쟎아~~이런, 그래서 군사독재 시절에는 더 설설 기었구나!!-
여기까지 생각이 닿은 모씨 잠시 마음을 정리하고 책상 위의 음반 하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뜨거운 마음” -A TRIBUTE TO 늦봄 문익환 목사
저들이 설설 알아서 기던 그 시절, 민주(民主)하자고, 그저 사람 제대로 사는 세상 만들자고,한 핏줄인데 왜 갈라져 사느냐고 함께 대동세상 만들자고 감옥을 내집처럼 들락거렸던 분, 또 그분이 먼저 내달린 길 위에서 또 다른 길을 닦고있는 정태춘, 김원중, 홍순관, 송정미, 전경옥, 김용우, 이정열, 윤정희, 새하늘 새땅, 삶의 경계를 달리하는 그들이 만나 한데 얽히고 설킨음반
고 문익환 목사님의 시에 나팔꽃모임의 유일한 음대 작곡과출신의 류형선이 곡을 붙이고 편곡과 프로듀싱을 담당한 이 음반은 늘 통일의 바다에서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던 시대의 격정과 서정이 때로는 다소곳한 새색시의 옷고름 여미는 손길처럼 때로는 선두로 내달음쳐 모든 더러움을 휩쓸고 지나가는 태풍처럼 감성을 이리저리 흔들어 놓아 결국은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필자 모씨 작곡가 류형선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본다.
학생시절 음대생으로는 드물게 대학노래패활동시작 “동지여 굳세게, 새 하늘 새 땅 하나될 누리”등의 노래 작곡, 또 그후의 민족음악 연구회활동, 그리고 기독교노래모임 《새하늘 새땅》을 만들고 CCM음반〈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를 만들다 등등의 기억보다는, 최근에 우리와 같은 모범 나팔꽃 김원중이 주인공이었던 뮤지컬〈못다한 사랑〉의 음악담당으로 섬세한 작곡과 음악연출력을 과시한 것과 또 뭘 더 배울게(?)있다고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는 것, 또 그가 지금까지 해왔던 셀수 없을 만큼의 정통 클래식 어법에 기초한 음반 프로듀싱에 대한 기억보다는(정 궁금하시면 직접 물어 보세요)10여년 전쯤 잠실의 허름한 아파트 거실에서 나팔꽃 1집의 또 기다리는 편지(정호승 시)를 처음으로 들려주던 그 목소리, 굳이 철없는 나에게(?)설겆이의 사명에 대해 쓸데없는 설파를 해대던 그 웃음이 먼저 기억나는 이유는 뭘까를 곰곰히 생각해본다.
어쨋든 더 얘기하면 낯 간지러울 것 같고 요즘과 같이 혹세무민(앞에서 언급한 내용임)이라는 말이 적절히 어울리는 시대에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시대를 짊어지고 나아가신 선구자의 삶을 차분히 그러나 뜨겁게 받아 들일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 아닐까 싶다고 스스로 위안하는 모씨, 다시 한번 음반을 돌리는데 “하나가 된다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입니다”를 외치는 고 문익환 목사의 절규가 피 맺히듯 정태춘의 목소리로 들려온다.
“고마운 사랑아 샘솟아 올라라 이 가슴 터지며 넘쳐나 흘러라 새들아 노래 불러라 나는 흘러 흘러 적시리 메마른 이 내 강산을”
-문익환 시·류형선 작곡·정태춘 노래「고마운 사랑아」
A Tribute To 늦봄 문익환 목사2000
출처 : 나팔꽃 동인 이지상
     
