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가요

술 한잔 - 김현성 (정호승 詩) │ 시, 노래모임 "나팔꽃"

리차드 강 2009. 4. 11. 00:27
술 한잔 - 김현성 │ 정호승 詩
나팔꽃 2집
제비꽃 편지 2001
No.6 술 한잔 - 김현성
 
나팔꽃 2집 제비곷 편지
우리는 우리들의 시와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오래 남아 사람들의 발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시인 안도현의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그의 청춘과 사랑, 그의 시와 노래에 우리의 지친 일상을 맡기고 한 가닥 튼튼한 희망의 끈을 잡아보십시오. 오는 세월, 사는 세월, 가는 세월이 당신의 것이 될 것입니다.
1. 철길
2. 그대 떠난 빈 자리에
3. 바다를 사이에 두고
4. 제비꽃 편지
5. 찬밥

6. 술 한잔
7. 먼 산
8. 눈물꽃
9. 그대에게 가는 길
10. 오늘은 참 좋다
11. 푸른 나무
12. 바람 부는 날
13. 하수도는 흐른다
14. 나팔꽃
     
     
     
6. 술 한잔 - 정호승 시
 김현성 작곡 노래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하여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정호승 시 <술 한잔>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정호승 시집《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글 김현성
살면서 어떤 날은 술잔을 홀로 기울이고 싶은 때가 더러 있다. 삶이 공허하고, 갑자기 자신의 뒤를 돌아보는 때가 바로 그런 날이다.
〈술 한잔〉을 읽으며 노래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쓸한 어느 골목길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포장마차 안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어떤 사람을 생각했다. 다 식은 우동 국물을 앞에 두고 홀로 술잔을 들이켜는. 어쩌면 그는 부도를 낸 회사의 사장일 수도 있다. 아니면 부도난 회사의 말단 직원일지도. 또는 가정이 흔들려서 마음이 괴로운 사람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 바로 포장마차이다. 그곳에서의 술 한잔은 여느 좋은 술집의 술 한잔과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삶이란 어느 때에는 손댈 수 없을 만큼 뜨겁다가, 한 순간에 그 열기를 잃는 것인지도 모른다. 앞서 산 사람들의 얘기처럼 인생은 정말 짧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짧다고 말하는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이 상존하는가. 어떤 이는 불과 얼마 안 되는 돈 때문에 목숨을 걸기도 하며, 어떤 이는 정반대에서의 고민을 한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에서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곧은 나무보다/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고.
그렇다, 삶은 오랜 풍상에 이렇게 저렇게 굽는 것이리라. 아무리 강한 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견디며 굽는 것이야말로 삶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요즈음 젊어 보이기 위해 성형외과가 문전성시를 이룬다지만, 자연스레 늙는 모습이야말로 아무런 흉이 될 수없다. 그야말로 파란 노을이 없듯이, 황혼이란 잘 익은 포도주처럼 깊은 붉은 빛이 아름다운 법이다.
인생이 간혹 슬프고 힘들더라도 분명 살아야 할 이유는, 삶이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소중하다는 것이다. 쓸쓸한 날에도 외로움의 한가운데로 들어갈 수 있는 용기가 우리에게 있다. 시인의 말처럼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자.
〈술 한잔〉을 노래로 부르며 오늘 같은 날은 술 한잔 건네보자. 인생이 무엇 하나 가르쳐주지 않는다 해도 이미 존재함으로 기쁜 일일 터이다. 오직 부와 명예만을 헤아리는 삶이라면 슬픈 일이다. 계절이 오고가는 것을,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나의 옷자락처럼 느껴보자.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