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즈, 블루스

핑크 마티니(Pink Martini) - Sympathique 1997

리차드 강 2010. 4. 9. 16:07

Pink Martini - Sympathique 1997

Sympathique (Heinz Records 1997)

Pink Martini 1994-

1. Amado Mio - Track 전곡 연주

 

Pink Martini

Thomas M. Lauderdale 피아노
China Forbes 보컬
Robert Taylor 트롬본
Gavin Bondy 트럼펫
Paloma Griffin 바이올린
Doug Smith 비브라폰 타진
Brian Lavern Davis 드럼 타진
Derek Rieth 타진
Martin Zarzar 드럼
Phil Baker 베이스
Timothy Nishimoto 보컬 타진
Maureen Love 하프

     
 

     

SIDE A:
1. Amado Mio
2. No Hay Problema
3. Sympathique
4. Qué Sera Sera
5. La Soledad


4:46
6:09
2:47
4:11
5:37

SIDE B:
1. Donde Estás, Yolanda?
2. Andalucia
3. Song of the Black Lizard
4. Never on Sunday
5. Brazil
6. Lullaby


3:22
3:36
4:07
4:53
5:15
2:12

     
 

     

Pink Martini (핑크 마티니)

Pink Martini는 1994년 피아니스트인 Thomas M Lauderdale에 의해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결성된 밴드이다. 그들은 삼바, 클래식, 재즈, 트립합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냈다.

1997년에 발매한 그들의 데뷔 앨범 [Sympathique]은 10여명으로 구성된 전문 뮤지션들이 만든 프로젝트 앨범으로 전세계 다양한 월드 뮤직을 1950,60년대 클럽 분위기의 코파카바나 사운드와 가벼운 재즈풍으로 연주한 음반이다.

1997년 발매 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 셀러로서, 타이틀곡 "Sympathique"를 비롯해 "Amado Mio", "La Soledad" 등 샹송, 라틴, 그리스, 일본 음악.. 수록곡 모두가 훌륭한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래 되어서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아마도 2000년 초반의 일 이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어디서 들었었는지 아무리 고개를 갸우뚱 저어보아도, 역시나 생각이 나질 않는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듣게 된 쌍빠띠끄(Sympathique)라는 곡. 솔직히 글쓴이는 당시만 해도 누구의 음악인지, 어느 나라의 음악인지조차 관심을 갖지도 않았다. 게다가 월드뮤직이란 장르 자체에 귀 기울여 들어본 적도 없던 지라 생소함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시간을 돌아보면 오래 전 한때지만 람바다의 열풍에 잠시 빠졌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람바다 하나만을 놓고 이 앨범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도 험난한 여정인지라 그냥 추억으로 묻고 글을 써내려 가겠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에게 라운지, 월드뮤직 계통의 음악들이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극소수의 매니아들을 제외하곤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큰 인기몰이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전에 비해서 이런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음악시장을 형성할 만큼의 형편은 아닌 듯싶다.

가까운 큰 음반매장을 가봐도 세심하게 살펴보지 않는 이상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지라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어느 정도 짐작하리라고 본다. 이 같은 음악들의 유행은 대부분 일본에서 건너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본인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그곳에 살면서도 전혀 몰랐다. 그만큼 매니아들이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들은 아니었을까? 아니면 나의 관심 부족이었을까? 아무래도 후자보다는 전자 쪽이 와 닿는다. 하나 더 덧붙인다면 옛날처럼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음악을 구하는 시대도 아니며 힘들게 자비를 들이면서까지 음악을 구입하는 시대도 아닌 현재이다. 이렇게 보면 인터넷의 힘이란 결코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잠시 이야기 하고자 했던 내용에 있어 조금 어긋남을 보인 것 같은데 다시 처음으로 되돌려서 말한다면 본인은 상당히 재즈를 좋아한다. 지금은 재즈의 어떤 세부적 장르에도 구애 받지 않는지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듣기도 하지만, Sympathique라는 곡이 처음에 귀에 흘러 들어 왔을 때엔 그저 듣기 편한 괜찮은 스윙감이 있는 보컬 곡 정도로 생각했다. 당시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들었다면 상황이 급변했을지도 모른다는 후회감을 가져보기도 한다. 결국 이렇듯 핑크 마티니(Pink Martini)의 음악은 나에게 있어 우연히 듣게 되고 무심코 스쳐 지나간 음악이 되어버렸다.

