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바흐: 토카타, 아다지오와 푸가 BWV 564 - Jacqueline Du Pré

리차드 강 2017. 12. 19. 09:35

Toccata, Adagio and Fugue in C major BWV 564

바흐 토카타, 아다지오와 푸가 다장조 BWV 564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Adagio : du Pré - Hans Werres

     

Jacqueline du Pré, cello - A lasting inspiration

Hans Werres, organ - Blind organist from Germany

     

Toccata, Adagio und Fuge in C-Dur

토카타, 아다지오, 푸가 C장조, BWV 564, III/8

전체적 구조: 이미 작품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크게 3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자유로운 성격과 대위법적 성격을 병렬적으로 나열한 토카타에 이어, 서정적인 노래성격을 띠는 아다지오, 그리고 단순하면서도 선명한 성격의 테마에 기초한 푸가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들은 청중에게 마치 3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소나타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세부적 구조:

Toccata

총 84마디에 달하는 토카타는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마디 1-31, 32-84. 첫 번째 부분은 즉흥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자유로운 성격의 토카타이고, 두 번째 부분은 각각 하나의 주제와 대선율이 나타나 모방, 가공되는 형식을 취하는 일종의 대위법적 단락이다. 첫 번째 부분(마디 1-12): 이곳은 건반성부들에 의해서만 연주된다. 이 중에서도 마디 1-2는 이 12마디 단락의 서주에 해당하고, 짧은 쉼표들에 의해 선율이 중단되는 것을 통해 뒤따르는 연속적인 리듬의 패씨지들을 준비하는 성격을 띤다. 이어지는 6마디에서는 건반패시지들이 마치 폭풍우처럼 휘몰아친다. 마디 8과 10에서는 각각 하나의 4분 쉼표가 등장해 마치 위의 휘몰아치는 선율진행에 제동을 거는 것처럼 보인다. 동시에 이들 쉼표와 함께 곧바로 음형변화들이 이루어져 이 즉흥적 부분의 종결을 암시한다.

두 번째 부분(마디 13-31): 이곳은 앞서간 부분과는 반대로 페달성부에 의해서만 연주됨. 이로써 모든 오르간문헌 중 가장 훌륭한 페달패시지의 하나를 형성함. 처음의 4음은 마디 1의 모티브와 유사해 음악적 통일성을 이룸. 이 페달솔로부분은 리듬적으로 여러 단계로 발전하는데, 예로서 마디 23까지는 16분음만이 사용되다, 마디 24에서는 16분음 여섯잇단음(한 박에 셋잇단음 2개)이, 그리고 마디 25-27에서는 32분음이 부분적으로 사용되다, 마디 28에서는 위의 세 개의 리듬종류(16분음, 16분음 여섯잇단음, 32분음)가 다시 한번 순서적으로 나타나 보다 집중적으로 사용된다.

대위법적인 세 번째 부분(마디 32이하): 마디 32(소프라노)에서는 마디 25의 제3박에서 처음 사용된 16분음+32분음리듬이 이 부분의 주된 모티브로 등장함. 이 모티브에 왼손은 8분음에 기초한 대선율을 연주함. 이 2성부 연주는 마디 33에서 4성부연주로 발전함(이 4성부연주도 앞으로 계속 반복됨). 2성부 선율의 조합은 마디 32 외에도 마디 34, 38, 40, 50, 52, 61, 63, 77, 79에서 거의 규칙적으로 이루어짐(이중대위법 참조). 이때마다 모티브는 마치 푸가테마의 Dux(기본형)와 Comes(응답형)처럼 둘씩 짝을 이루어 등장함(예, 마디 32/34, 38/40 등). 이들 모티브들 사이를 연결해주는 연결구는 옥타브모방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인데, 예로서 마디 36의 제2-3박에서 오른손에 등장하는 하행하는 선율은 이어지는 두 박에서 왼손에 의해, 그리고 이어지는 두 박에서는 페달에 의해 매번 한 옥타브 내려져 반복된다. 마디 42-49, 54-55, 65-66, 81-83이 이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인상적인 것은 매번 선율의 마지막 모방과 함께 호모포니적인 구조가 짧게 나타나(예, 마디 37/2, 43/2 이후), 마치 각 마디그룹을 종결시키고 다시 테마도입을 준비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런가 하면 마디 55/3-61/1, 마디 67-77에서는 보다 커다란 에피소드가 나타나 성부들의 반진행(마디 55이하)과 병진행(마디 67이하) 구조를 통해 이들 테마 사이를 연결시키기도 한다. 이 대위법적 부분의 절정은 마디 102-104로, 이곳에서는 페달솔로가 건반성부들의 호모포니적인 구조와 합쳐짐.

