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모짜르트: 여자는 다 그래 - Karl Bohm-Philharmonia Orchestra | 오페라 음악

리차드 강 2008. 6. 12. 12:00

Così fan Tutte, KV588 - Act 1

모짜르트 여자는 다 그래 1막

Wolfgang Amadeus Mozart , 1756-1791

Act 1 - Come Scoglio Immoto Resta

     

Act1-Scene 1 - Terzetto La Mia Dorabella Capace Non E

Act1-Scene 2 - Ah, Guarda, Sorella

Act1-Scene 2 - Sento, Oddio, Che Questo Piede

Act1-Scene 2 - Soave Sia Il Vento

Act1-Scene 3 - In Uomini, In Soldati Sperare Fedelta

Act1-Scene 3 - Come Scoglio Immoto Resta

Act1-Scene 3 - Non Siate Ritrosi

Act1-Scene 3 - E Voi Ridete Terzetto

Act1-Scene 3 - Un'aura Amorosa Del Nostro Tesoro


Elisabeth Schwarzkopf (soprano, Fiordiligi) - Hanny Steffek (soprano, Despina)
Christa Ludwig (mezzo-soprano, Dorabella) - Alfredo Kraus (tenor, Ferrando)
Giuseppi Taddei (baritone, Guiglielmo) - Walter Berry (bass, Don Alfonso)

Philharmonia Chorus & Orchestra - Karl Böhm, cond

     

     

Cosi fan Tutte (All Women Are Like That: All Women do the Same).

2막의 오페라 부파. 대본은 역시 로렌쪼 다 폰테(Lorenzo Da Ponte)

초연: 1790년 1월 16일 비엔나 부르크데아터(궁정극장)

주요배역

휘오르딜리지(나폴리에 살고 있는 훼라라의 귀부인), 도라벨라(휘오르딜리지의 여동생), 줄리엘모(휘오르딜리지를 사랑하는 장교), 페르란도(도라벨라를 사랑하는 장교), 돈 알폰소(노총각 철학자), 데스피나(두 자매의 하녀)

음악 하이라이트

1막에서 휘오르딜리지의 아리아, 결혼식 캐논, 독토르 메스메(데스피나)를 존경하는 음악, 구글리엘모의 아리아, 페르란도의 아리아, 도라벨라와 구글리엘모의 사랑의 듀엣, 휘오르딜리지와 페르란도의 사랑의 듀엣

베스트 아리아

Come scoglio[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S), Un'aura amorosa del nostro tesoro[사랑의 산들 바람은](T), Per pieta, ben mio(S), Una donna a quindici anni(S), In uomini, in soldati(S), Donne mie, la fate a tant a tanti[나의 애인이여, 그대들이 하는 일은 너무 엄청나](B), Non siate ritrosi...E voi riidete[그렇게 거부하지 마오](B), Soave sia il vento[부드럽게 부는 바람](트리오)

     

     

사전 지식

변 덕스럽고 쓸데없는 일만 저지르며 좀 가벼운듯한 두 여인의 사랑 이력에 대한 코미다. 여성을 조롱하는 듯한 스토리이므로 여성 오페라 팬들은 별로 환영하지 않는 작품이다. 아리아보다는 듀엣, 트리오, 쿼텟 등에 아기자기한 비중을 더 두었다. 대사가 음악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사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고상한 모차르트의 음악을 망쳐 놓는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래서 18세기의 대본가들은 모차르트의 스타일을 고려하여 대본을 다시 쓰기도 했다. 오페라 대사를 연극에 적용하여 공연한 일이 있다. 예상한대로 완전 쓰레기였다. 그러고 보면 모차르트는 참으로 천재 작곡가였다.

에피소드

초 연 이후 ‘여자는 다 그래’의 계속 공연은 당시 요세프2세 황제의 서거로 영향을 받아 그 시즌에 단 10회의 공연만 허락받았다. ‘여자는 다 그래’는 당시의 도덕기준으로 볼때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그래서 대본을 수없이 손질해야 했다. 처음에는 노골적인 표현도 많았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상당히 정화되었다. 그리하여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의 하나가 되었다. 물론 내용은 아직도 비도덕적이지만 모차르트의 아름답고 재치있는 음악이 스토리의 비도덕성을 감싸주며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게 해주었다.

 

작품배경

이 작품은 다 폰테에 의해 1789년에 작곡된 희가극이다. 여자는 모두 이런 것이라는 뜻으로 여자의 마음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아리아보다는 2중창∼6중창의 아름다운 화음의 조화가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모차르트는 오페라 또한 여느 장르와 다름없이 음악적인 부분에 충실하여 로렌쪼 다 폰테의 다소 빈약하다고 여겨지는 구성력을 극적인 진실에 바탕을 둔 음악의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켰다.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그의 특성은 뛰어난 독창성, 우아함과 깊이 있는 함축성으로 멋진 대위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전개 시킨 점이라 할 수 있다. 형식의 풍부함을 자랑하는 그는 요소요소에 다양한 형식을 대입하였다. 대체로 현실과는 먼 사건이면서도 인간 사회에 있어서 애정의 일면을 재치 있게 또는 가볍게 묘사하였다. 이 오페라는 오스트리아의 황제 요제프 2세의 위촉으로 작곡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줄거리

서곡

대 단히 명랑하고 원기에 찬 Adadante C장조 2/2 박자의 곡이다. 관현악의 총 합주로 힘찬 짧은 서주로 시작하여 얼마 안되어 Presto로 넘겨져 희가극답게 용솟음치는 발랄한 기운에 차 있다. 제 2주제는 대담하면서도 자유스럽게 전개되는데, 전체적으로 명쾌하고 힘에 충만하여 빛이 흐르는 것과 같이 돌진한다.

 

제 1 막 나폴리의 한 카페

두 젊은 장교 페르란도와 구리엘모가 냉소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노총각 돈 알폰소에게 자신들의 연인을 찬미한다. 그러나 알폰소는 비아냥대며 모든 여자들이란 남자로부터 유혹을 받기만 하면 반드시 변심하기 마련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젊은 장교들에게 금화 100시퀀을 걸고 내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즉 그들의 연인인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도 역시 유혹을 받게 되면 다른 여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니 한 번 당신의 연인을 시험해 보자고 말한다. 사실 장교들의 연인은 자매지간으로 그들은 승리를 확신하며 알폰소의 내기에 응한다.

장소가 바뀌어 한 별장의 정원이다. 자매인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가 그들의 연인을 기다리는 듯 달을 바라보면서 '아 보라, 나의 자매여(Ab guarba, sorella)'를 부른다.

     

Duetto - Ah guarda, sorella

이 보다 더 달콤한 입술과 고귀한 얼굴이 있다면 얘기 좀 해주세요

Fiordiligi

Ah, guarda, sorella se bocca piu bella.
se aspetto piu nobile si puo trovar.