<추모인터뷰>"민족의 십자가 메고 '통일'언덕 오른 분" 
작곡가 류형선…문익환 목사 추모앨범 '뜨거운 마음' 제작

 
버려진 사선 철길을 따라 민중의 가슴 차표를 쥐고
그대 오르네 철책 면류관 쓰고 저 언덕을 오르네
가시쇠줄로 찢겨진 하늘 아픔은 결코 다르지 않다
우리 지친 어깨 일으켜 떨리는 손을 마주잡는다
갈라진 조국 메마른 이 땅 위에 그대 맑은 샘물줄기여
죽음을 넘어 부활하는 산
피투성이 십자가 메고
그대 오르는 부활의 언덕 위로 우리 함께 오르리
'그대 오르는 언덕'이라는 노래다. 작곡가 류형선이 대학교 4학년 때 늦봄 문익한 목사가 방북하는 것을 보고 이 곡을 지었다. 당시 문익환 목사는 수구 세력한테는 '정신병자'라는 욕을 먹고, 통일운동에 관심이 많던 사람들한테는 소영웅주의자니, 감상주의자니 하는 거친 비판을 들었다. 지금이야 다들 문 목사가 남북교류의 물꼬를 텃다고 칭찬하지만, 그 때만 해도 문 목사는 괜한 행동으로 통일운동을 얼어붙게 만든 장본인으로 낙인 찍혔다. 
▲류형선 씨는 10년 뒤 문익환 목사를 주인공으로 한 가극을 만들 계획이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류 씨에게도 문 목사의 방북은 충격이었다. 그러나 문 목사가 영웅이 되기 위해, 혹은 자기 감정에만 사로잡혀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신앙인으로서 고뇌와 결단이 있으리라 여겼다.
생각의 끝은 "문 목사가 갈리진 조국 메마른 땅을 적실 물꼬를 텄다"는 것. 통일운동 조직의 이익을 생각하고, 자신의 안위를 계산했다면 목숨을 내걸고 그런 일을 감행하기는 불가능했으리라 여겼다. 게다가 그러한 용기는 역사 속에 신음하는 이들과 함께 하시는 신을 믿는 신앙에서 나왔다고 확신했다.
류 씨는 언제가 대중 집회 때 문익환 목사를 강단에 불러 이 노래를 불러줄 기회를 얻었다. 문 목사는 자신이 가는 길을 헤아리는 청년의 손을 꼬옥 붙잡고 시를 읊어주었다. 이 청년은 94년 1월 22일 문 목사의 진혼곡 '늦봄 가시는 길목'도 작곡했고, 떠나가는 상여 행렬을 앞에 두고 이 곡을 지휘했다.
문 목사에 대한 기억도 멀어지던 99년, 그는 백범 김구에 관한 2시간 가량의 뮤지컬 작곡을 제안 받는다. 그런데 곡을 쓰기 위해 백범의 삶을 좇을수록 백범이 아닌 늦봄이 보이는 것이다. 김구의 민족과 민중에 대한 애정, 외롭게 떠난 북한 행 등 문 목사와 닮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다만 김구는 교과서에서 알게 된 먼 인물이고, 문 목사는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한 생생한 사람이라는 차이가 있었다.
▲작곡가 류형선 씨. ⓒ뉴스앤조이 신철민
뮤지컬을 마치는 데로 문 목사님에 대한 음반을 내겠다고 마음먹고 있을 때, 류 씨는 우연히 통일의 집(문 목사 생가)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문 목사가 감옥에서 찬송가 가락에 자신이 노랫말을 붙인 '옥중성가집'을 발견했다. 그는 이 노랫말에 가락을 붙이기 위해 시들을 아예 달달 외우는 정열을 쏟았다.
노래는 김원중·안치환·홍순관 등 문 목사를 존경하던 사람들이 불렀다. 이 소식을 들은 송정미 씨도 참여하는 뜻을 전해왔다. 모두들 뜨거운 마음 하나로 음반을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음반이 '뜨거운 마음'이다. 민중과 통일에 대한 문 목사의 마음이고, 그가 가는 길을 뒤따르려는 자신과 음악인들의 마음이기도 하다.
"문 목사님은 항상 예수를 남을 위해 산 사람, 자신에게는 냉정하지만 남에게는 관대한 사람, 약자에게는 한없이 약하지만 강자에게는 당당한 사람으로 소개했어요. 평평한 말이지만, 사람들은 그 말을 가볍게 듣지 않았어요. 말하고 있는 목사님 자신이 그대로 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지요."
2004년 01월 20일 주재일 ⓒ 뉴스앤조이 NEWNJOY
     
류형선 씨가 작곡한 문익환 목사를 추모하는 노래들
문익환 추모앨범<뜨거운 마음>
오늘 내가 디딘 자국은 - 서산대사 시/류형선 작곡, 편곡/노래 김원중
고마운 사랑아 - 문익환 시/류형선 작곡, 편곡/노래 정태춘
뜨거운 마음 - 문익환 시/류형선 작곡, 편곡/ 노래 홍순관
그대 오르는 언덕 - 류형선 작사, 작곡/최정배 편곡/노래 김원중
<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백창우 주현신 류형선 작품집>
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 - 안치환
고등어 두 마리와 찹쌀떡 다섯개 - 노래마을 '질경이'
     
고마운 사랑아 / 詩 : 문익환 - 정태춘
뜨거운 마음 (2000 예당)
A Tribute To 늦봄 문익환 목사 헌정 앨범
No.3 - 고마운 사랑아 노래 : 정태춘
 
