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비제: 아를르의 여인 제 2모음곡 - Marc Minkowski, cond (2008 Naïve)

리차드 강 2015. 4. 27. 22:54

L'Arlesienne Suites No.2


비제 아를르의 여인 제 2모음곡

Georges Bizet, 1838-1875

3. Minuetto - 1, 2, 4 순으로 전곡 연주

Marc Minkowski - Les Musiciens du Louvre

프랑스 문호 도데의 희곡<아를르의 여인>에 삽입된 27곡의 극음악으로 후에 27곡중 4곡을 발췌해서 관현악용으로 편곡하여 널리 알려졌다. 이것이 <제1모음곡>이며, 그 뒤 다시 4곡을 발췌하여 편곡한 것이 <제2모음곡>이다. 특히 희극 제3막 2장 중에 연주되는 “메뉴엣”은 플룻 독주로 청아하게 테마로 소개한 뒤 다소 거친 중간부를 두고 FLUTE은 하프의 오틀리카토를 얻어 아름답게 끝난다.

 


 

L'Arlesienne Suites

불란서 남부의 지방색이 물씬 풍기는 목가풍의 음악이, 하프와 현의 피치카토 반주를 받으며 풀룻, 오보에, 새스폰 등의 매혹적인 멜로디를 자아낸다. [아를르의 여인 ; L'Arlesienne]은 알퐁소 도데의 희곡 상연 때 부수음악(附隨音樂)으로 작곡한 곡이다. '아를르'라는 거리는 이탈리아에 인접한 불란서 남부의 프로방스 지방에 있다. 아름다운 로느 강 가에 자리잡은 아를르는 유서 깊은 고도(古都)이며, 로마시대에 만든 원형 야외 경기장은 이 고장의 명소로 널리 소문 나 있다. 또한 불란서의 민요'아비뇽의 다리 위에서'의 아비뇽은 아를르로부터 얼마 안 떨어진 상류에 있다. 도데의 희곡 "아를르의 여인"의 무대가 된 곳이 이 일대이다.

 

Arles - Starry Night Over the Rhone - Vincent van Gogh, 1888

Oil on canvas - 72.5 × 92 cm -Musée d'Orsay, Paris

'아를르의 여인' 줄거리를 보면, 프로방스 지방을 흐르는 로느 강, 그 하류에 아를르 거리가 있다. 이 거리에서 멀지 않은 농촌 까마르그에는 마마이라는 부유한 농가가 있다. 그 농가의 아들 후레데리가 아를르 거리의 소문이 좋지 않은 한 미모의 여인에게 반해 결혼하고 싶어하나 온 집안이 들고 일어나 반대한다. 그리고 서로 잘 아는 이웃마을의 비비에트와 결혼을 종용한다. 후레데리도 그만 단념을 하고 가족이 원하는 결혼을 하려고 마음먹을 즈음, 아를르의 여인이 양치기 청년과 정분이 나서 멀리 도망쳤다는 소문을 듣는다. 절망한 후레데리는 마을 사람들 열광하는 성 에로와 축제를 외면한 채, 높은 헛간 위 창문으로 올라가 돌 바닥 길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비제가 이 극을 위해 작곡한 음악은 전27곡이며, 그 가운데 6 곡은 혼성 합창이 붙어있다. 극의 초연은 실패 했지만 비제는 마음에 드는4곡을 가려내어 대편성 연주회용 조곡으로 편곡 그 해 11월10일 빠리의 빠드뢰 연주회에서 발표했다. 그것이 제1조곡이다. 비제가 죽고 4년 뒤 그의 친구이며 빠리 음악원 작곡과 교수였던 '어르네스트 기요'가 비제의 작풍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조금도 손상하지 않고 제 2 조곡을 완성했다.

