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슈베르트: 강 위에서 - Ian Bostridge-Timothy Brown-Leif Ove Andsnes│클래식 성악

리차드 강 2013. 8. 9. 21:46

강 위에서

 

 

마지막 작별의 입맞춤을 하자
그리고 탄식하는 (작별의) 인사도
아직도 내가 강기슭을 향해 보내는
그대가 발걸음을 되돌리기 전에!
벌써 물결은 출렁이며
내 배를 이끌며 길을 재촉하나
눈물로 어두워진 눈빛은
나의 동경(아쉬움, 미련)을 남기고...

 

그리고 물결은 그렇게 나를 이끈다
앞으로, 가혹한 속력으로
아! 이미 물은 사라졌도다
내가 그녀를 알게 되어 축복을 받았던 곳!
영원히 멀어지는구나, 기쁜 날들이여!
탄식은 덧없이 메아리 친다
나의 아름다운 고향 언저리에서
내가 그녀의 사랑을 느꼈던 그 곳

 

보라, 강물이 얼마나 빨리 지나치고
그리고 나를 얼마나 멀리 떼어 놓는지를
뭐라 말할 수 없는 끈으로서
저기 나루터로 내리도록 잡아끌고
저 나무그늘에 머물도록 유혹하는지를
그러나 물결은 재촉하네
더 멀리 쉼도 휴식도 없이
나를 저 넓은 대양으로 끌고 가네!

 

아! 저 어두운 황무지를 앞에 두고
모든 희망의 강가로 부터 먼
섬하나 보이지 않는 그 곳
오, 나는 얼마나 떨리는 두려움에 사로 잡혔던가
비탄의 눈물은 고요히 흘러 내리나
뭍으로부터는 어떤 노래도 들리지 않는다
오직 저기 폭풍만이 차갑게 울부짖네
회색빛 넘실거리는 바다를 뚫고!

 

내 눈길로 아무리 찾아보아도
더 이상 먼 곳의 강가를
지금 나는 그래서 별들을 쳐다본다
저 신성한 먼 곳에 있는!
아, 저 부드러운 빛과 함께
나는 처음으로 그녀를 내 것이라 했네:
저기 아마도, 오 복된 행운이여!
거기서 나는 그녀와 눈길을 마주치리라

Ludwig Rellstab

Love

Peace

Freedom

 

 

 

Auf dem Strom, D.943

슈베르트 강 위에서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Ian Bostridge Tenor

 

Auf dem Strom(e) ("Nimm die letzten Abschiedsküsse"), song for voice, piano & horn (or cello), D. 943 (Op. posth. 119) 8:03

Leif Ove Andsnes [Piano] , Timothy Brown [Horn]

     

슈베르트가 요절한 1828년에 작곡된 이 리트(Lied)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이라도 한 듯 이별의 아픔으로 가득하다. 배를 타고 멀리 떠나는 연인을 강 위에서 지켜 보아야 하는, 애닯은 심경이 가슴 속을 저미는 호른의 음색과 다른 세상에서 들려오는 듯한 피아노, 그리고, 이제는 다음 生에서나 만나기를 소망하는 목소리에 실려 절절하다.

     

     

슬픔과 위로의 공존 ‘Auf dem strom’

모든 위대한 音樂 작품은 시대를 불문하고 그 자체로 ‘위로’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것은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을 동시에 등에 업고 있다. 특히 19세기 낭만주의 音樂에서 그것은 자주 명백하다. 비중이 몹시 무거운 금속, 흡사 납과 같이 한없이 심연으로 심연으로 가라 앉는 브람스의 처절하게 절제된 비애. 구제 받을 길 없이 병색이 완연하지만 그러나 그 아름다움이 곧 구원일 수 밖에 없는 쇼팽의 세계. 비루한 속세가 감당하지 못할 이상을 끊임없이 쫓았기에 불행할 수 밖에 없었던 영원한 낭만주의자 슈만. 그들의 音樂은 바로 슬픔인 동시에 위로이다.

짧고 우수에 찬 서른 두 해를 살고 간 프란쯔 슈베르트도 예외일 수 없다. 그가 죽던 바로 그 해, 1828년 작곡된 ‘Auf dem strom(강 위에서)’는 절창으로 토해 ‘백조의 노래’이다. 피아노와 목소리(소프라노 혹은 테너) 그리고 호른이라는 흔치 않은 앙상블의 형태로 이루어진 이 리트(Lied)는 다가 올 자신의 운명을 예감이라도 한 듯 이별의 아픔으로 가득하다. 배를 타고 멀리 떠나는 연인을 강가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애닯은 심경이 가슴 속을 파고 드는 호른의 음색과 다른 세상에서 들려오는 듯한 피아노 반주 그리고 이제는 다음 생에서나 만나기를 소망하는 목소리에 실려 절절하다.

흔히 소프라노로도 불려지지만 슈베르트 자신을 연상케하는 가녀린 테너의 음색이 이 노래에는 더욱 걸 맞는 듯. 호른이라는 악기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볼 수 있고 리트의 피아노 반주는 어떠해야 하리라는 점을 새삼 일깨우는 Hyperion에서 발매한 음반이 아주 좋다. 슬픔과 위로를 동시에 지닌 音樂에서 얻는 카타르시스보다 더 깨끗한 행복감이 또 있을까?

김순배 <음악춘추 2002,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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