Dorabella

Osserva tu un poco che fuoco
ha ne' sguardi!
se fi amma, se dardi non
sembran scoccar.

Fiordiligi

Si vede un sembiante guerriero ed amante.

Dorabella

Si vede una faccia che alletta e minaccia.

Fiordiligi

Felice son io!

Dorabella

Io sono felice!

Fiordiligi & Dorabella

Se questo mio core mai cangia desio,
Amore mi faccia vivendo penar.

Fiordiligi

Ah, look, sister, if a mouth more lovely,
If a face more noble could be found.

Dorabella

Observe a little
what fire he has in his!
if it doesn't seem
to fling flames and.

Fiordiligi

One sees the semblance of a warrior.

Dorabella

One sees a face that entices and

Fiordiligi

Happy am I!

Dorabella

I am happy!

Fiordiligi & Dorabella

If my heart ever changes its aff ections
May the ‘god of love’ make me live in

 

이 때 알폰소가 나타나 곧 장교들의 갑작스러운 귀대를 알린다. 이어서 페르란도와 구리엘모가 들어와 작별인사를 한다. 그들 모두는 자신들의 운명을 슬퍼하며 '오, 여러 신들이여(Sento, O Dio'라는 5중창을 부른다. 두 여인은 죽을 때까지 사랑하겠다고 맹세한다. 그러자 장교들은 마치 내기에서 기기기라도 한 것처럼 득의양양한다. 그러나 알폰소는 속단하지 말라며 일침을 놓는다.

     

In Uomini, In Soldati Sperare Fedelta

DESPINA

In uomini, in soldati
Sperare fedeltà?
Non vi fate sentir, per carità!
Di pasta simile son tutti quanti:
Le fronde mobili,
l'aure incostanti
Han più degli uomini stabilità.
Mentite lagrime, fallaci sguardi,
Voci ingannevoli, vezzi bugiardi,
Son le primarie lor qualità.
In noi non amano che il lor diletto;
Poi ci dispregiano, neganci affetto,
Né val da' barbari chieder pietà.
Paghiam,
o femmine,
d'ugual moneta
Questa malefica razza indiscreta;
Amiam per comodo, per vanità!

데스피나

정상적인 군인들은
진실할 줄 아시나요?
그들이 성실하다고 보십니까?
내 말을 알아 듣지 못하시나요?
모든 사내란 다 마찬가지에요.
모두 다 바람 따라 흔들거리는
수양버들과 같은 것이 남자들 이예요.
눈물도 거짓말, 허위에 찬 눈
말도 사기요. 눈도 거짓된
그것이 남자의 본성이예요.
그들은 쾌락을 위해서만
여자를 사랑하지요,
그리고 나서는 우릴 무시하고,
우리를 저버리지요.
그 땐 애걸해 봤자 소용이 없어요.
오 불쌍한 우리 아가씨들,
우리도 그들의 돈으로
이 사악하고 부도덕한 남자들의 돈으로

 

그들이 작별인사를 나누는 사이 해변에서 북소리가 울린다. 자매가 '그대 나에게 매일 편지를 써 주오(Di Scrivermi ogni giorno'라는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장교들은 행진하며 사라진다. 자매와 알폰소가 '부드러운 바람(Soave il vento)'을 부른다. 마지막까지 홀로 남은 알폰소는 여자란 사막에 씨를 뿌리는 것처럼 그물로 바람을 잡는 것처럼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중얼거린다.

     

Soave Sia Il Vento

바람은 조용하고 파도는 잔잔하다 - 삼중창 (피오르딜리지,도라벨라,돈 알폰소)

Fiordiligi & Dorabella

Soave sia il vento,
Tranquilla sia l'onda,
Ed ogni elemento
Benigno risponda
Ai vostri desir.

Fiordiligi & Dorabella

Gentle be the breeze,
Calm be the waves,
And every elemenet
Smile in favour
On their wish.

 

장 면은 실내로 바뀌고 데스피나가 초코렛을 준비하고 있다. 이 때,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가 등장하면서, 그녀들의 연인이 나폴리로 떠나 버렸다고 데스피나에게 알린다. 이 말을 들은 데스피나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음을 편히 가지라'하고 위로한다. 돈 알폰조는 슬퍼하고 있는 자에게 위로해 주어야 겠다면서 데스피나를 움직여 자기의 계획을 진행시키는데, 이는 바로 두 사람의 외국인을 그 자매들에게 소개시켜 주려는 것이었다. 여기서 변장한 두 사관 페르란도와 굴리엘모가 나타난다. 알폰조는 그들을 먼저 데스피나에게 소개한다.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가 데스피나를 부르며 등장하자, 돈 알폰조는 그들을 친구라고 소개한다. 그들이 두 자매에게 재빨리 사랑을 고백하는 것을 본 데스피나는 짜증을 내며 나가 버린다. 피오르딜리지도 자기들은 약혼한 몸이라면서 나가 달라고 한다. 여기서 돈 알폰조의 계획은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한 편 알폰소는 데스피나에게 내기의 전모를 밝혔고 그녀는 그의 요청을 받아 두 장교들은 턱수염이 더부룩한 알바니아 사람처럼 변장시켜 자매에게 데려간다. 이목구비가 수려한 알바니아 청년들이 자매의 발 아래 무릎을 꿇고 구애를 하자 그녀들은 자신의 애인들과는 다른 매력을 느꼈지만 모욕적인 언사로 거절한다. 언니 피오르딜리지는 이미 자신들은 약혼한 몸이라며 열정적인 서창부로 '별이여! 무엇을 말할 수 있으리오(Stelle! Che dir)'을 부른다. 계속해서 자신의 충실한 사랑을 표현하듯 '바위처럼(Come scoglio)'이라는 아리아를 노래한다.

     

Come scoglio

어머나! 이 일을 어쩌나! 내 마음은 바위처럼 움직이지 않네

FIORDILIGI

Come scoglio immoto resta
Contro i venti e la tempesta,
Cosi ognor quest'alma e forte
Nella fede e nell'amor.
Con noi nacque quella face
Che ci piace, e ci consola,
E potra la morte sola
Far che cangi affetto il cor.
Rispettate, anime ingrate,
Quest'esempio di costanza;
E una barbara speranza
Non vi renda audaci ancor!

피오르딜리지

암석처럼 우리 마음은 움직이지 않아요.
바람이 불어도 폭풍우가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랑이예요.
이와 같이 내 마음 속에
우리의 사랑은 끝이 없어요.
서로 즐기고 서로 위로해
죽음만이 뺏을 수 있어요.
마음을 돌리세요.
변함없는 우리의 마음
성실의 표본이니 나쁘게 생각 말아요.
반복해서 말하지 않겠어요.
우리를 화나게 하지 마오!

