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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와 젊은이들에게 - 한완상 선생님 인터뷰│2009년에 희망을 씌우자...

리차드 강 2009. 2. 28. 04:48

"새해와 젊은이들에게..." - 한완상 선생님 인터뷰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은 “진정한 청년 정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담대한 도전정신이며, 지금이야말로 청년 여러분이 청년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다.”라고 제4차 라디오 연설을 하셨지요.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놓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2008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직장 문제로 자살 충동을 느낀다.”라고 답한 20대는 무려 23%나 됩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몇 배 많은 수치지요.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하는 청춘들이 자살충동을 느끼는 한국 사회입니다.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사회는 어둡고 젊은이들의 한숨은 깊어만 갑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수많은 청년들이 '비정규직 저소득층'이 되거나 부모세대에게 빌붙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지요. 젊은이들의 고통을 계속 외면하는 한국 사회가 불안하기만 합니다. 단순히 젊은이들의 잘못인지 한국사회 제도의 문제인지 고민해서 풀어낼 때입니다.

한완상 선생님

그리하여 2009년, 새해맞이 기획을 오늘부터 내보냅니다. <2009년 전망과 젊은이들>이란 주제로 많은 사회 인사들을 만나 뵙고 새해와 젊은이들에 대해 여쭤보았습니다. 1월 7일, 통일부총리(1993), 교육부총리(2001)를 지냈으며 적십자사 총재(2004~2007)였던 한완상 선생님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2008년, 역사가 종언했다는 말이 종언"

-2009년 시작은 경제위기로 어렵습니다.

"새해는 금융위기가 뉴욕에서 세차게 불어와서 세계적으로 경제공황 상태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이 문제로 골치가 썩는 전 세계 문제인데, 치유가 간단치 않아요.

세계사적으로 보면 2008년은 시장에 보내던 무한한 신뢰가 깨지면서 역사는 끝났다는 낙관주의가 끝났어요. 역사가 종언했다는 말이 종언했어요. 역사 종언은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민주적인 시장, 이 둘이 결합되면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정점에 왔다, 이렇게 역사의 완성으로서 역사는 끝났다라고 봤거든요.

미국은 신자유주의를 국가이념으로 채택한 레이건 이후에 국가에 대한 불신은 강해지고 시장에 대한 맹신은 강화되었습니다. 1980년 취임식에서 ‘정부는 문제해결이 아니라 정부자체가 문제다.’라고 할 정도로 정부에 불신을 깔고 있는 거예요. 지출을 많이 하는 큰 정부는 좋지 않고 시장을 신뢰하는 거죠. 이른바 작은 정부이론이지요.

81년부터 2008년 까지 이 이념이 지배해 왔습니다. 시장자체가 자연처럼 생각해서 내버려두려 했는데, 시장은 그냥 놔두면 강하고 머리 좋은 놈들이 이기는 정글의 법칙과 시장의 법칙만 남게 되지요. 신자유주의정책을 펴서 규제를 못했지요. 그린스펀이 ‘금융시장이 자정능력이 있는 줄 알았는데, 잘 못 판단했다.’고 고백할 정도지요.

철학의 위기에요.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느냐, 시장을 신뢰할 수 있느냐 근본문제를 고민해야 해요. 시장에 기본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기본 신뢰가 깨어졌단 말이에요. 경제 전반에 대한 기존 철학자체가 흔들리고 있어요. 본질적 위기 같아요."

그린스펀 전 FRB의장 ⓒ연합뉴스

-이 위기를 어떻게 수습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각 나라는 재정지출과 정부기능 확대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저는 낙관적 처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국가도 기본으로 권력과 탐욕을 기초로 움직이기에 자본논리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거든요.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 재성찰, 국가에 대한 근본적 재성찰을 해야 할 때에요. 따라서 젊은 학자들 할 일이 많지요.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보면서 가졌던 회의, 막스 베버가 합리적인 자본주의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시각, 케인즈와 프리드먼 같은 시각, 모두 근본적으로 재고를 해볼 때라는 생각이 들고요."

