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평화의 가요

강철의 노래 - 꽃다지│다시 시작이다.

리차드 강 2013. 3. 3. 02:42

강철의 노래 - 꽃다지

2집 사람이 꽃보다 아름... (1997 Morning Hill)

꽃다지 1기 / Kotdaji 1989-

No.3 - 강철의 노래

 

강철의 노래

(작사:유인혁 작곡:유인혁)

이글 거리는 저 불꽃속에서 우리는 태어난다. 모든 불순물들을 남김없이 사를때 비로소 태어난다

벌겋게 달아오르다 다시 차가운 물 속으로 고통스런 그 반복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깨우쳐가며 나와 나의노래는 세상을 흔드는  저 거대한 울림. 파도야 일어라 폭풍이여 몰아쳐라. 나의 운명을 위하여

분노로 거칠기만한 나의 흐린 가슴마져도 끝도 없는 담금질속에서 거울처럼 말갛게 다듬어가며 나와 나의노래는 어둠을 씻어갈 저 새벽에 빗살 태양아 솟구쳐라 산천이여 축복하라 나의 운명을 위하여

파도야 일어라 폭풍이여 몰아쳐라
나의 운명을 위하여

일어라 파도 폭풍아 몰아쳐라 나의 운명을 위해 솟아라 태양 어둠을 물리쳐라나의 운명을 위해 "강철은 거세게 두드릴수록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폭풍이여 내게로 오라 꿈이여 우리 위하여

Credits

레코딩 엔지니어 :  고종진
레코딩 스튜디오 :  톤엔지니어 스튜디오

기획 제작 : 꽃다지 기획실
Studio : TONENGINEER
Engineer : 고종진
Assistant Engineer : 김대성, 이종림
연주 : Drums-백연구 / Bass-박필우 / Acoustic Guitar-김일태, 이찬욱, 박필우, Electric Guitar-이찬욱, Piano-전향미, 이지은 / Synthesizer-전향미, 이지은
노래 : 꽃다지 가수들
Design : 최수경 (꽃사람)
도움주신 분들 : Percussion-박영용 / Drums-김진원 / Violin-김준성 / Viola-전강호 / Cello-전경원 / 사물-풍물패 '살판'

그 외 가사와 곡을 주신 선,후배, 동료분들께 감사드립니다.

Introduction

94년 합법음반 1집 이후 3년간의 절치 부심끝에 선보인 꽃다지의 두 번째 합법 음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95년부터 창작된 곡들 중에서 엄선된 곡들을 중심으로, 두 차례의 국내 콘서트와 일본 콘서트를 통해 대중들에게 검증되어 광범위한 사랑을 받고있는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다. 오랜 기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꽃다지 연주팀의 음악적인 성과가 그대로 살아있는 편곡과 연주, 가수의 개성이 뚜렷하게 부각된 독창곡들과 구성원들의 독특한 개성이 하나의 소리로 어우러진 합창곡 등으로 현재의 다양해진 노동자의 정서를 표현한 음반이다. 산별의 시대를 여는 꽃다지의 성실한 답변이기도 하다.

자료 : 꽃다지 공식 홈페이지

     

Introduction 2

희망의 노래 '꽃다지'는 89년에 결성되어 노동자와 대학생들의 광범위한 사랑을 받았던 '노동자 노래단'과 '삶의 노래 예울림'이 보다 전문적인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하여 92년 3월 전격적으로 통합하여 창립된 전문 노동가요 집단이다. 87,88년 노동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찾기위해 전국적인 총파업으로 민주노조를 설립하고 그 속에서 상업적인 대중문화에 맞서는 자신들의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 내게 된다. 그러한 요구를 받아 '노동자노래단'과 '삶의 노래 예울림'이 89년에 결성되어 파업현장이나 집회현장에서 전문적인 노동가요를 창작하고 보급하는 활동을 하였다.

90년대 초반 대중운동조직들이 보다 강고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노동가요를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생활속에서 함께 하고, 타 계층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보다 다양한 정서로 다가서는 음악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다. 바로 그런 과정속에서 92년 3월에 두 단체가 통합하여 결성한 민중가요 그룹이 바로 현재의 꽃다지이다. 창립이후 매년 250여회의 노동조합과 대학 초청공연, 각종 연합공연에 노동음악 부분을 담당하며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다.

