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100대 명반

동서남북 1집 -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 (1981)│대중음악 100대 명반 100

리차드 강 2010. 6. 21. 21:46
동서남북 1집 -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 (1980)
동서남북 1집 -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 (1981)
동서남북 東西南北 / N.E.W.S. (1980)
동서남북 1집 - 전곡 연주
 
동서남북 1집 -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 (1988, 예음)
1. 하나가 되어요 (작사:이태열 작곡:박호준)
2. 나비 (작사:박호준 작곡:박호준)
3. 모래위에 핀 꽃 (작사:박호준 작곡:박호준)
4. 밤비
5. 나비 (Extended Version)
6. 빗줄기 (작사:이태열 작곡:이태열)
7. 그대 (작사:박호준 작곡:박호준)
8. 바람 (작사:박호준 작곡:박호준)
Introduction
영원한 청년음악을 추구하는 동서남북의 음반. 외국인들도 듣고 싶어하는 이 뮤지션들은 양병집이라는 한국의 거물 뮤지션이 기획하고 '아주오랜 기억과의 조우'라는 타이틀로 음반을 출시 하게 되었다.
Credits
기획사 : 양병집
레코딩 스튜디오 : 서울 스튜디오
박호준 : Guitar & Vocal
이태열 : Bass & Vocal, Acoustic Guitar (In "밤비")
김득권 : Drum & Percussion
이동훈 : Organ
김광민 : Electric Piano, String, Synthesizer & Acoustic Piano
김준응 : Lead Vocal
이관형 : Electric Piano (In 하나가 되어요, 빗줄기, 바람, 밤비)
엄인환 : Alto Saxophone (In 빗줄기)
김태라 : Vocal Harmony (In 하나가 되어요, 빗줄기)
Special Thanks to 강정락
Composed & Arranged by N.E.W.S
Produced by 방기남
Cover Design : 친구들이
Engineer : 최세영
Directed by : 장용호
All Recording Management : 양병집 1980년 서울 Studio. 영동 Studio
     
