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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오따스(Gaviotas)' :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冊 Review

리차드 강 2009. 2. 28. 04:04

'가비오따스(Gaviotas)' :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가비오따쓰: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 지 은 이: 앨런 와이즈먼
▶ 옮긴이 : 황대권

▶ 소    개:

 자연과 공생하는 창조의 마을 '가비오따쓰' 사람들 이야기!

이 책은 척박하고 황량한 땅에 만든 콜롬비아의 생태공동체 '가비오따쓰'에 대한 보고서이다.『인간 없는 세상』에서 '갑자기 인류가 사라진다면 지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흥미진진하게 그렸던 앨런 와이즈먼의 또 다른 저서이다. 나무 한그루 없는 불모의 땅에서 자연의 기적을 일으킨 작은 생태 공동체 '가비오따쓰'를 소개한다.

내전 때문에 폭력으로 점철된 콜롬비아의 황량한 동부 평원 야노쓰. 여기에 주위 싸움과 상관없이 번성하고 있는 가비오따쓰 공동체가 있다. 무장 폭력과 자본주의의 물결의 한 가운데서 가비오따스는 지속가능성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무한한 태양열 에너지, 풍력발전기, 수경재배법, 환경화장품, 4천 헥타르의 열대우림 등을 자랑한다.

사라졌던 생태계를 되살리며 적도의 열기를 막아준다. 또한 교육과 의료도 무상으로 제공하며 주민들의 삶을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모두 가비오따쓰인이 실패를 거듭하며 만든 결과물이다. 이 책에는 이 모든 과정이 담겨 있다. 가비오따쓰 공동체의 설립자 파올로 루가리와 주변 인물들의 활약을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하였다.

☞ 이 책의 독서 포인트!
현장을 바로 옆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자연스럽게 사건을 전개했다. 주어진 환경을 스스로 개선하려는 가비오따스 사람들의 모습은 어찌할 수 없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이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각성과 결단,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자원의 부족보다 상상력의 부족이 더 위험하다는 것도 알려준다.

▶ 미국의 국영 라디오 방송(National Public Radio)에서 '해결책을 찾아서(Searching for Solutions)'란 방송 시리즈(1994년) 가운데 하나로 기획되었던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 저자소개: 지은이 앨런 와이즈먼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상’ 수상, 내셔널 지오그래픽 영화화, 전 세계 20개국 출간, 뉴욕타임스. 아마존 장기베스트셀러였던 세계적인 작품 《인간 없는 세상》의 저자로,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출간 직후 전 언론과 수많은 독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으며 언론으로부터 ‘2007 올해의 책’ ‘한국과학문화재단 선정 우수도서’ ‘교육과학기술부인증 우수과학도서’ ‘전문가 7인이 추천한 쉽고 재미있는 과학책’ 등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는 《하퍼》 《뉴욕타임스》 《애틀랜틱먼슬리》 등의 매체와 미국의 국영 라디오 방송인 NPR에 진보적 관점의 통찰력 넘치는 글을 기고해왔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객원편집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저널리스트이자 애리조나대학 국제저널리즘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수의 수상경력을 가진 베테랑 작가이기도 하다.

▶ 옮긴이 황대권

1955년 서울생. 서울농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 국제사면위원회의 초청으로 영국에 있는 슈마허 대학과 임페리얼 대학에서 생태디자인과 농업생태학을 공부했다. 현재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과 교육위원장으로 생명평화 운동에 참여하는 한편, 생태 공동체와 농업에 관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 《야생초편지》는 MBC <느낌표> 선정도서, 동아·조선·중앙·문화일보 등에서 2002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그 밖의 저서로 《백척간두에 서서-공동체시대를 위한 명상》《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황대권의 유럽 인권 기행》《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빠꾸와 오라이》, 공저로 《세계 어디에도 내집이 있다》, 역서로《새벽의 건설자들》 등이 있다. 

▶ 목    차:

출간 10주년 기념 서문
서문
등장인물

Part1. 서곡
Part2. 사바나
Part3. 도구들
Part4. 나무들

역자 후기
참고문헌 
 
▶ 출판사 서평:

《인간 없는 세상》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의 대표작!
전 세계에 감동과 각성, 결단과 변화를 불러일으킨 문제의 화제작!

“20년 전 체 게바라의 혁명일지를 읽은 이래 이토록 흥분하며 읽은 책은 없다.”
_ 황대권

내전으로 얼룩지고 나무 한그루 없는 불모의 땅에서 자연의 기적을 일으킨 작은 생태 공동체, 가비오따쓰

《가비오따쓰》는 ‘미국 최고의 과학저술상’ 수상, 내셔널 지오그래픽 영화화, 전 세계 20개국에 출간되며 세계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은 《인간 없는 세상(The World Without Us)》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의 대표작이다. 1998년 처음 출간이 되어 전 세계에 감동과 각성, 결단과 변화를 불러일으켰던 책으로, 《야생초편지》의 저자이자 생태환경 운동가 황대권 씨가 번역을 맡았다.
가비오따쓰는 나무 한그루 없는 콜롬비아 사막 불모의 땅에서 자연의 기적을 일으킨 작은 생태 공동체이다. 적도의 미풍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풍차, 식수의 세균제거를 위해 마련된 태양열 주전자, 수천년간 볼 수 없었던 열대숲의 부활, 마약조차 자랄 수 없는 땅에서 먹거리를 기르기 위해 고안한 수경재배법, 공식 통행수단인 ‘가비오따쓰형 사바나 자전거’, 경찰이나 정치인이 존재하지 않는 곳, 약국이 아닌 약초전문점 …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의 대안을 찾으며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놀랍고도 아름다운 세상이다. 우리가 찾던 풍요로운 세상, 가슴설레는 미래인 가비오따쓰는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재창조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진정한 위기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상상력의 부족이다”-파올로 루가리(가비오따쓰 설립자)