또한 꽃다지1,2집과 싱글 음반을 비롯한 비제도권 음반을 8개 (노동자 노래단 1,2,3,4집/예울림1,2,3집/꽃다지 발췌곡집등) 제작하여 10만장 이상씩 대중들에게 전국적으로 보급해 왔으며, 현재 불려지는 대부분의 노동가요들이 꽃다지의 과거와 현재의 노래들이고, 김호철, 조민하, 윤민석, 김성민, 유인혁, 류금신, 이정열, 서기상 등의 활동가들을 배출한 저력있는 단체이다.

출처 : 꽃다지 공식홈페이지

     

흩어지면 보잘 것 없지만 뭉치면 아름다운 꽃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 꽃다지 대표 민정연

이동권 / suchechon@bangrang.org

동트는 새벽 밝아오면 붉은 태양 솟아온다
피맺힌 가슴 분노가 되어 거대한 파도가 되었다.

단결투쟁가. 이 노래 한 곡 부르고 나면 이마에 맺힌 땀과 체류탄으로 뒤범벅된 어깨를 추스를 수 있었다. 투쟁의 선봉에 서 있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따뜻한 손길로 동지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마음을 다지기도 했다. 우리는 죽는 날까지 그날의 감동을 가슴속에 간직할 것이며 우렁찬 목소리로 쏟아내던 꽃다지의 음성을 기억해 낼 것이다.

지금 어딘가에서도 '단결투쟁가'의 가락에 맞춰 노동자들의 팔뚝 질이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을 테지.

개나리가 방긋 웃음을 터트린 3월, 구로역 주변의 상가 건물 지하실을 개조한 꽃다지 사무실에서 민정연 대표를 만났다. 그녀는 기자에게 커피를 마실 것인지, 녹차를 마실 것인지 묻기를 세 번. 자신도 어색한지 "나이가 들어가니 건망증이 심해졌다"면서 농담을 건넨다.

85학번, 불혹의 나이에 들어선 그녀에게는 원숙함보다 순수한 여동생의 이미지가 느껴진다. 술술 풀어내는 그녀의 입담과 환한 표정을 보면 금방 눈치챌 수 있다. 또 문화운동의 선봉에서 민중의 가슴을 위로하며 삶의 지평을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꽃다지는 봄에서 여름까지 피는 들꽃입니다. 노란 꽃잎을 가진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꽃이죠. 하지만 함께 모여 들판을 가득 채우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꽃이 됩니다."

꽃다지 민정연 대표 ⓒ 민중의소리

"꽂다지는 노동자들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개개인 혼자서는 힘이 없지만, 함께 모여 있으면 자본가와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 있지요."

그녀는 '꽃다지는 동지애의 표상과 같은 말'이라고 정리해주었다. 동지애는 곧 노동자들이 가져야 할 품성이며 작은 힘들이 모인 큰 희망이라 할 수 있다.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들꽃은 언제나 강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서로 부대끼며 광활한 들판을 물들일 때는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세상의 풍파에 끔찍하게 베어져 시린 상처를 안고 살아가더라도, 몸을 지탱하는 튼튼한 뿌리로부터 삶을 다스리고 투쟁하는 모습은 귀감이 될만하다. 어떤 고난 속에서도 무궁한 뿌리로부터 자신을 잃지 않고, 하나를 위해 인고의 성정을 불태울 때에는 경외심마저 든다. 마치, 운명을 극복해가는 위대한 음악가나 철학자를 닮았다.

들꽃은 진한 향기를 발산하는 양란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는 장미의 화려함과는 견줄 수 없는 강인한 생명력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우리는 들꽃의 삶을 배울 필요가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문화에 대한 지출부터 줄이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은 민중가요 수용자의 감소로 이어지고, 창작자의 활동마저 위축시키죠. 열심히 활동하는 민중가수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대중매체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사람들에게 민중가요를 한다고 말하면 '세상이 변했는데 아직도 운동하느냐'며 핀잔을 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운동권이라는 시각 때문에 편견을 갖기도 합니다."

민정연 대표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운동의 변화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체성을 고민하다 꽃다지를 떠났다고 했다. 본질은 변한 것이 없는데, 사람들이 살만 해졌다고 그만뒀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 대표는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 세상의 자양분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성찰했다.

