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스트: 행성 Op.32
Gustav Holst 1874-1934
1. Mars, The Bringer Of War Sir Adrian Boul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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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Title: Holst: The Planets [Original recording remastered] Composer: Gustav Holst (1874-1934) Conductors: Sir Adrian Cedric Boult CH (1889 – 1983) Orchestra: Wiener Staatsopernorchester (Vienna State Opera Orchestra) Ensemble: Vienna Academy Chamber Choir
Manufacturer: Uni/westminster Audio CD (September 18, 2001) SPAR Code: ADD (1) SPAR Code: DDD (2) Studio/Live: Studio Mono/Stereo: Stereo Stereo ADD ⓟ 1960 ⓒ 2001 DG Format: Original recording remastered Label: Deutsche Grammophon (USA) Copyright: (C) 2001 Deutsche Grammophon GmbH, Hamburg Made in the E.U.
The Planets, suite for orchestra & female chorus, Op. 32, H. 125 Date Written: 1914-1916 Period: 20th Century Country: England Venue: Mozart Hall, Concert House, Vienna
1. Mars, The Bringer Of War 2. Venus, The Bringer Of Peace 3. Mercury, The Winged Messenger 4. Jupiter, The Bringer Of Jollity 5. Saturn, The Bringer Of Old Age 6. Uranus, The Magician 7. Neptune, The Mystic |
화성, 전쟁을 가져오는 자 금성, 평화를 가져오는 자 수성, 날개 달린 파발꾼 목성, 즐거움을 가져오는 자 토성, 황혼기를 가져오는 자 천왕성, 마술사 해왕성, 신비로운 자 |
7:18 8:39 4:03 8:30 8:24 6:26 6:21 |
The Planets
개괄 “행성 모음곡”(The Planets, Op. 32)은 영국의 작곡가 홀스트(Gustav Holst)가 1914~1916년에 걸쳐 쓴 7악장의 교향곡입니다. 1918년 후반 Adrian Boult의 지휘 하에 첫 개인 연주회를 가졌고, 1920년 11월 15일 런던 Queen’s Hall에서 Albert Coates의 지휘 하에 London Symphony Orchestra를 통해 공식적인 첫 전곡 완주를 하였습니다.
작곡가에 대하여 홀스트는 1874년 영국의 글로스터셔 첼트남이란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피아노와 오르간의 초보 지도를 받은 뒤, 1893년 런던 왕립음악대학에 입학하여 작곡과 이론을 전공하였습니다. 졸업 후 영국 각지에서 교직에 종사하다가, 만년에는 건강 때문에 작곡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아시아의 세계에 대한 깊은 관심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동양적인 음계나 리듬이 많이 등장했지만, 차차 간소하며 순화된 작품으로 바뀌어갔습니다. 대표작으로는 “행성 모음곡”을 비롯하여 성악곡, 피아노곡 다수와 오페라 “멍청이” 등이 있습니다.
The Planets, Op. 32 (1914-6) “행성 모음곡”이 쓰여진 1910년대는 홀스트에게 무척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그의 첫번째 대작인 오페라 시타가 Ricordi 작곡 경진 대회에서 낙방하고 말았으며, 또다른 야심작인 Cloud Messenger와 Beni Mora도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1913년 3월, 홀스트는 작곡가 Arnold Bax의 형제이자 나중에 그의 오페라 The Wandering Scholar에서 리브레토를 맡았던 Clifford Bax와 함께 스페인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Clifford Bax는 점성술가이기도 했으며 홀스트와 친한 친구사이였습니다. 홀스트는 스페인 여행 기간 내내 친구 Bax로부터 점성술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홀스트의 서재에는 합성의 예술, The Art of Synthesis라는 책이 꼽혀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점성술가인 Alan Leo가 쓴 것으로, 각 단원의 헤드라인을 보면 “행성 모음곡”의 전체적인 짜임새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Leo는 이 책에서 각 행성 별로 단원을 나누었으며, 그 아래에 각각의 점성술적 특징 등을 기술했습니다. 예를 들면 “해왕성, 마술가”(Neptune, The Mystic)”는 그 책에서 해왕성 단원의 첫머리입니다. 홀스트는 같은 왕립 아시아 학회의 동료였던 George Mead로부터 소개를 받아 직접적으로 Leo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홀스트는 자신이 작곡한 “행성 모음곡”을 두고 마치 인생의 전개 과정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제일 먼저 연주되는 화성은 출생의 아픔을 상징하듯 삭막하고 힘든 상황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이와같은 도입부의 전개는 그 이전의 어떠한 음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 연주되는 금성은 화성의 폭력성에 대한 너그러운 화답과도 같은 분위기입니다. 금성은 평화의 전도자로 되어있습니다. 그 다음곡 수성은 이승과 저승사이를 오가는 부지런하고 발빠른 전령과도 같습니다. 목성은 인생의 절정기를 상징하듯 밝고 힘찬 멜로디입니다. 토성은 홀스트의 작곡 실력이 가장 무르익은 부분으로, 작곡가 자신도 이 부분을 다른 부분보다 특히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인생의 황혼기가 마냥 평화롭고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죽음”이라는 어떤 알 수 없는 초자연적인 힘에 대한 투쟁으로도 비유할 수 있을까요? 마술사 천왕성은 빠른 스케르초의 강한 느낌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해왕성에서는 잔잔한 여성의 합창음으로 조용하게 끝을 맺습니다.