 

굴 리엘모가 다시 그녀들에게 사랑을 구하는 'Non siate ritro-si......'아리아를 부른다. 그녀들이 나간 뒤, 그들은 웃으면서 이겼다고 기뻐한다. 그렇지만 돈 알폰조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 3중창이 벌어진다. 페르란도는 아리다 '사랑하는 그대의 훈풍은 부드럽게 나를 위로하고....(Un aura a morosa....)를 노래한다.

     

Un'aura amorosa

그리운 애인이 보내는 사랑의 미풍은 상냥한 위로를 주는구나

FERRANDO

Un'aura amorosa
Del nostro tesoro
Un dolce ristoro
Al cor porgera;
Al cor che, nudrito
Da speme, da amore,
Di un'esca migliore
Bisogno non ha.

페르란도

사랑의 미풍이 우리의 귀한 보배...
달콤한 변함없는 나의 사랑의
미풍이 우리의 귀한 보배.
나의 변함없는 내 님의 사랑
나의 님 변함 없어요.
그대는 나의 소망.
세상 만물에 비할 것 없네.
사랑의 미풍이 우리의 귀한 보배

 

청 년들이 퇴장한 후, 돈 알폰조는 데스피나에게 새로운 계획을 지시한다. 무대는 다시 정원으로 바뀐다. 두 자매는 그녀들의 연인을 생각하며 연정에 넘친 그리운 노래를 부른다. 이 때, 페르란도와 굴리엘모가 돌연히 약병을 들고 다시 나타나 모두 음독 자살을 하려고 하자, 두 자매들은 매우 놀란다. 뒤이어 들어온 돈 알폰조가 자살을 못하도록 그들을 막는다. 청년들은 벤치 위에 쓰러지고 알폰조는 그녀들에게 자기 친구들을 좀 더 부드럽게 대해 달라고 부탁한다. 여기서 데스피나와 돈 알폰제는 의사를 부르러 가는 척하면서 나가 버린다.청년들은 연극을 계속 진행하는데, 자매들은 애써 그들을 일으키려고 한다. 이 때 돈 알폰조가 나타나는데, 그는 의사로 변장한 데스피나를 데리고 온다. 데스피나가 두 사람에게 자석요법을 쓰자, 자매에게 안겨 있던 두 사관은 겨우 정신을 차린다. 별안간 두 청년들은 두 자매에게 키스를 청한다. 데스피나와 돈 알폰조는 키스를 한 번씩 눈감고 해주라고 그녀들에게 권하나, 출정하고 있는 약혼자를 생각하며 이를 단호히 거절한다.

알 폰소가 그녀들 앞에 나서서 저 청년들은 나의 옛 친구이니 정중히 대해줄 것을 부탁하지만 불쾌한 듯 자매는 오만한 태도로 획 나가버린다. 알폰소와 두 청년은 웃으면서 3중창을 부른다. 두 장교는 그들이 내기에 분명히 이겼음을 말하자 알폰소는 최후에 웃는 자의 웃음이야 말로 진정한 웃음이라고 말한다.

무 대는 정원으로 자매는 그녀들의 진실한 연인들이 곁에 없음을 또 한번 슬퍼하고 있다. 이 때 두 알바니아 청년이 다시 달려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랑이 물거품이 된 이상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면서 병에 든 물약을 마시고 적당한 곳에 묻어 달라고 유언한다. 알폰소가 당황한 목소리로 음독을 했다고 겁을 주가 자매는 정황없이 하녀 데스피나를 부른다. 데스피나와 알폰소가 의사를 부르러 간 동안 그녀들은 도리없이 청년들을 회생시키려고 발버둥친다. 의사로 변장한 데스피나와 알폰소가 허겁지겁 들어온다. 의사는 사람의 마음을 끌 수 있는 거대한 자석같은 힘이 그들의 몸에서 독을 뽑아내어야 한다고 처방하며 당시 자석요법을 쓴다. 다행스럽게도 청년들은 소생했지만 그들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자매에게 키스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녀들은 출정하고 있는 애인을 생각해서 단호히 거절한다. 은근이 두 장교는 연인들의 열렬한 사랑을 확인하고 기뻐하는 가운데 합창으로 한다.

     

제 2 막 피오르딜리지, 도라벨라의 방

자 매들의 방으로 데스피나가 알바니아 청년들의 심정을 변호하면서 여자의 절개를 고집하는 그녀들의 고루한 사고방식을 비아냥댄다. '도대체 15살 소녀가 어떻게 알겠는가(Una donna a quindici anni)'란 노래로 실제적인 구애의 방법을 충고한다. 그녀들의 마음은 기어이 흔들리게 되고 매혹적인 2중창의 세레나데 '불어라 우리의 노래 부드러운 서풍을 타고(Secondate, aurette amicbe)를 부르면서 그 청년들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는다.

이 때 알폰소가 등장하여 해변에서의 파티에 그녀들을 초대한다. 드디어 알폰소와 데스피나의 안내로 두 알바니아 청년들을 만나게 된다. 우스꽝스럽게도 정원에서는 피오르딜리지와 페르란도, 도라벨라와 구리엘모가 나란히 거닐고 있다. 서로의 연인을 바꾸어서 알바니아 청년으로 가장한 구리엘모의 구애가 받아들여져 구리엘모는 목걸이를 주고 도라벨라는 폐르란드에게 받은 소형 함정을 선사하며 약속의 기념품이 교환된다. '이 마음 당신에게 주오(Il core vi dono)'라고 그가 노래하자 '당신이 그 마음 내게 준다면 받으리라(Mel date, lo prendo)'하고 그녀가 노래로 화답한다. 한편 언니 피오르딜리지의 지조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녀는 구리엘모가 떠난 후에도 그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Aria - E amore un ladroncello '사랑은 귀여운 도둑'

DORABELLA

E amore un ladroncello,
Un serpentello e amor;
Ei toglie e da la pace,
Come gli piace, ai cor.
Per gli occhi al seno appena
Un varco aprir si fa,
Che l'anima incatena
E toglie liberta.
Porta dolcezza e gusto
Se tu lo lasci far,
Ma t'empie di disgusto
Se tenti di pugnar.
Se nel tuo petto ei siede,
S'egli ti becca qui,
Fa' tutto quel ch'ei chiede

도라벨라

사랑은 작은 도둑질.
사랑은 작은 악마.
그는 우리의 마음에 평온을
가져다 주었었고 빼앗아 가기도 했어
너의 눈과 가슴을 통해,
아니면 너의 영혼을 묶어 버리고
너에게서 자유를 뺏어 가 버릴거야.
그의 마음을 받아들인다면
그 사람은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줄거야.
네가 저항하려 하면
너에겐 혐오만이 남을걸.
그가 네 가슴에 자리잡고,
너를 잡는다면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너는 하게 될 거야