1872년 비제는 카르발로(당시 보드빌극장의 지배인)의 권고로 프랑스의 문호 도데(Alphonse Daudet ; 1840 - 1897)의 희곡 <아를르의 여인>의 극중 음악으로 27곡의 관현악곡을 작곡했다. 이 극은 동년 10월 1일 파리의 보드빌극장에서 초연되었으나, 평이 좋지 않아 15회의 상연으로 막을 내렸다. 비제는 이 극중 음악에서 4곡을 골라 대관현악용으로 편곡하여 극이 초연된 얼마 후인 11월 10일 파리의 파들루 연주회에서 발표하여 호평을 받았다. 비제가 선곡한 4곡은 현재 '제 1 모음곡'으로 불리워지고, 비제가 죽은 후 친구이며 파리 국립 음악원 작곡학 교수인 기로(Ernest Guiraud ; 1837 - 1892)가 편곡한 4곡은 '제 2 모음곡'으로 불리워진다. 두 모음곡은 세계 각국의 연주회 주요 곡목으로 연주되고 있으며, 아름다움과 서정성이 넘치는 걸작으로 비제의 명작인 <카르멘>의 음악과 함께 불멸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극으로 상연될 경우에는 원작 그대로 27곡의 극중 음악에 합창이 붙어 상연되고 있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아를레인이라는 작은 도시에 인접한 「카마르그」라는 시골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랑을 주제로 한 3막짜리 극으로 이 아를레인의 여인은 극 중의 주요한 인물이지만 무대에는 등장하지 않은 배후의 인물이다.

희곡의 줄거리를 살펴 보면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프로방스 지방 어느 작은 고을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부자 청년 프레디는 이 고을의 처녀 아를을 사랑하지만 프레디의 집안에서 반대는 완강하다. 여기에 목장지기 미티피오가 나타나 아를이 자신의 연인임을 주장한다. 한편 어렸을 때부터 프레디를 좋아했던 비베트라는 소녀는 프레디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이 두 사람은 결혼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결혼 전날 밤 우아한 자태를 뽑내며 춤을 추는 아를의 모습을 본 프레디는 갈등을 하게 되며 마침내는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고 만다.'

프랑스 문호 도데의 희곡<아를르의 여인>에 삽입된 27곡의 극음악으로 후에 27곡 중 4곡을 발췌해서 관현악용으로 편곡하여 널리 알려졌다. 이것이 <제1모음곡>이며, 그 뒤 다시 4곡을 발췌하여 편곡한 것이 <제2모음곡>이다.

 

 

L'Arlesienne Suites No.2

작품구성 및 설명

1. Pastorale in A major, Andante Sosutenutto assai - Andantino

전원곡(목가, Pastorale) : 제 2 막의 개막전 음악이며 바카레스 호반 장면의 혼성 합창 등을 이어 엮은 것이다. 곡은 세 부분으로 되어있다. 제 1부는 안단테 소수테누토 아싸이, A 장조, 4분의4박자, 먼저 장중하고 힘찬 선율로 시작된다. 중간부는 안단티노, 4분의3박자이며 프로방스 큰 북을 추가한 이 지방 특유의 리듬을 타고 풀룻과 클라리넷이 유니즌으로 경쾌한 선율을 연주한다. 끝은 서두 부분의 되풀이이다.

제3부는 제1부의 규모를 축소시킨 재현부이다. 본래의 희극에서는 제1부 음악이 제2막 개막 전에 연주된다. 비베트와 아를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프레디, 그러나 그는 마침내 비베트와 결혼할 것을 결심하게 된다.

 

2. Intermezzo in C major, Andante Moderato con Moto

간주곡(Intermezzo) : 제 2 막 제 1 장과 제 2 장 사이에 연주하는 곡이다. 제 2 조곡에서 비제의 원곡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은 이 곡 뿐이다. 안단테 모데라토 콘 모토, C 장조, 4분의4박자, 사색하는 듯한 엄숙한 느낌의 가락이 흐르고 난 후에 알레그로 모데라토의 중간부로 들어간다. 색스폰으로 연주하는 기도와도 같은 무게 있는 선율이다. 훗날 라틴어 가사를 붙여 '신의 어린양' 이라는 종교곡을 만들었다.

희극에서는 제2막의 1장과 2장 사이에 나오는 곡으로 애수를 띤 주선율이 색소폰에 의해 명상적으로 연주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잊어야 한다는 것이 못내 가슴 아프다.

 

3. Menuet in E flat major , Andantino Allegretto

메뉴엣 : 오페라' 아름다운 빼르뜨의 딸' 의 제 3 막에서 전용한 곡이며 안단티노 알레그레또, E 플랫 장조, 4분의 3 박자. 하프의 반주를 타고 풀룻 독주를 시작한다. 차츰 다른 악기를 추가하며 진행 하다가 이윽고 다시 풀룻과 하프만으로 조용히 끝난다. 풀룻의 가락이 너무 아름다워 오늘날 독주곡으로도 곧잘 연주된다.