“행성 모음곡”은 홀스트가 당시 동시대의 다른 음악가들과 활발히 접촉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곡으로, 거기에는 Schoenberg, Stravinsky로부터 빌려온 아이디어들이 섞여있고, 특히 해왕성 부분은 Debussy의 초기 피아노곡과 매우 닮아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홀스트는 그 이후로 다시는 행성 모음곡과 같은 곡을 쓰지 않았습니다 - 인기를 끌었는데 대중성에 대한 혐오를 갖고 있었다고도 합니다. 누군가 그에게 사인을 요구하면 그는 대뜸 “나는 원래 사인을 해주지 않는다”라고 타자로 친 종이쪽지를 빼줄 정도였다고 하는군요.
사람들은 “행성 모음곡”과 같은 작품을 기대했기 때문에 홀스트의 후속 작품들은 대중적 인기를 모으는데 실패했다고 합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홀스트는 “행성 모음곡”의 작곡 후, 점성술에 대한 믿음과 관심을 일체 끊어버리고 오히려 이 가짜 학문을 혐오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구성 “행성 모음곡”은 총 7개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태양계 행성 가운데 우리 지구와 당시까지 아직 발견되지 않았던 명왕성은 제외된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명왕성이 일반 행성으로서의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으로 격하되면서, “행성 모음곡”의 구성은 오히려 다시금 완성도를 찾게 된 셈입니다.
글 출처: Albireo's Hack the Dot
"상상은 가끔 우리를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세계로 인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상없이 우리는 어느 곳도 갈 수 없다."
Carl Sagan, Cosmos
홀스트의 행성모음곡
홀스트는 1874년 영국의 글로스터셔 첼트남이란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피아노와 오르간의 초보 지도를 받은 뒤, 1893년 런던 왕립음악대학에 입학하여 작곡과 이론을 전공하였습니다. 졸업 후 그는 각지에서 교직에 종사하다가, 만년에는 건강 때문에 작곡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아시아의 세계에 대한 깊은 관심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동양적인 음계나 리듬이 많이 등장했지만, 차차 간소하며 순화된 작품으로 바뀌어갔습니다. 작품에는 <행성 모음곡> 을 비롯한 성악곡, 피아노곡 다수와 오페라 <멍청이>등이 있습니다.