 

두 장교 구리엘모와 페르란도가 만나 서로 겪었던 일을 이야기 한다. 페르란도는 자기의 애인 도라벨라의 부정함을 맹렬히 비난하고 구리엘모는 피오르딜리지의 흔들리지 않는 사랑에 안심한다. 이 때 알폰소가 그들에게 다가와 아직 내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장면은 그녀의 방으로 도라벨라와 데스피나는 피오르딜리지가 알바니아 청년의 열렬한 구애에 굴복하기를 권고한다. 그러나 피오르딜리지는 자기 애인의 군복을 입고서라도 그가 있는 전선에 합류할 작정을 밝힌다. 옆방에서 알폰소, 구리엘로모와 함께 지켜보던 페르란도가 칼을 가지고 들어와 그녀 앞에 내 놓으면서 만약 그녀가 마침내 사랑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점차 갈등에 휩싸이던 그녀가 마침내 사랑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한다. 구리엘모는 크게 분개하고 알폰소는 위로를 한다. 그리고 그녀들은 좀더 골려주기 위해 즉시 결혼식을 거행하는 연극을 꾸민다. 그는 '여자란 다 그런 것(Cosi fan tutte)'이란 냉소적인 아리아를 부른다.

잠 시 후 두쌍이 결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등장한다. 공증인으로 변장한 데스피나가 가짜 결혼 계약서를 가지고 온다. 이 때 밖에서 군인들의 개선합창이 들려온다. 알폰소가 나가서 알아보더니 자매의 연인들이 군대에서 돌아오는 중이라고 전한다. 그녀들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알바니아 청년들을 다른 방에 숨긴다.

얼 른 군복으로 갈아 입은 두 사람이 다시 등장한다. 그녀들은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짓말을 시도하는데 알폰소가 슬쩍 구리엘모와 페르란도에게 결혼 계약서를 고의적으로 보여준다. 사색이 된 그녀들은 결국 자기들이 신의를 지키지 못했음을 고백하게 된다. 곧 이 모든 것이 연극이었음이 밝혀지고 그녀들은 용서된다. 그리고 '행운은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자게에만 오는 것이다(Fortunato l'uom)'라는 내용의 6중창을 부르며 막이 내린다.

     

     

Cosi fan Tutte 여자는 다 그래

모 차르트의 오페라는 크게 두가지 부류로 나눌수 있다. 한가지는 이탈리아 스타일의 오페라 부파(Opera Buffa)이며 다른 하나는 독일 전래 스타일인 징슈필(Singspiel)이다. 모차르트는 모두 22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그중에서 오페라 부파 스타일은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 피가로의 결혼 등이다. 모차르트가 오페라 부파에 치중했던 배경은 간단하다. 당시에는 이탈리아의 오페라가 국제적 기준처럼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 차례나 이탈리아 여행을 갔었던 것도 이탈리아 취향의 오페라 작곡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이었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생애의 하반기(전 생애라고 해야 35년에 불과하지만)에 이탈리아 스타일에서 탈피하여 진정으로 독일적인 오페라에 몰두하였다. ‘마적’은 대표적인 징슈필 스타일의 작품이다. 독일어를 모국어로 하고 있는 모차르트에게 있어서 이탈리아어를 가지고 오페라를 작곡한다는 것은 자존심에 관한 문제였다. 그러므로 독일어 대본에 의한 독일 스타일의 오페라 생산은 독일 오페라의 부흥이라는 면에서도 매우 뜻 깊은 일이었다. 이탈리아 스타일이던 독일 스타일이던 모차르트의 오페라는 음악적으로 한치의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것이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가 전세계 오페라 애호가들의 영원한 찬사를 받고 있는 이유는 아름다움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모차르트의 천재성 때문이다.

‘여 자는 다 그래’는 모차르트의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 스타일의 작품 중에서 마지막 작품이다. Cosi fan tutte라는 말은 ‘그래서 모두 똑같이 행동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는 보통 ‘여자는 다 그래’라는 제목으로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다. 글자 그대로 본다면 Thus do all(또는 Thus Do They: Women are like that)이다. 그런데 tutte라는 단어가 여성형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왜 여성만 ‘모두 같다’고 할 수 있는가? 오페라에서 보면 남성들도 예외 없이 ‘모두 같다’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차르트가 ‘여자는 다 그렇다’라면서 자조적인 공감을 보인 연유는 무엇일까?

그 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그저 ‘코지’라고 부르는 것이 제일 편하고 정확하다. 중요한 것은 오페라의 제목을 어떻게 번역하여 부르느냐가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인간 본연의 성격 표현과 주인공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모차르트의 여성 편력을 알아본다면 혹시 그 연유를 알수도 있을 것이다. ‘여자는 다 그래’는 모차르트의 여성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후문이 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모차르트의 주변에는 이런 저런 여인들이 항상 붐비고 있었다. 천상의 음악을 창조하는 모차르트에게 한가닥 하는 부인네들과 약간 들떠 있는 아가씨들이 천재성에 찬사를 보내기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 었다. 모차르트로서 마음만 먹으면 그런 여인들과 친밀하게 되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따르면 모차르트가 진정 사랑했던 여인은 한사람뿐이었다고 한다.

모 차르트는 고향 잘츠부르크를 떠나 만하임(Manheim)에서 지낸 적이 있다. 모차르트는 그곳에서 베버라는 사람의 미망인인 프리돌린 베버(Fridolin Weber)여사의 가족들과 가깝게 지냈다. 프리돌린 베버 여사의 시동생(남편의 동생)의 아들이 나중에 유명한 작곡가가 된 칼 마리아 폰 베버(Carl Maria von Weber)이다. 즉 나중에 모차르트의 부인인 된 콘스탄체의 삼촌(아버지의 이복동생)의 아들이 칼 마리아 폰 베버이다. 그러므로 콘스탄체와 칼 마리아 폰 베버는 사촌간이다. 그건 그렇고 프리돌린 베버 여사에게는 딸이 셋이나 있었다. 모차르트는 그중에서 둘째 딸인 알로이지아(Aloysia)를 사랑했다. 모차르트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어 알로이지아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간청했다. 파파 모차르트는 반대했다. 두 사람에게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헤어지는수 밖에....비록 두 사람은 타의에 의해 헤어지게 되었지만 일단은 서로 영원히 잊지 말자는 약속을 했다. 모차르트는 그 약속을 충실히 이행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알로이지아는 그렇지 못했다. 어떤 괜찮은 사람과 결혼했던 것이다. 모차르트로서는 심적 타격이 컸었다. 그는 얼마동안 파리 등등을 전전하다가 비에나로 가서 정착하게 되었다. 우연의 일치였는지는 몰라도 알로이지아의 어머니인 프리돌린 베버여사가 비엔나에 와서 하숙집을 경영하고 있었다. 그 집에 하숙을 정한 모차르트는 우여곡절 끝에 그집 셋째 딸, 즉 알로이지아의 바로 아래 동생인 콘스탄체(Constance)와 결혼하게 되었다. 성슈테판성당에서였다. 당시 모차르트는 27세였고 콘스탄체는 18세였다. 아무튼 청년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 덕분에 여자의 마음이란 어떤 것이며 일편단심이란 용어는 한낱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슬며시 깨달았던 모양이다.

