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시사자키' 날카로운 오프닝, 매주 '화제'
CBS 라디오 '시사자키 변상욱입니다' 의 주말 진행자인 시사평론가 김용민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가 매주 날카로운 오프닝 코멘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용민 교수는 지난 31일 방송 오프닝 코멘트에서 중의적 표현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해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시사자키' 청취자 게시판에는 김용민 교수의 오프닝에 감동했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 CBS '시사자키' 청취자 게시판 반응 >. |
김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갑자기 이 대통령 생각이 납니다"라고 말문을 열며 "이 대통령은 교회 장롭니다. 이 대통령은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이 대통령은 친일파와 손잡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적을 정치적 타살 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정치는 날마다 꼬였습니다. 이 대통령 주변에는 아첨꾼들로 들끓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니까 경찰을 앞세워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러다가 권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 대통령은 해외로 망명하더니 그곳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이 대통령은 결국 국민들의 외면으로 국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쓸쓸하게 세상과 작별하게 됩니다"라며 "여기서 말하는 이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입니다. 현재까지는"이라고 덧붙였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도 해당 부분을 편집한 음성 파일이 유포된 가운데, '이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하는 줄 알았던 네티즌들은 반전이 있는 김 교수의 오프닝에 큰 충격을 드러내며 "소름 돋는다" "명확한 주어가 존재하는 데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과 너무 비슷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김 교수를 '노빠' '좌빨'이라고 비판하며 외모와 관련한 인신 공격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댓글 공격보다 정부 압력으로 인한 김 교수의 신변을 걱정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클로징 코멘트'로 신경민 앵커가 쫓겨나기도 했고, 지금은 이명박 정권을 상식적으로 비판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다음 주 못 나온다는 걱정하면 방송을 어떻게 하나. 시사프로에서 시사평론가의 요구에 부응한 거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 교수는 지난 24일 방송 오프닝 코멘트에서도 "서거한 지도자가 재임 시절에 국민을 존엄하게 대했는지 여부를 (역사의) 평가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라며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자신을 반대하는 이들에 대해, 언론을 차단하고 뒤를 캐고 규탄집회 자체를 봉쇄하고 물대포 쏘고 진압봉 휘두르고 붙잡아 가 겁박했는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있는 사람 우대하고 없이 사는 사람 박대했는지, 정적이 세상을 떠났는데도 분향소마저 못 꾸리게 경찰력을 남용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한 뒤에 과연 국민으로부터 존엄하게 예우받는 지도자가 될지 의문이 든다"라고 전했다.
[디시뉴스 나유나 기자] Copyright ⓒ디시뉴스(www.dcnews.in). 2009.06.01 (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