 

 

Adagio

Hans Werres, organ - Sample

왼손과 페달의 변함없는 음형반주 위에서 오른손이 장식된 선율을 연주하는 구조로 이루어짐. 오른손의 노래선율은 어떤 특별한 반복형식(A-B-A", 또는 A-A"-B 등)에 기초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단지 한 마디나 두 마디의 선율이 나타나면 그것이 곧바로 이동하여 반복되거나 아니면 변형되는 형태를 취해 형식의 반복 없이 진행되는 선율에 나름대로 친숙감을 준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마디 1(제2박)-2(제1박)의 선율은 마디 2(제2박)-3(제1박)에서, 그리고 마디 3의 제2-4박은 마디 5의 제2-4박에서 이동반복 변형된다. 마디 4의 제103박도 마디 6의 제3-4박과 유사성을 지닌다. 그런가 하면 마디 7의 제3-4박은 마디 8의 제1-4박에서 확대된 듯한 느낌을 준다. 가장 집중적으로 선율의 이동반복이 이루어지는 곳은 마디 9의 제2박 이하에서다. 이곳에서는 한마디단위의 선율이 무려 4차례에 걸쳐 이동하여 반복된다. 이 외에도 마디 16의 제3-4박은 마디 17의 제3-4박에서, 마디 18-19는 마디 20-21에서 반복된다. 예외적으로 마디 14-15의 선율은 곧바로 반복되지 않는데, 마디 14(제2박 이하)의 선율은 오히려 마디 19의 선율과, 그리고 마디 15(제2박 이하)의 선율은 마디 5의 선율과 유사하다. 루카스(V. Lukas)는 이 아다지오 부분이 비발디의 느린 악장처럼 이태리적인 음향감각을 지녔다고 하는데, 이는 그만큼 이 선율이 위에서 언급된 것처럼 한편으로는 유사하게 반복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 새로이 이어지는 모습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Grave

화성적으로 격앙된 악곡을 보이는 이 부분은 이른바 아다지오의 코다(Coda)로서, 솔로선율로 시작하나 곧바로 매우 느린 호모포니적인 진행(6-7성부)으로 넘어간다. 이 부분은 연결구적이며 빈번히 전과음적인 연속화성들로 이루어짐. a화성으로 시작한 선율은 g단조와 d단조를 거쳐 a단조(C장조의 병행조)로 되돌아온 후, G장조를 거쳐 C장조로 넘어가 종결된다. 인상적인 것은 이 부분의 전과음적인 구조로, 예로서 마디 29-30에서는 G화성과 C화성이 마치 계속 혼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Fuga

앞서간 부분들과는 다르게 푸가는 6/8박자로 진행한다. 이 푸가는 폴리포니적 작곡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청중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고 투명하게 쓰여져 있다.

