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하여

오산역에서 여고생, 전철에 뛰어들어 숨져│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리차드 강 2010. 8. 8. 18:06

오산역에서 여고생, 전철에 뛰어들어 숨져

오늘(7일) 아침 8시 20분쯤 경기도 오산역 상행선 방향 승강장에서 17살 이모 양이 열차에 뛰어들어 숨졌습니다.

[오산역 관계자 : (이양이 선로에) 뛰어들었는데 가만히 서 있었다고 (현장을) 본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경찰은 어젯밤 이 양이 아버지에게 학교 성적 등과 관련해 꾸중을 들었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이 양이 학업 문제 등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BS)


'성적비관' 여고생, 전철에 뛰어들어 숨져

7일 오전 8시 30분쯤 지하철 1호선 오산역 승강장에서 17살 이 모 양(고2)이 열차에 뛰어들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이 전날 공부 문제로 부모에게 꾸중을 들었다는 가족의 진술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한편 이 사고로 천안에서 청량리로 향하는 열차 운행이 10여 분간 지연됐다.


오산역서 여고생 열차에 치여 숨져

(오산=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7일 오전 8시30분께 경기도 오산시 오산동 전철1호선 상행선 오산역 승강장에서 이모(17.고2)양이 천안발 청량리행 전동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이양이 전날 공부 문제로 부모에게 꾸중을 들었다는 가족의 진술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 전교조 선생님들

해맑은 웃음을 위하여 (1989 전교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발매

앞면 04.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아이들 글 / 안치환 곡

행복은 그 잘난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매일같이 공부 또 공부 지옥같은 입시전쟁터
어른들의 그 뻔한 얘기 이젠 정말 싫어요
행복과 성적이 정비례하면 우리들의 꿈은 반비례잖아요

행복은 그 잘난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자율학습 또 보충수업 시험 시험 시험 입시전쟁터
세상은 경쟁 공부 대학 출세 명예 돈
서로 서로 사랑하고 나눠주는 세상은 어디
행복은 그 잘난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내 무거운 책가방속에 무엇이 들었을까
아주 공갈 사회책, 따지기만 하는 수학책,
외우기만 하는 과학책, 국어보다 더 중요한 영어책,
부를게 없는 음악책, 꿈이 없는 국어책
얼마나 더 무거워져야 나는 어른이 되나
얼마나 더 야단맞아야 나는 어른이 되나

행복은 그 잘난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1번 2번 3번 4번 넷 중에서 행복은 몇번
우리들 살고 싶은 사랑 가득한 세상
내 무거운 책가방 속엔 행복은 없고 성적 뿐이죠
행복은 그 잘난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글 출처 : 나의 신념과 소신으로)

 

1986년 1월 15일 새벽, S사대 부중 3학년인 O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교에서 1등을 한 학생이었다. 당시 신문에 공개된 그 여학생의 유서가 성장과 입시과열로 치닫아 가던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전국의 부모들은 잠깐이었지만 자기 자식의 안녕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이른바 의식 있는 교사들에게 O양의 유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는 마치 교육자로서의 양심을 묻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이 마침내 89년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의 하나의 배경인 참교육 운동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유서의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소녀의 유서를 토대로 1989년에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가 만덜어 졌다. 당시 하이틴 스타였던 이미연이 자살하는 소녀 역할을 맡아, 중고생들의 눈물을 쏙 빼놓기도 했다. 한편 같은 제목으로 소설이 발표되어 당시 중고등학생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봤을 만큼 알려졌고, 가수 안치환이 노래로 만들어 부르기도 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감

소녀가 세상을 떠난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유서에 씌어있는 인간으로서의 절규, 항거는 여전히 우리에게 큰 의미다. 이 말은 성적과 입시에 대한 압박으로 날마다 절망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일상을 말하는 상징어가 되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1986년 소녀가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1년에 200여명의 꽃봉오리들이 성적, 입시, 경쟁 때문에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 아직도 20여년 전 O양의 유서를 읽는 많은 청소년들은 시대를 뛰어넘어 그 고통에 공감하고, 이미 2, 30대가 된 어른들도 자신의 학창시절 아픔과 고통의 기억으로 이 말을 기억한다. 유서의 마지막 구절처럼, 소녀의 기도는 이루어졌는지도 모른다.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우리시대의 아픔이 아닐 수 없다.

"난 나의 죽음이 결코 남에게 슬픔만 주리라고는 생각지 않아. 그것만 주는 헛된 것이라면, 난 가지 않을거야. 비록 겉으로는 슬픔을 줄지는 몰라도, 난 그것보다 더 큰 것을 줄 자신을 가지고 그것을 신에게 기도한다."