몽상가, 문제아, 창조적 만능인들이 만들어낸 공동체 가비오따쓰

앨런 와이즈먼은 ‘해결책을 찾아서(Searching for Solutions)’라는 방송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폭력으로 점철된 콜롬비아의 황량한 동부 평원 야노쓰에서 주위의 싸움과는 상관없이 여러 해 동안 번성하고 있다는 공동체 가비오따쓰에 대해 듣게 된다. 1994년 2월, 그는 아무것도 자랄 수 없는 척박한 땅 야노쓰를 16시간이나 달린 끝에 가비오따쓰에 도착한다.
가비오따쓰는 주변을 둘러싼 무장 폭력과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가비오따쓰인들은 비싸고 한정적인 석유 대신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무한한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고, 척박한 야노쓰에서도 가능한 수경재배법을 개발하고 채소를 키워 자급자족하고 있었으며, 학교와 병원을 세워 지역 주민들에게 교육의 기회와 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른 풀밖에 없었던 황량한 야노쓰에 소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4천 헥타르의 열대우림을 만들어냈다. 이 열대우림은 가비오따쓰의 가장 큰 성과다. 콜롬비아에서만 10년 동안 60만 헥타르의 숲이 사라졌다. 지구의 허파가 되는 열대우림의 소실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인류의 큰 위협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열대우림은 사라졌던 생태계를 불러들이고 적도의 열기를 막아주었다. 이 모든 일들은 가비오따쓰인들이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만들어간 인내와 노력, 투쟁의 산물이었다. 가비오따쓰의 업적은 환경을 손상시킨 힘이 거꾸로 그것을 회복시키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음을 희망적으로 보여준다.

앨런 와이즈먼은 특유의 간결하고 생생한 문체로 마치 현장을 보고 있는 듯 자연스럽게 사건들을 그려낸다. 그에 의해 완벽하게 묘사된 실제 인물들은 가비오따쓰의 위기와 절망, 환희와 희망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환경친화적인 동시에 창조적이고, 평등하면서도 품위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가비오따쓰인들의 고군분투기는 감동과 각성을 불러일으킨다.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판명된 서구 문명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비오따쓰》는 지속가능한 설레는 미래를 꿈꾸게 하는 역작이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

가비오따쓰는 인간의 상상력이 만개한 장소이다. 그 곳은 거의 모든 오래된 문제들에 대하여 새로운 해결책이 발견되는 장소이며, 실용주의가 거의 낭만의 차원으로 끌어올려진 장소이다. 이것은 희망으로 가득 찬 책으로서, 환경을 손상시킨 힘이 거꾸로 그것을 회복시키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뉴욕타임스》

가비오따쓰, 책과 그 프로젝트가 모두 독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매우 매혹적이다. 《블룸스베리 리뷰》

파올로 루가리는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사람이다! 가브리엘 가르씨아 마르께스 (《백년 동안의 고독》 저자)

당신이 쓰고 있는 역사는 마치 시와도 같군요. 이제 음악으로 작곡하면 되겠소! 벨리싸리오 베땅꾸르 (콜롬비아 전 대통령)

이미 연약하고 충분히 남용된 지구에서의 인간 생존을 걱정하는 모든 이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독자들은 콜롬비아의 황량한 사바나 심장부에서 희망의 빛을 반짝이는, 용감하기 그지없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고마워 할 것이다. 《이콜로지스트》

이 책을 절대 놓치지 말라! 《홀어스》

책을 내려놓기가 힘들다. 작가는 실제 인물들을 완벽하고 풍부하게 묘사하며, 경이로울 만큼 신선하고 긍정적인 콜롬비아의 초상을 제시한다. 《플래네타글로벌저널》

편협한 사고와 특정분야의 전문가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창조적 사고의 만능인으로서 가비오따쓰인들이 보여주는 성공, 그 위대한 성공에 박수를 보낸다. 《스파이크매거진닷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리라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기에 그만큼 부적절한 곳이 또 있을까. (중략)하지만 가비오따쓰인들의 장난기 넘치는 창조정신과 육감을 살려 재미있는 결과를 낳게 해줄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성향은 결국 잊혀져 가던 공동체를 살려내었다. 《어트니 리더》

와이즈먼은 천부적이 이야기꾼이다. 그는 지프를 타고 군대 검문소를 거쳐 콜롬비아의 마약 밀매꾼의 저택을 지나, 그리고 마까레나의 짙은 숲을 관통하면서 우리를 멋진 여행길로 이끈다. 소로(Thoreau)의 《월든》처럼, 앨런 와이즈먼의 《가비오따쓰》는 읽고 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가비오따쓰 Gaviotas

앨런 와이즈먼 지음/ 황대권 외 옮김/ 월간 말 펴냄

콜롬비아에 피어난 기적의 생태공동체 마을

 우익 정부와 좌익 반군의 내전이 50년간이나 지속되고, 마약과 마피아가 상징이 되어버린 나라. 한 해에 4000명의 사망자와 300명의 실종자, 3000건의 납치사건이 발생하는 폭력과 혼란의 땅 콜롬비아의 한 켠에 자연과 인간의 상생을 꿈꾸며 생태공동체 운동을 튼실하게 뿌리내린 기적의 마을이 있다. 바로 가비오따쓰(Gaviotas)가 그곳이다.

가비오따쓰(Gaviotas)는 서구식 근대화가 조국과 세계에 저지른 일을 보고 실망한 이상주의자들이 콜롬비아에서도 가장 척박하고 황량한 초원지대에 건설한 계획공동체이다. 이 책은 고립무원의 오지에서 시작한 가비오따쓰가 갖가지 역경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오늘날의 모습을 일궈내기까지의 과정을 소설적 구조를 빌려 생생하게 전해준다.

콜롬비아 유수의 공과대학과의 산학연계를 통해 만들어낸 슬리브 펌프, 태양열 냉장고, 태양열 주방, 척박한 산성토를 극복한 수경재배법 등 그들의 성과는 비록 소박하지만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것이기에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느껴진다. 자연과 원주민과 이주민 모두가 하나의 우주적 일체감 속에서 공존하는 가비오따쓰는 바로 인류가 만들어야 할 문명의 새로운 모습인 것이다.