     
◆ 동서남북 -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N.E.W.S)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혹은 아트 록(Art Rock)은 이제 잊혀져가는 음악장르가 되었지만 한때 헤비메탈(Heavy Metal)과 함께 우리나라 음악 마니아들이 가슴에 붙인 대표 장르였다.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프로그레시브 록 열기는 대단했다. 이탈리아의 아트 록 그룹 라떼 에 밀레(Latte E Miele)가 자국에서 냉대 받던 앨범들이 우리나라에서 뒤늦게 발매되어 무려 1만장이나 팔렸다는 소식을 듣고, 해산된 지 10여년이 넘은 그룹을 재결성하여 내한 공연을 가지겠다고 밝혔을 정도다.
이 정도면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음악계에서 프로그레시브 록 뮤지션이 적지 않게 배출되었어야 이치에 맞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했다. 프로그레시브 록이 클래식 자양분을 필수로 하는 유럽형 장르인 점도 넘어야할 산이었지만, 군사정권의 문화규제 탓에 록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당시 우리나라의 척박한 풍토 또한 진보주의 록 밴드 출현이 어려운 결정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프로그레시브 록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던 우리나라 심야 FM방송 프로그램들 및 아트 록 가이드북에 빠지지 않는 우리나라의 진보적 록 앨범이 있었다. 바로 1981년에 발표된 동서남북의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초판 타이틀은< N.E.W.S. >)였다. 특히 수록곡 중 '나비'(<전영혁의 음악세계> 1995년 연말 결산 애청곡이기도 했던)는 한국 프로그레시브 록의 자존심으로 평가받으며, 마치 올림픽에서 체격조건 때문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꿈도 못 꾸는 육상이나 수영에서 메달을 딴 광경을 목격하듯 음악 팬들에게 커다란 위안과 자긍을 제공했다.
짙은 안개 속에 다양한 광선이 교차하는 듯 환각적인 건반 군에 이어 가슴을 파고드는 기타 테마로 시작하는 전주만으로도 기존의 한국 록과는 철저히 차별된 '나비'(Extended version)는 몽환적 코러스 라인, 철학적 가사도 인상적이지만, 드라마틱한 전개 속에 하몬드 오르간과 무그 신서사이저가 차원을 넘나드는 듯 종횡무진 활약하는 후반부는 당시 우리나라 여건에선 상상도 못할만한 신선한 것이었다. ABABB식 양식에 묶여있었던 대중가요의 상투적인 구성에서 벗어난 곡 구조도 파격적이었다.
'나비' 효과(?) 탓에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그레시브 록 앨범으로 평가받지만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에는 하드 록(Hard Rock), 퓨젼 재즈(Fusion Jazz)등 보다 많은 장르들이 내포 되어있다. 발매당시 간판 곡 '하나가 되어요'는 당시 대학 그룹 풍의 대중적 록 트랜드를 따르고 있으며, '모래 위에 핀 꽃'은 딥 퍼플(Deep Purple)을 방불케 하는 하드 록 파워다.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색감의 '그대'에서 블루스의 정취가 짙게 풍겨 나오는 가하면, '바람'에선 퓨젼 재즈와 사이키델릭 록의 기묘한 카니발이 펼쳐진다.
이는 본격 프로그레시브 록을 발표하기에는 당시 여건이 허락하지 않은 점도 있지만 개성 넘치는 멤버들로 구성된 동서남북의 다양한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 핑크 플로이드와 킹 크림슨(King Crimson)에 심취했고 제프 벡(Jeff Beck)과 데이비드 길모어(David Gilmour)등 다양한 기타리스트의 연주로부터 영향을 받은 리더 박호준(기타, 리드 보컬), 해체 후 이광조의 곡들을 작곡해 유명해 졌을 정도로 대중적 감성의 이태열(베이스)을 주축으로 후에 재즈 피아니스트로 전향하여 명성을 획득한 김광민(키보드), 하드록 마니아인 김준응(리드 보컬)등이 포진한 7인조 밴드였던 만큼 음악 지향의 팔레트가 넓었다.
하드 록과 블루스, 퓨젼 재즈를 넘나드는 박호준의 다양한 기타도 일품이지만 3인 편성의 키보드 군을 갖춘 덕에 화려한 건반이 앨범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이미 언급한 '나비'에서는 물론이고 하몬드 오르간 사운드가 댐에서 방류된 물줄기처럼 쏟아져 흐르는 '모래 위에 핀 꽃', 건반과 클래식 기타의 랑데부로 밤풍경에 흩뿌려지는 빗방울의 모습이 그려지는 '밤비' 등에서 기존 한국 록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짜릿한 건반의 향연을 맛 볼 수 있다.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는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당시 그룹의 핵이었던 박호준(현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교수)의 표현대로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 '나비'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가사는 다소 통속적인 대학 그룹의 전형을 따르고 있고, 2채널로 녹음한 열악한 음질은 이 음반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방해 해왔다.
그러나 이런 옥의 티가 본 앨범의 찬란한 진가를 가릴 순 없다. 경제발전이라는 명목아래 표현의 자유를 자제해야 했던 시대에 제시한 실험정신, 대학가요제라는 허울뿐인 행사를 통해 배출 된 아마추어적 밴드들이 주류이던 시점에 선사한 이들의 세련된 연주와 혁신적인 시도들은 앨범 속에 담겨 '모래위에 핀 꽃'처럼 빛난다.
박호준 교수는 izm과의 인터뷰에서 앨범을 다음과 같이 자평한다. "완성도에 있어선 죄인입니다. 대중 뿐 아니라 검열을 고려하다보니 구성이 들쑥날쑥 할 수밖에 없었어요. 3시간 반 동안에 모든 녹음을 마쳐야 했을 정도로 자금부족 탓에 미비한 채로 마무리 되었어요. 하지만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제작자가) 이런 판을 내 준 것만 해도 고맙죠."
그러나 정작 '내 줘서 고마운' 것은 우리나라의 록 팬들이었다. 모든 악재를 뚫고 진보 음악의 소중한 성과물을 발표하여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지평을 넓히고, 한국 록의 자존심을 세워준 동서남북과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는 국내 음악 팬들에게 너무도 소중하고 고마운 선물이었던 것이다.
     

     
-수록곡-
<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 >
(1988 예음/ 1998 시완)
1. 하나가 되어요
2. 나비
3. 모래위에 핀 꽃
4. 밤비
5. 나비 (Extended Version)
6. 빗줄기
7. 그대
8. 바람
< N.E.W.S > (1981 서라벌 레코드)
Side A.
1. 하나가 되어요
2. 모래위에 핀 꽃처럼
3. 바람
4. 밤비
Side B.
1. 나비(Extended Version)
2. 빗줄기
3. 그대
4. 새벽길을 걸어요(건전가요)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