본래의 희곡에서는 이 곡이 없었지만 기로가 비제의 '아름다운 퍼드의 아가씨'중에서 발췌하여 이 모음곡에 넣은 것이다. 희극 제3막 2장 중에 연주되는 유명한 미뉴에트로 플루트와 하프의 연주가 아름답다. 플루트 연주 레퍼토리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

 

4. Farandole

in D minor, Allegro dechisso, D major Allegro vivo e dechisso

파랑돌(Farandole) : 민요 '세 임금님의 행진'과 파랑돌(프로방스 지방 농민의 춤곡)을 한데 엮은 곡이다. 알레그로 데치소, D 단조, 4분의 4박자. 전 합주로 힘차게 '세 임금님의 행진'을 연주하지만 제 1 조곡 때보다 성격이 밝고 위세 당당하다. 카논풍으로 발전되다가 다음의 알레그로 비보 애 데치소, D 장조, 4분의 2 박자로 옮겨간다. 여기서 부터는 파랑돌이며 프로방스 큰 북이 리듬을 새겨 나가고 그 위로 풀룻과 클라리넷의 뜨거운 선율이 흐른다. 그리고 차츰 거친 흥분이 고조된다. 끝은 파랑돌과 '세 임금님의 행진'이 겹치면서 열광적인 클라이막스를 이룩한다.

희극 제3막에서 파랑돌 무곡에 맞추어 춤을 추는 마을 사람들과 민요 합창 '세 임금의 행렬'을 조합해서 관현악으로 편곡한 것이다. 투티로 힘있게 '세 임금의 행렬'의 테마가 나타난 후 카논 풍의 전개를 한다. 파랑돌 테마가 D장조 2/4박자로 큰북의 리듬위로 나타나면서 이 2개의 테마가 찬란한 절정을 이룬다. 비베트와 결혼을 결심하고 약혼 축제까지 하게 되지만 결혼 전날 아를과 미티피오의 다정스런 모습을 보는 순간 옛 정이 되살아나 그를 질투한 나머지 창고의 창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고 만다.

 

비제 아를르의 여인

이하 출처 : 네이버 오늘의 클래식

프로방스! 프랑스의 남동부 일대, 즉 론 강 하류에서 알프스 산맥에 이르는 지방을 일컫는 명칭이다. 그러나 느낌표를 사용한 데서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내가 이 지명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은 그러한 사전상의 정의를 넘어선 것이다. 이 지명을 떠올리는 순간, 나는 언제나 그곳에 가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곤 한다. 이 충동은 너무나 강렬한 것이어서 거의 고통스럽기까지 하지만, 한편으론 무척 감미로운 것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곳에 대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미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자 하는 열망이 이런 충동을 낳은 것이리라.

영화 [마르셀의 여름]에는 프로방스의 풍경이 아름답게 등장한다. 꼬마 마르셀이 여름을 보내기 위해 찾아갔던 프로방스…. 문학 작품을 통해 막연하게 알고 있던 그 지방의 풍광은, 비록 좁은 화면 속에서였지만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울창한 수목과 황량한 돌산이 어우러진, 그 곳에 내리쬐는 햇볕만큼이나 강렬한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풍경…. 그 풍경은 영화 줄거리 자체보다도 더 인상적이었다. 그러한 자연 속에 나고 자란 이들은 아마도 소박하면서도 정열적인 사람들이리라. 알퐁스 도데의 희곡 [아를의 여인](‘아를르의 여인’이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잘못된 명칭이다)에 나오는 여인이 그랬듯이 말이다.