가비오따쓰는 오늘날 제3세계의 현실에서 생태주의에 입각한 공동체의 건설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서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진보적 저널리스트인 이 책의 저자는 가비오따쓰 공동체의 한 사람 한 사람을 주인공 삼아 마치 소설처럼 생생하게 이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김지선 기자 webmaster@hkbs.co.kr> 2008-07-23 인터넷 환경일보

     

'가비오따스(Gaviotas)'를 찾아서...

생태공동체 꿈꾸는 ‘간첩사건’ 출신 황대권,
도시생활의 낭비에 죄의식을 느끼며…

△ 사진/ 결혼을 앞둔 황애경·황대권씨가 감옥에
있을 때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편지를 써준 게
인연이 되었다. (이정용 기자)

인사동 입구에서 예비 신랑신부를 기다렸다. 황대권(47)씨와 황애경(44)씨는 결혼식을 사흘 앞두고 있었다. 당연히 둘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의 표정이 드러났다. 둘은 편지로 서로를 알게 되었다. 황대권씨가 감옥에 있을 때다. 그는 공안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몸이었다. 그러다가 20년형, 그리고 다시 감형 받아 1999년에 출소하였다. 그는 13년2개월을 감옥에서 보냈다. 황애경씨의 편지는 빙벽처럼 차고 단단한 그의 독방에 온기를 더해주었을 것이다. 글로만 알다가 막상 처음 만났을 때 흔히 소설에 나옴직한 분위기는 없었을까? 자리를 정하고 차를 주문하면서 그때를 떠올렸다.

황대권씨는 그때는 별다른 감정이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옥중생활, 가장 긴 방학…

“제가 감옥에 있을 때 많은 분들이 편지를 보내주셨거든요. 애경씨도 그런 분 중 한 사람으로 생각했지요. 감옥 말년 즈음해서 편지를 받았으니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는데 편지를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게 썼어요.”

고운 눈망울의 황애경씨에게 장래를 함께하기로 한 동기를 물었다. “개인적인 고충이라든가 그런 것은 별로 꺼리지 않고 남을 배려하는 게 제 마음에 와닿았지요.” 결혼에 대한 생각 없이 신앙인으로 살아오던 황애경씨는 저술과 번역 일을 전문적으로 해오고 있다.

황대권씨는 둘의 만남이 ‘감이 무르익어 떨어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만날 사람이 때가 되어 만났다’고 표현했다. 어떤 때가 만날 때인가요? “유럽 가서 공부하는데 나이가 쉰 가까이 되어 혼자 라면 끓여 먹으며 견디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하하….” 그는 영국에서 농업생태학 공부를 하고 지난해 10월에 돌아왔다. 한국으로 돌아가서 ‘누군가와’ 따스한 밥상을 나눠야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사실 그동안 두 사람은 이메일을 통해 ‘종교도 같고 생각도 별 다르지 않고 이기적이지 않은 성격’에 대해 서로 굳은 믿음을 갖게 되었다.

황대권씨는 독재시절 안기부가 발표한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투옥됐다. 대학 졸업 뒤 미국으로 유학갔다가 방학을 맞아 한국에 다니러 온 첫날 그는 끌려갔다. 1980년대 중반 독재정부에게 이런 사건 조작은 아마 식은죽 먹기였을 것이다.

출소 뒤 그는 전남 영광에 가서 농사를 지었다. 어느 날 노르웨이 TV방송국에서 그의 삶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유럽에서 그의 구명활동을 위해 애써준 국제사면위원회(AI·앰네스티) 회원들이 그를 초청하고 싶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유럽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인권에 관한 강연활동을 하면서 그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행복했지만, 그의 마음 한쪽에는 못 다 마친 공부 생각이 가득했다.

“방학하던 날 바로 감옥으로 끌려와서인지 그 안에 있는 내내 저는 방학 같았어요. 나는 공부하는 학생이다, 나가면 공부를 마칠 것이다, 그런 생각이 늘 있었지요. 그래서 언젠가 감옥에서의 내 얘기를 쓰게 되면 책 제목은 ‘가장 긴 방학’일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영국에 머무는 동안 그는 오랜 방학 끝의 개학을 맞았고, 마침내 런던대학에서 농업생태학으로 석사를 받았다. 복학을 해서 마침내 졸업까지 한 것이다. “영국 대학의 석사과정 1년이란 게 다른 나라 2년 과정을 압축해놓은 것이라 한눈 팔 새가 없었어요. 잘 마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만.”


“억울하다 생각하면 그게 더 억울하죠”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물어본 것처럼 나도 어리석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앞날이 창창한 인생의 큰몫을 강제로 빼앗긴 그 시간이 억울하지 않은가? “억울하다고 생각하려 해도 잘 안 돼요. 만약에 정말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내 인생 억울해서 어떻게 삽니까? 그것 또한 제 인생이니까요. 억울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간에, 네가 놓인 그 자리가 네 삶인데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어디서 인생을 얘기할 것인가 하는 거죠.”

그가 감옥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그에게 ‘다른 생각’을 막아준 큰 힘이다. “하지만 이런 깨달음이 그냥 온 건 아니었어요. 보통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정도의 내적인 투쟁을 거친 다음 이루어진 평화였지요. 들어가서 처음 4∼5년은 투쟁의 시간이었습니다. 온갖 짓을 다했지요. 정말 죽음에 이르는 절망으로 고통스러웠어요.” 자신을 고문하던 수사관에게 차라리 죽여달라고 애원했을 정도의 처절한 순간을 고문 수사관에 대한 연민으로 바꾸는 힘을 가질 수 있었다.

“감옥 안에서 천주교로 개종하고 나서 마음이 평화로워졌어요. 도가사상도 저에겐 큰 힘이 되었어요. 그 전에는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얻으려 아등바등하고, 내 의지대로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흐르는 대로 맡겨두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이라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그때 황애경씨가 말을 이어 받았다. “저는 이해가 좀 되거든요. 전 이분께 동정심 같은 건 거의 없어요. 고생했다는 것은 알지만 행복이라는 게 편안함과 풍요로움이 아닌, 정반대의 것으로도 가능하다고 저는 믿거든요.” 사람들이 황대권씨의 삶을 두고 ‘실패’라는 말을 쓰려고 하는데 자기로서는 이상하게 느껴질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아직까지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다른 관점으로 오히려 성공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가장 냉정한 말이 진실로 따스한 뜻을 가질 수 있음을 난 깨닫지 않을 수 없었다. 아하, 그래서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되었구나.