꽃다지 공연모습 ⓒ 꽃다지

"수용자들과 관계가 힘들어지거나 그들의 관심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일상에 매몰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관심에서 멀어지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는 민중가요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는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가야하는 중대한 임무가 민중가요에 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녀는 민중가요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면서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일부 관심없는 사람들이 떠나고 분위기는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민중가요가 주는 힘은 있습니다. 가끔, '이 집회에 왜 갔을까'하고 자문했을 때도 있습니다. 큰 집회에서 나갔을 때 이런 경우가 많은데, 단결투쟁가를 부르면서도 예전보다 팔뚝 질이나 노동자들의 눈빛에서 느껴졌던 힘이 줄었음을 발견할 수 있죠. 그렇다고 상심할 수도 없고해서 더욱 분기충전 하여 노래를 열심히 부르고 내려옵니다."

민정연 대표는 '이럴 때 가장 힘들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한숨을 쉬었다.

반면, 민 대표는 장기투쟁사업장이나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등의 열악한 사업장에 가서 힘들게 투쟁하는 것을 보면 대규모 정규직 집회 때보다 구구절절 하게 느껴지는 노동자들의 눈빛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노랫말을 자기의 삶으로 받아들이면서 투쟁의 현장을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이 더욱 열정적이라는 것이다.

"운동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서로 마음을 열고 나누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주노동자의 경우가 특히 그러합니다. 마음속에 깃든 아름다운 목적을 위해 끊임없이 아끼고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물질과 명예의 충족, 또 이것이 포기하게 하는 평안이라는 과제로부터 먼저 마음속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노동현장에서의 꽃다지, 많이 울고 멍들다

민정연 대표는 연습할 때 만날 부르고, 만날 듣는 노래여서 지겹기도 하지만 현장에 서면 자신도 모르게 울컥할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2003년 노동자대회였습니다. 배달호 열사를 추모하는 신곡 '호각'을 불렀는데, 울음바다가 되고 말았죠. '호각'은 호각을 불면서 동료에게 현장에 나와 투쟁하자고 외쳤던 배달호 열사의 뜻을 기리는 곡입니다. 보통 큰 판에서는 규모가 있는 노래를 하기 마련인데,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신곡이기도 했고 음향상태도 좋지 않아서 위험을 감수하고 불렀습니다."

민 대표는 꽃다지 노래여서가 아니라, 가슴속에 치밀어 오르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가수들도 무대에서 울부짖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때 불렀던 '반격'과 '호각'은 입으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였음이 틀림없다.

또한, 그녀는 노동문화 현장에서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공감대가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구로에 있던 아남전자가 인천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습니다. 사장이 노동자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회사 이전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회사이전은 노동자들의 생활터전을 바꾸는 일이고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가 연이어서 벌어지기 때문에 '단순하게 이사를 간다'라는 차원이 아니었습니다."

"막상 현장에 가보니, 경찰들이 출입문을 원천봉쇄하고 있더군요. 꽃다지는 노동자들과 굵은 철문을 사이에 두고 반주 없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확성기 하나를 손에 쥐고 울분을 쏟아 냈죠. 어찌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부르는 노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 떨림입니다."

민정연 대표는 모든 문화는 삶의 일부이자 도구여서 그렇다고 말했다. 가슴 아픈 사랑을 할 때는 사랑노래가 전부이듯이, 장르와 분야를 막론하고 문화는 상처와 감정을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고...

꽃다지 멤버 ⓒ 꽃다지

 

민중가요는 민중의 삶이다

"민중가요는 대중가요보다 좀 더 의도적이고 정치적입니다. 그러나 민중의 삶에는 투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터에서의 투쟁도, 퇴근 후 동료나 가족들과의 일상도 모두 민중의 삶 입니다. 투쟁의 의미를 파업에만 쟁점화시켜서는 안됩니다. 내 삶 전체를 바꿔내는 운동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공장에 있을 때나, 휴식을 취할 때나, 일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민정연 대표는 현장의 투쟁은 일상의 한 부분이지 특별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말을 이었다.

"우리의 일상을 지켜보면 자본의 권위적인 모습이 보입니다. 다양한 모습의 일상이 자본에 침식당하고 있습니다. 일한 만큼의 대가, 노동자의 권익,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자본의 힘에 대항해서 민중의 삶을 만들어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일상에 풀어내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우리의 일상을 잘사는 삶을 위해 소비하는 것은 아닌지, 내 노동의 대가를 큰 차, 큰 집, 좋은 옷 등의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향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꽃다지는 투쟁의 노래와 함께 자본에 잠식당하는 일상을 노래로 풀어보려고 했다. 나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인 관점 즉, 자본주의적인 것에서 벗어나 삶을 진정으로 건강하게 만드는 노력을 노래에 담아보자는 것이다.

