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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Concerto Top10 - 1.모짜르트 피협 20번 K.466 | 音香 클래식

리차드 강 2014. 12. 5. 21:03

Piano Concerto Top 10 - 1.모짜르트 피협 20번 K.466

   

모차르트 - 피아노 협주곡 KV466  D minor

Piano Concerto No. 20 in D minor, K. 466

Wolfgang Amadeus Mozart 1756 - 1791

I. Allegro - II. Romance - III. Allegro assai

Martha Argerich, piano

 

Alexandre Rabinovitch, conductor

Padova e del Veneto Orchestra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은, (어쩌면 그의 모든 작품세계가) 필자에게 ‘아이러니’ 그 자체로 다가온다. 너무도 불운했던 운명속에 자신을 던져 짧은 생을 살아야 했지만 그의 작품은 어디에나 아름다운 노래와 기쁨이 넘친다. 또 다분히 경박한 기질을 지녔지만 누구보다도 품위있고 고상한 기품은 그의 유산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경이와 과거 살리에리가 느꼈을 법한 질투를 느끼게 된다면 너무 과장일까. 중요한 사실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라는 작곡가가 당시의 거대한 음악 조류 속에서 홀홀단신 외로운 항거를 펼치며 진지한 작품생활을 해나갔던 서양음악사 최고의 혁신가 였다는데 있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 라단조 역시 그의 진보적인 기법과 사상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하겠다. 당시의 작곡가들은 홀로 독주악기와 지휘를 담당하는 협주곡들을 양산하였는데 대개 이런 곡들은 솔로의 비로투오시티와 화려함만을 강조하기 위해 지나치게 피아노 파트가 강조되어 있다든지 관현악 파트가 너무 단조롭다든지 하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또 청중들의 취향을 고려해 단조의 조성을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모차르트는 지금까지 자신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d minor 라는 무거운 조성을 택해 고전파 최고의 협주곡중 하나인 이 작품을 써내기에 이른다. 확실히 이 협주곡은 18세기말 빈의 ‘놀라기 잘하는’ 귀족들을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 곡을 들으면서 우리는 인간본성의 어두운 면을 꿰뚫는 천재 모차르트의 혜안에 두려움마저 느끼게 되고 30분 남짓되는 이 가벼운 협주곡의 무게를 새삼 실감한다.

 

 

그런가 하면 이 작품은 모든 피아니스트들로 하여금 앞서 언급했던 여러 가지 모순점에 끝없이 부딪히게하는 난곡으로도 유명한데 언뜻 간단해 보이는 텍스츄어안에 수많은 음악적 정보가 ‘농축’ 되어 있어서 곡의 본질에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 모차르트 작품의 테크닉적인 면이 다른 작곡가들에 비해 대단치 않다고 한다면 커다란 잘못을 범하는 것이 되겠거니와 권위있는 국제콩쿨에서 지정곡으로 곧잘 채택되는 이 작품의 난이도는 후기낭만파의 대곡들에 맞서 결코 밀리지 않는 것이라고 하겠다.

제1악장은 긴박함과 동시에 어느정도 극적인 정서도 갖고 있으며 아마도 모든 단조를 통털어 가장 음산하고 어두운 조성인 d단조를 택한 효과를 잘 나타내고 있다. 후반부에 나타난 질질 끄는 듯한 싱코페이션과 베토벤이 만든 커덴차(두 천재의 영감이 부딪쳐 정말로 멋진 스파크가 커덴차 전체에 흐르고 있다) 가 특히 인상적이다. 그 맑고 티없는 순수함으로 인해 제2악장의 뒷머리는 어린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을 동원하는 배경음악으로 자주 쓰이고 있다(영화 ‘아마데우스’ 의 엔딩 크레딧 부분에서도 등장한다) 중간부에는 단조의 다소 격정적인 감정도 등장하지만 처음에 제시된 독주 피아노의 평화로움 모두 녹아버리고 사라지는 듯하다.제3악장은 흔히 교향곡 제40번의 마지막 악장과 비교된다. 소위 ‘질주하는 슬픔’ 이라고 하겠는데 과연 비극적인 정서는 경쾌하고 빠른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걷히지 않는다.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풀류트, 오보에, 파곳 등이 F장조의 선율을 노래하는데 곧이어 피아노가 이를 받아 점차 어두운 안개를 헤쳐나가며 모차르트 다운 화려함으로 곡을 끝마치고 있다.

월간객석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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