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 Andante

리차드 강 2012. 10. 17. 14:53

Piano Concerto No.21 C KV467 Andante

Theme from Elvira Madigan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Andante

Mozart, Wolfgang Amadeus 1756 - 1791

Alfred Brendel, Piano

Conductor : Sir Neville Marriner

Orchestra Ensemble :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

Country of Origin : Vienna, Austria

Mozart Piano Con No21 C K.467 Alfred Brendel 2 Andante

     

이 21번엔 간결한 형식미-그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형식미-가 담겨 있다. 그리고 2악장의 감상적 내용..그것이 잘 대비되어 있다. 3악장은 누구나 다 아시다시피 론도 이지만, 들어본 사람들은 그 것을 1악장과 2악장을 듣고 감정의 중화를 바라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론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제 2악장 Andante

안단테 너무나 아름다운 안단테...4분의4박자지만 셋 잇단음표의 반주에 실려 마치 6/8 박자 처럼 들리는 곡이다.이 곡을 잘 치려면 리듬감이 훌륭해야 할 것이라 생각되고, 이처럼 미묘한 두 박자의 조화가 이 악장을 더욱 부드럽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Murray Perahia, piano

English Chamber Orchestra

Label : Sony Classics

 

     

모차르트의 선율로 빚은 사랑의 핑크빛 환상 : 보 비더버그의 '엘비라 마디간'

<엘비라 마디간>은 1889년 덴마크의 한 숲 속에서 스웨덴 육군 장교 식스틴과 덴마크의 줄 타는 소녀 엘비라 마디간이 동반 자살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다시 말하자면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 것이다. ‘불륜’이라는 소재가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요즘 시각에서 보면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영화지만 당시 나는 두 사람의 사랑이 ‘금지된 사랑’이라는 것에서 더 큰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들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풀밭. 그 풀밭 위를 날아다니는 나비들. 그리고 그 나비를 따라가는 한 쌍의 연인. 이것만으로도 내 환상은 충분했다. 그런데 여기에다 사랑을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버리는 드라마틱한 결말까지 가미되어 있다니 이 얼마나 이상적인 사랑이란 말인가.

     
     

이 영화에서 나를 매료시킨 또 하나의 환상은 바로 모차르트의 음악이었다.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진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제2악장이 이 영화의 주제음악인데. 두 사람이 풀밭에서 나비를 좇는 장면을 비롯해 영상이 아름다운 장면이면 어김없이 이 음악이 등장해 영화 전체를 로맨틱 무드로 끌어가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처음 <엘비라 마디간>을 보았을 때, 나는 이 음악이 주는 달콤한 로맨티시즘에 매료되었다. 영화를 본 후 너무나 음악이 좋아서 악보를 사다가 직접 피아노를 치며 그 멜로디에 도취되기도 했었다. 현악기의 피치카토 반주에 맞추어 등장하는 피아노의 멜로디가 두 연인이 느끼는 무한한 행복감을 그대로 음악으로 옮겨놓은 듯했다.

이 음악을 배경으로 식스틴과 엘비라는 각각 이런 대사를 읊는다.

“때때로 내 자신에게 행복한가 물어볼 때가 있어. 그러면서 혼자 되뇌이곤 하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가 하고 말이야. 사람들은 아마 우리가 하는 행동을 이해하지 못 할거야. 하지만 언젠가는 그 사람들도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 그리고 그 변화를 과감하게 받아 들일거야.”

     

Elvira Madigan O S T

     

“전쟁을 본 적이 있나요. 식스틴 당신은 군인이잖아요. 그런데도 아무 것도 모르는군요. 전쟁은 군인의 일이죠. 그렇죠? 파리에서 서커스 텐트가 불 탄 적이 있었어요. 누군가 수류탄을 던졌나 봐요. 저는 그때 겨우 두 살이었지요. 사람들이 그러는데 동물들이 모두 불에 타 죽었대요. 그 냄새가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해요. 전쟁은 환상의 행진이 아니예요. 식스틴. 불타버린 육신의 냄새 같은 것이지요.”

이 대사에서처럼 두 사람은 불타 버린 육신의 냄새와도 같은 전쟁에서 도망쳐 나왔다. 그들의 도피는 피비린내 나는 살육 현장으로부터의 도피이자 도덕과 인습의 두꺼운 장벽으로부터의 도피이기도 하다. 식스틴과 엘비라는 자신들을 옥죄던 두 개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아름다운 덴마크의 숲 속에서 완벽한 행복감을 느낀다. 사랑이 무슨 죄란 말인가.

영화 전편에 흐르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아다지오의 로맨틱한 선율은 두 사람이 느끼는 이런 완벽한 행복감을 반영하고 있다. 그 멜로디 어디에도 어두운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위험한 사랑의 어두운 그림자를 달콤한 로맨티시즘으로 감쪽같이 은폐한 당의정과 같다. 그래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랑에 대해 핑크빛 환상을 갖도록 한다. 물론 개중에는 이 음악에서 슬픔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감미로운 슬픔, 그 슬픔조차도 아름다움으로 즐기는 로맨틱한 슬픔일 뿐이다.

어느 날, 현실의 벽에 부딪친 엘비라가 식스틴에게 말한다. 사람은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다고.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이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왔다는 말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그 사랑의 환상을 영원한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자살을 위해 권총을 준비해 간 식스틴은 엘비라가 풀밭을 뛰어다니다가 나비를 잡는 순간 그녀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총성이 울리자 나비를 잡으며 행복해하고 있는 엘비라의 모습이 정지화면으로 잡힌다. 곧 이어 들리는 또 한 방의 총성.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의 사랑은 완결되었다. 그 정지화면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우리들의 사랑은 이렇게 영원하답니다. 이제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서 사랑을 빼앗아갈 수 없어요.”