자살한 여중생이 시_편지 형태로 남긴 유서(1986)

H에게

난 1등 같은 것은 싫은데, 앉아서 공부만 하는 그런 학생은 싫은데, 난 꿈이 따로 있는데, 난 친구가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은 우리 엄마가 싫어하는 것이지. 난 인간인데, 난 친구를 좋아할 수도 있고, 헤어짐에 울 수도 잇는 사람인데 어떤 땐 나보고 혼자 다니라고까지 하면서 두둘겨 맞았다. 나에게 항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기라고 하는 분. 항상 나에게 친구와 사귀지 말라고 슬픈 말만 하시는 분. 그 분이 날 15년 동안 키워준 사랑스런 엄마라니 너무나 모순이다.

순수한 공부를 위해서 하는 공부가 아닌 멋들어진 사각모를 위해. 잘나지도 않은 졸업장이라는 쪽지 하나 타서 고개들고 다니려고 하는 공부 천만 번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고, 그렇게 해놓고는 하는 짓이리고는 자기 이익만을 위해 그저 종이에다 글 하나 써서 모박사라고 거들먹거리면서 나라, 사회를 위해 눈곱만치도 힘써 주지도 않으면서 외국에서 하라는 대로 따라하는 따위 공부만 해서 행복한 건 아니잖아?

공부만 한다고 잘난 것도 아니잖아?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해 이 사회에 봉사,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면 그것이 보람있고 행복한 거잖아. 꼭 돈 벌고, 명예가 많은 것이 행복한 거ㅔ 아니잖아. 나만 그렇게 살면 뭐해? 나만 편안하면 뭐해?

매일 경쟁, 공부밖에 모르는 엄마, 그 밑에서 썩어들어가는 내 심정을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까? 난 로보트도 아니고 인형도 아니고, 돌멩이처럼 감정이 없는 물건도 아니다. 밟히다, 밟히다 내 소중한 내 삶의 인생관이나 가치관까지 밟혀버릴 땐, 난 그 이상 참지 못하고 이렇게 떤다. 하지만 사랑하는 우리 엄마이기 때문에.. 아~. 차라리 미워지면 좋으련만. 난 악의 구렁텅이로 자꾸만 빠져들어가는 엄마를 구해야만 한다. 내 동생들도 방황에서 꺼내줘야 한다. 난 그것을 해야만 해. 그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 난 그 성적순위라는 올가미에 들어가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아가는 삶에 경멸을 느낀다.

"전교 ○등, 반에서 ○등, 넌 떨어지면 안 된다. 선생님들이 널 본다. 수업시간에 넌 항상 가만히 있어야 한다. 넌 공부 잘하는 학생이니까 장난도 치지 마라. 다음번에 ○등 해라. 왜 떨어졌어? 친구 사귀지 마. 공부해! 엄마 소원성취좀 해줘. 전교 1등 좀 해라. 서울대학교 들어간 딸 좀 가져보자. 그렇게 한가하게 음악 들을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공부해."

매일 엄마가 하시는 말씀들. 자기가 뭔데 내 친구 편지를 자기가 읽는 것야. 그리고 왜 찢는 거야. 난 사람도 아닌가? 내 친구들은 뭐, 다 못난 거야? 그리고 왜 약한 사람을 괴롭혀? 돈! 그게 뭐야~ 그게 뭔데 왜 그렇게 인간을 괴롭히는 거야. 난 눈이 오면 한껏 나가 놀고 싶고, 난 딱딱한 공부보다는 자연이 좋아. 산이 좋고, 바다가 좋고 하긴 지금 눈이 와도 못 나가는 걸. 동생들도 그러하고 너무 자꾸 한탄만 했지. 그치? 졸업하면 나는 아예 그 먼 고등학교에 가서는 집에 갇혀서 죽도록 공부만 해야 될 것이다(으~ 끔찍하다).

난 나의 죽음이 결코 남에게 슬픔만 주리라고는 생각지 않아. 그것만 주는 헛된 것이라면, 난 가지 않을 거야. 비록 겉으로는 슬픔을 줄지는 몰라도, 난 그것보다 더 큰 것을 줄 자신을 가지고 그것을 신에게 기도한다.

1986년 14월 15일 새벽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 안치환 1990

안치환 1집 첫번째 노래모음 (서울음반 1990 SRB)

안치환 Ahn, Chi-Hwan 1966년 -

Side A3.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