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딱지 따먹기 - 강원식 (1980년 강원 사북 초등 4학년)│詩 노래

리차드 강 2009. 4. 10. 05:04

딱지 따먹기 - 강원식

<딱지 따먹기>

(1980년 강원 사북 초등 4학년) 백창우 곡

딱지 따먹기를 할 때
딴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

     

     

아이들 시로 백창우가 만든 노래(보리 2002)

노래마을 어린이

Track No.2 - 딱지 따먹기

 

     

◈가족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사북초등학교 64명 어린이 글, 임길택 엮음, 김환영 그림, 출판사 보리

*임길택이라는 시인이자 동화작가였던 초등학교 교사가 있었다. 97년 12월, 마흔 여섯이란 짧은 나이로 돌아가셨으니...

*임샘은 목포교대를 나와 강원도 산골, 탄광마을, 그리고 경남 거창에서 14년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별다른 수식이나 가감없어도 그의 시나 동화는 많은 감동을 준다. 그가 가르친 아이들의 시도 그의 글, 그의 영혼만큼 빛이 난다.

*이 책에서는 강원도 사북 탄광마을 어린이들이 쓴 시 100편이 담겨있다. 이제는 흔적만 남아가는 탄광마을 어린이들이 맑은 눈으로 기록한 역사이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탄광마을 모습은 그 어느 누구의 기록보다 정직하다.

*화가 김환영의 소박한 판화도 이 시와 더없이 잘 어울린다.

 

◈추천하는 말-"임길택 선생님이 남겨 준 선물" (권정생)

이 시집에는 탄광 마을 어린이들이 쓴시 112편이 실려 있습니다. 짧고 간결하면서도 아이들은 식구들 이야기, 동무들 이야기, 이웃집 이야기를 어린이 눈 높이에서 들려줍니다.

아버지가 팔을 다쳐 대신 어머니가 탄광에 다닌다는 용희 어린이, 딱지 따먹기에서 딱지가 넘어가면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고 쓴 원식이 어린이, 형구 어린이는 이웃집 아저씨가 술만 마시는 바람에 아주머니가 집을 나가 버려 라면만 먹고 있다는 딱한 이야기를 써 놓았습니다.

검은 탄광 마을 어린이들은 역시 그 검은 환경의 테두리 안에서 어쩔 수 없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탄광촌 어린이 시집은 참으로 귀하고 드문 시집입니다. 임길택 선생님이 남겨준 선물이기에 더욱 현미 어린이는 귀한 마음이 듭니다.

담배 집 심부름을 갔던 현미 어린이는 그 날 담배 집 키 큰 오빠가 왜 화를 냈는지 영문도 모르고 현미만 억울하게 화풀이를 당했네요. 혹시 그 오빠 그 날 애인한테 딱지맞은 건 아닐까요. 아니면 가게일이 잘 되지 않았던 탓일까요. 탄광 마을의 또다른 그늘진 곳을 보여 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대원이네 누나는 수학 여행에 새옷을 사 입고 갔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적당한 가난은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되어 평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즘 도시 아이들은 먹을 것 입을 것이 너무 많아 오히려 걱정입니다. 어려움 없이 쉽게 살면 그만큼 경험도 줄어듭니다.

천천히 걸어서 가는 길은 힘들지만 보고 듣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로 후딱 쉽게 가 버리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이 시집은 임길택 선생님의 또다른 봉정 분교어린이 시집과 함께 비교하면서 읽어 보세요. 어린이들이 지금 환경과 생활을 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끝으로 좋은 시집을 묶어 주신 보리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엮은이의 말-"더불어 살기를 바라며"(임길택)

내가 아이들과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세상에 ‘사북사태’로 널리 알려진 1980년 4월이 지난 뒤부터였다.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 앞서 우리 아버지들은 크게 노했고, 건물이 불탔으며 더러 다친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도 교실은 문을 닫지 않았고, 아이들은 두 눈을 멀뚱거리며 학교에 나오곤 했다.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아이들은 몰랐고, 나 또한 그런 까닭을 설명할 수 없었지만, 우리들이 서로가 서로를 너무 알지 못한채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특별히 ‘글짓기’를 모르는 아이들이었지만 그 아이들이 지금 살고 있는 이야기를 꾸밈없이 글로 쓸 수는 있었고, 나는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오후 내책상에 앉아 그 글들을 읽었다.그리고 더러 가슴 미어짐을 어쩔 수 없어 그 글을 읽다 말고 창가로 가면, 아직도 좁은 운동장엔 가방을 놔 둔 채 뛰고 달리며 신나게 노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나는 조금씩 그 아이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비로소, 아이들 편에서는 ‘선생님’이 되어갔다. 매가 멀어져 갔고 게으름이 피어오를 때마다 무엇엔가 섬찟 놀라 돌아섰다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형편없는 글씨로 아이들은 날마다 나를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다.