     
     

영화의 배경으로 쓰인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1785년 모차르트가 스물 다섯 살 때 비인에서 작곡해 그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초연되었다고 한다.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로부터 숭고하고 장엄하다는 평을 들었다고 하는데, 하지만 실제로 음악을 들어보면 ‘숭고하고 장엄하다’는 평은 이 곡의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음악으로 쓰였던 2악장 아다지오는 더욱 그렇다.

나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무척 좋아한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전에는 몰랐던 모차르트 음악의 진가를 깨닫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빠른 곡보다는 느리고 서정적인 곡이 좋은데, 그런 곡을 들을 때마다 모차르트를 왜 위대한 음악가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아다지오만큼은 내가 좋아하는 모차르트의 아다지오 목록에서 제외되어 있다. 물론 이것은 내 개인의 취향일 뿐이며, 이런 내 취향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위대한 천재 모차르트의 음악에 대해 감히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내릴 만큼 내 감수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로맨틱한 선율이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랑에 대한 환상이 깨졌기 때문일까. 그 지나치게 달콤한 살롱음악적인 분위기가 갑자기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이 곡을 굳이 색깔로 비유하자면 핑크빛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랑에 대해 환상을 품고 있었을 때에는 이런 핑크빛 무드가 부담스럽지 않았다. 아무런 사심 없이 그런 무드에 빠져들 수 있었으며, 달콤한 표정으로 그것을 즐길 수 있었다. <엘비라 마디간>처럼 두 남녀가 슬로우 모션으로 풀밭을 뛰어다니는 장면이나 바닷가 모래사장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달려가는 장면을 보면서도 충분히 감동받을 수 있었다.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직접 그렇게 멋진 장면을 연출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그 모든 것들이 갑자기 낯 간지러운 것이 되고 말았다. 그 동안 내가 꿈꾸어오던 그런 사랑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이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상처를 받았다. 환상이 워낙 컸기 때문에 절망도 깊었으며, 그 절망으로부터 빠져나오는 데에도 엄청나게 긴 시간이 필요했다.

아마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엘비라 마디간>과 같은 감미로운 사랑의 환상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은 사랑에 대해 얼마든지 무모할 수 있는 젊은 시절에나 가능한 일이니까. 물론 지금도 어느 날 문득 젊은 시절 가슴을 훑고 지나갔던 찬란한 희열의 순간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날 때가 있다. 코 끝을 스치는 바람에서 문득 봄을 느낄 때, 빗방울이 들이치는 유리창 너머로 축축하게 젖은 거리를 바라볼 때,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 지난 시절의 유행가를 우연히 듣게 될 때. 그럴 때면 <엘비라 마디간>을 동경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던 젊은 시절의 나를 떠올리곤 한다.

끝내는 깨질 수밖에 없는 찰라적인 행복에 목숨을 걸었던 시절. 모차르트의 감미로운 선율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의 환상을 찾았던 시절. 그 시절이 찬란하기는 하지만 설사 누가 내게 그 시절을 돌려준다 해도 결코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찬란한 희열의 순간은 없지만 더 이상 가슴저린 사랑의 아픔도 없는 지금의 안정감이 나는 좋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엘비라 마디간>은, 그리고 그 속에 나오는 모차르트의 음악은 내게 더 이상 감동을 주지 못하는 빛바랜 로맨티시즘일 뿐이다.

진회숙의 '클래식이 영화를 만났을 때

     

Keith Jarrett, piano

Dennis Russell Davies

Stuttgart Chamber Orchestra

 

     

엘비라 마디간 - 어른들을 위한 동화

 

 

 

Elvira Madigan Ending Move

 

어디에도 없을 듯한 사랑의 이야기. 아름다운 금발의 아가씨와 두 아이를 가진 중년의 장교와의 죽음에 이르는 사랑이야기. 사실 죽음에까지 이르는 사랑이야기는 그야말로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이렇게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자신의 상황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있다면 ? 마치 이런 한가한 전제 하에 영화는 출발하는 것 같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와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곡으로 더 잘 알려진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으로 유명해진 스웨덴 영화. 덴마크의 서커스단에서 줄을 타는 엘비라는 스웨덴 순회 공연 도중 군인 장교인 식스틴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식스틴은 이미 아내와 두 명의 자식이 있는 유부남이었지만 엘비라는 그런 사회적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식스틴을 사랑한다.

이 영화는 상류사회의 일원이었던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과 직업, 사회적 지위를 버리고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 이제까지 살아온 삶을 등지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영화의 주제는 진실되고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유럽의 매혹적인 풍경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잡아낸 비더버그 감독의 연출솜씨가 경탄을 자아내게 하는 시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서정적인 러브 스토리다.

200년 전에 작곡된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미국의 빌보드 차트에서 탑 텐에 들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엘비라 마디간'의 성공 때문이었다.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곡이라고 불릴 만큼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이다. 이밖에도 비발디의 선율과 르느와르, 로트렉의 그림들이 이 두 연인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빛내주는 특별한 조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출처 : 엠파스 영화정보

Mozart Piano Con No21 C K.467 Daniel Barenboim 2nd Andante 배경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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