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협주곡 총설 쇼팽은 피아노 협주곡을 두 곡 작곡했는데, 그 곡들은 작품의 연대와는 반대로 순서가 뒤바뀌어 출판되었다. 현재 '2번 바 단조' 작품 21로 알려져 있는 곡은 1829년에 작곡되어 1836년에 출판되었으며, 그 곡보다 작품 번호가 빠른 '1번 마 단조' 작품 11은 '바 단조'의 이듬해인 1830년에 작곡되어 1833년에 출판되었다. 두 곡 모두 쇼팽의 청년 시절, 즉 고국 폴란드에 있을 때 창작된 것이어서 후년의 원숙기 작풍에서 보이는 내용의 깊이와 작곡 기법의 변화 및 완벽성이 부족하다는 흠이 있다. 그러나 청년기 특유의 깊이 있는 정서, 신선한 감각, 표현의 다양함과 현란함 등 후기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 엿보인다. 더구나 이것을 19~20세 청년의 창작물이라고 생각해보면, 우리는 거기에 번뜩이고 있는 하늘이 준 재능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 협주곡들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평이다. 따라서 훗날 많은 사람들이 관현악 파트에 손을 가했는데, 그중에서도 '바 단조'에 대한 클린드워드(Karl Klindworth, 1830~1916), '마 단조'에 대한 타우지히(Karl Tausig, 1841~1871)의 개정이 유명하다. 협주곡 전체의 양식에 후멜(Hummel)을 비롯한 당시의 비르투오소 양식의 영향이 배어 있는 것도 놓칠 수 없다. 작곡 : 1830년 초연 : 1830년 10월11일, 바르샤바 국립극장에서 쇼팽 자신의 독주로 이루어짐 출판 : 1833년너 헌정 : 프리드리히 칼크브레 편성 : 독주 피아노, 플루트2, 오보에2, 클라리넷2, 바순2, 호른4, 트럼펫2, 트롬본, 팀파니, 현약5부 연주시간 : 약40분 槪說 협주곡 1번 마 단조는 1830년 4월에 착수되어, 고국 폴란드와 작별하기 얼마 전인 8월에 완성되었다. 쇼팽은 바르샤바에서 친구 티투스 보이체호프스키 (art : 이 티투스는 쇼팽과는 아주 단짝인 친구로 쇼팽이 훗날 프랑스에서 여생을 보낼 때도 늘 이 친구에게 편지를 계속 썼다고 한다) 에게 보낸 같은해 5월15일자 편지에서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새 협주곡의 아다지오는 마 장조야. 이 작품에서는 강렬한 같은 것을 추구하려고 하지는 않았어. 오히려 낭만적이고 조용하며, 반쯤 우울한 마음으로 즐거웠던 무수한 추억들을 상기시키는 장소를 바라보는 듯한 인상을 일으키게 하려고 했어. 예를 들면, 아름다운 봄의 달빛이 어려 있는 밤처럼."
이렇게 쓴 배경에는 '바 단조 협주곡'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콘스탄치아 그와트코프스카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두 번째 협주곡이어서 쇼팽의 서법은 한층 활달해져 있는데, 같은 해 9월22일자 편지에는 "이 곡을 연주해 보면 내가 피아노를 전혀 몰랐던 때와 똑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 느껴져. 정말 너무나 참신한 곡이라, 잘 연주하지도 못하고 끝나 버릴지 않을까 걱정이야." 라고까지 쓰고 있다. 이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곡에는 앞서 작곡된 '바 단조'보다 훨씬 새로운 연주 테크닉이 개척되어 있다. 이 작품은 파리에 갓 진출했을 무렵 쇼팽을 도와준 유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정통파 피아노 교사였던 칼크브레너(F. Karlkbrenner, 1785~1849)에게 헌정되었다. 1830년 9월에 비공개적으로 선을 보인 후, 공식적인 초연은 10월11일 바르샤바 국립극장에서 개최된 쇼팽의 고별 연주회에서 이루어졌는데, 쇼팽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 이 연주회에서는 그의 첫사랑이자 음악학교 출신의 젊은 소프라노 콘스탄치아 그와트코프스카도 독창곡을 노래했다. 그 때문에 쇼팽은 대단히 긴장하고 무대에 섰던 것 같다. 다음 날 티투스에게 당시의 모습을 보고하며 이렇게 쓰고 있다.
"어제의 내 연주회는 대성공이었어. …전혀 두렵지 않았기 때문에 마치 혼자 있는 것처럼 연주했지. …그와트코프스카는 흰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장미꽃을 꽂고 있었는데 너무 잘 어울렸어. 그녀는 로시니의 카바티나 ''모든 것을 원망해(Tutto detesto) 부분을 아주 낮은 음까지 멋지게 불러, 치에린스키가 그것만으로도 천금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였어."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쇼팽의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타우지히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손을 가했다. 그러나 피아노 부분은 소박한 오리지널 쪽이 피아노 파트를 훨씬 잘 살리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원곡대로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름다운 이웃은 참마음 참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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