꽃다지의 노래는 일상을 위로하는 삶의 희망이 될 것이다.

"우리가 민중가요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민중가요가 다양한 민중의 삶을 어루만져주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꽃다지 노래 듣기

꽃다지 1집)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꽃다지 1집) 민들레처럼

 

꽃다지 1집) 단결투쟁가

 

2005년, 꽃다지에게는 남다른 한 해

현재 꽃다지 식구들은 최소 5~6년 동안 호흡을 맞춘 사람들이다. 1999년 3집 앨범발표 이후, 싱글앨범을 2장을 냈고 온라인에서 곡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이 멤버들의 정규앨범이 나오는 해다. 6년 만에 발표하는 4집은 기존의 꽃다지와 새롭게 변화된 꽃다지의 하모니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앨범이 될 것이다.

"10곡 내외로 준비할 예정입니다. 비정규직이나 이주노동자, 불완전한 노동현실과 그 속에서 척박한 삶을 살아야 하는 현실을 담아낼 것입니다. 기존 음반보다 더욱 따뜻하고 투쟁동력이 녹아든 음악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많은 민중들에게 일상의 위안을 주고 싶습니다."

기자는 4집 발표 이후, 외부 활동이 잦아질 것을 예상하고 현장 공연과 섭외에 대해 물어보았다.

"노동자들이 부르면 다 갑니다. 그러나 조합이 노동자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곳은 삼갑니다. 먼저, 꽃다지가 동의할 수 있는 자리여야 합니다. 꽃다지의 정체성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꽃다지가 공연한다는 것은 연대의 의미며 우리의 실체와 의미를 채워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주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여 판단이 잘 안 서는 자리도 가끔 생기기도 합니다."

민 대표는 꽃다지 공연문의는 인터넷이나 전화를 이용하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1997년 IMF 때 정리해고된 간호사가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해고된 후 같이 싸우는 동지들이 비정규직으로 다른 병원에 취직해서 마음이 아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외부의 핍박보다 같이 싸우는 동지가 떨어져 나갔을 때 더욱 좌절하게 되는데, 그런 경우였죠. 그러나 꽃다지의 노래를 듣고 동지에 대한 마음을 가다듬었으며 신뢰를 저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향후, 꽃다지의 역할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를 통해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말입니다."

기자는 민중가요가 삶의 고비마다 힘이 되어줄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삶의 모습이 되어 민중에게 다가가는 것, 이것이 바로 꽃다지가 추구하는 문화운동임을 느낀다.

 

민중가요의 생명, 노동문화의 세 주체가 공유하고 소통하는 여건을 만들어야

민중가요는 운동의 매개체로써 노랫말을 바꾸거나 전통민요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우리 문화찾기 운동 차원에서 처음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민중가요는 점점 대중과 소통하는 채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진보적인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사회과학 서점마저 사라져 사실상, 유통망이 끊어진 상태입니다. 그나마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유통구조를 만들고 있어 다행이죠.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소통을 모색함으로써 수용자들과 공유를 넓혀갈 생각입니다."

"민중가요를 접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노조, 시민사회활동, 집회, 인터넷을 통해서 접근하고 있지만 숙제가 많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유통체계를 만들어 내는 것, 음반판매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것, 온라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연결해내는 것, 노동문화의 세 주체라 할 수 있는 창작자, 유통, 수용자의 공유와 소통의 창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피드백이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또한, 민정연 대표는 민중가요와 대중가요의 변별점이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90년대 초중반 이후로는 노랫말의 차이가 컸으나 대중가요도 사회부조리나 통일, 인권 등에 대한 노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민중가요도 대중가요와 동등한 의미로 민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겠다.

"솔로가수들이 좋은 노래를 발표해도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음반을 소개하다 보면 '이런 가수도 있어요'하고 되묻는 사람들이 많죠. 민중가요는 우선, 일반 대중들에게 들려져야 합니다. 삶의 위로와 투쟁의 마음을,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마음을 전달해야 합니다. 노래를 통해 감동을 하지 못했다면 할 말이 없지만,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대중매체를 통해서 대중문화만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민중가요를 자주 접하고 향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옛날 가사와 멜로디는 지금에 맞지 않습니다. 옛것을 고집하는 것은 관성이고 아집일 뿐입니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민중과 호흡해야 합니다. 하지만, 꽃다지가 모든 세대들을 충족한다는 것은 과욕입니다. 꽃다지의 역사와 함께했던 사람들, 꽃다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꽃다지만의 모습이 필요합니다."

