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평화의 가요

오늘 하루 - 손병휘 │ 숨겨진 좋은 노래

리차드 강 2010. 5. 22. 19:28
오늘 하루 - 손병휘
손병휘 1집 속눈썹 2000
손병휘 (1966- )
Track. 10 - 오늘 하루 (도종환 詩)
손병휘의 첫 번째 앨범 ‘속눈썹’은 손병휘가 지향하는 맑고 감각적인 사운드가 가장 잘 표현된 앨범이다. 도종환, 안도현, 정지원등의 서정시인들이 쓴 품격있는 시에 곡을 붙여 만든 이 앨범에 손병휘 자신이 쓴 노랫말은 없지만 수록된 곡들은 거의 손병휘가 만들어냄으로써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이 앨범에서 손병휘는 이전까지의 민중가요와는 다르게 밝은 분위기의 시들을 주로 골라 곡을 붙였는데 그 때문에 이 앨범은 대중가요라고 보기에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어쿠스틱한 기타반주를 주로 하며 찰랑거리는 기타 리플들을 잘 뽑아냄으로써 노랫말이 가진 서정성을 생동감있게 전달한 것이 이 앨범의 매력이다. ‘속눈썹’의 기타 리플에서 풍겨나오는 단정함과 ‘아름다운 얼굴’의 복고적이며 중층적인 록 사운드는 손병휘 음악의 대비되는 축을 쌓으며 다른 앨범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속눈썹 (2000 / 문화강국)
       
     
오늘 하루
도종환 詩
노래 손병휘
햇볕 한줌 앞에서도 물 한 방울 앞에서도
솔직하게 살자.
꼭 한 번씩 찾아오는 어둠 속에서도
제대로 살자.
모래 한 알 앞에서도 돌멩이 하나 앞에서도
솔직하게 살자.
끝없이 빠져드는 진흙 속에서도
제대로 살자.
창호지 흔드는 바람 앞에서
은사시 때리는 눈보라 앞에서
수천 수만 맹세 따위 다 버리고
단 한 발짝을
햇볕 한 줌 앞에서도 물 한 방울 앞에서도
솔직하게 살자.
꼭 한 번씩 찾아오는 어둠 속에서도
제대로 살자.
오늘 하루를 사무치게 살자.
오늘 하루를 사는 것처럼 살자.
사는 것처럼 살자.
     
     
작은 음악회에서
Introduction
음악에 대한 기억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집에 있던 전축을 통해서 처음 음악을 들었다. 아주 어렸을 때 우리집에는 켄우드 앰프와 영국제 가라드 턴테이블 그리고 아카이 릴테이프 플레이어로 구성된 오디오 시스템이 있었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 사놓으신 것이었다. 그래서 뽕짝에서 팝과 클래식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을 들으면서 자랐고 그 유년시절의 기억은 아직도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음악을 의식적으로 찾아듣게 된 건 중3때 비틀즈에 빠지고부터이다. 겨울방학 때 기타를 독학하기 시작하였고 노래연습도 본격적으로 하였다. 방안에서 늘 팝송 책과 악보 그리고 라디오를 벗삼아 하루종일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불렀다. 점점 음악에 빠져들던 나는 고등학교 때 다닌 오크라는 영어회화 서클에서도 주로 딴따라로 맹활약했고 진학한 대학교에서도 책보다는 기타를 들고 다녔다.
내가 포크라는 장르를 택하게 된 건 아무래도 대학생활의 영향이다. 군부독재가 지배하고 있던 나라의 상황은 대학생들을 상아탑 안에서만 안주하지 못하게 하였고 나 역시 학생운동에 뛰어들며 민중가요를 부르게 된다. 그때부터 가사를 고민하고 메시지가 강한 포크음악을 즐기게 된다.
       
Introduction 2
희망을, 행복을 얘기하는 그의 음악, 모든 사람이 넉넉한 마음으로 듣길 바라며...
손병휘 1집, "속눈썹"
월세방을 얻는 기분
홀로 선다는 것,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라는것, 세상을 향하여 진검승부 하겠다는 것이리라.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 노래하면서 정말로 사람들은 진정한 마음의 행복을 원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행복은 가난한 노래 하나에서부터 일 수 있다는 사실도 역시...
나는 비극이 싫다. 어렸을 때 만화방에 가서도 결말에 주인공이 행복해지면 읽고 아니면 읽지 않았다. 나는 희망을, 행복을 얘기하고 싶다.
세상을 바라보는 창인 눈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으면서 그를 보살펴주는, 그러나 막상 눈에는 안보이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마치 공기 같은 것이 속눈썹 아닐까?
월세방을 얻는 기분으로 노래를 묶어서 내본다. 누추하지만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그런 작은 방 하나... 누구든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을 때 말없이 떠나는 작은 방... 밥상엔 조촐한 노래 한 그릇... 이 방에 오는 모든 사람이 넉넉한 마음으로 노래 한 그릇을 나누며 행복해 할 수 있기를.
프로필
93년 조국과 청춘 2집
CBS기획 하나로 부르는 노래 참여
김광석 추모앨범 가객 참여 민요패 아라리요 음반 참여
전경옥앨범 혼자사랑에 하모니카 세션
삶,뜻,소리 일본 순회공연
98,99 라이브앨범 참여
까치호랑이 기획앨범 흑백사진 참여
98년 노래마을 4집
2000년9월 독집앨범 속눈썹 발매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