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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 위력(威力)과 기상천외의 발상 - 달리 (Salvador Dali)│스케치북

리차드 강 2009. 6. 6. 02:26
달리 Salvador Dali(1904~1989)
무의식의 위력(威力)과 기상천외의 발상
     
아틀리에의 自畵像(카다케스)

달리의 고향 피게라스에서 약 18마일 가량 떨어진 작은 어촌 카다케스에서 그린 이 그림은 자유 분방한 거친 붓자국과 묘법을 보이고 있어, 인상주의적이며 야수주의적인 경향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카다케스는 그가 10세 되던 해에 <병든 아이>라는 최초의 유화 작품을 그린 곳이기도 하며 그의 아버지 돈 살바도르 달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가 어릴 적 성장한 바 있는 이 카다케스는 후일 그의 초현실적 영감을 크게 자극하기에 이른다. 이 작품은 이젤 앞에서 제작하는 자신의 모습을 세 개의 거울을 통해 포착하는, 방법이 특이하며 바닥면에 투사된 음영을 적자색(赤紫色) 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아 주관적 내지는 표현주의적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빌라말랴의 聖女 루치에의 축제

종이 위에 괏슈로 그린 이 그림은 표현주의적 경향의 채색과 묘법을 강하게 풍기는 작품이다. 달리는 어릴 적부터 그가 자란 지방의 풍속에 깊은 관심을 갖고 원시 미개적인 장식화 같은 풍속화 등을 그리곤 했다. 이 작품은 성녀 루치에의 축제일을 맞아 놀이진 농촌의 들녘에서 젊은 남녀들이 한데 어울려 축제를 즐기는 정경을 묘사한 것이다. 이 작품은 달리의 작품으로서는 드물 게 보이는 전원을 배경으로 하는 환희에 넘치는 목가적 풍경을 담고 있다. 루치에의 축제일은 12월 13일인데 중세의 달력에 의하면 1년 중 낮이 제일 짧은 날이라고 하니 우리의 섣달 동짓달이 아닌가 하고 생각되어 진다.

     

아버지의 초상

이 그림의 특징은 대개의 초상화들이 정면향인데 반해 측면향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점이다. 또한 인물을 보다 강조 표현하기 위하여 배경의 하늘과 지평의 면을 크게 양분하고, 붉게 물든 석양 하늘을 인물과 강하게 대비시키고 있다. 그는 '아버지는 위대하다'는 관념 때문에 어떠한 작품보다도 물감의 층을 두텁게 착색하여 중후감을 강조하려 하였다. '해가 짐과 동시에 멈추는 해바라기의 활동에 넋을 잃은 아버지는 나의 죽은 형 무덤가에 놓으려 단단한 해바라기를 조각해 주도록 나에게 부탁하였다.'라고 이 작품을 스스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어릴 적부터 그의 형에 대한 콤플렉스에 젖었던 것과, 그의 아버지에 대한 관념적 인상을 강조하려 했다는 것과는 서로 미묘한 차를 보인다.

     

등을 돌려 앉은 소녀

20세 초반에 접어든 달리가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베르메르에게 끌려 고전주의적 사실을 지향하고 그린 이 작품은 카다케스의 고향집에서 그보다 네 살 아래인 누이동생 마리아를 모델로 그린 그의 초기 작품이다. 그녀는 오빠를 위해 자주 모델이 되어주곤 했는데 뒷모습을 그린 경우도 많다. 달리는 비스듬히 의자에 걸터앉아 머리카락을 묶어 늘어뜨린 여인의 두상 부분에 관심을 두었던 것 같다. 오른쪽 어깨를 노출시킨 것도 두상 쪽에 시선을 집중 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며 배경의 큐비즘적 풍경들과는 유니크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작품은 이 해 11월 바르셀로나의 달마우 화랑에서 열린 그의 첫 개인전에 출품되었으며, 이 전시회를 통해 유망한 신인으로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

     

마드리드 건축

1922년 마드리드 미술 학교에 입학한 그는 학교의 수업에만 만족치 않고, 프라도 미술관에서 거장들의 작품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당시의 새로운 미술의 동향 파악에 몰두하였다. 이 작품은 인상주의. 점묘주의. 미래주의. 큐비즘 등에 차례로 관심을 보이며 심취하였던 그의 점묘주의 화풍에 속하는 그림인 것이다. 쇠라, 시냑 등의 신인상주의 회화는 큐비즘과 연결되는 원류 중의 하나지만, 이 그림은 달리 자신 특유의 독자적 해석법에 의해 추구한 것이다. 황. 녹. 청. 적 등의 제한된 색들로써 점묘하고 그림속에 마드리드의 도시 일부분을 기하학적 형태로 부상시키고, 채색의 합리성을 꾀한 이 작품은 달리의 작품에 있어서 초기의 시적 정서가 넘치는 습작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세니시타스

1927년 달리가 파리로 진출하기 직전의 작품으로서 그에게 있어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별안간 나타나게 되는 불가사의한 내용의 그림이다. 달리 예술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초현실적 내용의 작품 경향을 보인 이 작품에 대해 그는 '이 작품은 내가 군복무중인 9개월간에 그린 단 하나의 작품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푸른색의 공간을 배경으로하여 두 마리의 새가 투영된 그로테스크하게 일그러진 인체의 모습과 말, 당나귀, 남자의 정면과 측면 두상, 나부의 토르소, 삼각기둥, 뒤틀린 상호 비연관성을 지닌 형체들이 공간을 떠다니거나 매몰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미로나 에른스트 등의 그것을 연상케도 하지만, 여태까지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이 독특한 세계는 그를 초현실주의의 세계로 치닫게 한시점의 작품이다.

