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슈베르트: 물레질하는 그레첸 D.118 - Yuja Wang │ 낭만파 전기

리차드 강 2018. 6. 2. 12:03

Schubert: Gretchen am Spinnrade, D.118
(Arr. For Piano By Franz Liszt)

슈베르트 물레질하는 그레첸 D.118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Gretchen am Spinnrade D.118

 

Yuja Wang (王羽佳) Fantasia

휴식은 사라지고 마음은 무겁다. 이제 다시는 휴식을 되찾을 수는 없겠지(이 문장은 절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된다). 그 사람이 없는 곳은 마치 무덤과 같고 온 세계가 씁쓸하다. 머리는 흩어지고 마음은 무너지고 말았다. 그 사람을 찾아서 창에서 바라보고 집을 나간다. 맵시 있는 걸음, 기품 있는 모습, 입가의 미소, 강한 눈길, 마법 같은 말솜씨, 잡은 손, 그리고 입맞춤, 내 가슴은 그 사람을 그린다. 아1 그 사람에게 매달려 안기어 마음껏 입맞춤을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입맞춤에 몸도 사라져 없어지고 싶다.



Gretchen am Spinnrade D.118 Op.2 물레잣는 그레첸

1814년 10월 19일, 슈베르트가 17세 때에 작곡한 작품이다.가사는 괴테의 '파우스트' 제1부, 그레첸의 방에서 그녀가 물레를 돌리면서 파우스트를 생각하면서 혼잣말로 노래하는 부분이다. 걸작인 '마왕'보다 반년 앞서 만들어진 작품으로 이 해부터 슈베르트의 노래는 점차 숫적으로도 늘어났다. 현재 자주 연주되는 슈베르트의 가곡 중에 가장 젊은 시대의 작품으로 그 중에서도 기교가 풍부한 표현력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걸작이다. 초연은 1823년 2월 20일 에 빈의 악우협회에서 이루어졌다. 초판은 1821년 4월 30일에 빈에 있었던 카피 운트 디아벨리 출판사에 위탁 출판되어 판매되었다.


Schubert - Gretchen am Spinnade, Op. 2, arranged by Liszt

Teatro La Fenice - Musikàmera

(stagione di musica da camera alla Fenice 2016/ 2017)

Yuja Wang in recital


〈물레 잣는 그레첸〉은 슈베르트가 18세 때 작곡한 곡으로 그의 초기작품에 해당되는 노래이다. 괴테의 서사시 《파우스트》 1부에 등장하는 시에 음악을 붙였다. 슈베르트에게 리트 작곡가로서 첫 번째 성공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리트, 새 역사가 열리다

〈물레 잣는 그레첸〉은 후대에 리트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전까지 리트는 피아노 반주를 가진 단순한 유절형식의 노래를 가리켰다. 그러나 슈베르트의 리트를 통해 피아노 반주는 단순히 노래를 화성적으로 뒷받침해주는 데에서 벗어나, 성악가와 동등한 중요성을 가지면서 적극적으로 시를 표현하는 ‘제2의 목소리’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유절형식 뿐만 아니라, 통절형식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다. 이 모든 형식적인 변화는 시를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작곡가가 ‘시를 음악으로 어떻게 읽어내는가’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었다.

피아노 반주에서 드러나는 그레첸의 마음 속

〈물레 잣는 그레첸〉에서 우리 귀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유명한 피아노 반주이다. 그레첸은 물레를 돌리며 깊은 상심에 빠져있다. 그 슬픔의 근원에는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파우스트가 자리 잡고 있다. 먼저 장면은 물레를 감는 소리가 전면에 등장한다. 피아노 반주부의 오른손에서 계속되는 16분음표는 물레가 쉼 없이 돌아가는 듯한 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동시에, 왼손부의 테너 성부에서는 물레가 ‘찰칵찰칵’ 걸리는 소리를 스타카토로 표현한다. 또한 왼손부의 베이스에서는 그레첸이 물레의 페달을 주기적으로 밟는 듯한 소리를 들려준다. 이러한 피아노 반주부의 소리들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으로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소리로 묘사할 뿐이다. 그러나 피아노가 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는 것은 그 다음 순간부터이다.