     

도라벨라(언니)와 페란도의 사랑의 약속 장면 - 슈투트가르트 오페라

1999 슈투트가르트 공연. '여자는 다 그래'에서 가장 고통 받는 커플은 페란도와 휘오르딜리지이다. 하이네는 '내가 비참한 것 처럼 그대도 비참하다'라는 공통된 감정이 로맨틱한 관계의 시작이라고 말한바 있다.

     

‘여 자는 다 그래’에는 언니와 동생의 두 자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자기들 약혼자에게 변치 않는 마음을 맹세하지만 나중에 다른 열렬 구혼자가 나타나서 죽어라고 프로포즈를 하자 급기야 마음이 바뀌어 그들과 결혼식까지 올리려 한다. 여자라는 존재는 상황에 따라 ‘변덕’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이러한 변덕과 미덕의 논란은 모차르트의 다른 오페라, 즉 ‘피가로의 결혼’과 ‘돈 조반니’에서도 엿볼수 있다.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피가로와 결혼하기로 되어 있는 수잔나가 백작의 집요한 감언과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한때 백작의 데이트 신청을 승낙한 일이 있다. 아무리 백작부인을 위해서라고 해도 바로 그날밤에 피가로와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입장에서 다른 남자와, 그것도 돈 후안이나 다름없는 백작과 밤중에 숲속에서 만나기로 한 것은 ‘변덕’이었다. ‘돈 조반니’에서는 어떠한가? 농부 마세토와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그날, 체를리나는 돈 조반니의 유혹에 넘어가 자칫하면 이상하게 될뻔했다. 이것도 일종의 ‘변덕’이라고 할수 있다. 물론, 두 경우 모두 나중에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는 바람에 오해가 풀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언젠가 모차르트가 자기의 이상여인은 바로 체를리나와 같은 여인이라고 고백한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여자는 다 그래’에서도 여자들의 ‘변덕’은 종잡을수 없이 진행된다. 그러다가는 나중에 원래의 사랑을 찾아 해피엔딩을 장식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지만 아무튼 여인들의 송죽같았던 절개가 아침 안개처럼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이무렴,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도라벨라(아그네스 발차)와 휘오르딜리지(키리 테 카나와) - 런던 코벤트 가든

     

‘여 자는 다 그래’의 대본은 모차르트와 콤비인 로렌조 다 폰테(Lorenzo da Ponte)가 맡았다. 다 폰테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세편의 대본을 썼다. ‘코지’(영어권에서는 보통 Cosi라고만 부른다), ‘피가로의 결혼’, 그리고 ‘돈 조반니’이다. ‘여자는 다 그래’는 합스부르크의 요세프2세의 권유에 의해서 작곡한 것이다. 원래의 대본은 모차르트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의 음악에 맞추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살리에리는 첫 막의 음악만 만들고 더 이상 진행하지를 못했다. 그래서 모차르트에게 부탁하게 되었다. Cosi fan tutte라는 말을 제2막 6장의 피날레에 세명의 남자들(돈 알폰소, 페란도, 줄리엘모)이 부르는 트리오의 가사에 처음 등장한다. 그로부터 오페라의 타이틀이 연유되었다. 실제로 다 폰테는 Cosi fan tutte le belle라는 가사를 일찍이 ‘여자는 다 그래’보다 먼저 제작된 ‘피가로의 결혼’ 제1막 7장에서 사용한바 있다.

     

'당신과 이별하느니 차라리 나를 죽이시요' 라며 대단한 제스추어를 쓰는 휘오르딜리지 - 비엔나

     

‘여 자는 다 그래’의 초연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거의 1년전인 1790년 1월 26일 비엔나의 부르크테아터(Burgtheater)에서 있었다.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오페라의 내용이 남존여비와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지만 비엔나 사람들은 개의치 않았다. 당시 비엔나 사회는 어느정도 탐미적이고도 향락적인 분위기에 넘쳐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대인기였다. 그러나 사실 19세기와 20세기 초반에 여인의 정절을 폄하하는 그런 스토리는 온당치 못했기 때문에 (특히 프랑스 혁명이후 평등사상이 팽배하던 시기에) 공연에는 어느 정도 위험부담이 있었다. 비엔나에서의 공연은 초연이후 몇차례만 계속되었을뿐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모차르트를 이해하고 총해하던 요세프2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코미디 오페라는 분위기상 민망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2차대전후 ‘여자는 다 그래’는 놀랄만한 인기를 차지하게 되었다. ‘오페라 아메리카’가 조사한바에 의하면 ‘여자는 다 그래’는 20세기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 20편중 15위를 차지하였다. 모차르트와 다 폰테가 택한 ‘약혼자 교환’이라는 테마의 연혁은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카치오(Boccaccio)가 그의 데카메론(Decameron)에서 그같은 테마를 사용하였으며 그후에는 셰익스피어가 심벌린(Cymberline)에서 같은 내용의 주제를 사용했다.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The Taming of the Shrew)에서도 비슷한 테마를 발견할수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오비드(Ovid)가 쓴 그리스 시대의 프로크리스(Procris) 신화에서도 ‘약혼자 교환’이라는 테마가 등장한다.

     

셰익스피어의 심버린(Cymbeline). 남편 포스투무스가 아내인 심버린왕의 공주 이모젠의 정절을 두고 친구 이아키모(리틀 이아고)와 내기를 하는 내용

     

오 페라 부파라는 것이 대개 그렇듯이 ‘여자는 다 그래’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재미가 솔솔 나는 그런 작품이다. 수없이 펼쳐지는 아리아, 듀엣, 트리오, 쿼테트, 여기에 퀸테트(5중창)까지...한결같이 매력적이어서 가만히 있어도 듣는 사람의 가슴을 아름다운 장미 빛으로 물들여 준다. 1막 끝에 나오는 휘오르딜리지의 아리아 Come scoglio(바위같이 단단한)은 콜로라투라 음역이 낼수 있는 가장 화려한 곡으로 손꼽히는 것이다. 비단 이 아리아뿐만 아니라 모든 음악이 아름답고 재미있다. ‘과연!’이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음악이다. 특히 서곡은 참으로 감칠맛이 나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가 서로 숨바꼭질을 하듯 경쾌하고 아기자기하다. 서곡에서는 네가지 악기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같은 대목이 있다. 오보에는 페란도를, 바쑨은 구글리엘모를, 클라리네트는 휘오르딜리지를, 플루트는 도라벨라를 표현한다. 서곡의 마지막 파트는 모차르트의 오페라가 언제나 그렇듯 대합창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코나(Coda)를 통하여 모차르트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화해와 용서와 사랑이었다.