 

꽃다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꽃사람

꽃사람. '꽃다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줄임말이다.

"후원회의 연령은 보통 30대에서 40대죠. 평상시에 알고 있는 분도 있고, 신문에 꽃다지 콘서트 기사가 나오면 '아직도 꽃다지가 활동해'하고 감격해서 전화를 걸어 옵니다. 운동에 관심이 없거나 민중가요를 전혀 모르는 학생들도 꽃다지의 바위처럼을 틀어놓고 신나게 춤을 추는 학생들에게 충격을 받고 전화를 하기도 하죠. 민중가요의 가장 큰 특징은 공동체성의 체험이거든요."

꽃사람에는 경제적인 후원도 있지만, 음악적인 후원도 많다. 꽃다지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지켜봐 왔던 사람들은 애정이 담긴 비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민 대표는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꽃다지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현장에서 치열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꽃다지, 베스트앨범

노동가요의 최고봉으로 알려진 꽃다지는 '노동자노래단(노노단)'에서 활동하던 김호철, 김애영, 류금신, 김성민, 이정열, 윤민석 등과 '삶의 노래 예울림(예울림)'에서 활동하던 조민하, 유인혁, 서기상, 윤미진, 박향미 등이 함께 모여 만든 그룹이다. 1987년 운동권의 변화, 노동권의 분화의 시기를 거치면서 두 단체가 단합, 민중들이 필요로 하는 노래를 만들어서 폭넓은 활동을 해보자는 취지였다.

87년 7,8,9월 전국을 강타한 노동자들의 함성으로 운동의 중심축이 학생과 지식인에서 노동자로 바뀌었고 노래운동도 노동자들이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그 당시의 노동자들은 역사의 주체로서 자신을 인식했고,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 부를 자신들의 노래를 원하게 됐다.

"베스트 앨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음악 하는 사람들은 재창작을 통해 더욱 좋은 곡을 발표해야 겠다는 욕심이 있지만, 베스트앨범에는 그 시절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낼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꽃다지를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직접 베스트 앨범의 곡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를 방문하셔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선곡하면, 베스트앨범에 반영할 것입니다."

민대표는 "네티즌들이 '단결투쟁가'나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전화카드 한 장' 등을 많이 선택하고 있다고 귀띔해 주었다.

"꽃다지는 우여곡절도 참 많았고,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꽃다지를 거쳐갔습니다. 마음 아픈 일도 많았지만 반면에 가슴 벅찬 일도 많았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꽃다지는 꽃다지입니다. 그리고 현재 꽃다지를 지키고 또 앞으로 지켜나갈 사람들이 진짜 꽃다지고요. 꽃다지 성원들뿐만 아니라 꽃다지의 씨를 뿌리고 있는 바로 여러분 모두가 꽃다지라고 생각합니다."

 

기자의 가슴을 울린 노래, 꽃다지가 부르는 '꽃다지'

기자가 꽃다지 노래를 좋아한다면서, 민대표에게 노래 소개를 부탁했다.

"지금은 여성노동자라고 하지만, 그때는 공순이라고 했죠. 꽃다지는 생산직에서 일하는 여공들의 노동현실과 그들의 슬픔이 녹아내린 노래입니다. 남녀를 구분하는 것이 우습지만, 보통 남성의 시각에서 만들어지는 노동가요가 많은데, 꽃다지는 그렇지 않죠."

그리워도 뒤돌아 보지 말자 작업장 언덕길에 핀 꽃다지
나 오늘 밤 캄캄한 창살 아래 몸 뒤척일 힘조차 없어라
진정 그리움이 무언지 사랑이 무언지 알 수 없어도
퀭한 눈 올려다본 흐린 천장에 흔들려 다시 피는 언덕길 꽃다지

눈감아도 보이는 수많은 얼굴 작업장 언덕길에 핀 꽃다지
나 오늘 밤 동지의 그 모습이 가슴에 사무쳐 떠오르네
진정 그리움이 무언지 사랑이 무언지 알 것만 같아
퀭한 눈 올려다본 흐린 천장에 흔들려 다시 피는 언덕길 꽃다지

출처 : 문예저널 방랑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