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백구 - 어린이 (이지윤) : 김민기│내가 좋아하는 노래

리차드 강 2009. 6. 22. 17:49

백구 - 어린이 (이지윤) : 김민기

김민기 4 봉우리 / 날개만 있다면 (1993 서울음반)

김민기 金敏基 / Kim, Min-Ki 1951-

No.3 - 백구

 

내가 아주 어릴 때였나 우리 집에 살던 백구 해마다
봄가을이면 귀여운 강아지 낳았지 어느 해에 가을엔가

강아지를 낳다가 가엾은 우리 백구는 그만 쓰러져 버렸지
나하고 아빠 둘이서 백구를 품에 안고 학교 앞의

동물병원에 조심스레 찾아갔었지 무서운 가죽끈에 입을
꽁꽁 묶인 채 슬픈 듯이 나만 빤히 쳐다 봐 울음이 터질

것 같았지 하얀 옷의 의사 선생님 아픈 주사 놓으시는데
가엾은 우리 백구는 너무너무 아팠었나 봐 주사를 채 다

맞기 전 문 밖으로 달아나 어디 가는 거니 백구는 가는
길도 모르잖아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음 음 학교 문을

지켜 주시는 할아버지한테 달려가 우리 백구 못
봤느냐고 다급하게 여쭤 봤더니 웬 하얀 개가 와서

쓰다듬어 달라길래 머리털을 쓸어줬더니 저리로
가더구나 토끼장이 있는 뒤뜰엔 아무 것도 뵈지

않았고 운동장에 노는 아이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줄넘기를 하는 아이 팔방하는 아이들아 우리 백구

어디 있는지 알면 가리켜 주렴아 학교 문을
나서려는데 어느 아주머니 한 분이 내 앞을 지나가면서

혼잣말로 하는 말씀이 웬 하얀 개 한 마리 길을 건너
가려다 커다란 차에 치어서 그만...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음 음 백구를 안고 돌아와 뒷동산을 헤매이다가
빨갛게 핀 맨드라미 꽃 그 곁에 묻어 주었지 그 날

밤엔 꿈을 꿨어 눈이 내리는 꿈을 철 이른 흰 눈이
뒷산에 소복소복 쌓이던 꿈을 긴 다리에 새 하얀

백구 음 음 내가 아주 어릴 때에 같이 살던 백구는
나만 보면 괜히 으르렁하고 심술을 부렸지

백구에 얽힌 이야기

70년대 저항가요의 대명사로 불리웠던 김민기씨의 '백구'다.

93년에 발표된 그의 4집에 수록되어 있다. (몇달전부터 온라인 음반사들이 김민기씨의 전집 앨범 세트를 약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가수 양희은의 막내동생(그러니까 탤런트 양희경의 바로 아래동생)이 어릴 때 글짓기로 쓴 것을 김민기가 가사로 다듬고 노래로 만들었다는 곡. 양희은이 불렀던 것도 좋았었지만, 김민기의 앨범에 있는 이지윤 어린이의 노래가 더 맘에 와닿는다. 정말 아끼고 사이좋게 지내던 개를 잃어버린 어린아이의 울먹임같은 목소리, 특히 "너무 너무 아팠었나봐"하는 부분은...

이지윤 어린이가 노래를 부르고 김민기씨는 뒤에서 허밍만 하고 있는데 가만히 듣고 있으면 '백구'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슬픔이 절로 느껴진답니다. (당시 어린이였으니까 16여년이 지난 지금은 20대겠다.)

실제로 이 노래는 70년대초에 양희은씨가 먼저 불렀다. '백구'는 양희은씨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의 이름이었으며, 양희은씨 동생분인 양희경씨가 '백구'에 대해 글짓기 해놓은 것을 김민기씨가 손을 보아 가사를 만들고 곡을 붙여서 발표한 것이다.

양희은씨가 부른 노래에 비해 이지윤 어린이의 노래는 템포가 약간 느리다. 여기다가 순수한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불리워져 더 애절함이 묻어나온다. 이 노래는 동화책으로도 나오기도 했다.

     

     

백구 - 양희은

양희은 고운노래 모음 2집 (1972 유니버셜)

양희은 Yang Hee-Eun 1952-

No.2 - 백구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