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평화의 가요

개울 - 박성환 밴드 │ 詩가 있는 노래

리차드 강 2010. 5. 22. 19:47

개울 - 박성환 밴드

시절가 (2001)

박성환 밴드

Track. 07 - 개울

 

개울 - 박성환

(작사:도종환 작곡:이희진 편곡:blue 23% Band)

한밤중에는 별을 안아 흐르고 낮에는 구름을 풀어 색깔을 내며
낮은 곳을 지키는 물줄기인 줄로만 아는 개울은
어떤 때에는 살아있음의 의미조차 모두다 잊어버린 채
떠밀려서 서쪽으로 가는 줄로만 아는 개울은
그러나 가슴속 그 물빛으로 마침내 수많은 바닷고기를 자라게 하는
개울은 언젠가 알게 될거야
먼추지 않는다면 제가 곧 바다의 출발이며 완성이었음을
쉼없이 흐른다면 그토록 꿈꾸던 바다에 이미 닿아있다는 걸

박성환 프로필

1993 - 1994 야학인 노래패 '아흔아홉' 활동
1994 - 1996 군복무(A급 운전병으로 활동)
1998 - 포크락그룹 '노래로 크는나무' 리드보컬 활동
1998 - 창작곡 '종달새'로 양심수 석방을 위한 가요제 대상 수상
1998 - 서울시 문화한마당 공연
1998 - 서울시 주최 지구의 날 공연
1998 - 한국통신인의 날 공연
1998 - 민가협 목요집회 다수공연
1999 - 봉평 '효석문화제' 기념공연
1999 - 인디락밴드 '프리다칼로' 우정출연
1999 - 광주 5.18 금남로 공연
1999 - 시인들과 함께하는 작은음악회 '작게. 낮게, 느리게' 한양대 콘서트홀 공연
1999.11.20~12. 3 - 한일문화교류단(삶.뜻.소리) 우따고에 전국투어공연(일본)
1999 - 노래로 크는 나무 2회 콘서트 라이브 소극장
2000 - 강원도 청소년을 위한 문화재 초청공연
2000 - 해남 콘서트
2000 - 일본 오사카 공연
2000 - 포크 콘서트 참가
2000 - 광주 민주항쟁 20주년 기념 전야제 공연
2000 - 광주 민주항재 20주년 기념 국제음악제 참가
2001 - 한강살리기 공연
2001 - 솔로앨범 '時節歌(시절가)' 발표

 

 

"어지러운 시대, 희망의 락 한판"

민음협 소속 민중가수 박성환씨 1집 '시절가' 내

서정민갑(bandostar) 기자

IMF 구제금융사태를 졸업하고 남북의 정상이 만나 통일을 다짐하는 시대, 그러나 여전히 보통사람들의 희망은 쉽사리 찾을 수가 없다. 계속되는 정쟁, 풀리지 않는 경제, 심해져가는 환경파괴 등 우리의 주변은 여전히 골치아픈 것들로 가득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시대에 '병이 들고 울적한 사람들'이 한둘일까? 이렇게 아프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우리 시대에 호쾌한 락음악으로 희망의 전령사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나선 가수가 있어 주목된다.

화제의 주인공은 가수 박성환 씨(33).

가수 박성환 씨는 안치환, 꽃다지, 노찾사등 우리 사회의 시대적 아픔을 주로 노래하며 민족적인 음악의 길을 모색해온 음악인들의 단체인 한국민족음악인협회 회원으로 그 동안 인권과 환경 및 민주주의와 통일을 이야기하는 집회현장 등에서 주로 활동하며 소외된 이들의 벗이 되려고 노력해온 가수이다.

대학에서는 성악을 전공하며 독일로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민중가수로 활동해온 독특한 경력을 가진 그는 98년 민가협 시민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고 민음협 프로젝트 그룹 '삶뜻소리'의 일원으로 수차례 일본 순회공연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 첫 앨범 '시절가'를 낸 가수 박성환씨, 노래처럼 따뜻한 느낌이 전해진다 ⓒ2001 서정민갑

이런 그가 가수 활동 6년만에 첫 음반 '시절가'를 내고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민중가요쪽 음악활동을 하였다고 해서 소위 80년대를 풍미했던 군가풍의 투쟁가요를 떠올려서는 안된다. 요사이 민중가요 음악들도 다양해지는 경향과 맞물려 그의 음악은 대부분 락음악으로서 예전의 민중가요와는 많이 다르다. 음반의 프로듀서를 맡은 이도 인기 인디락그룹 프리다칼로의 리더 김현 씨다.

"저는 민중음악을 뿌리로 하고는 있지만 투쟁적인 면보다는 내면적인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려다보니 락음악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거침과 조용함을 모두 표현하기에는 락음악이 더할 나위없이 좋은 것 같더군요" 자신의 음악에 대한 박성환 씨의 짧은 설명.

실제로 그의 이번 1집은 락음악을 주종으로 하면서 발라드적인 느낌과 포크적인 느낌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인디 밴드들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세션들의 안정적인 연주 속에서 돋보이는 것은 락발라드와 포크락, 블루스 락 등을 오가는 음악 속에서 다양하게 모습을 바꾸는 그의 목소리 변화이다.

어지러운 시대를 향한 분노를 노래할 때(시절가)에 그의 목소리에는 서릿발같은 위엄으로 날이 서지만, 또한 '사랑이란 자욱한 비(내잠속에 내리는 비)'라고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는 금세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듯 젖어 있다. 앨범의 프로듀서를 맡은 프리다칼로 김현 씨의 예민한 감수성과 그의 변화무쌍한 목소리가 성공적으로 조화된 것.

물론 첫 앨범 '시절가'에는 감수성 예민한 사랑과 그리움의 시편들도 있지만 역시 그가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은 '희망'에 대해서이다. 이것은 그가 지금까지 추구해왔던 음악이 더불어 함께 살아갈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음악이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가 대체적인 민중음악과는 다르게 락음악을 선택했던 것처럼 그는 직접적인 정치적 슬로건을 노래하기보다는 보다 나은 사람살이를 향한 꿈과 희망을 폭넓게 노래하고 있다. 그는 '더럽고 썩은 나라'이지만 '멸하지 않은 것은 의로운 이들 아직 살아있어서'(시절가)라며 '쉼없이 흐른다면 그토록 꿈꾸던 바다에 이미 닿아 있다'(개울)고 '물결에 지난 아픔 씻기우고'(바다) 가자 한다.

그가 말하는 희망이 어쩌면 흔히들 누구나 이야기하는 그런 막연한 희망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의 희망이 큰 진정성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것이 대책없는 꿈꾸기가 아니라 '꽃을 보면 언제나 부끄러워'(겨울물고기)하며 삶의 지루함을 직시하고 '살아오며 쓸데없는 복종'을 행하는 우리들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때로는 느린 읖조림으로 때로는 빠른 외침으로 희망을 변주할 때 진지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함을 주는 그의 목소리도 감동의 깊이를 더하는 한 요소. 그 동안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쌓인 그의 음악적 내공이 보통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이는 '아침이슬' 이후 소위 민중음악의 역사가 20여년을 거치며 다양한 창작자들을 통해 쌓인 음악적 성과가 녹록치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민중음악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더할나위 없이 순수하고 선한 성격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있는 그는 "첫 앨범을 낸 기쁨보다 정말로 이 음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느끼게 할 수 있을지가 더 걱정"이라며 더욱 최선을 다해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단다. 그의 바람처럼 그의 노래가 팍팍한 이 시대 희망의 전령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출처 : 오마이 뉴스 2001-05-25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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