황대권씨는 최근 생태학 관련 책을 번역해서 출간했다. <가비오따스>. 콜롬비아의 한 생태공동체에 관한 르포다. “제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이 현실로 진행되고 있어서 아주 감동받았습니다.” 이 책 또한 자연스럽게 ‘때가 된’ 것의 결과물이라고 그는 믿는다.

“학생운동할 때는 민족주의와 사회주의에 심취했지요. 독재타도운동이 대학생활의 중심이었지만 미국으로 유학 가서 우리의 삶이 제3세계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뒤 제3세계 민중들이 어떻게 강대국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 수 있느냐가 제 주된 관심사가 되었지요. 사회주의 사상도 이념보다는 수단이었어요. 그런데 마르크스가 3세계를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회의와 비판의 정점에 있던 중 감옥에 갔지요. 그 뒤 생각을 계속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게 바로 공동체운동입니다. 그 생각을 정리한 게 <백척간두에 서서>(1992)이고요.”


공동체에 대한 원형적 기억

그의 삶에는 일관성이 있다. “하긴 감옥에 오래 있었으니 그렇지 않을 수도 없었지만요, 하하하…. 그래도 사실 감옥에 있어도 변하는 사람은 많이 변해요.” 정통 마르크시스트 하던 사람이 완전히 사상을 바꾸고, 운동에 열심이던 이가 열혈 전도사가 되기도 하고, 출소 뒤 완전한 비즈니스맨으로 변한 사람도 있었다.

변화를 탓할 수는 없지만 “삶에서 추구한 게 과연 무엇이었던가”하고 물어보게 하는 경우를 꽤 많이 만났다고 한다. 황대권씨는 자신의 삶을 “무엇이 옳은 일인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에 중심을 두고 시대의 추이에 따라 변화를 주는 삶이었다고 자평한다. 그 가운데 생태공동주의가 있었다. 그는 언젠가 자신의 ‘가비오따스’를 만들어낼 작정이다.

“대가족 공동체에서 살았습니다. 할아버지께서 토건업을 하셨는데 일가들이 모여 살아 식구 수만 스무명이었어요. 그래서 어린시절 기억이 아주 행복합니다. 주위에는 늘 아이들이 있었고, 아저씨, 아주머니가 계셨고, 늘 누군가가 있었지요. 한울타리 안에서 밥도 같이 먹던 그 시절이 공동체에 대한 원형적 기억으로 제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는 노인문제나 아동문제 같은 게 없었지요. 문제는 프라이버시였는데 특히 부부의 프라이버시가 어떻게 유지되었는지는 저도 궁금합니다. 하하하….”

그는 현재의 도시생활이 강요하는 소비와 낭비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고 있다. 가능하면 시골이나 지방으로 내려가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병중인 아버지가 계시니 움직이기가 힘들다. “보통 사람들은 제가 농사를 짓겠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끄덕하세요. 제가 무슨 취직을 할 수 있겠어요, 활동이 자유로워요, 에라, 이것저것 안 되니 시골 내려가서 농사나 짓자고 하는 것처럼 받아들이시더군요. 결론은 같을지 모르지만 과정은 전혀 다르지요.”

황애경씨에게 어디든 같이 갈 각오가 되어 있는지 물어보았다. 새 신부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럼요! 당연하지요!” 그 옆에서 새 신랑이 묵묵한 미소를 짓는다. 이 부부가 나아갈 길 앞에 오래도록 행복 있으라.

[ 권은정의 휴먼 포엠 ]  2002년05월22일 제410호 자유기고가 한겨레 21

     

가비오따쓰 :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앨런 와이즈먼 저/황대권 역 | 랜덤하우스코리아 | 원제 GAVIOTAS | 2008년 10월      
 
책소개

가비오따쓰는 나무 한그루 없는 콜롬비아 사막 불모의 땅에서 자연의 기적을 일으킨 작은 생태 공동체이다. 저자는 적도의 미풍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풍차, 식수의 세균제거를 위해 마련된 태양열 주전자, 수천년간 볼 수 없었던 열대숲의 부활, 마약조차 자랄 수 없는 땅에서 먹거리를 기르기 위해 고안한 수경재배법, 공식 통행수단인 ‘가비오따쓰형 사바나 자전거’, 경찰이나 정치인이 존재하지 않는 곳, 약국이 아닌 약초전문점 등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의 대안을 찾으며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세상을 펼쳐보이고 있다.

저자는 특유의 간결하고 생생한 문체로 마치 현장을 보고 있는 듯 자연스럽게, 환경친화적인 동시에 창조적이고, 평등하면서도 품위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가비오따쓰인들의 고군분투기를 그려낸다. 특히나 소모적인 무장 폭력과 내전, 그리고 종점에 더욱 빠르게 다다르고 있는 자본주의적 소비문화에 둘러쌓인 곳에서 이루어 낸 성과이기에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환경 위기, 자본주의적 시스템에 대한 반성, 문명의 위기 등이 미래학의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창조적이며,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이미 다가온 미래'가 되어 책속에 펼쳐지고 있다.

앨런 와이즈먼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애리조나 대학 국제저널리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디스커버」 2005년 2월호에 소개, 책 『인간 없는 세상』(원제:The World without Us)의 뿌리가 된 짧은 에세이 「인간 없는 지구」는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로 선정되었다.「하퍼」「뉴욕타임스」「애틀랜틱먼슬리」등의 매체와 미국의 국영 라디오 방송인 NPR에 진보적 관점의 통찰력 넘치는 글을 기고해온 그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객원편집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홈랜즈 프로덕션의 선임 라디오 프로듀서이며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 작가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가비오따쓰: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등이 있다.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애리조나 대학 국제저널리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디스커버」 2005년 2월호에 소개, 책 『인간 없는 세상』(원제:The World without Us)의 뿌리가 된 짧은 에세이 「인간 없는 지구」는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로 선정되었다.「하퍼」「뉴욕타임스」「애틀랜틱먼슬리」등의 매체와 미국의 국영 라디오 방송인 NPR에 진보적 관점의 통찰력 넘치는 글을 기고해온 그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객원편집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홈랜즈 프로덕션의 선임 라디오 프로듀서이며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 작가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가비오따쓰: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등이 있다.

