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즈, 블루스

엘레나 1집 - Say Hello To Every Summer - Elena

리차드 강 2010. 7. 27. 10:37

엘레나 1집 - Say Hello To Every Summer

Say Hello To Every Summer

Elena 정 (Track 전곡 연주)

1. Say Hello To Every Summer

     

위의 이미지 출처 :  사랑과 웃음의 밤

아티스트: 엘레나
음반 이름: Say Hello To Every Summer
음반 구분: 정규, studio - 1집
발매 일자: 2006-08-28 / 대한민국
발매사: Happy Robort Record, CJ Music 2006.08.28

ELENA 'Say Hello to Every Summer'. 여름의 끝을 바라보는 사람의, 가을의 첫날에 시작되는 노래. 코스모스에서 키보디스트로의 활동 많은 뮤지션들의 음반에 키보드와 보컬 세션으로 참여. 모타운 황금기의 음악들과 수많은 보사노바 튠들을 실현해보고 싶었던 그녀! 그 열망이 담긴 멜로디를 이제야 세상에 내놓는다.

최고의 사운드 메이커이자 셀렉터인 Espionne의 앨범 참여! 클럽 음악과 노래와의 접점을 선보인 환상의 호흡. 언제나 장르에 저항하지 않고 창조적인 리빌딩이 돋보이는 ELENA! '그녀의 음악은 마치 밤과 낮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어떤 가을의 첫날과도 같다'- Espionne. 여름의 끝이면서 가을의 첫날이 될 순간 그녀는 그녀만의 음악을 들고 우리에게 성큼 다가설 것이다. - 음반사 보도자료에서 발췌

     

     

Introduction

ELENA “Say Hello to Every Summer",
여름의 끝을 바라보는 사람의, 가을의 첫날에 시작되는 노래

왜 사랑은 시작될 때 모든 엔딩들을 떠올리게 할까? 그런 일의 불가해함에 대해 질문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음악이 울려 퍼진다. 에레나는 이별을 ‘나는 슬픔에 빠져 운다’라고 노래하지 않고 ‘넘치지 않을 만큼 미소를 떠올렸네(물빛의 여름)’라고 노래한다. 마찬가지로 그녀는 장르를 버리거나 부수고 잰 척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장르가 훼손되지 않도록 더 환하게 닦아주는 친절함의 미덕을 발휘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음악은 매 순간이 영감으로 가득한, 흡사 한 생명의 숨결을 모조리 기록하라는 명령이라도 받은 듯한 노래가 되었다.

코스모스에서 키보디스트로의 활동을 시작으로 수 많은 뮤지션들의 음반에 키보드와 보컬 세션으로 참여한 그녀다. 20살 무렵부터 시작된 그 경력이 송라이팅의 폭 넓은 스펙트럼을 만든 것이다. 그간 자신의 영웅들, 카펜터스나 피치카토 파이브, 버트 버커랙 그리고 모타운 황금기의 음악들과 수 많은 보사노바 튠들을 실현해보고 싶었던 그녀는, 그 열망이 담긴 멜로디를 이제야 세상에 내놓는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의 지적이고 Innovate한 뮤지션 Espionne(aka Dj Soulscape)의 가담으로 노래는 눈이 부시다. 최고의 사운드 메이커이자 셀렉터인 그는 이번 음반에서 프로듀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클라리넷, 플룻, 기타 등을 직접 연주함으로써 클럽 음악과 노래와의 접점을 펼쳐보인다.

노래에는 창작자의 정서, 철학, 태도, 말 등 모든 것이 쏟아져 나온다. 에레나는 앨범 전편에 펼쳐져 있는 삼바, 재즈, 올드 팝튠, 개러지락, 레게 등의 음악을 한 사람의 멜로디 안에서 빚어내는 솜씨를 통해, 그녀가 장르에 투항하지 않고 얼마나 창조적으로 리빌딩 했는가를 읽을 수 있게 한다. 그 중에서도 마치 한숨에 섞여 나오는 하얀 공기를 바라보는 순간을 되새겨내는 듯한 서정성을 클래시컬한 악곡에 풀어내는 “물빛의 여름”, 여기에 더해 타이틀 곡으로 예정된 “밤, 테라스”는 주목하고 싶은 곡이다.

