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평화의 가요

날개만 있다면 - 김민기 │ 아름다운 노래

리차드 강 2010. 7. 2. 06:40

날개만 있다면 - 김민기

김민기 노래극 [개똥이] (서울음반 1987O.S.T)

김민기 金敏基 / Kim, Min-Ki (1951 ~ )

No.12 - 날개만 있다면 - 어린이 노래

 

날개만 있다면

(작사:김민기 작곡:김민기)

저 산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난 왜 여기에 이렇게 있는 것일까
왜 저 시냇물은 저리로 흘러만 갈까
왜 이 세상은 넓기만 할까

날아가고 싶어 날아가고 싶어
시냇물을 건너 푸른 들판 지나
날개만 있다면 가보고 싶어
잣나무 수풀 저 산 너머로

저 나뭇가지 위 떠가는 흰구름
구름 저편에 눈부신 햇님은
왜 저 위에서만 외롭게 떠 계실까
파란 하늘은 얼마나 먼 곳일까

오르고 싶어 오르고 싶어
나뭇가지 위로 햇님 계신 곳까지
날개만 있다면 가보고 싶어
넓고 높고 또 먼 저 곳에

날아가고 싶어 오르고 싶어
시냇물을 건너 햇님 계신 곳까지
날개만 있다면 가보고 싶어
넓고 높고 또 먼 저 곳에
넓고 높고 또 먼 저 곳에

     

     

한국 노래운동의 뿌리가 된 거목

1971년 데뷔앨범을 내며 등장한 김민기의 음악을 민중가요라고 분류하는 것은 어쩌면 김민기 음악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축소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의 노래를 무기로 사용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으며 또한 문화운동의 조직적 흐름속에 일관되게 자신을 위치짓지도 않았다. 그는 다만 자신의 음악을 했을뿐이었지만 그 음악들은 빼어난 감수성과 시대정신을 꿰뚫어보는 작가정신의 결합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한 개의 봉우리를 이루었다.

그의 데뷔앨범은 당시 일본과 미국의 대중음악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한국 대중음악씬에 우리 말로 우리의 삶과 꿈을 노래하는 문제의식을 던짐으로써 그 이후 한국 대중음악의 새로운 경향이 출발하는 씨앗이 되었다. 김민기의 노래들로 인해 한국 대중음악은 허위와 가식의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우리가 발 딛고 서있는 이땅의 진실함이 가장 아름다운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놀라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결국 1970년대 말 대학가의 노래운동으로 이어져 1980년대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위시로 한 일군의 노래운동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는 1971년의 데뷔앨범에서뿐만 아니라 그 이후 [공장의 불빛]과 [아빠 얼굴 예쁘네요], [노래극 개똥이] 등에서도 가장 선구적이며 뛰어난 창작물들을 내놓음으로써 그의 작가적 역량을 확인시켰고, 진보적 메시지를 담은 노래가 도달할 수 있는 미학적 정점을 가장 먼저 성취해냈다. 이후,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현실의 척박함과 궁핍에 온몸으로 맞서며 이를 담담히 노래한 그의 치열한 작가정신은 통기타를 메고 자신이 쓴 노래말로 세상을 노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법칙이 되었다. 아직도 그를 넘어선 노래가 민중가요 진영에서 나오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을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크다.

현재는 뮤지컬 작업에 몰두하여 새로운 노래들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뮤지컬 작업에서 이룩한 성취 역시 <아침이슬>이 한국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과 결코 다르지 않다. 그의 노래들은 진보진영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들에게도 널리 불리움으로써 한국 대중음악 전체를 아우르지만 현재 민중가요 진영의 음악적 뿌리가 되는 작품들을 내놓고 작가정신의 모델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그의 음악은 한국 민중가요의 출발이라고 규정해도 어색함이 없다.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