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돈키호테가 참여하는

내 똥 먹은 놈, 억울하지 않게...│건강한 여름을 위하여...

리차드 강 2009. 4. 10. 01:43

내 똥 먹은 놈, 억울하지 않게...

어릴때 우리 집에는 개가 약 몇마리 있었다. 절대로 집이 없는 개가 아니다. 개는 무조건 개집이 있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생각이 있었나 보다.

세끼를 몇마리 나면 젖을 땔 때쯤 되면 나무목재를 가져다가 뚝딱,,거리고 하루면 개집이 만들어 진다. 거기다 볕집을 깔고, 어떤 때는 군용 담요도 깔려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빵학년때 여름에는 아랫도리를 다 벗기고 마당에서 놀았는데 똥이 마려우면 개 집앞에 앉혀서 똥울 뉘었다. 그리고 묶어 놓은 개 주둥이에 엉덩이를 들이밀게 하여 내 똥꼬를 핧아 먹게 했다. 그것이 바로 똥미싯기 이다.

가끔 어렸을 때 생각이 난다. 커다란 가마솥에 밥을 해서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곤 하였다. 그리고 찬과 국과 밥이 남으면 커다란 대야에 모조리 담아서 나무막대로 한번 휘저은 다음 개집으로 가서 한국자씩 분배한다. 그런데 그당시 6~70녀대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뒤돌아서면 배고픈데,,,,밖에서 뛰어 놀다 출출해서 부엌을 뒤져도 먹을 것이 없다.

조미료만 찬장 가득, 소금, 아이미, 소다,,등 슬쩍 찬장문을 열고 손을 넣어 소다봉지를 잡아 끄트머리 잘린부분을 꺼꾸로 세우고 한손에 한웅큼 받아서 입으로 핧아 먹는다, 그러다 커다란 냉면 그릇을 발견하곤 손으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지하수를 퍼올리는 수동식 펌푸에서 물을 받아 소다를 넣고 손가락으로 저어서 한그릇 후루루 마신다...이제 물배가 부르다...

또 다시 밖으로 나가 놀려는데 개집이 눈에 거슬려 살짝 보니 개세끼들의 밥그릇에 밥이 반정도 남아있고 먹지 않고 가만히 햇볕을 쬐면서 누워서 자고 있다. 괜한 심술에 개밥그릇을 발로 차버렸다. 그렇찮아도 배고파 죽겠는데 개세끼들은 주는 밥도 남기고 누워 편히 쉬고 있으니 어린 마음에 얼마나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을까. 혹시 이때부터 의식화 되어가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개밥그릇은 또 왜그렇게 큰거야,,,완존히 세수대야,,,내것은 간장종지 만해서...지금도 생각하면 열 받고 너무 불공평하다.

개들은 세끼를 엄청 많이 낳는다. 6마리, 7마리, 어쩔때는 10마리, 어떤 놈은 12마리까지 낳은 놈도 있다. 그런데 세끼들 젖을 때기 전에 어른들은 개세끼들을 두세마리 남겨놓고 팔아버린다. 그리고 남은 놈들만 잘키운다. 내밥까지 개세끼들 줘가면서. 아마 이렇게 찌는 듯한 더위와 소나기가 흩뿌리고 지나간 어느 7월 이었을 것이다.

학교갔다 돌아오니 나를 반기고 짖어야 할 커다란 개(일명 똥개 - 내 똥꼬 미싯기 해주던) 가 없어졌다. 개세끼들만 줄줄이 나를 반긴다. 별로 상관하지 않고 어떤 재미난 일에 몰입하고 있을때 점심 먹으라고 불렀다. 고깃국이다. 정말 맜있다. 후루루 짭짭....열라 쳐먹었다. 소금을...두시간 동안 절대로 물을 먹지 말란다. 그런데 기름진 음식을 먹으니 목이 엄청 마르다. 그래도 참았다. 나중에 형아들끼리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우리가 먹은게 그 똥개란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다. 얼라때 내가 싼 똥을 먹고 토실토실 자란 개를 어른들이 잡아다가 보신탕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 탕개가 내 똥을 먹었는데, 나는 또다시 그 개의 고기, 그러니까 똥개, 내똥을 먹은 개를 내가 또 먹은것이다. 그럼 나는 내가 싼 똥을 먹은 것같은데 분명 내 똥을 내가 직접 먹은 것은 아니지만 개에게 피가되고 살이 되서 다시 나에게 돌아온 내 똥,,,생각만 해도 웃기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자연의 순환인거 같다.

