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고무줄 노래 - <아빠>
어느날 갑자기 불현듯 옛날 꼬맹이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날 때가 있다. 허구헌날 싸웠던 옆집 공주병 환자. 사사 건건 언니에게 일러서 날 혼나게 만들었던 교회 집사님 딸. 잘난척이 심하지만 미워할 수 없었던 미장원집 큰 아들. 남몰래 좋아했던 친구 오빠. 중등부 오빠 손 꼭 붙잡고 겨우겨우 통과했던 수련회 극기훈련. 저녁 먹을 시간까지도 끝내지 못했던 땅따먹기. 3시간이 넘도록 술래를 골탕먹였던 꼼꼬미. 그리고, 고무줄놀이.
고무줄 놀이는 노래 없이는 할 수 없는 놀이다. <꼬까신 하나>부터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는" 살벌한 노래부터, 4분의 4박자(때로는 4분의 2박자) 노래는 모두 고무줄 놀이의 BGM이 될 수 있었다.
문득 퇴근하는 길에 떠올랐던 이 노래 <아빠>. 이 노래에 맞추어서 했던 고무줄의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래서 저학년때만 주로 했지, 나중에는 보다 난이도 있고 쌈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신데렐라"나 "즐거운 나의 집"을 즐겨했다. 근데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났다. 추억때문일까 노랫말 때문일까. 갑자기 마음이 뭉클해졌다. "지금은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요"라는 가사의 뜻을 7살 때 알기나 했을까. 20년 전 우리집 앞 허름한 공터가 생각나, 순간 버스 안에서 눈물이 났다.
[출처] 추억의 고무줄 노래 - <아빠>|작성자 째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