     

     

황대권
    
1955년 서울생. 서울농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 국제사면위원회의 초청으로 영국에 있는 슈마허 대학과 임페리얼 대학에서 생태디자인과 농업생태학을 공부했다. 현재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과 교육위원장으로 생명평화 운동에 참여하는 한편, 생태 공동체와 농업에 관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야생초편지』를 출간하여 MBC 「느낌표」 선정도서, 동아·조선·중앙·문화일보 등에서 2002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저서로 『백척간두에 서서 - 공동체 시대를 위한 명상』『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 황대권의 유럽 인권 기행』『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공저로 『세계 어디에도 내집이 있다』, 역서로『가비오따쓰』『새벽의 건설자들』 등이 있다.

1955년 서울생. 서울농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 국제사면위원회의 초청으로 영국에 있는 슈마허 대학과 임페리얼 대학에서 생태디자인과 농업생태학을 공부했다. 현재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과 교육위원장으로 생명평화 운동에 참여하는 한편, 생태 공동체와 농업에 관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야생초편지』를 출간하여 MBC 「느낌표」 선정도서, 동아·조선·중앙·문화일보 등에서 2002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저서로 『백척간두에 서서 - 공동체 시대를 위한 명상』『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 황대권의 유럽 인권 기행』『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공저로 『세계 어디에도 내집이 있다』, 역서로『가비오따쓰』『새벽의 건설자들』 등이 있다.

• 책속으로
 
루가리가 초꼬에서 일한 지 몇 개월이 지난 어느 날, 건설부 장관인 또마쓰 삼촌이 이 나라의 다른 편에 있는 황무지인 오리노꼬 야노쓰를 조사하는 여행에 함께 가자고 권유했다. (중략) “볼 게 별로 없군.” 삼촌은 광활한 목초지를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며 미안한 듯 말했다. 하지만 젊은 루가리의 생각은 달랐다. DC­3의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이는 광활한 사바나는 어느 게 지평선이고 어느 게 초원인지 모를 정도로 황홀하게 맞닿아 있었다. 루가리는 거의 넋이 나갈 정도로 반해버렸다. 맥없이 흐르는 강의 지류들이 얼기설기 얽혀 있는, 네덜란드의 네 배나 되는 야노쓰는 그가 지금까지 다녀본 곳 중에 가장 인상적인 풍경이었다. 그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 p.72

UN개발계획 관리들은 값싼 재활용품으로 만들어낸 도구들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은 배수관을 설치하는 가비오따쓰인들의 모습을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혹은 그런 식으로 해서는 될 리가 없다는 눈치였다. 그들은 2인치 두께로 흙시멘트를 쏟아 부어 기반을 만든 도랑에 길이 6미터 넓이 1미터의, 쓰레기 수거용 봉투로 주로 쓰이는 값싸고 가벼운 비닐 튜브를 놓았다. 그들이 튜브에 물을 가득 채운 후 한쪽 끝을 묶자 그것은 커다란 투명 소시지처럼 보였다. “거대한 콘돔 같군.” UN 시찰자가 호르헤 쌉에게 속삭였다. --- pp.110-111, 「가비오따쓰식 흙시멘트 배수관에 관하여」 중에서

그를 감동시킨 것은 루이쓰 로블레쓰가 유치원 마당에 설치해놓은 놀이기구로서 슬리브 펌프에 달려 있는 시소였다. 어린이들이 시소놀이를 하면서 학교의 물탱크를 채울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따이쓰는 저녁을 먹으면서도 거기에 계속 관심을 보였다. 그는 루이쓰 로블레쓰에게 “어떻게 해서 그런 것을 생각해낼 수 있었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 순간 루이쓰는 테이블 위로 급강하하고 있는 바퀴벌레를 쉬 하면서 내쫓고 있었다.

“제가 생각해낸 게 아닙니다.” 루이쓰가 대답했다. “학교에서 견학 온 아이들에게 펌프 손잡이가 일종의 지렛대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중 한 아이가 ‘말하자면 반쪽짜리 시소 같은 거군요’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그날 오후에 당장 그걸 만들었지요.” --- pp.165-166, 「가비오따쓰 슬리브 시소 펌프에 관하여」 중에서

이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아브람도 도서실 지붕을 고쳐야 하는 등 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우리 부서의 사람들을 모두 데려갈 수는 없습니다.” 그가 뽐삘리오에게 말했다. 그들은 머리를 맞대고 그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파올로 루가리는 가비오따쓰인들이 늘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차분한 토론을 통해 결론에 이르는 모습을 경외에 찬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위협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모두가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그들은 해결점을 찾았고 또 다른 문제로 넘어갔다.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공동체의 특징이었다. --- pp.341-342, 「공동체 회의에 관하여」 중에서

13년 전 이 숲은 보잘것없는 작은 풀들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평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콜롬비아에서 가장 큰 조림 지역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조림 사업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넓었다. 1995년 가비오따쓰가 심은 나무의 수는 600만 그루에 달했다. (중략) 그것은 가비오따쓰인들이 현실을 개선하느라 이리저리 애쓰다 보니 어느덧 익숙해져버린 일종의 예측불가능성이었다. 카리브산 소나무가 야노쓰에서는 열매를 맺지 않기 때문에 지역의 식생에 결코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이 소나무들은 열대의 굶주린 곤충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껍질 진액을 분비하는데, 진액이 하도 풍성하게 흘러서 마치 메이플 시럽처럼, 아니 더 정확하게는 젖소에서 우유를 짜내듯이 나무를 해치는 일 없이 짙은 호박색 진액을 수확하여 생산고를 올릴 수 있으리란 것을 누가 알기나 했겠는가? 여기서는 소나무들이 임학 교과서에서 예측한 것보다 거의 십 년이나 더 빨리 자랄 수 있다는 것도 말이다. --- p.52, 「소나무 숲에 관하여」 중에서