전2 막. 무대는 나폴리. 시기는 18세기.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별장이다. 도라벨라(Dorabella: Sop: lirico-spinto)는 언니이고 휘오르딜리지(Fiordiligi: Sop: dramatico 또는 MS)는 동생이다. 둘다 이름만큼이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아가씨들이다. 이들과 약혼한 사이인 페란도(Ferrando: Ten: lirico)와 구글리엘모(Guglielmo: Bar: 또는 Bass Bar)는 씩씩한 미남의 청년 장교들이다. 막이 오르면 두 청년장교가 이들의 오랜 친구인 철학자 돈 알폰소(Don Alfonso: Bass)와 한담을 나누다가 우연히 여자의 정절에 대한 논란을 벌인다. 노련한 독신 철학자 돈 알폰소는 ‘여자란 그저 하나같이 변덕스러우며 특히 사랑에 있어서는 성실함이 하나도 없는 존재’라고 장담한다. 그는 ‘여자의 정절은 아라비아 사막의 불사조와 같은 것!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도 본적이 없다’라며 열을 올린다. 두 청년장교는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면서 자기들의 약혼녀만큼은 세상이 알아주는 정절의 모델이기 때문에 어느 경우에도 변심이란 있을수 없다고 주장한다. 돈 알폰소는 ‘여자들의 기억력이란 생각보다 짧다네!’라면서 도라벨라와 휘오르딜리지의 마음이 현재는 철석같지만 상황에 따라 변할수 있다는데에 금화 1백개의 내기를 건다. 두 청년장교도 이 내기에 흔쾌히 동참한다. 돈 알폰소는 페란도와 구글리엘모에게 이 여자들을 시험하기 위한 계획을 세울것이니 아무런 잔말 말고 협조하라고 다짐한다.

     

세 남자들의 내기(가운데가 돈 알폰소) - 캐나다 뉴브룬스위크 오페라

     

무 대는 바뀌어 두 여자가 거처하는 저택의 정원. 능청스럽고 노련한 철학자 돈 알폰소가 나타나 두 청년장교가 갑작스런 명을 받도 전쟁터로 나가게 되었다고 전한다. 놀라움과 함께 슬퍼하는 두 여자...곧이어 두 청년장교가 수심이 가득찬 얼굴로 등장하여 두 여자에게 비록 전쟁터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게 되지만 마음만은 절대 변하지 말자고 하며 애간장이 끊어 질듯한 이별의 정을 나눈다. 여자들은 눈물을 떨구며 ‘천년만년 기다리고 있을 것이오니 부디 몸성히 다녀오사이다!’라고 말한다. 돈 알폰소는 속으로 잔뜩 웃으면서 ‘정말 헛소리들 하고 있네! 세상엔 아무리해도 어쩔수 없는 일이 세 가지가 있다네! 바닷물을 두레박으로 퍼 올리는 것, 사막에 곡식을 심는 것, 그물로 바람을 잡는 것이지! 한 가지가 더 있다면 그건 여자의 말을 믿는 것이라네!’라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한다.

     

약혼자들이 멀리 전쟁터로 떠나자 이별을 슬퍼하는 도라벨라와 휘오르딜리지(오슬로 오페라)

     

두 자매에게는 데스피나(Despina: Sop: ligera)라고 하는 하녀가 있다. 똑똑하고 눈치 빠르지만 장난기가 있고 더구나 ‘누군 팔자 좋아서 잘 먹고 잘 입으면서 사랑 타령이나 하고 있고 누군 온종일 뼈 빠지게 일이나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그런 여자이다. 데스피나 역시 여자의 정절은 별로 믿을 것이 못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자 귀족 여인들이 이 남자, 저 남자와 연애에 탐닉하고 있는 모습을 수없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돈 알폰소는 약간의 돈을 데스피나에게 쥐어 주고 그를 자기편 계획으로 끌어 들인다. 데스피나로서는 용돈도 생기고 이번 기회에 주인 아가씨들을 한번 골탕 먹일수 있으므로 돈 알폰소의 계획에 오히려 대찬성이다. 데스피나에게 부여된 임무는 청년장교들이 멀리 떠난 사이에 두 아가씨에게 새로운 파트너를 주선해 주는 것이다. 어차피 기약 없이 떠난 남자들!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그 동안 소일할 파트너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 역할이다.

     

데 스피나 역의 체칠리아 바르톨리(Cecilia Bartoli). 1994 비엔나 슈타츠오퍼. '여자는 다 그래'의 주인공들은 왕족이나 귀족이 아니라 평범한 일반 계층이다. 아마 알폰소만이 귀족일지 모른다. 이러한 평민 중심이 '휘가로의 결혼'이나 '돈 조반니'와 다른 점이다. 하녀 데스피나는 더 평범한 신분이다. 하지만 데스피나는 누구보다도 탁월하다. 심지어 사랑에 있어서도 두 아가씨들의 선생이다. 데스피나는 또 하나의 모차르트인지 모른다.

     

두 청년장교는 떠나고 두 여자들이 아직도 약혼자들과의 이별을 슬퍼하고 있을 때 느닷없이 우 사람의 멋쟁이 알바니아 귀족이 나타난다. 알바니아 귀족 청년들은 자기들은 오래전부터 멀리서 아가씨들을 마음속 깊이 사모하고 있던 사람들인데 이제 더는 참지 못하겠으니 자기들의 진정한 사랑을 제발 받아 달라고 하면서 무릎을 꿇고 애걸복걸한다. 이 두 젊은이들은 실은 돈 알폰소의 계략에 따라 알바니아 귀족으로 변장한 페란도와 구글리엘모이다. 갑자기 웬 알바니아 귀족이냐고 하겠지만 나폴리에서 바다만 건너면 알바니아이므로 오래전부터 나폴리에는 알바니아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음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도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 돈 알폰소의 진짜 계략이 숨어 있다. 두 청년장교에게 파트너를 바꾸어 사랑을 고백하게 한 것이다. 즉, 원래는 도라벨라-페란도, 휘오르딜리지-구글리엘모가 파트너이지만 서로 상대방을 바꾸어서 페란도가 휘오르딜리지에게 구혼하고 구글리엘모가 도라벨라에게 사랑을 고백토록 한 것이다. 두 아가씨는 마음이 허전하던 차에 잘 생긴 알바니아 귀족들이 나타나서 죽기 아니면 살기로 사랑을 고백하자 짐짓 놀라면서 은근히 마음이 동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무슨 내색을 보일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답변은 정석대로였다. ‘아스셔요! 우리에겐 이미 정혼한 남정네들이 있답니다. 제발 이러지 마셔요...’ 뭐 그런 대답이었다.

