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하여

개신교계 원로 강원용 목사 타계│큰 별이 지다...

리차드 강 2009. 5. 14. 18:12

개신교계 원로 강원용 목사 타계

손병관(patrick21) 기자(오마이뉴스)

▲ 고 강원룡 목사.

한국 개신교계의 원로 강원룡 목사(경동교회 명예목사)가 17일 서울 일원동 삼성병원에서 숨졌다. 향년 89세.

강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평화포럼의 관계자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강 목사가 오늘 낮 12시 5분에 타계했다"고 알려왔다.

강 목사는 10일 요양차 삼성병원에 입원했으며 이튿날 오전 의식을 잃은 뒤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강 목사는 3년 전 <역사의 언덕에서-젊은이에게 들려주는 나의 현대사 체험>이란 5권 짜리 회고록을 펴낸 바 있다.

"내가 살아온 삶이 바로 한 편의 소설"이라는 생전의 말처럼 그의 일생은 파란만장한 한국현대사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17년 함경남도 이원에서 태어난 강 목사는 1935년(당시 18세) '농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안고 만주 용정으로 건너갔다.

그는 윤동주 시인,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은진중학교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특히 당시 은진중학교 교사였던 김재준 목사를 통해 개신교 신앙에 눈을 뜨게 됐다.


▲ 1930년대 은진중학교 재학 시절의 고인(정면으로 보이는 이). ⓒ 평화포럼

1945년 서울로 온 강 목사는 해방정국의 지도자들을 만나며 사회운동 및 종교운동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게 된다. 그는 좌우합작위원회 청년대표로서 김규식·여운형 등이 주도한 건국운동에 참여했고, 이후 기독청년연합회 정치부장을 지내며 반공노선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는 1945년 12월 김재준 목사를 초빙해 경동교회를 설립했다.

강 목사는 1956년 미국 뉴욕의 유니언신학교에서 세계적인 신학자 폴 틸리히와 라인홀드 니버 교수를 만나면서 큰 깨달음을 얻게 됐다. 그는 양극의 대립과 갈등 지점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이해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 가는 '대화'에 주목하게 됐고, 이는 65년 '크리스찬아카데미'(현 대화문화아카데미)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특히 같은 해 10월 18일∼19일 서울 한강호텔에서 열린 '6대 종단 지도자 대화 모임'은 종교 간 대화의 물꼬를 튼 일대 사건으로 평가된다. 강 목사는 종교간의 대화에 기여한 공로로 니와노 평화상, 만해 평화상 등을 수상했다.

강 목사는 해방 이후 한국 정치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고 독재정권을 향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1974년 '민주회복국민회의' 대표위원을 맡는 등 김수환, 함석헌 등과 함께 반유신 민주화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 1988년 정치지도자 모임에서의 고인(맨 오른쪽).ⓒ 평화포럼  
 


▲ 1970년대 아카데미 양극화모임에서의 고인(턱을 괴고 앉은 이).ⓒ 평화포럼
 
강 목사는 2000년 10월 남북대화를 위한 범국민적인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모임 사단법인 '평화포럼'을 발족시켰는데, 지난 5월 '남북회담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여는 등 최근까지도 왕성한 대외 활동을 펼쳐왔다.

유족으로는 전 기독교 장로회 여신도회 회장인 부인 김명주(88)와 장녀 혜자, 차녀 혜원, 장남 대인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마련됐고, 영결예배는 21일 오전 10시 경동교회에서 열리게 된다. 02-2274-6331∼2.

고인의 이력은 다음과 같다.

▲ 학력
1940년 일본 동경 明治學院 영문학부
1948년 한국신학대학교
1954년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 신학부 대학원 졸업
1956년 미국 뉴욕 유니언신학대학, 신학석사
1957년 미국 뉴욕 뉴스쿨대학원
1962년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명예신학박사
1994년 원광대학교, 명예철학박사 (종교간 대화에 기여한 공로)
1995년 이화여대, 명예문학박사 (여성의 인간화에 기여한 공로)

▲ 경력
1945 월남학생 구호사업, 기독교회청년회 전국연합회 정치부장
1945 신탁통치반대범국민궐기대회 청년대표
1945. 12. 2 경동교회 설립
1946 좌우합작위원회 선전부 차장, 최연소 위원
1947 한국기독학생전국연합회(KSCF) 총무
1949. 11 목사 안수, 한국기독교회연합회(NCC) 청년학생담당간사
1949 ~ 1986 경동교회 목사
1961 제3차 세계기독교회협의회(WCC) 총회(인도, 뉴델리) 한국대표
1962 한국방송윤리위원회 위원장, 한국방송공사(KBS-TV) 자문위원장
1965 ~ 1995 (재)크리스챤 아카데미 원장
1968 ~ 1983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 및 중앙위원
1964 ~ 1965 한국기독교학생운동협의회(KSCC) 위원장
1964 한국기독교회협의회(NCC) 회장
1965 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장
1965 한국내 6대 종교지도자 대화모임 개최
1966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회장
1966 ~ 1969 한국종교인협의회 회장
1973 ~ 아시아교회협의회(CCA) 회장
1974 민주회복국민회의 대표위원
1980 국정자문위원회 위원
1980 ~ 한국기독교회협의회(KNCC) 회장
1984 ~ 1991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공동의장
1986 ~ 현재 경동교회 명예목사
1987 ~ 1988 서울올림픽조직위 문화예술행사추진위 위원장
1988 ~ 1991 한국방송위원회 위원장
1994 ~ 1999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 공동의장
1996 ~ 2000 (재)크리스챤 아카데미 이사장
1998 ~ 2000 통일고문회의 의장
1998 ~ 1999 한국방송개혁위원회 위원장
1997 몽양여운형추모전집출판 위원장
1998 세계연극제(ITI) 대회장
1998 ~ 2002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 공동위원장
1999 ~ 2002 (사)이준열사기념사업회 회장
2000 ~ 현재 (사)평화포럼 이사장
1999 ~ 현재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 명예의장
2003 ~ 현재 (재)실업극복국민재단 함께일하는사회 이사장