피아노 반주부의 음형들은 파우스트가 그레첸의 의식의 전면부에 나타날 때까지 계속된다. 파우스트에 대한 그레첸의 생각은 점차 생생해진다. 그를 떠올리면서 음악의 호흡은 점차 가팔라 온다. “그(파우스트)의 당당한 풍채, 기품 있는 자태, 입가에 스미는 미소, 힘 있는 눈매, 그의 손길, 그리고, 그의 키스······”를 떠올리다 물레소리는 멈추고 만다. 물레소리가 멈추었다기보다는 그레첸의 의식의 뒤편으로 사라졌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의식의 전면부에 있던 물레소리는 후면부로 사라짐과 동시에, 키스의 추억과 함께 이내 정적만이 남는다. 그러나 그레첸의 의식은 서서히 물레소리와 함께 돌아온다. 반주는 다시 물레 잣는 상황을 소리로 재현하기 시작한다. 〈물레 잣는 그레첸〉의 피아노 반주는 이처럼 주인공의 심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리트의 역사에 가히 혁명을 일으켰다고 할 만 하다.



작곡 연도: 1814년 10월 19일 / 작곡 장소: 빈(Wien)

출판/판본: 초판: 1821년 4월 30일 빈의 카피 운트 디아벨리 출판사.

헌정, 계기

가사는 괴테의 "파우스트" 제1부, 그레첸이 물레를 돌리면서 파우스트를 생각하는 부분.

초연 연도: 1823년 2월 20일

초연 장소: 빈(Wien)의 악우협회(Gesellschaft der Musikfreunde)

악기 편성: 피아노, 소프라노 혹은 메조소프라노

     

악곡 해설

D단조 6/8박자, 너무 빠르지 않게(Nicht zu geschwind).

분산화음으로 끊임없이 진행되는 반주의 음형은 물레의 회전을 나타내며 입맞춤을 이야기하는 부분 이외에는 계속적으로 연주가 이어짐. 고독하고 심란한 마음을, 혼자 속삭이는 이야기를 통해서, 점차적으로 감정의 정점으로 이끎. 짧은 정적을 형성한 뒤 이어지는 감정의 분위기는 다시 고즈넉한 분위기로 묘사됨.

변화가 있는 유절가곡이다. 반주가 물레의 회전을 표현하고 있으며, 한 순간 입맞춤을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정지하는 부분을 갖는 것 이외에는 끊임없이 연주가 계속된다. 이 반주에 실려 조용하게 실망을 노래하고 다음에 감정을 고조시켜 일단 노래도 물레도 멈추게 한 단음에 다시 슬픔을 나타낸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감정이 고조되지만 결국에는 실의에 빠져 조용하게 노래는 끝이 난다. 이러한 가사의 변화에 창조적인 표현이 음악으로 나타나 있다.



Gretchen am Spinnrade

 

J. W. von Goethe

Meine Ruh ist hin,
Mein Herz ist schwer;
Ich finde sie nimmer
Und nimmermehr.

Wo ich ihn nicht hab’
Ist mir das Grab,
Die ganze Welt
Ist mir vergällt.

Mein armer Kopf
Ist mir verrückt,
Mein armer Sinn
Ist mir zerstückt.

Meine Ruh ist hin,
Mein Herz ist schwer;
Ich finde sie nimmer
Und nimmermehr.

Nach ihm nur schau’ich
Zum Fenster hinaus,
Nach ihm nur geh’ich
Aus dem Haus.

Sein hoher Gang,
Sein’ edle Gestalt,
Seines Mundes Lächeln,
Seiner Augen Gewalt,

Und seiner Rede
Zauberfluss,
Sein Händedruck
Und ach, sein Kuss!

Meine Ruh ist hin,
Mein Herz ist schwer;
Ich finde sie nimmer
Und nimmermehr.

Mein Busen drängt
Sich nach ihm hin;
Ach, dürft’ich fassen
Und halten ihn

Und küssen ihn,
So wie ich wollt’
An seinen Küssen
Vergehen sollt’!

 

나의 평온은 가버렸다,
나의 마음은 무겁고;
나는 평온을 결코
결코 다시 찾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곳
그곳은 무덤이다,
온 세상은
나에게 쓰다.

나의 가여운 머리는
어지럽고,
나의 가여운 마음은
산란하다.

나의 평온은 가버렸다,
나의 마음은 무거워;
나는 그것을 결코
다시 찾지 못할 것이다.

단지 그를 위해 보아요 나는
창밖으로,
단지 그를 위해 나갑니다 나는
집밖으로.

그의 고귀한 몸가짐,
그의 고상한 모습,
그의 입가의 미소,
그의 눈이 갖는 힘,

그리고 그의 말은
마법의 흐름,
그의 손길
그리고 아, 그의 입맞춤!

나의 평온은 가버렸다,
나의 마음은 무거워;
나는 평온을 결코
다시는 찾지 못하리.

나의 가슴은
밀고 나아갑니다 그를 향해;
아, 내가 잡고
안을 수 있을까 그를

그리고 입맞출 수 있을까 그에게,
그렇게 내가 원하는 것처럼
그의 입맞춤으로
죽을 것이다!

아름다운 이웃은 참마음 참이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