     

알바니아 귀족들의 구혼에 그러면 안된다고 하며 버티는 두 자매 - 비엔나 슈타츠오퍼

     

알 바니아 귀족들로 변장한 두 청년장교는 두 여자들과의 1차 미팅을 마치고 나서 ‘그것 보시오! 아, 이 여자들이 어떤 여자들인데 마음이 변해!’라면서 내심 내기에 이겼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두 알바니아 귀족의 이름은 셈프로니오(Sepmprinio)와 티치오(Tizio)라고 했다. 이 얘기를 들은 돈 알폰소는 ‘아직 모르니 좀 기다려 보시오!’라면서 계약을 계속 진행한다. 잠시후 두 여자들이 다시 나타나자 알바니아 귀족들은 얼른 무슨 약을 입에 털어 넣는 것과 동시에 바닥에 쓰러지면서 죽는 시늉을 한다. 그렇게도 애원했건만 두 여자가 사랑을 받아 줄 생각을 하지 않으므로 ‘에라, 그대 없는 세상, 살아서 무얼 하나!’라는 심정에서 자살하는 척 했던 것이다. 두 여자는 너무나 놀라서 ‘아니, 이거 우리가 이 사람들에게 너무 심하게 구는것 아닌가? 죽긴 왜 죽는다고 그러시나? 죽은 사람 소원도 풀어 준다는데 산 사람 소원을 들어주지 못할 것이 무엇 있는가?’라면서 자못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니다. 때를 맞추어 의사로 변장한 데스피나가 등장하여 각본대로 두 알바니아 귀족들을 겨우 살려내는 것처럼 연극을 한다. 가기스로 깨어난 두 알바니나 귀족들은 이미 죽은줄 알았는데 다시 살아났다고 하면서 ‘이런 기적 같은 일에 어찌 보상이 없을소냐? 원컨대 아름다운 여인들이시여! 부디 한번의 키스면 만족하겠나이다!’라면서 능청을 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여자들은 몸을 사리면서 겉으로는 계속 일편단심을 주장한다.

     

자살 소동을 벌인 알바니아 귀족들이 죽은척하고 있다. 의사로 변장한 데스피나도 한 몫

     

제2 막. 하녀 데스피나는 두 여자에게 ‘자고로 여자란 남자로부터 사랑을 받도록 만들어졌답니다!’라고 설득하면서 도라벨라와 휘오르딜리지의 마음을 살살 흔들어 놓기 시작한다. 집요한 데스피나의 설득, 그보다도 죽음도 불사하는 알바니아 귀족들의 열렬한 하소연 때문에 급기야 두 여자의 마음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여차여차하여 결국 구 알바니아 귀족과 두 여자는 서로 사랑을 맹세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당초 돈 알폰소의 지시대로 파트너를 바꾼 상태에서 사랑을 굳게 맹세하게 되었으니 사태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두 청년장교는 ‘돈 알폰소님의 말씀이 천만번 옳도다! 여자는 다 그래! 변심하지 않으면 여자가 아니지!’라는 씁쓸한 자문자답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내 알바니아 귀족과 사랑의 약속 (휘오르딜리지와 구글리엘모)

     

제2 막의 마지막은 결혼식 장면. 두 청년장교는 각본에 따라 두 여자들에게 결혼해 달라고 애걸복걸하여 겨우 승낙을 받았는데 정작 결혼식을 올리려고 하니 통 무어가 무언지 갈피를 잡을수 없어서 걱정이 태산 같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사라진다면 돈 알폰소와의 내기에 지는 것이므로 그럴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결혼식장에 나오기는 나왔지만 심사가 편할리 없다. 알바니아 귀족으로 변장한 두 청년장교는 ‘아, 정말 어쩌다 이렇게까지 말려들게 되었는지 모르겠네! 우리 스스로가 한심해 죽을 지경이로다! 하지만 기왕 엎질러진 물인데 어찌할 것인가!’라며 서로 약혼자를 바꾸어 결혼식을 올릴 작정을 한다. 공증인이 나타나고! 실은 데스피나가 공증인으로 변장했지만 두 청년장교들고 그런 내막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 이제 공증인이 준비한 결혼 서약서에 서명만 하면 끝이다. 두 알바니아 귀족들이 막 서명을 하려는 순간, 돈 알폰소가 뛰어 들어오며 전쟁터에 나갔던 두 청년장교들이 막 돌아 온다는 소식을 전한다. 두 자매는 정신이 혼비백산할 정도로 놀라지 않을수 없다. 두 여자는 신랑들인 두 알바니아 귀족들에게 얼른 옆방으로 숨으라고 한다. 천만다행으로 결혼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게된 두 청년장교는 다른 방으로 가서 수염을 떼어버리고 본래의 복장으로 갈아 입는다. 그리고는 전쟁터에서 방금 돌아온듯 천역덕스럽게 다시 등장한다. 하지만 두 청년장교들로서도 자기의 약혼녀들을 만나는 것이 여간 서먹서먹한 것이 아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 약혼녀를 바꾸어 결혼 할뻔 했기 때문이다. 페란도는 탁자위에 있는 결혼 계약서를 우연히 발견한듯 집어 들고 ‘이게 도대체 무슨 영문이냐?’면서 이제야 기가 살아난듯 소리친다. 두 청년장교들은 그렇게도 철석같이 믿었던 두 약혼녀들이 단 하루도 참지 못하고 자기들을 배신했다고 하면서 비난을 퍼붓는다. 두 여자들은 처음에는 ‘그거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냥 종이입니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라며 핑계를 대지만 안절부절 및 후회막급하여 쥐구멍이라고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결국 두 여자들은 자기들의 성실치 못했던 것 같으니 제발 고정하라고 하면서 ‘우리의 마음은 오직 그대들뿐!’이라고 합창이나 하듯 말한다. 돈 알폰소가 내기에 이긴 것이다.

     

도라벨라와 휘오르딜리지가 두 알바니아 귀족을 다른 방에 숨도록 하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돈 알폰소와 데스피나가 우스워서 죽겠다고 하고 있다.

     

그 러나 여기에서 돈 알폰소의 계략이 완전 마감된 것은 아니다. 돈 알폰소는 모두에게 저쪽 방에 이 여자들이 마음을 주었던 증거가 있으니 모두 함께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두 여자들로서는 참으로 기절초풍할 일이다. 옆방에 숨어 있는 알바니아 사람들이 발견되면 무슨 변명을 할수 있단 말인가? 두 여자들은 차마 옆방으로 따라 들어가지 못하고 ‘아이고 이젠 죽었구나!’라는 생각뿐이다. 돈 알폰소와 함께 옆방으로 갔던 페란도와 구글리엘모는 다시금 슬쩍 알바니아 귀족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나타난다. 모든 오해가 풀렸다. 사실 오해일 것도 없지만! 두 여자들은 다기들의 원래 사랑을 되찾은데 대하여 행복해 한다. 해피엔딩이다.