The Planets Op. 32 (1914-6)
<행성 모음곡>이 쓰여진 1910년대는 홀스트에게 무척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그의 첫번째 대작인 오페라 시타가 Ricordi 작곡 경진 대회에서 낙방하고 말았으며, 또다른 야심작인 Cloud Messenger와 Beni Mora도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1913년 3월, 홀스트는 작곡가 Arnold Bax의 형제이자 나중에 그의 오페라 The Wandering Scholar에서 리브레토를 맡았던 Clifford Bax와 함께 스페인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Clifford Bax는 점성술가이기도 했으며 홀스트와 친한 친구사이였습니다.그는 스페인 여행 기간동안 친구 Bax로부터 점성술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홀스트의 서재에는 합성의 예술, The Art of Synthesis라는 책이 꼽혀져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점성술가인 Alan Leo가 쓴 것으로, 각 단원의헤드라인을 보면 <행성 교향곡>의 전체적인 짜임새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Leo는 이 책에서 각 행성 별로 단원을 나누었으며, 그 아래에 각각의 점성술적 특징 등을 기술했습니다. 예를 들면 <해왕성, 마술가 : Neptune, The Mystic>는 그 책의 해왕성 단원의 첫머리입니다. 홀스트는 같은 왕립 아시아 학회의 동료였던 George Mead로부터 소개를 받아 직접적으로 Leo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홀스트는 자신이 작곡한 <행성 모음곡>을 두고, 마치 인생의 전개 과정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제일 먼저 연주되는 화성은 출생의 아픔을 상징하듯 삭막하고 힘든 상황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이와같은 도입부의 전개는 그 이전의 어떠한 음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 연주되는 금성은 화성의 폭력성에 대한 너그러운 화답과도 같은 분위기입니다. 금성은 평화의 전도자로 되어있습니다. 그 다음곡 수성은 이승과 저승사이를 오가는 부지런하고 발빠른 전령과도 같습니다. 목성은 인생의 절정기를 상징하듯 밝고 힘찬 멜로디입니다. 토성은 홀스트의 작곡 실력이 가장 무르익은 부분으로, 작곡가 자신도 이 부분을 다른 부분보다 특히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황혼기가 항상 평화롭고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죽음>이라는 어떤 알수없는 초자연적인 힘에 대한 투쟁으로도 비유할 수 있을까요? 약간 특이한 생각이긴 하지만 홀스트는 아마도 이와같이 생각했나 봅니다. 마술사 천왕성은 빠른 스케르초의 강한 느낌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해왕성에서는 잔잔한 여성의 합창음으로 조용하게 끝을 맺습니다.
<행성 모음곡>은 홀스트가 당시 동시대의 다른 음악가들과 활발히 접촉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곡으로, 거기에는 분명히 Schoenberg, Stravinsky로부터 빌려온 아이디어들이 섞여있고, 특히 해왕성 부분은 Debussy의 초기 피아노곡과 매우 닮아있습니다. 홀스트는 그 이후로 다시는 행성 모음곡과 같은 곡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의 대중성에 대한 혐오 탓이었습니다. 누군가 그에게 사인을 요구하면 그는 대뜸 <나는 원래 사인을 해주지 않는다>라고 타자로 친 종이쪽지를 빼주었다고 합니다.
대중은 <행성 모음곡>과 같은 작품을 기대했기 때문에, 홀스트의 후기 작품들은 그들을 크게 실망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홀스트는 <행성 모음곡>의 작곡 후, 점성술에 대한 그의 믿음과 관심을 일체 끊어버리고 오히려 이 가짜 학문을 혐오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행성 모음곡>의 첫 개인 연주회는 1918년 Adrian Boult의 지휘로 열렸으며, 첫번째 전곡 완주는 1920년 Queen’s Hall에서 Albert Coates의 지휘로 시행되었습니다.
글 출처: 2000년 1월 1일 albireo에 의해 작성됨 Albireo's Hack the Dot
작품 구성 및 해설
제 1 곡 : 화성(火星), 전쟁의 신(Mars, the Bringer of War).
알레그로, C장조, 5/4박자.
집요하게 되풀이되는 늠름한 리듬과, 성격이 서로 다른 세 개의 주제를 바탕으로 화려하게 전개되는 다이나믹하고 호쾌한 곡이다. 성난 파도처럼 밀어닥치는 클라이막스에서는 강렬한 리듬의 연타가 계속한 다음 포화같은 요란한 소리로써 끝마친다.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불안하고도 깊은 강렬한 리듬의 연속은 전투에 나가는 장중한 군대의 행진곡을 연상하지만, 곡은 다가올 전쟁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마지막 부분의 격렬한 연타와 요란한 소리는 실제 전쟁의 느낌을 받는다. 화성, Mars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이다. '홀스트'는 각 곡의 부제를 같은 이름의 신화에 나오는 신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라고 하면서, 다른 6곡과는 달리, 유독「화성」의 부제를 같은 이름의 신화에 나오는 신과 연관하여「The Bringer of War」라고 명명(命命)한 것과, '홀스트'가 작곡한 7개 행성의 우리 태양계내 순서는,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인데도 불구하고 전쟁과 관련된「화성」을 제 1 곡으로 선택한 것은, 확실히 그가 세계 제 1 차 대전을 예언한 것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제 2 곡 : 금성(金星), 평화의 신(Venus, the Bringer of Peace).
아다지오, 내림 E장조, 4/4박자
세 개의 서정적인 아름다운 주제 가락을 교묘하게 배치하여, 평화롭고 온화함이 가득찬 우아한 곡이며, 먼저의 곡과는 현저한 대조를 이룬다. 호른이외의 금관악기는 침묵을 지키고, 대부분이 여린음으로써 연주된다. 첼레스타의 맑은 아르페지오가 섬세한 물결을 부각시킨다.