제시부: 빠르게 연주되는 이 4성부 푸가는 복잡한 대위법적인 구조보다는 호모포니적인 구조와 폴리포니적인 구조를 혼합한 듯한 매우 선명한 구조를 보인다. 테마 자체도 처음에는 두마디단위로 모티브의 이동반복적인 모습을 띠다가, 마디 7이하에서는 이 모티브의 변형된 모습을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꾸밈음과 붓점리듬을 통해 종결되는데, 이 종결적 느낌은 다른 어떤 푸가에서보다 분명하다. 제시부에서의 테마제시는 소프라노-알토-테너-베이스의 순서로 되어 있다. 대선율(마디 10이하)은 처음에는 테마진행이 중단된 사이에 주로 나타나, 서로 간에 대위법적인 구조를 띤다기보다는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듯한 구조를 띤다. 그러다 대선율의 후반부(마디 16이하)는 테마와 함께 사이좋게 합창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디 19이하의 소프라노성부에서는 두 번째 대선율 대신 처음에는 테마에 병진행하는, 그리고 나중에는 첫 번째 대선율에 병진행하는 선율이 나타난다. 이러한 성부 간에 주고받는 식의 선율진행과 병진행은 테마가 베이스에 등장하는 제시부의 마지막(마디 28-35)에서도 지속된다. 제시부에서 테마와 테마 사이의 연결구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테마는 쉼 없이 연속적으로 등장한다.

전개부: 이곳에서도 테마는 선명하게 나타나는데, 테마의 등장 위치를 성부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테마가 한 긴 연결구(마디 36-42)에 이어 테너와 베이스, 소프라노에서 차례로 등장하는데, 제시부와 비교해 특징적인 것은 테마반복이 테마제시의 종결과 함께 동시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한 마디 늦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디 43-52(테너), 52-61(베이스), 63-72(소프라노). 즉 한마디의 연결구가 테마와 테마 사이에 첨가된 것이다. 이때의 조성은 아직 C장조 권(C/G)에 머물러 있다. 이어서 하나의 긴 연결구(마디 72-77)가 등장한 후 테마가 알토와 테너에서 등장하는데, 이 때에는 테마가 제시부에서처럼 연결구 없이 끝남과 동시에 곧바로 시작한다: 마디 78-87(알토), 87-96(테너). 이때의 조성으로는 C장조의 메디안트 관계에 있는 e단조(e/B)가 사용된다. 다시금 하나의 긴 연결구에 이어 테마가 베이스(마디100-109)에 G장조(기본조성의 도미난트 조성)로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 123-132에서 원래의 조성인 C장조로 다시 한번 베이스에 나타난다. 전개부와 전개부 사이를 잇는 긴 연결구들은 마치 트리오악곡을 보여주듯, 각 파트(오른손, 왼손, 페달)가 거의 일관된 음형형태를 보이거나(예, 마디 36-42, 72-77), 성부들마다 모방형태를 보이거나(예, 마디 96-99), 또는 이들의 혼합형태를 보인다(마디 109-122).

종결부: 마디 132의 제4박 이하에는 성부적인 악곡이 사라지고 처음의 토카타방식이 다시 울린다. 마디 133의 제4박 이하에서는 소프라노성부가 주로 하행하는 16분음 진행을, 내성부들은 화성적으로 뒷받침하는 호모포니적인 구조를, 페달은 주로 오르간지속음을 연주한다. 인상적인 것은 내성부들이 처음에는 3성부로 시작하다 점차 줄어들어 나중에는 아주 없어진다는 것이다. 마디 139-140에서는 페달마저 사라진다. 마디 141에서는 마지막으로 호모포니적인 화성이 등장에 전체를 마감한다. (나진규)

 

바이마르에서 바흐는 다섯 아이의 아버지로서 가정과 경제가 모두 안정되었고 교우관계도 비교적 원만했던 행복한 시절이었다. 그는 이때 토카타 아다지오와 푸가 C장조 (BWV 564)를 작곡했다. 이 곡은 특이한 형식과 화려한 연주 효과를 갖는 오르간 칸타타로서 그가 매료되었던 비발디와 북스테후데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이태리 협주곡 의 3악장 형식을 사용한 화려한 페달 솔로에는 복스테후데의 모습을, 푸가에는 쿠우나우 풍의 유머가 넘실거리고 있다.

아름다운 이웃은 참마음 참이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