“밤, 테라스”는 60년대 프랑스 영화에나 등장했을 법한 매혹적으로 지쳐있는 인물들이 테라스 위에서 흥얼거리는 듯한 노래다. 이 노래는 록이 없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페라 아리아 같은 백킹 보컬, 고풍스러운 피치카토, 어떤 이펙터도 없이 명징한 피아노, 떨리는 감정의 기복을 표현해내는 듯한 오르간 멜로디, 연인에게만 들릴 듯이 속삭이는 따뜻한 톤의 보컬이 오래된 편곡 스타일을 통해 더 없이 감상적인 애수를 불러일으킨다. ‘마음은 또 다시 검은 바다 위에 달빛처럼 일그러져요’라고 읊조려지는 가사가 전하는 시적인 이미지 또한 예민한 감정의 결을 쓰다듬는 아름다운 곡이다. 그리고 문득 아름다운 노래는 '어떤 순간'을 지속시키리라는 믿음마저 공고해지는 것이다.

에레나의 어떤 순간. 즉 그녀의 여름의 끝이면서 가을의 첫날이 될 순간이 다가온다. Espionne는 그 날에 대한 헌사를 이렇게 덧붙인다. “그녀의 음악은 마치 밤과 낮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어떤 가을의 첫날과도 같다.”라고..... ....

     

     

 1. Say Hello To Every Summer
 2. 입맞춤의 Swing
 3. Holidaymaker
 4. 1-2-3-4-5 Carrots
 5. 물빛의 여름
 6. 촛불의 미로
 7. Lens Flare
 8. 토끼구름
 9. 밤, 테라스
 10. 하얀색 행진곡
 11. 밤이 듣는다
 12. Good Night Sweet Heart

Say Hello To Every Summer
The Mouth Fixes Swing
Holidaymaker
1-2-3-4-5 Carrots
Summer Of Dye Color
Maze Of Candlelight
Lens Flare
Rabbit Cloud
Night, Reel
White March
The Night Listen
Good Night Sweet Heart

2:58
2:42
4:05
1:05
3:58
5:39
3:53
3:42
4:14
4:59
4:10
2:55

     

     