 

“MB정부는 철학적인 시각이 없는 거 같아”

-한국 역시, 위기를 겪고 있는데요. 어떻게 극복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우리나라로 눈을 돌리면, MB정부는 철학적인 시각이 없는 거 같아요. 지금 금산분리완화를 추진하는데, 이게 금융시장에 더 힘을 주겠다는 거예요. 쉽게 말하면 시장을 신뢰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시장에 더 힘을 주면, 금융시장이 법적으로 보장된 힘으로 또 어떤 역기능과 문제를 일으킬지 겁이 납니다.

작은 정부는 아니고 큰 정부도 아니에요. 큰 정부는 나쁜 의미로 국민들 세금을 거둬서 헤프게 쓰는 정부를 말해요. 저는 이럴수록 적극정부, 민생고를 덜어주려는 적극정부가 필요하다고 봐요. 작은 정부로 할 수 없어요. 국내문제와 역사에 대한 책임이 엄청나기 때문에 작은 정부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죠.“

-이명박 정부는 세계 흐름과 맞지 않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사람을 쓸 때, 경륜과 능력보다도 보수적인 코드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자기에게 잘 맞느냐, 이걸 중요하게 보는데 바로 부시가 실패했던 그 길을 가지 않나 걱정이 들어요. 금융위기에 대한 고통에다가 철학 위기가 겹쳐있습니다. 넓게 맥락을 살피고 문제뿌리를 볼 수 있는 전략과 정책이 필요한데, 식견이 없는 사람들이 정부를 이끌어가는 거 같아서 염려가 됩니다.

그러다보니 안 가야할 길을 가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이나 시장의 권한을 규제하는 쪽으로 가지 않고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가고 있어 걱정이에요.

또 걱정 하나가 잘못된 역사인식과 철학 때문에 오고 있습니다. 말로는 선진화인데 실제로는 산업화예요. 진짜선진화는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가 정반합 변증법이 되어야 하는데, 합으로서 선진화가 아니라 산업화로 후퇴하는 의미에서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어요.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6월 22일 한반도 대운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뒤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하구에서 뻘을 삽으로 뜨고 있다. ⓒ오마이뉴스 윤성효

4대강 정비도 보면 토목국가로 되돌아가는 거예요. 토목공사는 일자리창출에 큰 효과가 없어요 건설은 나름대로 많이 있는데, 토목은 기술이 하는 거란 말이에요. 과연, 4대강 토목공사를 통해서 고용창출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발상이 산업화시대의 전형적인 발상이거든요. 토목은 영어로 Civil Engineering이라고 해요. 시민의 엔지니어링이에요. 엔지니어링이 19세기 정식 학문으로 채택되기 전에 토목공사는 정부군이 담당했어요. 밀리터리 엔지니어링이었어요. 이게 민간으로 넘어가면서 시빌 엔지니어링이 되었어요. 토목을 그대로 말하면 자유로운 민간, 시민세력이 하는 공사에요. 

그러나 우리는 토목하면 불도저라고 생각해서 마구 밀어붙이기만 해요. 이건 밀리터리 생각이지요. 우리 정부를 보면 토목국가 같은 인상을 주는 개발 사업을 해요. 압축적 고도성장하는 산업화 초기단계에서 보는 밀어붙이기 사고방식이 깔려있어요. 시빌 엔지니어링을 이해하는지 걱정됩니다.“ 

 

"한국은 20세기 중반에 머물러 있는데 반해 오바마는 21세기 인터넷슈퍼하이웨이"

-미국은 행정부가 바뀝니다.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 거라고 예측하시는지요?

“곧 오바마가 취임하면 강력한 적극정부입장을 취할 겁니다. 그러나 국가의 집행은 엄격하게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보고 싶은 것은 오바마가 추진하는 경제공황탈출계획 프로그램과 우리정부 프로그램의 비교입니다. 벌써, 대놓고 산업화초기 시기에 먹혀들어가는 토목공사를 하고 시대정신과 어긋나는 금산완화를 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까 걱정됩니다. 