     

     

인간의 본성에 던지는 무서운 질문

코지 판 투테 Cosi fan tutte

히 ‘코지 판 투테(Cosi fan tutte)’라고 불려지는 이 오페라의 제목은 ‘여자는 다 그래’란 뜻이다. 제목만 보면 남자들은 고개가 끄덕여질지도, 여자들은 여성비하적인 말에 벌써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질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내용이 ‘파트너 바꾸기’라는 것을 알게 되면 표정은 분노와 당황의 빛깔로 변할지도 모른다. 처음에 장난과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가벼운 내용은 중반이 지나면서 결코 웃을 수 없는 진지한 이야기로 변해 간다. 그리고 인간의 참을 수 없는 불완전함을 들여다 볼 때, 우리들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고개를 들 수 없게 된다. 관객들은 또 한번 모차르트의 위대한 교묘함에 속은 것이다.

     

     

등 장인물은 단 6명이다. 이런 형태는 과거 오페라 발달의 초기에 나폴리 등을 무대로 크게 발전했던 희가극(오페라 부파)의 전형적인 구조이다. 즉 ‘나폴리 스타일’은 두 쌍의 남녀커플이 나오고 그들을 조정하는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더해지는 구도이다. 이런 형태는 오랫동안 희극 오페라의 전형적인 형태를 이루었고, 그 잔재는 후에 푸치니의 <라 보엠>에까지 나타난다. 이런 형태는 우리의 고전극에도 나오는데, 예를 들어 <춘향전>을 보자. 몽룡과 춘향으로 이루어지는 한 쌍과 향단과 방자의 두 번째 쌍으로 주인공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들을 방해하는 변사또와 그들을 도와주는 월매의 6인이 배역을 이루고 있다. 이런 6인의 오페라 부파는 한두 명의 스타보다는 6인의 협력적인 공동작업이 더욱 중요하여, ‘앙상블 오페라’라고도 불린다.

이 야기의 무대는 18세기 이탈리아의 나폴리이다. 어느 상류층 가문에 두 아름다운 자매, 언니 피오르딜리지와 동생 도라벨라가 살고 있다. 두 아가씨는 각기 애인이 있는데, 그 남자들은 잘 생기고 건강한 나폴리의 젊은 장교들이다. 그들은 서로 친구 사이로 피오르딜리지의 연인은 굴리엘모이며 도라벨라의 애인은 페르란도다.

두 남자는 그들의 친구인 철학자 돈 알폰소와 대화하던 끝에 여성들의 정조 관념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세상의 여자들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돈 알폰소의 시니컬한 발언 앞에서, 아무리 세상의 여자들이 모두 문란하다 하더라도 그들의 애인들은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거라며 두 장교는 떠든다. 결국 세 남자는 내기를 하게 된다.

즉, 두 장교는 외국의 전장으로 출정한다는 연극을 하고, 그들의 애인들을 떠나는 것이다. 그 후 그들은 외국인으로 변장하고 등장하여, 원래의 파트너를 바꾸어서 구애를 해보기로 하는 것이다. 돈 알폰소는 연극을 돕기 위해 두 여자들의 하녀인 데스피나를 매수한다. 그리고 파트너 바꾸기가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두 여인들의 마음은 바위처럼 굳어서 새로 나타난 이방인들에게 자신들의 마음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이 스토리에서 중요한 것이 각 배역들의 성부(聲部)이다. 피오르딜리지는 소프라노이며 도라벨라는 메조소프라노이다. 그리고 굴리엘모는 바리톤, 페르란도는 테너이다. 그래서 두 쌍은 소프라노-바리톤, 메조소프라노-테너의 커플을 이룬다. 게다가 돈 알폰소는 베이스가, 데스피나는 하녀 같은(전문적인 용어로는 수브레토라고 한다) 분위기의 여성이 맡는다. 두 남자가 변장을 하고 각기 친구의 애인에게 접근하기 시작할 때, 처음에는 단단한 벽에 부딪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새로운 쌍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 그리하여 소프라노-테너, 메조소프라노-바리톤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하모니(어쩌면 더 어울릴지도 모르는)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새로운 커플의 노래가 아름답게 들려오기 시작할 때, 관객들이 한편으로는 재미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성의 불완전함과 약속의 덧없음에 한숨을 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오페라는 최고의 작곡가 모차르트의 작곡에 당대 최고의 이탈리아 대본가 로렌초 다 폰테의 대본으로 가사와 음악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걸작이다. 이 두 사람의 명인들은 <피가로의 결혼>과 <돈 죠바니> 그리고 <코지 판 투테>의 세 편의 오페라 부파를 연속해서 써내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세 작품은 모두 ‘성(性)’이라는 예민한 소재를 멋지게 다루면서, 인간의 속성을 비웃는 통렬함까지 갖춘 명작들이다. 특히 <코지 판 투테>는 비록 앞의 두 작품에 비해 유명도는 떨어지지만 그 뛰어난 앙상블과 음악성은 모차르트 예술세계의 빛나는 금자탑이다.

이 오페라에는 피오르딜리지의 ‘바위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페르란도의 ‘사랑의 산들바람은’, 데스피나의 ‘여자 나이 15세면’ 등 뛰어난 아리아들과 각 배역들 사이의 중창들이 끊임없이 아름답고 우아하게 흐른다.

끄 떡도 않던 두 여자들은 결국 새로운 남자의 공세에 굴복한다. 게다가 그들은 새 애인과 결혼까지 하게 된다. 이 때 외국에 갔다던 애인들이 갑자기 돌아오는 것이다. 두 여자는 고개도 들지 못하지만, 그들의 결혼이 가짜였기 때문에 다행히 그녀들은 본래 애인들의 품으로 돌아간다.

이 오페라가 끝나면 사람들이 꼭 하는 질문이 있다. 이 사건 이후에도 두 쌍은 이전처럼 행복할까? 비 온 후 땅이 더욱 굳듯이 잘 살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주었던 여자와 남자가 다시 이전의 믿음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미 오페라는 끝난 후고, 결론은 관객들의 몫이다. 그리고 물론 오페라를 다 보고 나서 판단할 일이다.

<코지 판 투테>는 비록 희극의 옷을 입고 있지만 인간 본성에 대해 놀랍게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에, 이것은 실로 모든 오페라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최고 걸작인 것이다.

글│朴 鍾 澔│오페라 평론가·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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