     

길택씨의 아이들

우리는 모두 시를 쓰며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어떤 시를 쓰고 있습니까. 당신은 어떤 시를 쓸 수 있는 인생을 살아낼 것입니까.

이것은 27년 전 강원도 사북의 탄광촌 아이들과 선생님,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학급문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동안 선생님은 돌아가셨고 아이들은 사십 줄을 넘긴 나이가 되었으며 학급문집은 전설이 되었습니다.

 

1. 뜻있는 교사들의 슈퍼스타, 임길택 선생님이 있었다.

1952년生 임길택 선생님은 이오덕 선생님과 함께 활동하던 시인이다. 1976년 강원도 정선군의 작은 분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14년간 탄광마을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좋은 교사였다. 그래서 뜻있는 교사들에게는 가슴에 품은 슈퍼스타가 임길택 선생님이라고 한다. 1997년 4월 폐암 선고를 받고, 그 해 12월 돌아가셨다.

교사로 재직하는 동안 아이들의 글과 그림을 모아 《나도 광부가 되겠지》, 《하늘로 간 풍선》, 《물또래》, 《꼴지도 상이 많아야 한다》 등을 엮었고 동시·동화·수필 창작을 계속했다.

본인의 작품집으로는 시집 《탄광마을 아이들》, 《할아버지 요강》, 《똥 누고 가는 새》, 《산골 아이》, 동화집 《우리동네 아이들》, 《느릅골 아이들》, 《탄광마을에 뜨는 달》, 《수경이》, 수필집 《하늘 숨을 쉬는 아이들》,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등이 남아있다.

 

2. 전설이 된 학급문집이 있었다.

사북 사태가 일어났던 1980년 무렵, 동양 최대의 광업소가 있던 정선군 사북면 사북 초등학교에 부임한 임 선생님은 1980년 6학년 7반, 1981년에는 5학년 8반 담임을 맡아 아이들과 함께 8권의 학급문집을 펴낸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가르친 시 쓰는 법은 단 한 가지였다.

“꾸미지 말고 솔직하게 쓰자”.

<내가 가져온 호차리>

삼학년 때 내보고
호차리를 가져오라고 하였다.
나는 갖다드렸다.
내가 공부시간에 떠들어서
내가 가져온 호차리에 맞았다.
나는 무언지
억울한 것 같았다.

<딱지 따먹기>

딱지 따먹기를 할 때
딴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아버지 월급 쓸 것도 없네.

 

<나도 광부가 되겠지>

우리 아버지께서는 광부로서 탄을 캐신다.
나도 공부를 못하니 광부가 되겠지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난 이제 광부가 되었으니
열심히 일해야 되겠지만
너는 커서 농부나 거지가 되었으면 되었지
죽어도 광부는 되지 말라고 하신다.

때로 싱긋 웃음 짓게 하고, 때로는 짠하게 가슴을 때리는 동심. 소설가 조세희는 <침묵의 뿌리>에서 이 학급문집을 ‘이 세상에서 제일 귀중한 책’으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껌헌 아빠 얼굴이 예쁘다고 했던 하대원의 시는 김민기에 노래극 <아빠 얼굴 예쁘네요>가 되었고, 강원식의 <딱지 따먹기>는 동요로 다시 탄생했다.

 

3. 그 후 27년, 64명의 꼬마 시인들은 무엇이 되었을까.
27년 만에 배달된 자신의 시집을 받아들고, 그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얼마 전, 임길택 선생님이 담은 동심이 동시집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로 출판되었다. 선생님이 돌아가신 지 10년만의 일이다. 그 사이 꼬마 시인들은 장성하여 마흔 줄에 들어섰다. 27년 전 탄광촌의 동심들은 과연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정말 광부가 되었을까. 어른이 된 꼬마 시인들과 27년 전 자신이 쓴 시가 만나는 순간, 과연 어떤 울림을 만들어낼까.

제작진은 강원도 정선의 사북에서부터 시작해, 춘천, 속초, 서울, 안산, 대구, 제주에 이르기까지 등 전국 곳곳을 수소문하며 자신이 쓴 시가 시집이 되어 나온 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그때 그 꼬마 시인들을 찾으러 다녔다. 사북 최고의 자장면을 만들고 있는 명환이와 서울에서 간호사가 된 명희, 나라에서 주는 월급을 받게 된 중원이, 학교에서 제일 시 잘 쓰는 아들을 둔 김명희, 그리고 그 옛날 전교에서도 알아주는 말썽꾸러기였던 삼총사들의 현재까지. 이들이 27년 만에 배달된 자신의 시집을 받아든다. 그리고 그때 그 시절처럼 목청껏 자기 시를 읽어본다.

이것은 꼬마 시인들과 선생님, 그리고 전설이 된 27년 전 학급문집이 만나는 그 순간에 대한 기록이다.

◎ 방송 : 2007년 5월 13일 (일) 밤 8시 KBS 1TV 스페셜
◎ 연출 : 조정훈 PD
◎ 구성 : 정윤정 작가

글 출처 : KBS 인터넷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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