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들이 1996년에 발표한 대중가요 <사랑의 이삭줍기 1> 에 이어 두 번째로 발표한 대중가요 음반이다. 청소년에서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고운 선율과 경쾌한 노래 12곡이 청아한 음성으로 실려 있는 이 음반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 실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노래 '이등병의 편지'의 작곡가 겸 가수로 활동중인 김현성씨가 음반 프로듀싱을 맡았다. '행복한 과일가게'는 소설가 이명랑씨의 수필집「행복한 과일가게」에서 영감을 받은 김현성씨가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각각의 과일처럼 저마다 특유하게 맛과 향을 가지고 있음을, 그래서 그 고유한 맛과 향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곡한 곡이다. '아침이슬'의 작곡가 김민기씨의 동화 같은 노래 '백구',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로 널리 알려진 '직녀에게'의 작곡가 박문옥씨가 5·18 진혼가로 만든 '목련이 진들', 2002년 탄생 100주년을 맞는 정지용 시인의 '고향'에 곡을 붙여 잃어가는 고향의 아쉬움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담아낸 '고향'은 박인수·이동원이 부른 '향수'의 맥을 이어 정지용 시인의 시를 또 다른 느낌으로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누구나 겪어봄직한 첫사랑의 그리움을 담은 안도현 시인의 '냉이꽃이 피었다' 와 삶의 희망을 꿋꿋하게 지켜가자는 희망가 '내 마음의 홀씨',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은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서정성이 깃든 노래이다. 여름밤의 풀벌레 소리와 해금, 구음 소리가 돋보이는 '여름밤'은 고단한 농촌의 모습을 담았으면서도 전원을 거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쏟아지는 많은 문화의 매체들은 실상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업적인 발상 외에 무엇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맑은 대중가요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행복한 과일가게>는 노래가 지니고 있는 본래의 서정성과 선율을 찾으려 노력했다. 컴퓨터의 합성음향이 아닌 자연의 소리를 담으려 애썼고, 사람과 자연의 마주보기를 권장하며 일상을 여유롭게 가꾸어가기를 촉구하고 있다. 맑은 대중문화를 가꾸고자 하는 수도자들의 사랑과 노력이 깃든 <행복한 과일가게> 가 세상에 한줄기 평화와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다.
희망과 행복의 노래 씨앗을 뿌리는 수녀들 성바오로딸 수녀회
달콤하고 새콤한 과일처럼 사람들의 마음에 행복을 안겨주는 노래. 가장 맑은 영혼의 밑바닥에서 두레박질해 길러낸 노래. 성바오로딸수녀회 수녀들의 노래를 수록한 '행복한 과일 가게'라는 음반을 들으면 각박한 세상사에 지친 마음을 위무하는 따사로운 햇빛 한 줄기를 만난 듯 평화로워지고 유순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타이틀 곡은 영화 'JSA 공동경비구역'에 실린 '이등병의 편지' 작곡가인 김현성 씨가 소설가 이명랑 씨의 수필집을 읽고 노래 독후감 격으로 만든 곡. 그는 5년 전인 1996년 '맑은 노래 만들기' 운동의 일환으로, 시를 가사로 한 경쾌하고 고운 선율의 노래를 만들었다. 그리고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목소리를 찾다가 성바오로딸수녀회 소속 수녀들의 청아한 목소리에 의해 ‘사랑의 이삭 줍기’라는 음반이 만들어졌다. '행복한 과일 가게'는 「사랑의 이삭 줍기」 두 번째 음반으로 여기에 실린 12곡의 맑은 시 노래를 부른 수녀는 모두 6명. "우리가 하는 일이 매스미디어를 통한 복음 선교라 이 일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성가대 활동을 하는 분들이 주축을 이루었지만 대중 가요라는 점에서 포크 음악의 음색을 지닌 분들도 참여했지요."라는 황문교젬마 수녀는 평소 수녀원 내에서 음반 기획 일을 맡고 있다. 이들은 재소자나 소외 지역 주민 등 문화적 혜택을 못 받는 이들에게 문화의 향기를 전해주는 활동인 물방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 방울 물이 흘러내려 마른 대지를 적시듯 좋은 노래와 책 등을 보급해 사랑을 전파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이번 작업에 참여한 이들은 수도 생활과 봉사 활동 틈틈이 시간을 쪼개 노래 연습을 했다. 보통 때는 수녀원 주방 일부터 예비 수녀의 교육, 출판물 제작과 홍보 일 등 각자 맡은 일을 하다가 음반 작업을 할 때는 여느 가수들처럼 혼신을 다해 목소리를 모았다. 노래와 더불어 기타, 드럼, 바이올린, 피아노, 탬버린 등 악기도 연주하며 하루 서너 시간씩 맹연습을 했다. 이렇게 하여 세상에 나온 노래는 한결같이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봄비처럼 촉촉하게 다가온다.
최영애크리스티나 수녀는 그 글들을 보면서 요즘 아무리 강한 비트와 속사포 같은 랩이 유행한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심금을 울리는 좋은 노래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자신들의 노래에 대한 반응을 여기저기에서 확인하게 되면 노래가 얼마나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것인지 더욱 깨닫게 된다고.
황문교젬마 수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하나. "대구의 한 병원 로비에서 음반과 도서를 전시 판매하는 선교 활동에 나갔을 때였어요. 그때가 「사랑의 이삭 줍기」 1집을 낸 지 3년쯤 지났을 때였는데, 어떤 초췌해 보이는 아저씨가 약 봉지를 들고 지나가시다 되돌아오셔서는 자기 삐삐에 전송된 음악이 무엇인지 들어달라고 부탁하시지 않겠어요? 알고 보니 폐암 환자이셨는데, 누군가 좋은 노래라며 메시지 전송을 해왔다는 거였어요. 공중 전화에 가서 확인해보니 바로 제가 부른 노래더라구요. 그분께 우리가 파는 음반에 수록된 곡이라고 하니 너무 즐거워하며 사 가지고 가셨는데, 그때 참 노래 부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기성 가수들보다 부족한 점이 있어도, 노래 속에 깃든 의미를 되살려 내려는 마음이 듣는 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짐으로써 더욱 풋풋한 감동을 주는 게 이들 수녀들의 노래일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주 무대에 선다. 호주제 폐지 운동과 관련해 국회 앞에서 열리는 공연에도, 청소년들을 유해 환경에서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열리는 공연에도 자신들의 노래를 통해 누군가 힘겨운 삶을 사는 이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여겨지면 마다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사회 문제에 동참해 세상을 바꾸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자신들이 더 진지하게 투신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늘 모색한다. 그런 의미에서 음반 수익금은 생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벽지 등 소외 지역의 척박한 문화를 일구는 쌈지돈으로, 또 더 좋은 매체를 만드는 데 전액 재투자된다. “평소 공장 지역 등지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메말라 있다는 걸 느낍니다. 그 마음의 갈증을 풀어주는 문화 매체를 통해 함께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자 합니다”라는 홍은영조반나 수녀의 말처럼 이들은 모든 이의 마음에 사랑과 평화가 자리하기를 기도하며 노래한다. 시와 음악으로 세상에 한 줄기 평화를 이룬다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은 오늘도 작은 한 톨 희망의 노래 씨앗을 뿌린다.
「사랑의 이삭 줍기」 음반 구입처 : 전국 바오로딸, 성바오로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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