어릴때는 밭작물을 많이 길렀는데 5월 정도 되면 형들이 우리집 뒷간에서 똥바가지로 똥을 퍼서 양쪽 어깨에 지고 밭에 뿌렸다. 당근, 무, 배추, 등...기타 많은 우리들의 먹을 거리가 될 밭에 말이다. 그럼 그놈들이 무럭 무럭 자라 나중에 토실토실 해질 때 통학길에 밭으로 달려가 당근도 뽑아먹고, 무도 뽑아먹었다. 허컥,,,그러고 보니 우리밭이 아닌때도 많았다. 그럼 서리했다는 거겠지?

내가 오늘 얘기 하고 싶은 것은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다. 삼계탕이 제일 맛있기는 하지만 개고기도 잘만 먹으면 정말 맛있다는 거다. 요즈음은 이사오고나서 개고기 먹자고 부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겨울에는 수육등...많이 먹었었는데 지금 내가 사는 곳은 가난한 동넨가보다, 아니면 동물 애호가들만 살거나,,,

얼마전에 개똥녀 기사가 인터넷에 떠돌았다. 개를 사랑한 어떤 젊은 여자가 지하철까지 개를 업어갖고 들어와서 개한테 지하철 바닥에 똥을 싸게 하고 치우지 않고 그냥 나갔다는 얘기가 네티즌들의 구설수에 올랐더랬다.

 

 나의 개에 대한 철학은 무조건 "식용"이다. 절대로 애완견이 될 수 없다.

80년대 중반 지방에서 일할때다. 월급날 시내 나이트에서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비비고 놀다 얼큰하게 취해서 세들어 사는 집에 들어왔는데 대문을 열자마자 주인집 개가 짖어 댓다. 기분 좋게 취했던 기운이 확 달아나 버렸다. 이제 맛이 간 것이다. 그날 그 개는 나에게 맞아 죽었다. 다음날 동네 파출소에서 호출이 왔다. 헉? 파출소 소장이 바로 우리집 주인이다. 그럼 그 때려 죽인 개가 짭새의 개였다는 거,,,,

더럭 겁이 났다. 혹시 감옥 가는거 아닌가? 하고,,,그런데 주인집 아저씨-짭새 하는말 "아니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개를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라는 거와 개값을 물어내라는 것이다. 원래 보기에 착한 총각인줄 알았는데 술김에 그랬다니 앞으로 절대 그러지 마라고 당부했고 그 전에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다.

그대신 신문조서는 절대 꾸미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그래서 개값을 물어주고 나왔는데 나중에 성당에서 미사보다 신부님 강론이 짜증나게 들리는데 갑자기 잡생각과 내가 때려잡아 죽인 개, 그리고 개값, 그리고 파출소 몇몇 짭새들의 뭔가 좋은 것을 얻었다는 뜻한 눈초리가 떠올랐다.

올커니 그 개를 지들이 가져다 먹고 개값까지 받았다는 말씀, 그럼 도살한 값은 내가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어쩜 나도 성당에서 미사시간에 그것도 거룩한 신부님의 강론시간에 이런 경제적 손익 계산을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나중에 가끔 그 파출소를 지날때마다 그 개값과, 아까운 그 개고기 생각이 난다. 모두다 빼앗긴 기분이랄까....1년후 다시 서울로 올라왔지만 가끔 아이들이 좋아했다는 내가 도살한 그 개세끼(바둑이 였는데 여하튼 나만 보면 지져댓었다.)의 먹음직 스런 살코기들이 억울하게도 자꾸 생각나는 것이다. 특이 요즈음 같은 여름에 더 그렇다.

이 밖에도 개에 대한 사건은 몇가지 더 있다. 1. 아버님이 뱀에게 물릴뻔 했던 것을 개가 먼저 낚아 채서 물어죽이고 그 또한 식용으로 가마솥에 들어간 얘기, 2.가톨릭노동청년연합회 회원이었을 때 노량진본부에서 주먹만한 백구(백구도 아니다 치와와 비스므리 한 주먹만한)한마리를 납치해서 옥상에서 구워먹은 얘기, 3. 북창동 보신탕집에서 회사동료와 개 살코기문제로 주먹질 한 얘기 등,,,,

지금 내가 튼튼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빨리 죽지 않고 오랫동안 살아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내똥을 먹은 개를 내가 먹어서 그런거 같다. 내 안에 그 똥개가 살아서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귀에서 개소리가 들린다...제발 나보다 더 오래 살아서. 극락왕생하라고...멍멍

내 똥 먹은 놈 억울하지 않게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려면 우리모두 개고기 번개 해요.

두서없이 옛날 이야기를 질펀 싸놓았다. 얘기인 즉슨...누구 나 몸보신 시켜줄 양반 없수?
미치겠거든요...먹고 싶어서

2008년 7월 22일 백수재에서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

     

참아주세요 (뱀이다 송) - 김혜연

간 큰 남자 씨리즈 3 : 참아주세요 (1994)

김혜연 Kim, Hye-Yeon (1971 - )

No.2 - 참아주세요 (작사:정의송 작곡:정의송)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