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우아한 세계 2007 │ 한국영화

리차드 강 2009. 3. 23. 21:10
우아한 세계 2007
우아한 세계 OST 2007
음악감독: 칸노 요코
CorsicaⅡ - 그리고 Ending Music
 
조직에 몸담은 가장의 꿈
가족들과 오순도순
평범한 가장이 되고 싶은 특별한 아버지
‘과장’, ‘부장’이라는 직급 대신, ‘형님’ 소리를 듣는 남다른 직업을 가졌지만, 가족 사랑만은 남다르지 않은 대한민국 가장 ‘강인구’(송강호).
오늘도 그는 공기 좋은 전원주택에서 가족들과 우아하게 살고 싶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 조직 일도 열심, 아빠 역할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특별한 남자의 평범한 꿈
그 남자가 꿈꾸는 우아한 세계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조직 일을 그만두라는 가족들의 냉대와 그리고 조직의 2인자 노상무와의 껄끄러운 관계는 그의 인생을 전혀 우아하지 못한 곳으로 끌어 내리는데…
대한민국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특별한 아버지 이야기
평범한 가장이고 싶은 특별한 아버지, 직업만 남다른 강인구의 치열한 일상은 오늘도 계속된다.
 
1.한국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자동차 추격 씬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에서 한국영화사상 최대 규모의 자동차 추격 씬이 촬영되었다. 송강호가 연기한 인구가 조직에 의해 쫓기게 되는 이 장면은 승용차가 역 주행하다가 대형버스 등 승용차의 4중 충돌하게 되는 영화 속 가장 긴박감 넘치는 하이라이트 장면. 부산영상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를 받아 부산 해운대구 지하철 장산역의 왕복 6차선 도로를 전면통제하고 촬영되었다.
부산의 도로를 전면통제한 것은 사상 최초의 전례 없는 일이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촬영 당시 서면 백화점 앞 4개 차로를 부분 통제하고, <태풍> 촬영 때 해운대 해안도로 일부를 막은 적은 있으나 이처럼 교차로를 완전히 통제하기는 처음. 또한 규모에 있어서도 한국영화 사상 최대규모로 버스와 승용차 등 총 76대의 차량이 동원되었고 60여명의 배우와 100여명의 스탭이 참여하였고 해운대경찰서에서 파견된 경찰 30여명을 포함 70여 명의 안전요원이 동원되었다. 꼬박 48시간이 소요되어 완성된 이 장면은 영화 속 주인공의 절박함을 표현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는 더욱 스펙타클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2.송강호 연기인생 최초의 생활액션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들며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로 자리 잡은 송강호가 연기인생 최초의 생활 액션을 연기했다. 생활액션이란 하늘을 날아 이단옆차기를 선보이거나 18대 1의 허황된 결투가 아닌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쉽사리 볼 수 있는 액션으로 <우아한 세계>가 표방하는 생활 느와르를 고스란히 재현한 액션이다.
건설회사 공사장의 인부들이 공사를 거부하자 인구가 부하들과 30만원의 일당을 주고 고용한 조직원들을 이끌고 싸움을 벌이는 장면. 울산의 한 공사장에서 진행되었는데 특히 이날은 38도를 넘나드는 고온의 날씨로 배우, 스탭 모두 고생이 많았다고. 더위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라곤 땀을 닦을 수 있는 수건 한 장과 꽝꽝 얼린 물 한 병뿐, 각목, 벽돌, 바리케이드 그리고 맨 주먹을 무기로 멋도 무게도 없이 오직 살기 위해 벌이는 싸움은 관객들에게 무척이나 현실적이지만 아이러니한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부하들에게 싸움을 맡기고 목에 수건을 두른 채 얼린 물 한 병을 든 송강호의 모습은 영화의 주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감독이 꼽는 최고의 명 장면이다.
1. Corsica
3.세계적인 영화음악가 칸노요코 합류
<우아한 세계>를 위해 세계적인 영화인이 합류했다.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일본의 영화음악가 칸노요코가 송강호의 탁월한 연기력과 한재림 감독의 연출력을 믿고 흔쾌히 <우아한 세계>의 음악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재원으로 ‘TETSU 100%’라는 밴드의 키보드와 작곡을 담당하며 음악계에 데뷔한 후 게임과 광고, 애니메이션으로 영역을 넓히며 천재 작곡가로 손꼽히게 되었다. 1994년 27의 나이로 애니메이션계 블록버스터 <마이크로 플러스>를 담당한 그녀는 1996년 광고음악대상, 1998년 미키 도리로 광고음악상, 1999년 13회 일본 골든디스크대상 애니메이션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음악인이다.
특히 <카우보이 비밥>의 음악으로 애니메이션의 천국 일본에서도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음악감독으로 명성 높은 그녀는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허니와 클로버><불량공주 모모코> 등의 영화를 통해 개성 넘치는 음악세계를 펼쳤다. 아시아와 유럽, 북남미 음악의 조화, 오페라에서 팝, 어쿠스틱에서 일렉트로닉까지 전통과 현대 등 모든 형태의 음악이 엮인 독특함으로 세대와 지역을 초월해 모든 이를 사로잡는 그녀의 음악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아한 세계>와 더없이 어울리는 짝이 아닐 수 없다.
4.송강호, 오달수 <괴물>에 이어 한강에서의 회동
송강호와 오달수, 그들이 <괴물>에 이어 또 다시 만났다! 더군다나 그들이 만남의 장소로 택한 곳은 바로 한강이다. 이미 <괴물>에서 ‘강두’와 ‘괴물’로 쫓고 쫓기는 관계로 만났던 두 사람은 <우아한 세계>에서도 죽마고우이자 라이벌 조직이라는 독특한 관계로 등장해 한강에서 대면하게 된 것이다. 송강호는 말할 것도 없이 오달수는 근래 충무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개성파 배우의 표본. 그런 둘이 하나의 영화를 통해 만났다는 것은 관객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영화 속 둘의 관계는 영화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특별하면서 아이러니하다. 오래된 고향친구이면서 상대편 조직원 관계라는 설정은 송강호와 오달수이기에 심각하거나 비극적이지 않고, 작위적이기 보다는 ‘그럴 수도 있다’는 타당성을 얻는다. 또한 친구의 모임도, 타 조직 간의 설전도 아닌 애매모호한 둘의 만남은 영화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조폭이면서 아버지, 생활이면서 느와르, 친구이면서 적인 영화의 주제를 더욱 선명하게 할 것이다. 특히 극중 현수의 첫사랑에 관한 놀림으로 시작된 물장난 장면은 배우 송강호와 오달수의 천진함을 느낄 수 있는 명 장면 중 하나!
     