Elena (에레나) 1집 - Say Hello To Every Summer

에레나 (Elena) | Mnet Media | 2006-08-29

2006.8 / Happy Robot Record작성자 김윤하 | 작성일 2010.05.03

꽤 오래 생각해봤지만, 일명 ‘소녀 취향’을 대놓고 드러낸 앨범이 ‘음악적’으로 대접 받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아니, 실은 대접은커녕 제대로 된 음악취급이나 받아본 적이 있는가 싶기도 하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여성 뮤지션이 어쿠스틱 기타 한 대 메고 아침 햇살이나 오늘 입고 싶은 옷 따위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얄팍하기 짝이 없는 팬시용 같은 음악이라며 무시하고 지나갈 테다. 게다가 여기에 앨범 몇 장 낸 중견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나이만 먹고 정신 못 차린다’는 소리나 듣지 않으면 다행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 가볍고 간질거린다는 ‘소녀취향’을 기꺼이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가끔 저런 편견들이 속상하다. 물론 소녀들의 가볍고 귀여운 이미지만을 차용해 얄팍한 인기나 모아볼까 손 안대고 코 푸는 뮤지션들이 세상에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하지만 그것이 소녀취향 음악의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여성 운전자들을 ‘김여사’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싸잡아 운전 미숙아 취급을 하는 것이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모두 데이트나 킬링 타임용일 뿐이라는 오해만큼이나 억울한 노릇이다. 경차로 고급 세단의 승차감을 선사하는 여성 드라이버나, 명화 타이틀을 붙여도 손색없는 말끔히 빠진 로맨틱 영화를 나는 꽤나 알고 있다. 하찮아 보이는 것도 하찮은 것들만의 자존심이 있고, 나름의 전설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여기, 대한민국 소녀 취향 음악의 전설이 있다. 에레나(Elena)의 데뷔 앨범 [Say Hello To Every Summer](2006)다. 밴드 코스모스의 키보드를 담당했고 에레나 정이라는 이름으로 볼빨간의 앨범에도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선사했던 바로 그, 맞다. 적어도 옷장에서 가장 예쁜 옷을 골라 입고 무대에 서는 게 음악하는 가장 큰 목적인 사람은 아니란 얘기다. 하지만 에레나가 노래하는 건, 그 예쁜 인형들이 불러주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소녀 취향의 누구나 그러하듯이, 에레나 역시 마음속에 살고 있는 토끼나 오늘 아침 잃어버린 작은 꿈을 노래한다. 자, 그렇다면 에레나의 음악이 인형들에겐 없는 생명력을 부여받는 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에레나의 소녀취향이 정공법(正攻法)이라는 점일 것이다. 그녀는 소녀지만, 큰 눈망울을 그렁그렁 채우고 부러 연약한 척 하지도, ‘아무것도 몰라요’하며 양 볼에 주먹을 가져다 대지도 않는다. 다만 아직 채 성장하지 못한 마음과 몸을 안고 걷고, 노래하고, 꿈을 꾼다. 소녀인 ‘척’하지 않는 앨범이다. 이별의 슬픔 안에서도 눈물과 함께 미소를 떠올리고(‘물빛의 여름’), 흘러가는 시간을 아쉬워할 지언 정 씩씩하게 걸어가는(‘하얀색 행진곡’), 그저 이제 다 커버렸다는 걸 알게 된 소녀의 노래일 뿐이다. 어른이 소녀 행세를 하는 건 차마 보기 민망하지만, 조금 어른스러운 소녀는 세상 어떤 생명체보다도 사랑스럽지 않던가.

또 이 비누방울처럼 가벼운 이야기와 멜로디들을 무게감 있게 받쳐주는 인물로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앨범의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는 2003년, [Lovers] 앨범으로 이미 선보인 적이 있는 라운지 팝 프로듀서로서의 감각을 이 앨범에서 십분 발휘한다. 6,70년대 프렌치 팝에서 시부야 케이, 덥에서 보사노바까지 정신없이 앨범을 종횡하는 에레나의 노래들은 소울스케이프의 섬세한 손끝 아래에서 부드럽고 몽롱하게 마감된다. 더불어 마림바, 실로폰, 탬버린, 아코디언, 플롯과 휘파람 –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각종 사랑스러운 소리들이 앨범을 경쾌하고 풍성하게 채운다. 바싹 마른 이불을 걷어 품 안에 가득 안고 방으로 향할 때의 그 개운한 기분이 귓가로 스며든다.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나면, 햇살의 질감과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잘 살아난 팬시한 일본 영화 한 편을 기분 좋게 보고난 기분이 든다. 영화가 끝난 시간은 일요일 오후. 아직 주말이 조금 남아 있다. 설마 이런 기분이 싫다거나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지금 당장은 곤란하지만 봄이 와준다면 – 이 지긋지긋한 겨울바람이 꼬리를 감추고 나면 난 내가 가지고 있는 옷들 중 가장 소녀다운 옷을 꺼내 입고, 플랫슈즈를 신고, 보송보송한 햇살이 가득 펼쳐진 밖으로 당장 뛰어 나갈 생각이다. 옆구리엔 이 다 큰 소녀의 일기장을 꼭 끼운 채로. 그 봄은 어느 때보다 맑고 경쾌할 것이다.


글쓴이: 김윤하

비평과 담론보다는 소통과 공감을 원하는 낭만적 음악 애호가. 먹고 살기 위해 방송국, 잡지사, 출판사를 가리지 않고 오가며 오는 일 마다 않고 가는 일 붙잡는 프리랜서 생활 6년차에 접어듬. 웹진 ‘보다’, ‘음악취향 Y’에서 서식 중.

글 출처 : 모든 음악 다른 시각 100Beat.com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