물론 미국도 합니다. 1951년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 ‘interstate highway’라고해서 미국을 동서남북으로 고속도로가 뚫렸어요. 미국의 강력한 경제적 힘의 상징이었지요. 독일의 아우토반이 독일국가권력의 상징이었듯이. 그러나 60년 가까이 지나 이제 많이 낡았어요.

오바마는 그 상징에 버금가지만 소프트웨어로 해요. ‘internet super high way’지요. 미국이 인터넷 접속하는 정도가 15위 밖에 안 돼요. 오바마는 미국이 민주 강국이 되려면 소프트파워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해서 큰 계획 틀을 짜는 것 같아요. 그에 비하면 우리는 1951년 아이젠하워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아직도 정책입안자와 추진하는 사람의 인식이 20세기 중반에 머물러있는데 반해 오바마는 21세기 각도에서 탈출하려고 하니 차이가 나죠.“

테러리스트? 38선을 넘는 백범 정운현 블로그

-60년 전으로 거꾸로 갔네요. 아픈 지적입니다. 또 말씀해주신다면?

“외교도 차이가 나요. 부시처럼 군사력을 앞세워서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지 않아요. 민주, 정의 같은 가치를 내세워 존경을 받는 강력한 미국을 만들겠다고 하잖아요. 우리도 김구선생의 비전이 필요해요. 김구선생이 그랬잖아요. ‘경제부국을 바라기보다는 군사력강대국보다는 문화대국이 되길 바란다.’고.

지금 현 정부는 김구선생, 임시정부 쪽을 낮춰보고 있어요. 국정교과서를 낡은 냉전적 시각에서 다시 쓰겠다고 하는 걸 보면 아주 염려스러워요. 김구선생을 일종의 테러리스트로 보는 시각이 있어요. 지금 김구선생이 얘기하는 소프트강국, 문화강국을 폄하해서 보고 있지요. 정말 낡은 인식 갖고 외교정책을 펼 수 있겠습니까. 특히 대북정책, 남북공생, 경제적 공영을 추진하여 한반도 평화를 이룰 수 있겠는가 염려가 됩니다. 

오바마는 대화를 통해서 외교를 통해서 누구를 만나서라도 설득을 해보고 문제해결점을 찾아보겠다는데, 우리는 ‘대화를 안 하고 기다리는 것도 정책이다.’고 하고 있어요. 대화를 해서 문제를 풀면 대화로 해야지 뭘 기다려요. 우리가 북쪽보다도 경제적으로 30배나 잘사는데, 더 자신감을 가지고 북한이 대화마당으로 나오도록 해야죠. 그런 소극적자세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갈 수 있고 한반도 평화를 할 수 있겠나, 이것도 염려스러워요. 

사실, 남북관계개선을 이데올로기 차원을 넘어 경제공동체구성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개성공단 잘되면 우리 중소기업 활력 불어넣어주는 거예요. 북쪽 노동자도 소득 얻어서 좋고요. 냉전적 시각으로 적 아니면 친구, 모 아니면 도다. 이런 이분법 시각으로 보면 안 되지요.“ 

 

"줄씨앗들의 굉장한 힘, 참여민주주의"

-말씀을 들어보니 2009년 한해도 어둡기만 하네요. 그래도 희망을 말씀해주신다면?