     
피로로 가득 찬 영화 <우아한 세계>
공사다망한 중년 깡패의 피곤한 세계
들개파 중간 보스 인구(송강호)는 전원주택으로 이사가 청과물 도매업이나 하면서 지내고 싶어한다. 친구 현수(오달수)의 조직과 충돌하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아파트 시공사업권을 따낸 인구는 한밑천 장만해 은퇴할 꿈에 부풀지만, 보스 노 회장의 동생인 노상무(윤제문)가 이권을 탐내 그 앞길을 가로막는다. 게다가 가족문제도 있다. 아내 미령(박지영)은 손을 씻겠다는 약속을 십년 동안 지키지 못한 남편에게 실망해 친정으로 떠나버리고, 10대인 딸 희순도 깡패인 아빠를 부끄러워한다. 인구는 가족을 되찾고 손을 씻기 위해, 무엇보다 살아남기 위해, 도시를 헤매며 분투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삶은 조금씩 무게를 더해간다. 스무살 무렵 인구는 거칠고 사나워서 세상이 두렵지 않은 젊은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흔한살 먹은 인구는 피곤한 남자일 뿐이다. 그는 오래되어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아파트에 살면서도 아들을 유학보내고, 조그만 가게라도 장만하기 위해 사람을 패고, 파멸을 바라보면서도 인정을 버리지 못한다. 아내가 구박하는 것처럼 그는 이제 “싸움도 못한다”. <우아한 세계>는 그러한 피로로 가득 찬 영화다. 싸늘한 로맨스 <연애의 목적>으로 데뷔한 한재림 감독은 한강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서든 버티거나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중년 깡패의 난감한 삶을 타협없이 드러낸다. 폭력을 업으로 삼기에 깡패가 좀더 극적인 상황에 처해 있기는 하지만,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계속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삶은 가혹하다.
<우아한 세계>는 누구나 알고 있고 겪고 있는 잔인한 삶에 하나를 더한다. 기어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더라도 그것은 이미 무용한 것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인구는 널찍하고 물도 잘 나오는 집으로 이사를 하지만, 그 집은 이제 단순한 건물일 뿐이다. 온기가 없이 비빔면 면발만 불어가는 텅 빈 거실일 뿐이다. 그러므로 홀로 TV를 보며 그 면발을 씹는 인구의 모습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시무룩하고 초라하지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못하는 송강호의 고단한 얼굴, 웅얼거리듯 스쳐가는 낮은 목소리. 그것들은 마음을 스산하게 할 뿐만 아니라 육체마저 피로로 몰아넣는다. <우아한 세계>는 조폭을 숭배하거나 희화화하지 않는데도, 어떤 극적인 설정보다 강하게 감정을 이입하도록 만드는 영화다.
글 : 김현정 | 2007.04.04 시네21 리뷰
     
     
     
     
     
     
     
     
     
CorsicaⅡ - 우아한 세상 OST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