대학교를 나왔거나 학위를 가진 사람은 반도 안 되었다. 하지만 그날 달빛 아래서 그들은 자신들이 아주 훌륭하고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삭막하게 비어 있거나 비참하게 병들어 있는 대지 가운데서,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석유 한 방울이 타 없어진 후에도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는 방법과 평화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들은 아주 보잘것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동료 인간들이 발아래 돌고 있는 지구를 파괴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품고 있는 희망은 지구를 밝게 비추어줄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온갖 회의와 난관에도 불구하고 가비오따쓰는 장엄하지만 어두운 땅, 아름답지만 전쟁에 물들어 있는 이 세상에 한 줄기 빛을 던져주었다. --- p.353

“우리는 계속 꿈을 꾸어야 하오.” 파올로가 말했다. “만약 꿈을 꾸지 않는다면 당신은 잠들어 있는 것이오. 진정한 위기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상상력의 부족이오.” 그의 눈에 다시 광채가 감돌았다.
“한번 상상해보시오.” 은빛 수염 사이로 미소를 지으며 그가 말했다.
“만약에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한 사람당 적어도 세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면….” --- p.27

     

• 출판사 리뷰
 
내전으로 얼룩지고 나무 한그루 없는 콜롬비아 사막 불모의 땅에서
자연의 기적을 일으킨 작은 생태 공동체, 가비오따쓰

『가비오따쓰』는 ‘미국 최고의 과학저술상’ 수상, 내셔널 지오그래픽 영화화, 전 세계 20개국에 출간되며 세계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은 『인간 없는 세상(The World Without Us)』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의 대표작이다. 1998년 처음 출간이 되어 전 세계에 감동과 각성, 결단과 변화를 불러일으켰던 책으로, 국내에서는 『야생초편지』의 저자이자 생태환경 운동가 황대권 씨가 번역을 맡아 2002년에 출간된 바 있고 이번에 앨런 와이즈먼의 10주년 기념 서문과 더불어 새롭게 재출간 되었다.

가비오따쓰는 나무 한그루 없는 콜롬비아 사막 불모의 땅에서 자연의 기적을 일으킨 작은 생태 공동체이다. 적도의 미풍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풍차, 식수의 세균제거를 위해 마련된 태양열 주전자, 수천년간 볼 수 없었던 열대숲의 부활, 마약조차 자랄 수 없는 땅에서 먹거리를 기르기 위해 고안한 수경재배법, 공식 통행수단인 ‘가비오따쓰형 사바나 자전거’, 경찰이나 정치인이 존재하지 않는 곳, 약국이 아닌 약초전문점 …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의 대안을 찾으며 살아가뼉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놀랍고도 아름다운 세상이다. 우리가 찾던 풍요로운 세상, 가슴설레는 미래인 가비오따쓰는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재창조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람들이 일구어낸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길

앨런 와이즈먼은 ‘해결책을 찾아서(Searching for Solutions)’라는 방송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폭력으로 점철된 콜롬비아의 황량한 동부 평원 야노쓰에서 주위의 싸움과는 상관없이 여러 해 동안 번성하고 있다는 공동체 가비오따쓰에 대해 듣게 된다. 1994년 2월, 그는 아무것도 자랄 수 없는 척박한 땅 야노쓰를 16시간이나 달린 끝에 가비오따쓰에 도착한다.
가비오따쓰는 주변을 둘러싼 무장 폭력과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가비오따쓰인들은 비싸고 한정적인 석유 대신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무한한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고, 척박한 야노쓰에서도 가능한 수경재배법을 개발하고 채소를 키워 자급자족하고 있었으며, 학교와 병원을 세워 지역 주민들에게 교육의 기회와 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른 풀밖에 없었던 황량한 야노쓰에 소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4천 헥타르의 열대우림을 만들어냈다. 이 열대우림은 가비오따쓰의 가장 큰 성과다. 콜롬비아에서만 10년 동안 60만 헥타르의 숲이 사라졌다. 지구의 허파가 되는 열대우림의 소실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인류의 큰 위협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열대우림은 사라졌던 생태계를 불러들이고 적도의 열기를 막아주었다. 이 모든 일들은 가비오따쓰인들이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만들어간 인내와 노력, 투쟁의 산물이었다. 가비오따쓰의 업적은 환경을 손상시킨 힘이 거꾸로 그것을 회복시키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음을 희망적으로 보여준다.
앨런 와이즈먼은 특유의 간결하고 생생한 문체로 마치 현장을 보고 있는 듯 자연스럽게 사건들을 그려낸다. 그에 의해 완벽하게 묘사된 실제 인물들은 가비오따쓰의 위기와 절망, 환희와 희망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환경친화적인 동시에 창조적이고, 평등하면서도 품위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가비오따쓰인들의 고군분투기는 감동과 각성을 불러일으킨다.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판명된 서구 문명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비오따쓰』는 지속가능한 설레는 미래를 꿈꾸게 하는 역작이다.

“진정한 위기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상상력의 부족이다”-파올로 루가리(가비오따쓰 설립자)

몽상가, 문제아, 창조적 만능인들이 만들어낸 공동체 가비오따쓰

와이즈먼이 보여주는 가비오따쓰에는 빈부격차에 의한 계층도, 직업의 귀천도 없다. 모두들 맡은 일을 하며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가비오따쓰에서 사람들은 자기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하거나 나름대로 일거리를 만들어서 일했다. 도시에서 의사, 교수, 과학자였던 사람들도 있으며, 천민 취급을 받고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던 거리의 아이들, 과이보 인디언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같은 급료를 받았다. 임금은 높지 않았지만 숙소와 음식, 교육, 보건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되었다.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도 최신 태양열 기구를 발명해낸 사람 못지않은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들은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가비오따쓰는 창조적인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태양열을 이용한 발명품들을 자체 개발해내고, 이 기술을 제 3세계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 결과 그들은 적도의 미풍만으로도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풍차, 손가빌 하나의 힘으로도 작동시킬 수 있는 초효율 펌프, 태양열로 작동하는 정화 주전자, 프레온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태양열 냉장고, 태양열 주방, 자연의 바람을 이용해 열대의 뜨거운 기후에서도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게 설계된 병원 등을 발명해냈다. 또한 그들은 공동체 회의를 통해 축구 대회, 음악회, 자연 실습 등을 꾸려가며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가비오따쓰는 주위를 둘러싼 혼탁한 세상과 비교하면 보잘것없어 보일 수도 있다. 단지 비현실적인 이상주의자들의 꿈일 수도,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온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비오따쓰는 어찌할 수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추천평 
  