“전망을 밝게 얘기해야 하는데, 전망을 보면 밝지 못해요. 그러나 밝은 면이 있다하면, 우리나라가 참여민주주의입장에서 보면 최선진국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시민사회 중심세력이 옛날처럼 아주 약하거나 휘둘리거나 정치권력이 누르면 가만히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이제는 쌍방향 통신매체를 통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언제든지 의견을 서로 공론화할 수 있고 토론할 수 있고 합의가 되면 줄 안과 밖에서 행동으로 팍, 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국가권력, 기업권력, 종교권력에 주눅이 들어서 표현을 못하는 시대가 아니고 자유롭게 줄 안에서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저는 누리꾼을 줄씨앗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가장 강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알 고어도 한국와서 블로거 힘이라든가, 시민기자 힘 보고 놀라잖아요. 미국도 경탄하거든요. 이제 참여민주주의를 하는 선진국이에요. 선진국 중의 선진국입니다. 굉장한 힘이거든요. 오바마는 이 힘을 얻어서 대통령 된 거예요.

지금 우리 정부는 줄씨앗을 두려워하고 있거든요. 줄씨앗과 소통을 해가지고 정부의 친구로 만들어야 하죠. 그래도 정부와 소통 가능합니다. 줄씨앗들이 줄기차게 줄 안과 밖에서 소통하도록 만들어야하죠. 줄씨앗들이 격조 높고 품위 있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줄씨앗들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소통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힘을 한국 줄씨앗들이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디오연설 같은 일방향 '소통'은 그만, 귀를 여시고 쌍방향 소통을 하셔야 하는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이제 젊은 세대들이 등장할 텐데요. 젊은 세대들에 대한 인식이 어떠신지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기중심주의에요. 큰 꿈을 바라지 않고 소박하게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그러다보니까 대학에서 취직에 필요한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하지요. 반면에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가 갖고 있는 민주화, 통일, 인권 문제에 대해서 ‘내 문제가 아닌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요. 군사독재시절 아버지세대에 피땀 흘려 얻은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힘들게 얻은 것을 당연히 즐기고 있지요.

나쁘게 말하면 소시민적인 자족감에 빠져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예전보다 정직하고 성실한 면이 있어요. 인권, 평화, 통일의 가치가 왜 중요한가를 설명하고 자기 이해관계와 연결해주면 곧 깨닫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에 한류가 꽃필 수 있었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허락된 뒤에 나타난 현상이에요. 군사독재시대, 말 자유로이 못할 때, 한류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언론의 자유가 깊어지고 넓어졌기 때문에 창발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영화가 나오고 기가막힌 이야기들이 나오는 거지요.

 

“새로운 역사의 위기, 젊은이들이 근본문제 고민해야”

또다시 언론탄압이 생기고 민주주의가 후퇴하면 젊은 사람들이 당연히 생각하는 표현의 자유가 제약이 됩니다. 그걸 깨우쳐야죠. 조그마한 자유, 자유롭게 연애할 수 있는 자유, 보고싶은 영화를 보는 자유, 이런 작은 자유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역사의 위기가 시작되는 이때에 젊은이들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야 해요.

민주주의는 경제성숙과 항상 같이 가는 거예요. 지금은 단순한 경제적 뉴딜이 아니라 인류전체역사의 딜을 해야 하는.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오는 시점에 서있는 거예요. 깊은 의미를 깨달아야 해요.“

-새로 내신 책을 보면 청년예수가 나옵니다.

“제가 ‘예수없는 예수교회’를 쓴 이유가 정부, 시장도 아닌, 제 3의 길은 뭔가 하는 고민 때문이었어요. 나눔의 새로운 문화, 비움의 새로운 문화, 근본으로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서 하느님나라를 일으켰던 갈릴리 예수를 생각했어요.

로마의 무력에 의한 지배, 법률에 의한 지배체제 밑에서 식민지로 떨어진 팔레스타인 낙후된 지역에 살았던, 청년 예수에요. 로마 폭력 제도와 싸우기 위해서는, 사랑과 정의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로마식 폭력을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사랑방식을 썼지요.

지는 게 아니에요. 멋지고 우아하고 져서 자기를 죽인 사람들로 하여금 영원히 시간이 가도 지울 수 없고, ‘우리가 잘 못했구나.’ 느끼게 하지요. 고통스럽고 억울하게 돌아가심으로써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악과 독선을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사랑과 정의의 새질서 운동을 했거든요. 저는 이게 생각났어요. 번뜩 청년예수가 생각났어요.