2004년 일로 인해서 일본에 갔을 때였다. 잠시 HMV 음반매장에 들려서 CD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한 켠에 있던 재즈 CD 20% 오프라는 문구가 눈에 선명히 들어왔다. 이리저리 구경하던 참에 핑크 마티니(Pink Martini)의 CD를 결국 손에 쥐게 되었지만, 물론 오래 전 일을 생각하면서 구입한 건 절대 아니었다. 시디 자켓이 너무나 예뻤던 나머지 그냥 저절로 손이 갔던 게 아닐지 싶다. 아니면 나와의 운명적 만남을 기다리고 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둘 중에 하나의 이유를 고르기 보다는 양자 모두 나에게 있어서는 맞아 떨어지는 일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이 앙증스러운 병아리 색 CD는 나와 함께 물을 건너오게 되었다.

수록되어 있는 곡들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라틴의 향이 진하다. 본인도 라틴 재즈를 좋아하는지라 그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파고들어 보면 라틴 재즈에도 세부적 장르가 꽤 많다는 것이다.

지금도 꾸준히 들으면서 알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전문적 수준에 달하지는 않은지라 미흡한 부분도 많을 것이니 이 점 미리 양해를 구하고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브라질부터 유럽의 클래식까지 참 다양 각색한 음악들로 수를 놓았다고나 해야 할까? 음악 가사들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다국적 분위기로 역시나 월드뮤직이란 장르를 무색하게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음악을 젊은 사람들이 과연 좋아할까? 서양인 입장에서 보면 절대 젊은 층을 겨냥한 음악들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하기사, 음악을 듣고 즐기는데 무슨 나이가 필요 있으리오. 마음 같아서는 한 곡 한 곡에 대한 느낀 점을 써 내려가고 싶지만, 본인의 마음에 들었던 곡(곧 추천곡일 수도 있음)만을 추려서 이야기 하고 싶다.

첫 번째 곡인 Amado Mio는 쿠바의 볼레로가 더해진 유럽 색이 짙게 베인 라틴 곡으로 보면 좋을 것 같은데 제목으로 본다면 이탈리아의 깐소네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가사는 Amado Mio라는 구절을 제외하곤 전부 영어라는 점. 이 사람들 처음부터 아주 월드뮤직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인식이라도 시키려고 한 것일까?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러하다. 보컬은 깐소네 스타일을 띄면서도 리듬은 전형적인 라틴풍이라는 것. 조금 어두운 듯 하기도 하지만, 라틴 리듬이 뒷받쳐주고 있기에 흥에 빠져 버릴 수 밖에 없는 이 곡, 브라보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다.

두 번째 곡은 하드밥 시대를 풍미한 미국의 유명 드러머 아트 브래키의 No Problem을 멋지게 라틴풍의 음악으로 편곡해서 들려주는데, 처음부터 베이스와 퍼커션의 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이어지는 톡톡 끊어지는 듯한 피아노 연주와 중반부의 일렉트릭 기타의 블루지틱한 연주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참고: 듀크 조던 트리오, 그레이트 재즈 트리오의 No Problem 연주를 비교해서 듣는 것도 좋을 듯싶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스타일이 다른 피아노 연주이긴 하지만, 역시 서정성 깊은 듀크 조던과 뛰어난 기교를 보여주는 행크 존스의 연주를 따라오기란 쉽지는 않은 듯 보인다.

아~ (이런 감탄사를 나오게 될 것이라고는...) 드디어 나와의 인연을 맺게 된 Sympathique의 등장인데, 언어적 지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프랑스어로 시작되는 보컬, 전형적인 스윙풍의 리듬, 영롱한 피아노 연주, 그리고 브라스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의 조합. 이런 전형적인 재즈곡에도 이들은 라틴음(역시나 쿠바의 볼레로로 사려됨)을 채용하고 있는데, 중간쯤에 등장하는 "두두두둥, 두두두둥" 이 부분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알 수 있다. 꽤나 절묘함이 엿보이는 부분이었으며, 단지 흠 이였다면 곡이 너무 짧아서 아쉬움이 더 했다고나 해야 할까.