 

남프랑스 아를의 추수 장면을 그린 반 고흐의 [추수]

 

알퐁스 도데의 희곡을 구원한 비제의 음악

도데의 작품 가운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마지막 수업]과 [별]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다른 작품들까지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아를의 여인]만 해도 비제가 음악을 붙임으로써 구원해 주지 않았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덜 알려졌을 것이다. 음악 얘기를 하기 전에, 도데의 원작이 우리나라에 그리 잘 알려져 있지는 않은 만큼 이에 대해 대강 설명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3막 5장으로 되어 있으며(5막으로 보기도 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아를 인근의 남프랑스 농가에 사는 청년 프레데리는 아를의 투우장에서 한 여인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보수적인 집안 어른들은 여인의 과거가 불순하다는 이유로 둘의 결합에 반대한다. 고민에 빠진 프레데리는 결국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던 비베트와 약혼한다. 결혼식 전날 밤에 프레데리의 집 뜰에서 축하 잔치가 벌어지는데, 여기서 잔치에 초대받아 온 아를의 여인이 춤추는 장면(실제 희곡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을 목격한 프레데리는 결국 일깨워진 고뇌에 괴로워하다 2층 창문에서 투신자살하고 만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책으로 읽을 수도 있다. 다만 희곡 버전은 국내에 번역된 것이 없고, 같은 제목의 단편으로만 구할 수 있다. 도데가 희곡으로 개작하기 몇 년 전에 쓴 단편에는 주인공 이름이 프레데리가 아니라 장으로 되어 있는 등 몇 가지 사소한 차이가 있기는 하나 내용은 동일하다.

두 개의 모음곡으로 구성된 비제의 성공적 작품

도데의 희곡은 발표된 바로 그 해인 1872년에 비제의 부수음악을 곁들여 상연되었다. 비제가 당시 창작력의 절정기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희곡과 음악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곳에서 상반되게 기술하고 있으나, 엄밀히 말하자면 둘 다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 연극은 21회에 걸쳐 공연된 뒤 그대로 묻혀 버렸고, 비제의 음악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아기자기하다’는 등 평가가 좋지 그리 않았다. 오늘날에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자신의 작품이 지닌 진가를 알고 있었던 비제는 곧장 27곡에 달하는 원곡에서 일부를 추려내 편집하고 합창과 소규모의 극장 오케스트라용이었던 원래의 편성을 대규모의 정규 관현악용으로 고쳐 네 곡으로 이루어진 모음곡으로 개작했다.

이렇게 탄생한 [아를의 여인 모음곡](현재는 1모음곡이라고 한다)은 처음부터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비제 사후 4년 뒤에는 작곡가의 친구이자 파리 음악원 교수인 에르네스트 귀로(그는 비제의 [카르멘]에 레치타티보를 붙이고 오펜바흐의 유작 [호프만의 이야기]를 보필해 완성하기도 했다)가 다시 [2모음곡]을 만들어냈으며, 이 모음곡 역시 오늘날에는 1모음곡과 대등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원곡이 27곡이라고 하지만 악상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모두 소개할 필요는 없을 듯하며, 모음곡 버전을 기준으로 각 곡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제 1모음곡

1. 전주곡
알레그로, C단조 4/4박자. 부수음악에서는 개막 전에 연주된다. 프로방스 지방 민요 ‘세 왕의 행진’(여기서 ‘세 왕’은 성서에 나오는 동방박사들을 가리킨다) 선율이 현과 목관으로 힘차게 제시된 다음 네 반복된다. A♭장조인 중간부에는 프레데리의 백치 동생을 상징하는 색소폰(당시에는 정규 관현악곡에 이 악기가 사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비제의 진취성을 엿보게 하는 관현악법이다)의 구슬픈 가락이 나와 여섯 번 되풀이된다. 마지막에는 바이올린이 프레데리의 고뇌를 상징하는 동기를 연주하며 악상이 점차 고조되면서 끝난다.

2. 미뉴에트
알레그로로 활발하게, C단조 3/4박자. 부수음악에서는 3막 전의 간주곡으로 연주된다. 프레데리가 집안의 반대를 받아들여 아를의 여인을 단념하고 자신을 연모해 오던 이웃마을 소녀 비베트와 약혼하는 장면에 해당한다. 현의 유니슨(모든 성부가 같은 가락을 연주하는 것)이 소박하면서도 밝은 주제를 연주하고, 트리오 대목에서는 클라리넷과 색소폰이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다.