 가비오따쓰는 인간의 상상력이 만개한 장소이다. 그 곳은 거의 모든 오래된 문제들에 대하여 새로운 해결책이 발견되는 장소이며, 실용주의가 거의 낭만의 차원으로 끌어올려진 장소이다. 이것은 희망으로 가득 찬 책으로서, 환경을 손상시킨 힘이 거꾸로 그것을 회복시키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 뉴욕타임스

당신이 쓰고 있는 역사는 마치 시와도 같군요. 이제 음악으로 작곡하면 되겠소! - 벨리싸리오 베땅꾸르 (콜롬비아 전 대통령)

아무런 재앙이 없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사회?생태적 퇴락을 경고하는 말잔치가 잦아들 즈음, 불현듯 진솔한 희망이 우뚝 솟아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무언가 실질적인 것. 선전도, 이류 과학도, 전문가들만의 낙관주의도 아닌 달콤한 현실주의, 실제적인 진솔한 희망, 정말 기쁜 소식을 상상해 보라. 그게 너무 어렵다면, 픽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사랑스런 이야기를 전하는 책을 상상해 보라. 1960년대를 겪은 좌절한 이상주의의 불운한 산물이 결코 아닌, ‘적정기술’을 구현하고자 하는 태양 민주주의(solar democracy)의 실험, 그리고 총과 코카인으로 갈가리 찢긴 콜롬비아 동부 초원지대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상세히 이야기해 주는 책을 상상해 보라. 만약 저 멀리 어디엔가 우리 관심을 끌 만한 자그마한 무엇이 있다면, 이 책이 바로 그것이다. - 더 네이션

     

황량한 평원서 꽃핀 녹색성장
남윤호의 “책 속에 삶이…”|<가비오따쓰 >

콜롬비아의 가비오따쓰.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곳이라고 한다. 생태 공동체, 친환경 마을의 최전선을 달리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정부군과 반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마약전쟁이 끊이질 않는 나라인 콜롬비아에 이런 마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다. 가비오따쓰는 콜롬비아의 황량한 동부 평원 야노쓰에 자리 잡고 있다.

1971년 루가리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생활 터전을 만들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엔지니어, 과학자들과 함께 세운 마을이다. 이 책은 저자가 황량한 동부 평원에서 공동체 하나가 주위의 싸움과는 관계없이 여러 해 동안 번성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답사에 나서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현지에서 실제 눈으로 보고 주민들과 얘기하며 들은 것을 풀어놓는다. 그런데 그 내용이 놀랍다. 열대 평원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테크놀로지들이 무척 이채롭다.

우선 가비오따쓰는 에너지를 자급자족한다. 이곳의 기술자들은 희미한 태양빛 아래서도 에너지를 그러모을 수 있는 태양열 패널을 고안했다. 이 집열기는 이젠 콜롬비아 대통령 관저와 각지의 아파트,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물을 정화시키는 태양열 주전자도 있다. 가비오따쓰의 생활 여건에 딱 맞는 발명품이다. 흐릿한 콜롬비아의 태영열로도 물을 끓일 수 있다고 한다. 이외에 적도의 미풍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풍차, 척박한 토양에서 먹을거리를 기르는 수경재배법, 아이들의 시소를 이용한 고효율 펌프가 소개돼 있다.

가비오따쓰는 식생활에서도 완전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 주민들은 젖소들을 팔아버리고 토끼, 닭, 물고기를 키우고 있다. 붉은 육고기를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도 안 좋고 자연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육식을 지탱하려면 광활한 목초지가 필요한데 이를 유지하는 것도 현지의 자연환경에는 맞지 않는다고 한다.

먹고 사는 게 해결됐다고 다 끝난 게 아니다. 사람답게 살려면 문화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가비오따쓰는 예술가들을 불러왔다. 안데스대와 제휴해 조각가, 화가, 음악가를 초청해 현지에 살면서 예술 활동을 하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이곳 학교에는 야심 찬 클래식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환경은 "선진국의 심오한 갈망을 건드린 것 같다."는 저자의 표현이 무척 상징적이다. 그렇다고 가비오따쓰가 좋은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유토피아는 아니다. 원래 Utopia는 U(없다)dhk Topia(장소)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 곳'이란 뜻이다. 그래서 가비오따쓰 사람들은 U를 떼내고 스스로 Topia라고 부른다.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황량한 들판, 언제 총알 세례를 받을지 모르는 조마조마한 환경 속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뜻에서 신비로운 비경의 유토피아와는 다르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기비오따쓰가 이념적인 환경운동가, 즉 에코 아나키스트들과는 노선을 달리한다는 점이다.

설립 때부터 콜롬비아 정부는 물론 유엔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가비오따쓰의 창립 멤버들이 이념이나 이상을 좇은 게 아니라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들에게 가비오따쓰는 환경운동 실천의 장이 아니라 생존의 대안을 찾는 곳이었다. 지속성장이란 것도 이념이나 구호가 아니라 현실적인 프로젝트였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내세운 녹색성장이란 것도 너무 거창하게 볼 필요가 없다. 가비오따쓰처럼 풀뿌리 단계에서 먹혀 드는 프로젝트라야 장기적인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앨런 와이즈먼은 <인간 없는 세상>으로 유명한 작가다.