조금은 쉬어가는 의미에서 잔잔한 Que Sera, Sera (What will be, will be)가 네 번째 곡으로 흘러나오는데, 왈츠풍의 편곡이 돋보였으며, 도리스 데이의 원곡을 고요하게 표현을 했다.

다섯 번째 곡 La Soledad는 지금까지 들어온 음악들과는 절대적인 대조를 보이는데, 완벽한 클래식 음악이라고 생각하면서 뛰어 넘기신 분들도 꽤 많지 않았을까 싶다. 조금은 긴 인트로 부분과 간주에 클래식을 채용했으며, 이후 이 곡 역시 애절함이 가득한 전형적인 탱고와 볼레로의 선율을 들려준다. 그나저나 남자 보컬의 멜랑꼴리한 보컬은 왜 이리도 나의 가슴을 저몄는지 모르겠다.

여섯 번째 곡 Donde Estas Yolanda는 남성들의 합창과 더불어 흥겨운 맘보와 차차차 리듬이 인상적이었는데, 곡이 짧기도 짧지만 요렌다를 찾는 가사의 반복 구간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여덟 번째 곡 Song of the Black Lizard에 대해서는 정말 뭐라고 쓸 부분이 없었지만, 라틴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본어 가사를 왜 쓰고 있는 것인지? 그렇다고 해서 멜로디나 리듬에 있어서 딱히 일본이 연상될 부분이라곤 한 군데도 없다.

재즈 피아니스트인 에디 히긴스가 작곡하고 연주한 Shinjuku Twilight정도의 수준만 되었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 갔을 텐데 말이다. 단지 이들에게 있어서 아시아 속의 일본이란 신비의 나라 정도로 여겨져서 이었을까? 분명 이들이 일본의 음악시장을 겨냥하고 이 앨범을 만들지는 않았을 텐데...

9. Bolero - 똑같은 앨범 다른 Track

아홉 번째 Bolero는 프랑스의 작곡자인 모리스 라벨이 스페인의 무곡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곡으로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Bolero, Les Uns Et Les Autre)라는 발레에 삽입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동명인 외화 미니시리즈에도 삽입되어 1980년 초 중반에 큰 인기를 얻으며, 이후 많은 연주자들에 의해서 연주되기도 하는 곡으로 거듭난다. 클래식컬 하면서도 라틴음이 잘 조화된 원곡을 이들 또한 멋지게 편곡해서 들려주고 있다.

열 한 번째 Brazil은 호아오 질베르토를 비롯해서 브라질의 많은 아티스트의 연주로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곡이다.

원곡의 보사노바 느낌보단 테리 길리엄이 만들었던 영화 Brazil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으며, 후반부 아이들의 합창은 그 유명한 카펜터즈의 Sing이라는 곡을 떠올리게 할만큼의 힘을 지닌 듯 보였다. 마지막 한 곡이 더 남아있긴 하지만, 이 곡이 이 앨범을 장식하는 마지막 곡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한 웅장함을 보여준 것 같다. 이유는 열 두 번째로 수록되어 있는 Lullaby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Lullaby는 Sympathique를 슬로우 비트의 연주로 어렌지한 곡으로 여성 보컬의 허밍을 얹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들려주면서 아쉬움을 표하는 보너스 곡 정도로 받아들이면 무난할 것 같다. 나에게는 엔니오 모리꼬네가 담당했던 once Upon A Time In America의 메인 테마 음악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면서 하는 이야기지만, 국내의 CF에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조금은 특별한 음악적 유행이 있는 것 같다. 많은 CF에서 라운지나 누재즈(Nu-Jazz) 계통의 음악이 삽입되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인데, 주로 유럽의 음악이 많은지라 일종의 신비감 조성이라고나 표현해야 할까? 여하튼 이렇게 해서 인기를 얻은 음악만 해도 수없이 많을 듯싶다. 핑크 마티니 는 비록 유럽 출신은 아니지만, 다양한 라틴의 음을 채용하면서 유럽들의 그 중에서도 프랑스의 정취를 잘 표현했으며, 약 40분에서 50분이라는 시간 동안 이 한 장의 앨범에 빠져드노라면 정말 오래된 프랑스의 애수 짙은 고전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 절로 일어난다.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