3. 아다지에토
F장조, 3/4박자. 프레데리와 비베트의 약혼 잔치가 벌어지던 날, 비베트의 어머니 르노는 프레데리 집안의 하인 발타자르와 재회하게 된다. 이 두 사람은 사로 사랑하면서도 결혼할 수 없었던 젊은 날을 회상하며 그리움에 눈물짓는다. 약음기를 단 현의 합주로 연주되며, 주선율은 짧지만 애수를 띤 감미로운 선율은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4. 칼리용(종)
알레그로 모데라토, E장조 3/4박자. 희곡에서는 축제를 준비하는 시중꾼들과 비베트의 어머니 르노의 등장 장면에서 제3막을 알리는 음악의 일부이다. 무르익은 잔치 분위기를 축복하듯이 멀리서 교회의 종소리가 들려오는데, 이는 금관이 연주하는 세 개의 음으로 묘사된다. C#단조 6/8박자인 중간부에서는 현의 반주를 타고 두 대의 플루트가 아름다운 선율을 느리게 연주하며 다시 종소리가 나타나 절정에 이른 뒤 끝난다.

 

화가 반 고흐가 그린 [아를의 여인]

 

제 2모음곡

1. 목가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장중하고 유장한 선율이 프로방스의 광활한 대지를 펼쳐 보이며, 중간부에서는 큰북을 비롯한 타악기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프로방스 민요 선율을 노래한다. 3부에서는 1부의 악상이 축약된 형태로 반복된다.

2. 간주곡
엄밀한 의미에서, 2모음곡 가운데 비제의 원곡을 그대로 살려 쓴 것은 이 곡뿐이다. 엄숙하고 진지한 악상이 연주되다가(다른 사람이 이 악상에 ‘아뉴스 데이’ 가사를 붙여 편곡하기도 했다) 중간부로 넘어가면 색소폰이 차분하면서도 간구하는 듯한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다.

3. 미뉴에트
기로는 여기서 ‘일탈’을 저지른다. 비제의 부수음악이 아니라 그의 다른 오페라 [아름다운 페르트의 아가씨]에서 곡을 따와 모음곡에 넣어버린 것이다. 하프의 반주로 애잔하게 흐르는 플루트 선율은 통상적인 미뉴에트와는 매우 다르지만 정말로 아름답기 그지없다. 어쨌든 당시에는 미뉴에트로서는 낯선 악상에 의구심을 느낀 사람도 있었던지, 누군가가 기로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명색이 미뉴에트인데 좀 신바람 나는 곡이어야 하지 않나?” 그랬더니 기로 왈, “아니, 여주인공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남자 주인공은 자살하는 판국에 신바람 날 게 어디 있나?”

4. 파랑돌 (Farandole)
앞서 나왔던 ‘세 왕의 행진’과 프로방스 춤곡인 ‘파랑돌’ 선율을 짜 맞춘 곡이다. (좀 이야기가 엇나가는 것 같지만, 여기서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해야겠다. ‘파랑돌’을 ‘파란색 돌’인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얘기 말이다. 말이 난 김에 하는 말이지만, 같은 착각을 했던 분들은 솔직히 털어놓길 바란다. 슬픔뿐만 아니라 ‘쪽팔림’도 나누면 반이 된다!) 이를 두고 기로의 자의적인 편곡으로 서술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실 비제 자신이 부수음악의 마지막 막에서 두 악상을 결합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기로가 한 것은 이를 조금 다듬은, 말하자면 극히 단순한 편집 작업에 불과했다. ‘세 왕의 행진’ 선율로 당당하게 시작해 잠시 카논 스타일로 발전하다가, 빠르고 활기찬 파랑돌 선율로 넘어간다. 그러다가 두 악상이 번갈에 등장하고, 마침내는 둘이 한데 어울려 열광적인 클라이맥스를 구축한다.

 

프로방스의 밝은 햇살과 아름다운 들판

 

개인적으로 프로방스에서 태어나 평생토록 문학 활동을 통해 고향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도데의 글보다도 파리 태생인 비제의 음악이 더 많은 ‘프로방스’를 느끼게 한다. 어차피 책이나 음악이나 간접 경험이고, 이로써 획득되는 이미지야 어차피 가상일진대 굳이 우열을 논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이제 그곳에는 도데의 [별]에 등장했던 것과 같은 순진한 목동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제의 [아를의 여인]에 나왔던, 이 잊을 수 없는 여인은 거기에 여전히 있으리라.

아름다운 이웃은 참마음 참이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