남윤호 (필자는 중앙일보 금융팀장이다) Forbeskorea Magazine 2008 12호 (2008.11.23)

     

     

"They always put social experiments in the easiest, most fertile places. We wanted the hardest place. We figured if we could do it here, we could do it anywhere." -Paolo Lugari  "The only deserts are deserts of the imagination. Gaviotas is an oasis of imagination." -Paolo Lugari

In 1965, when Paolo Lugari first glimpsed the Orinocan llanos—nearly barren lands in the eastern part of Colombia—he began to have visions of the kind of society that could develop there. He had a hunch that someday the world would become so crowded that humans would have to learn to live in the planet's least desirable areas. In South America alone, there were 250 million hectares of fairly empty, well-drained savannas like the llanos. He was convinced that one day they would be the only place to put bursting human populations. He felt that the llanos were a perfect setting to design an ideal civilization for the planet's fastest-filling region: the tropics.

"Gaviotas is a sum of random occurrences born out of chaos. It's a place where chance can incubate, where cooperation replaces competition." -Paolo Lugari

     

Gaviotas engineers have been designing implements of sustainable technology for many years. They refuse to patent their inventions, believing that the importance of making sustainable technology available far exceeds the temptation of profit. The sleeve pump, solar kitchen, and solar kettle comprise only three examples of their collective ingenuity.

Water Technology

"Civilization has been a permanent dialogue between human beings and water." -Paolo Lugari

Sleeve Pumps

From soil studies undertaken the year after he founded Gaviotas, Lugari had learned that the region of the llanos was like a gigantic mattress suspended above a huge underground reservoir of clean, sand-filtered runoff water from the Andes. Nevertheless, eighty percent of the maladies suffered by llaneros and local indígenas were caused by water contamination near the surface. The first important task was to get at the pure water below.

Alonso Gutiérrez, one of the mechanical engineers at Gaviotas, found the solution when he was thinking about the inherent problems of piston-driven water pumps. one problem, for example, was the seal created by the water against the sides of the sleeve. To move a piston in a piston-driven water pump in order to make the enclosed water rise, you spent energy lifting it against the pressure of that seal, as well as against the weight of both the water and of the rod and piston. Instead of wasting energy by lifting a heavy piston, why not leave the piston in place within a lightweight plastic sleeve, and lift the sleeve instead? During the dry season the water table in the llanos usually dropped below the limit of conventional hand pumps, leaving disease-ridden surface streams as the only water source. But because Gutiérrez's sleeve pump didn't require applying force against atmospheric pressure, he was certain that it could pump water from a much deeper well. The sleeve would be so light that even a small child could work the pump.

When Luis Robles, another engineer, was explaining the concept of a pump handle to some children at the Gaviotas school, one of them observed that it was similar to half a seesaw. Robles then built a seesaw and attached it to a sleeve pump outside the kindergarten so that when children played on the seesaw, they also pumped water for the school. In the late 1980s, Gaviotans brought their sleeve pumps and other appropriate technology to more than 600 villages as part of the Colombian government's Agua Para Todos (Water for Everyone) program.

     

 Solar Energy

"With more people using more oil than ever, [petroleum] won't last forever. . . . Not everyone can afford an oil well: they're in just a few places. But everyone has a sunshine well. Someday they'll have to go to it." - Mario Calderón

Solar Kitchen

During the 1980s, Gaviotas designed and built a new hospital to serve Gaviotans and people in surrounding villages. They used solar technology and adapted various techniques in order to make the hospital energy- and self-sufficient. The engineers decided to circulate solar-heated, low-viscosity cottonseed oil around the pressure cookers in the kitchen because oil presented fewer problems than water in maintaining the necessary high temperatures.

As sunlight super-heated the oil, a heat siphon sucked it into a holding tank. At the flip of a toggle switch, a forty-watt micro-pump, run on batteries charged by photovoltaic cells, forced the hot cottonseed oil through coils that looped around six stainless-steel pressure cookers, then back up to the roof to re-heat. Insulation in the roof-top oil tank kept the closed system hot enough to operate twenty-four hours a day, and there was adequate charge left in the battery bank to illuminate the hospital all night with compact fluorescent bulbs, designed to operate on twelve-volt direct current.

     

Solar Kettle

Gaviotas engineers also designed a solar kettle for the hospital. According to engineer Jaime Dávila, "the principle begins with an old country custom: boil water one day to drink the next, after it cools."

Dávila's goal was an inexpensive solar-operated system that would give unlimited boiled drinking water, already cooled to room temperature, straight from a tap any time of day. Furthermore, the device had to work under cloudy skies. Using an oxidized copper formula already developed, Gaviotas solar collectors already heated water to 120 degrees Fahrenheit under diffused light. Increasing their normal operating temperature just 10 percent would eliminate many unwanted microbes. From there, the Gaviotas engineers calculated that they would need to raise the water to full boiling temperature for at least two minutes to kill all pathogens.

They accomplished this with a very efficient heat exchanger. As untreated water was pumped into the solar panel, it traveled through one chamber of a double copper pipe. At the same time, water that was already boiled was flowing in the opposite direction through the pipe's other chamber, toward a reservoir tank connected to the tap. When the hot and cold water passed each other with just a thin copper membrane between them, the boiled water cooled down and the "raw" water warmed up—the heat exchange. once inside the solar panel, the untreated—but now preheated—water's temperature rose quickly; from there, it only needed a little push from direct sunlight to boil.   Whenever a burst of sunshine brought the temperature to boiling, pressure forced the steam that formed through a one-way valve into an upper tank. From there, it condensed back into water, which flowed down through the heat exchanger to the faucet tap. Using a one-meter-square solar collector as its heat source, the kettle needed only one minute of direct sunlight to make water start to boil and pass through the one-way heat valve. Because the upper tank couldn't fill unless direct sunlight actually pushed purified water vapor through the valve, any water reaching the tap was always trustworthy. The storage capacity was great enough that, even allowing for days when the sun never broke through, the kettle delivered about eight gallons daily of pure drinking water—more than enough for an average family—only two degrees warmer than when it left the ground.

     

Gaviotas: A Village to Reinvent the World

Publisher: Chelsea Green Publishing Company (May 1998)

     

Gaviotas: A Village to Reinvent the World--10th Anniversary Edition

Publisher: Chelsea Green Publishing; 10th anniversary edition (September 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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