▲ 상훈
1966년 방송공헌 감사장 (국무총리)
1970년 사회교육 공로 모란장
1972년 동백장 (대통령)
1989년 88올림픽 공헌 청룡장 (대통령)
1997년 한신상 (한국신학대학)
2000년 니와노평화상 (일본 니와노평화재단)
2002. 03. 10 Dancer’s Heart Award
2002. 08. 03 만해평화상 (만해재단)

▲ 저서
1949년 새시대의 건설자 대한기독교서회
1959년 폐허에의 호소 해군본부군종감실
1973년 인생과 종교 교학사
1987년 강원용과의 대화 평민사
1993년 빈들에서(3권) 도서출판 열린문화
1995년 강원용전집(전17권) 경동교회/삼성출판사
1998년 믿는나와 믿음없는 나 웅진출판사
2003년 역사의 언덕에서(전5권) 도서출판 한길사
2005년 내가 믿는 그리스도 대한기독교서회

     

     

[각계 반응] "강 목사는 한 시대의 큰 별이자 큰 스승"

 연합뉴스(yonhap)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17일 낮 12시께 노환으로 타계한 개신교계 원로 여해(如海) 강원용(姜元龍) 경동교회 명예목사에 대해 각계 인사들이 즉각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먼저 강 목사의 임종을 지켜본 박종화 경동교회 담임목사는 "한 시대가 간 것같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매주 교회에 오셨고 또 가끔은 설교도 해주실 만큼 정정하셨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박 목사는 "전체 기독교계 입장에서 보면 큰 별이 진 것"이라며 "강 목사님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이제는 공동체적 리더십으로 계속 받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은 "강 목사님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고비마다 큰 빛을 보여주셨다"면서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신 강원용 목사님의 소천을 진심으로 애도한다", "목사님께서 하느님 나라에서 영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이에 앞서 오전 11시께 강 목사가 입원해 있는 강남삼성의료원 중환자실을 직접 방문해 기도했다.

불교계도 즉각 애도의 뜻을 표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종교 간 화합과 사회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강원룡 목사님의 타계를 애도한다"며 "사회민주화에 끼친 고인의 남다른 정의심과 열정은 오늘날 한국사회를 이루는 밀알이 되고 종교 간 화합이나 분단된 민족 갈등을 통합하는 데에 있어서 종교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했다"고 추모했다.

전 종계종 총무원장 송월주 스님도 "거의 30년 동안 깊은 인연을 가지고 제가 존경하던 목사님이었다"면서 "기독교 지도자일 뿐 아니라 민중과 민족지도자로서 목회활동을 이끌며 종교 간, 도농 간, 노사 간, 종파 간 대화를 이끌온 분"이라고 평했다.

또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전쟁이 아닌 대화와 평화적 방법에 의해 평화통일 기반을 조성하려고 노력해온 민족의 스승"이라며 명복을 빌었다.

강 목사와 40년 가까이 인연을 맺어왔다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강 목사님과 이런 저런 연고를 맺고 있는 사람은 전직 대통령들을 포함해 그야말로 수천 명일 것"이라며 "어떤 의미에서 그냥 한 사람이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한 시대가 마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래 몸이 많이 쇠약해진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입원한 것은 몰랐었다"면서 "불과 한달 전만 해도 대화아카데미 토론회에서 ㅤㅂㅚㅆ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연극인 박정자씨는 "무용, 연극 등 문화예술계와 두루 친분이 깊었던 고인은 윤석화 씨 등 아끼는 이들의 공연은 빼놓지 않고 보러 가는 열성팬이었다"며 "항상 열려있는 종교인으로 한 쪽에선 비난도 받으셨지만, 문화예술인 입장에서는 그 점이 오히려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도 "목사님은 남성이면서도 이 시대 여성문제에 선구자적 식견과 여성관을 갖고 여성교육에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고 이끌어준 스승이었다"며 "여성운동에 큰 영향을 준 분이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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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 내영혼이주님을찬양합니다.

조영희 레아 생활성가

평화를 주소서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