Introduction
우리시대의 영원한 음유시인 정태춘부터 CCM의 송정미, [바위섬][직녀에게]의 김원중, [그대 고운 내사랑]의 젊은 포크가수 이정열, 뛰어난 가창력으로 널리 알려진 노래꾼 홍순관과 전경옥, 언더그아운드 가수 윤정희, 노래패 새하늘 새땅 등 실력을 인정받아온 쟁쟁한 노래꾼들이 참여해 위대한 시인이며 통일의 선구자이신 늦봄 문익환 목사님에게 바치는 음반을 발표한다.
90년대를 지나 21세기에 이른 지금 우리의 문화가 80년대와 같은 모습일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지만 적어도 80년대와 같은 모습일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지만 적어도 80년대가 발견한 숭고한 시대 정신을 내팽개쳐서는 안되는 것이다. 늦봄의 정신을 기리는 이 음반이 소중한 것은 그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청년문화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21세기를 새롭게 시작하는 지금 변환된 상황에 걸맞는 청년문화의 내용과 정신을 어떻게 구상하는가에 우리의 삶과 문화가 달려있다.
고 문익환 목사의 추모앨범에 담긴 11한곡의 노래는 정결하다.
이 음반에 실려있는 그의 시는 가장 순수하고 가장 정렬적인 청년의 정신이 어떤 것인지 그대로 보여준다. 늦봄 문익환이라는 이름조차 낯설어 하는 지금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새삼 그의 시와 정신을 들려주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원중이 부른 짧은 서곡 <오늘내가 디딘 자국은>과 곧이어 전경옥이 가세하는 <두하늘 한하늘>은 바로 늦봄 문익환이 걸어갔고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이들이 걸어갈 운명에 대한 하나의 프롤로그이다.
[자료 : yedang entertainment ]
Tracks
1. 프롤로그 (오늘 내가 디딘 자국은) (작사:서산대사 작곡:류형선 편곡:류형선)  김원중  1:38   
2. 두 하늘 한 하늘 (작사:문익환 작곡:류형선 편곡:류형선)  전경옥, 김원중  3:08  
3. 고마운 사랑아 (작사:문익환 작곡:류형선 편곡:류형선)  정태춘  4:40  
4. 평행선 (작사:문익환 작곡:류형선 편곡:이지상)  이정열  4:25  
5. 이 작은 가슴 (원제 : 울려 내 주소서) (작사:문익환 작곡:류형선 편곡:류형선)  송정미  3:11  
6. 비무장지대 (작사:문익환 작곡:류형선 편곡:이지상)  김용우 3:37  
7. 빛은 무덤에서 나온다 (원제 : 부활절 아침에) (작사:문익환 작곡:류형선 편곡:류형선)  새하늘새땅  4:01  
8. 뜨거운 마음 (작사:문익환 작곡:류형선 편곡:류형선)  홍순관  3:38  
9. 서시 (작사:문익환 작곡:류형선 편곡:이지상)  윤정희  3:45  
10. 우리는 호수랍니다 (작사:문익환 작곡:류형선 편곡:최정배)  홍순관, 새하늘새땅  4:01
11. 그대 오르는 언덕 (작사:문익환 작곡:류형선 편곡:최정배)  김원중  4:22
Album Releases  
2000.08.04 통일맞이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 (KIM-MON)
2000.10 통일맞이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 예당 (YDCD-449)  
2000.11 예당 (YDCD-449)  
2000.11.02 예당 (YDTM-2361)
Credits
프로듀서 :  이금로
기획사 :  통일맞이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
레코딩 스튜디오 :  Sora Studio
이 음반은
故 늦봄 문익환 목사를 기억하는 음악인들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그 분을 기억하는 것, 그 분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 자신의 삶과 음악에
이것만큼 아름다운 일이 또 있을까 하는 심정으로 엮었습니다.
이 음반에 발길을 모은 음악인들의 바램은 아주 단순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분을 만나는 것, 그 분의 맑은 마음을 닮아가는 것!"
··· 문익환 목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아름다워지는 일입니다.
STAFF
Producer / 이금로
Music Director & Composition / 류형선
Arrangements / 류형선 이지상 최정배
Executive Producer 통일맞이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한국예술기획연구소
후원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KNCC/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조계종남북교류협력위원회/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한신대학교
한신대학교총동문회/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한겨레신문사
기독교방송/국민일보사
통일맞이늦봄문익화목사기념사업 | 한국예술기획연구소
서울 종로구 연지동 136-56 기독교연합회관 1301 전화 02)708-4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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