먼저 곡과의 분위기가 완연히 다르다. 평화롭고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넘치는 선율이 독주 호른과 목관으로 연주된다. 한가로운 민요풍의 독주 바이올린 연주는 림스키 콜사콥의 교향곡 모음곡「세헤라자드」에서 들을 수 있는 현란한 현의 비상(飛上)을 감지할 수 있다.
제 3 곡 : 수성(水星), 날개달린 신의 사신(使神 : Mercury, the Winged Messenger).
비바체, 6/8박자.
기발한 동기와 명랑한 두 개의 주제를 골자로 해서 론도풍으로 정리한 경쾌하고 익살스러운 곡으로, 그 해학미만 해도 스케르쪼의 구실을 하고 있다. 회오리 바람처럼 맴돌며 날아가는 사자(使者)를 연상시키는 우스꽝스럽고도 엉뚱한 동기로 시작한다.
날개달린 사자(使者)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하늘을 종횡으로 날으면서, 익살스럽게 종을 울리고는 노크해 소식을 전해준다.
제 4 곡 : 목성(木星), 쾌락의 신(Jupiter, the Bringer of Jollity).
알레그로·지오코소, C장조, 2/4박자.
7곡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구성의 변화가 다채로운 곡으로서 상쾌하고 즐거운 4개의 주제를 가지고, 곳곳에 환희가 충만한 곡이며, 6개의 호른이 주동적인 구실을 한다. 제 4 주제는 그의 곡으로는 보기 드물게 정연한 악식을 지닌 가곡풍 가락으로서, 후에 작곡자 자신에 의해 독립된 가곡으로 개작되었다.
MBC 9시 뉴스의 시그날 뮤직(Signal Music)이 이 곡의 처음 부분이다. 민요풍의 친근감을 주는 제 4 주제는 따라 부를 수 있어 즐겁다.
제 5 곡 : 토성(土星), 노년의 신(Saturn, the Bringer of Old Age).
아다지오, C장조. 4/4박자.
어두운 2분음표의 화음 동기와, 우수가 깃들인 두개의 주제를 변주하여 결합하고 노경(老境)이 짙은 그림자로 표현하고 있다. 곡은 오르간이 페달을 더한 긴 끔음이 종소리와 함께 희미하게 용해되면서 평화롭게 사라진다.
노년의 쇠약과 절망을 암시하는 우울하고 공허한 선율이 신음하듯이 연주된다. 다시 한 번 힘을 내어 일어서지만, 나이는 어쩔 수 없는 듯, 조용히 유언을 남기고 종소리와 함께 평화스럽게 사라진다.
제 6 곡 : 천왕성(天王星), 마술의 신(Uranus, the Magician).
알레그로, C장조, 6/4박자.
괴상한 동기와 주제를 계속해서 드러내어 교묘한 관현악의 수법을 구사하여 마술적인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뒤카의「마법사의 제자」의 선율이 여기 있다. 그래서 부제를「마술의 행성」이라고 했을까? 마술사의 주문이 나타나 강조되면서 교묘한 라르고ㅡ이 코다로서 마술의 연극은 끝난다.
제 7 곡 : 해왕성(海王星), 신비의 신(Neptune, the Mystic).
안단테, 5/4박자( 3박자 + 2박자 ).
두 개의 그윽한 주제로, 가사가 없는 여성 합창을 교묘하게 살려, 전 곡이 피아니시모로 연주되어, 이색적인 모음곡의 끝곡다운 무한한 신비감에 가득찬, 이상할 정도로 아름다운 곡이다.
신비스러운 선율이 하아프, 현, 첼레스타에 실려 천상의 음악을 들려준다. 이윽고 멀리서 들려오는 가사없는 여성합창은 신비감을 더해 준다. 오묘한 무한의 노래를 계속부르면서 사라져가는 여성합창은,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를 떠나 미지의 세계로 향해 가는 우주선 보이저 1, 2호를 생각하게 한다.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탐사선은 지구인의 소리 - 베토벤의 교향곡 제 5 번 자연의 소리등 - 을 싣고 있으며 1990년에 태양계를 벗어날 것이다) 여성합창은 실제 연주시에는 무대에 보여서는 안된다.
