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회담 뒤 두 정상 공동발표문
▣ 세제르 대통령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 각하, 각하와 일행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 각하와 단독·확대회담을 통해 양국관계를 폭넓게 논의했다. 수교한 57년 이래 양국 외교관계 첫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터키와 한국은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유대관계를 맺어왔다. 한국전에서 터키군이 용맹하게 싸우고 희생한 것은 양국의 자유, 평화, 민주주의의 상징이 됐다. 자유민주주의 수호 위해 참전한 용사들의 명복을 빈다.
양국 우호관계에서 주목할 만한 일은 1999년 지진 당시 한국의 원조와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과 터키전 때 관람객들의 신사적 태도였다. 한국과 터키는 양국 관계에서 아무런 현안이 없는 우호적 관계인데 정치, 경제, 군사 협력관계에서 심도 있게 논의한 것은 기쁜 일이다.
회담에서 양국관계, 지역관계 국제문제를 다뤘다. 양국 모두 기존의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해 양국관계를 증진할 수 있다는 공통된 의지를 확인했다. 이번 회담에서 여러 사안에 대한 시각이 유사하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은 지역에서,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아시아에서 지역의 발전과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이라크 현 상황을 중요한 안건으로 논의했다. 이라크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양국이 할 일을 논의했다.
한국은 터키와 세계경제 20위권의 국가다. 한국은 터키의 교류와 경제에서 중요한 국가다. 터키에 대한 투자증가로 양국의 이익이 증가하고, 제3국과의 경제협력을 포함해 양국의 협력증진과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유럽과 중동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오늘 회담에선 최근 양국관계가 경제, 무역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특히 양국의 무역규모가 한국에 편중돼 있는 현실에 균형을 모색하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양국관계 테두리 내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친근감을 돈독히 하기 위해 젊은층 간의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고 문화와 관광산업에서 관계를 돈독히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의 대화 증진과 협력은 양국 이익뿐 아니라 지역, 국제사회에서 번영과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노 대통령의 첫 방문이 기존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 노무현 대통령
존경하는 세제르 대통령 각하와 각료 여러분을 모시고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 세제르 대통령 각하가 말씀하신 대로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는 일, IT기술, 방산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일 등 실질 협력관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지역정세 문제나 국제문제에서의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유익한 의견을 교환했다.
세제르 각하와 진솔한 대화를 통해 양국 간 전통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개인적 신뢰관계를 더욱 돈독히 한 계기가 됐다. 이런 대화 중에서 제가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것은 우리 국민들의 터키 국민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이다.
55년 전 한국이 한국전쟁으로 매우 어려움에 처했을 때 1만5000명 군사를 보내서 우리의 어려움을 도와줬다. 그 과정에서 터키군 741명이 전사하고 409명이 포로가 되거나 행방불명되는 엄청난 손실을 봤고, 그 외 2000명이 넘는 병사가 부상당했다. 그리고 실제 전투과정에서 터키군이 보여준 용맹성은 한국민들에게 지금도 전설처럼 남아 있다. 지금까지 국민들은 터키에 고마움 잊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터키로부터 이런 도움을 받았음에도 터키를 여행하는 국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터키 국민들이 한국국민들을 형제로 맞아주고 아껴주는 우의를 표시해준다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또 그 당시 참전했던 군인들이 한국에 오시는데, 오시면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터키가 발전한 것처럼, 자기 일처럼 매우 기뻐할 만큼 한국에 대해 따듯한 사랑을 보여줬다. 이 자리를 빌려 참전군인들과 터키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2002년 월드컵에서 터키와 함께 나란히 3, 4위를 한 것도 기쁜 일이지만 더 기쁜 일은 한국민과 터키국민 사이에 믿음과 우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을 더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터키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우리 국민들의 감사의 마음과 터키국민들에 대한 따듯한 마음을 전달해 드리는 일이다.
이번 방문 이전부터 한국의 경제인들은 터키가 갖고 있는 지역에서의 중심적 위치와 유럽경제와의 관계 속에서 갖고 있는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위치에 주목하고 그것이 앞으로 한국과 터키의 경제협력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무역거래 규모나 양국 국민들의 상호방문 규모가 작년에는 전보다 두 배씩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저의 이번 방문을 통해 이와 같은 양국관계의 성장속도, 발전의 속도가 그대로 계속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란다. 세부적인 많은 얘기들은 관계장관들 사이에서 많은 얘기가 이뤄지고 합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장관들이 기회가 되면 여러분들에게 얘기할 것으로 본다.
오늘 오전 짧은 시간이지만 터키의 거리를 지나오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아주 깨끗하고 아름답고 잘 정돈돼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은 매우 진지하면서 밝고 활력이 있었다. 우리는 통계 숫자를 가지고도 경제를 파악하지만 이렇게 거리의 인상을 가지고도 파악하기도 한다. 실제에 있어 흐름과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는 눈에 보이는 도시와 국민들의 모습이 더욱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제가 미리 확인한 터키경제와 관련된 숫자를 기초로 해서 오늘 터키 앙카라에서 보고 느낀 인상을 종합해보면 터키는 결국 우리가 막 이륙해서 힘차게 날아오르는 큰 비행기와 같은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다.
단지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무역불균형이 한국과 터키 사이에 너무 많은데 제가 오늘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해 드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 문제에 관해서 이번에는 30여명의 경제인들이 동행했지만 하반기에는 대대적인 구매 사절단이 다시 방문할 계획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저는 이 불균형 해소를 위해 한국으로부터 수입을 깎는 방법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터키가) 한국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쌍방의 교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바람직하다고 본다. 양국 간의 협력이 터키경제에 더 큰 도움이 되기 위해선 한국이 수입도 해야 하지만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본다. 이점에 관해서 우리 경제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다.
그러면서 또 다른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투자가 늘어나면 한국으로부터 수입이 자꾸 늘어날 수밖에 없고 터키에서 그래야 3국으로 수출이 늘어나는데 숫자로만 보면 불균형이 개선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걱정스럽다. 이 점에 관해선 내용에 대해 잘 해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제가 좀 길게 말씀 드렸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터키의 활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가장 소중한 것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드리고 싶다.
출처 : 인터넷 청와대 2005-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