1960년대 일어난 히피운동이 있잖아요. 자본주의 탐욕, 소유욕과 축적욕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서 실천하려는 문화운동이었어요. 잘 모르는 사람은 퇴폐운동으로 보는데, 히피운동의 기본은 나눔의 공동체에요. 오바마 어머니가 히피 여성이었어요. 굉장히 앞서가는 사람이었지요. 이제는 전지국적으로 근본으로 돌아가서 국가탐욕, 자본의 탐욕을 이겨내고 새질서를 이뤄야 합니다.“

반전운동이 한창이던 1960년대말, 미국 국방성 앞, 한 시민이 총칼 앞에 꽃 한 송이를 내민다. ⓒ가야북스

“젊은이들 훌륭한 자존심 가졌으면”

-젊은이들에게 더 당부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국은 줄씨앗들이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제가 1970-80년대 민주화운동 할 때만 해도 이런 가능성이 전혀 없었어요. 제가 강연초청 받아서 나갈 때, 경찰이 문 앞에서 딱 차단하면 못 나가요. 지금은 그 시대가 아니거든요. 이제는 줄씨앗들이 건강하게 숨 쉬고 살아있기 때문에 힘을 발휘해서 정부로 하여금 줄씨앗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어요.

인류의 비극은 사랑의 속도가 증오의 속도보다 늦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젊은이들이 훌륭한 자존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훌륭한 자존심은 남을 채워줌으로서 자기가 채워지는 거예요. 자기를 사랑해야 이웃도 사랑할 수 있어요.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도 사랑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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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위기는 단순 경제위기가 아니라 철학의 위기라는 한완상 선생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네요. 문명을 바라보는 인식과 살아가는 모습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는 위기이자 기회에 한국은 여전히 삽을 들고 멍하게 바라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사랑의 속도는 증오의 속도보다 늘 더딥니다. 불만을 껴안으려 하기보다는 터뜨리기 쉽지요. 그런 면에서 전 세계에 밀어닥친 청년실업은 불안합니다. 그 가운데 한국은 더 위험합니다. 청년실업률이 전체실업률과 엇비슷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전체실업률의 2배가 넘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실업자와 구직단념자, 장기취업준비자, 유휴 인력을 포함한 취업애로층이 100만 명에 이르는 실정입니다. 

청년들의 사회에 대한 증오는 곧 터지기 직전의 폭탄과 같은데, 정부는 시간 때우기 용 행정인턴 10만 명을 뽑고 할 일 다 한 것처럼 뒷짐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수강산에 삽질을 하면서 일자리 창출했다고 뻐기고 있습니다.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구속된 미네르바 박씨 ⓒ오마이뉴스 유성호

바로 어제, 한완상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미네르바 구속에 대해 “쌍뱡향 시대에 줄씨앗들은 통제할 수 없어요. 미네르바를 구속해서 언로를 차단하려고 하고 있어요. 정부가 모르고 있는데 수십만 명의 미네르바들이 지켜보고 있어요. 이 점을 정부는 깨달아야 해요.”라시며 이 말을 꼭 넣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미네르바 구속은 상식 밖의 황당한 일이고 누리꾼들을 옥죄려는 시도이죠. 

한완상 선생님 말씀처럼 훌륭한 자존심을 지키고 살고 싶습니다. 남을 짓밟으며 살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지요. 미네르바보다 믿음이 안 가는 정부는 무조건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을 억누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부디, 정신을 차려서, 있는 사람들에게 더 퍼주는 정책이 아니라 사회약자들, 없는 사람들, 그리고 청년들을 위한 일을 하길 바랍니다. 수십만 줄씨앗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출처 : 청년 여행 2009/01/15 꺄르르 http://blog.ohmynews.com/specia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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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 4집 너를 사랑한 이유 (킹레코드 1995)

안치환 Ahn, Chi-Hwan 1966 -

No.3 - 당당하게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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