'홀스트' 가「행성」을 작곡할 무렵「명왕성」이 발견되었더라면, 지금의「해왕성」의 곡이 「명왕성」이 되고 새로운 곡이「해왕성」의 이름으로 작곡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비스럽고도 사라져 가는 여성합창을 지닌「해왕성」은 태양계의 마지막 곡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The Planets와 부제(副題)의 번역
「The Planets」는 국내의 서적과 레코드해설면에는「혹성(惑星)」으로 번역되어 있으나 이는 일본말이고 우리말로는 행성(行星)이다. 학창시절에 교과서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천체를「행성」이라고 배운데도 불구하고 일본말인「혹성」을「행성」과는 다른 천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일부 국내 책에서는「유성(遊星)」이라고 번역하고 있지만, 밤하늘에 순간적으로 빛을 내며 흘러 내리는 별똥별을「유성(流星)」이라고 하기에「Planet」를「유성(遊星)」이라고 하지 않는다. '홀스트'의「The Planets」는「행성(行星)」이라고 번역되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각 행성, Mars, Venus, Mercury, Jupiter, Saturn, Uranus, Neptune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이다. 1920년 전곡 초연시, '홀스트'는 기자에게 "각 곡은 같은 이름의 신화에 나오는 신들과는 어떤 관계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각 행성의 부제를 '전쟁의 신(The Bringer of War)', '날개달린 신의 사신(the Winged Messenger)', '신비의 신(The Mystic)'등 모두 '……의 신'으로 번역되어 있지만, 이는 작곡자의 의도를 무시한 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과 연관시켜 번역한 결과인 것 같다. 오히려「화성(전쟁의 행성)」,「금성(평화의 행성)」,「수성(날개달린 사자(使者)의 행성)」,「목성(쾌락의 행성)」,「토성(노년의 행성)」,「천왕성(마술의 행성)」,「해왕성(신비의 행성)」으로 번역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부제를 넓은 의미로 사용되기를 바라는 작곡자의 의도와도 부합되는 것 같다.
작곡가 '홀스트'의 생애와 작품
'구스타프 테오도르 홀스트'(Gustav Teodore Holst)는 1874년 9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150km쯤 떨어진 첼텐햄(Cheltenham)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상은 스웨덴에서 영국으로 이주해 왔으며, 아버지는 피아노와 오르간 연주자였다. 홀스트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엄격한 감시하에 피아노를 배웠으나, 그의 오른팔의 신경통 증세로, 그의 아버지는 홀스트가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옥스퍼드에서 대위법을 배우게 하였다.
1893년 런던의 왕립 음악학교에 입학하여 스탠포드(Charles Stanford : 영국의 작곡가·교육가 : 1852∼1924)에게 작곡을 배웠으며, 1895년 동급생인 본·윌리암스(Vaughan Williams : 1872∼1958)를 만나 절친한 친구가 되어 후에 영국민요를 함께 연구하였다. 1898년 트롬본 연주자로서 칼·로사 가극장(The Carl Rosa Opera Company)에 소속되었으나 후에 스코틀랜드 교향악단(The Scottish Orchestra)으로 옮겼다. 여기에서의 경험이 후에 그가 관현악곡을 작곡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1901년 결혼 후, 여학교와 대학에서 음악을 지도하고 지휘도 했다. 그의 교수법은 특이하여, 학생들이 직접 행(行)하면서 배우는 것을 주장하며 교과서를 멀리 하고, 시험을 싫어했다.
1920년 그의 첫 대규모 관현악 모음곡인「행성」의 성공으로 홀스트는 출판업자의 의뢰로 초기의 작품을 개작하기도 하고, 강의와 지휘로 바쁘게 생활하였으며, 1932년 1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교환교수로 작곡을 지도하기도 했다. 1934년 5월25일, 60세의 일기로 영면한 홀스트는, 특히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져 산스크리트(Sanskrit : 범어)를 연구했으며, 동양적인 멜로디와 민요에 의한 곡을 많이 작곡했다. 영국에서는 헨리 퍼어셀(Henry Purcell : 1659∼1695 : 17세기 후반의 영국의 최대 작곡가)의 재현이라는 말까지 듣기도 했다.
그의 작품으로는 1903년에 작곡한 교향시「인드라(INDRA OP.13)」, 1909∼1910년에 작곡한 동양적 모음곡「베니 모라(BENI MORA OP.29-1)」를 비롯하여 실내악, 가곡, 협주곡, 합창곡등이 있으며, 작품번호는 53번까지 부여되어 있다. 여기에 소개하는「행성(THE PLANETS)」은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으며, 국내에 소개된 유일한 곡이다. 하지만 '홀스트' 자신은 이 곡을 그의 최고 작품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