     

카다케스에서 제작된 이 작품은 어두운 바탕에 달을 그려 넣어 우주의 섭리를 표출하는 양, 화면 중심부에 장방형이 놓이고 그 양쪽에 모래와 자갈 등을 붙여 놓았다. 그마티에르에는 그가 어릴 적에 경험한 카다케스의 하얀 암벽과 섬바위 사이를 넘나드는 파도 등에 대한 애착이 엿보인다. 막스 에른스트의 영향을 보이는 이 작품은 그것을 피상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표현하기 위해 에른스트적인 것을 빈 것으로 보여진다. 이름을 알 길 없는 흰 빛의 새, 그 새의 태(胎) 안에는 잉태된 또 하나의 괴이한 동물이 출산을 기다리는 것처럼 성장되어 있다. 새의 태를 빌어 잉태된 이 고양이는 곧 달리 자신이며, 태를 박차고 나온 그 고양이는 이내 호랑이로 성장하여 결국에는 미술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어릿광대

1927년 파리에 진출한 달리는 새로운 회화적 조립을 위해 고심하게 된다. 그러한 그의 작품은 놀라울 정도의 불균형을 나타나게 된다. 그는 피카소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본질적인 특유의 성격을 작품 속에 나타내고 있었다. 이무렵 달리는 초현실적 작품 경향과 더불어 후기 큐비즘적 경향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었다. 이 해에 그는 <달빛 비친 정물>, <여자의 얼굴> 등을 그렸는데 이 모두가 큐비즘적인 작품에 속한다. 후기 큐비즘은 엄격한 기하학적 조형에서 차츰 벗어나 때로 장식적이라 할 수 있는 유연성과 임의의 색채를 보인다. 달리의 이 작품은 꼴라쥬, 빠삐에 꼴레 등을 직접 그림으로 그렸으며 아무렇게나 어우러진 상태, 그 밖의 마티에르 본위의 표현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비인간적으로 물질화했다는 점에서 볼 때 달리의 찾아보기 힘든 초기 작품 중의 하나라고 보겠다.

     

빵 광주리

<등을 돌려 앉은 소녀>에 이은 또 하나의 고전주의적인 사실 경향에 속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경우 22 세의 젊은 청년 달리가 지닌 극명한 사실 기법 속에 형언키 어려운 무언가를 숨기고 있음은 어쩔 수 없는 달리의 신비로움이라 할 것이다. 이미 반정부적인 생활이 심화된 그는 이 해 10월 그로 인해 국왕 알퐁소 13세의 서명에 의해 퇴학 처분을 받고 추방을 당하기에 이른다.그러한 그는 그 전해에 이어 두 번째 개인전을 바르셀로나의 달마우 화랑에서 갖는다. 이 그림은 그 개인전에 출품되었으며, 1928년 미국의 피츠버어그에서 열린 제 27회 카네기 미술 전에 <등을 돌려 앉은 소녀>와 함께 출품되어 미국과 달리가 갖게 되는 인연의 첫 동기가 된 것이다.

     

욕망의 수수께끼, 어머니, 어머니

이 그림은 바로크적인 불규칙한 격동이 꿈틀 대는 듯한 형태 속에 섬바위의 풍화된 암석 같은 모양과 환상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적 형태의 영향 등을 감지케 한다. 왼쪽 아래쪽에 다소곳이 잠든 듯한 태아에 수염을 붙인 듯한 기묘한 생물, 그 위에 운집된 개미들과 그 왼쪽 저 멀리에는 사자, 메뚜기, 물고기, 칼을 쥔 손, 그리고 아버지를 부둥켜안은 달리 자신의 모습 등이 한데 어울려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 수없이 뚫린 구멍 중 36개의 구멍 속에는 '나의 어머니'라는 단어가 써 있는데, 이것은 다다이스트인 트리스탄 차라가 발표한 어떤 싯귀와도 깊은 관련을 지니고 있다고도 한다. 이 작품을 달리는 그의 작품 중 가장 중요한 작품의 하나로 손꼽고 있다.

     

빛에 비쳐진 快樂

달리 작품에서 나타나는 여인의 머리에 대한 이미지는 그의 상징주의적 성향에서 비롯된다. 허공에 떠 있는 사자와 여자의 머리는 서로 마주보고 있어 달리와 갈라를 연상케 하고, 메뚜기와 피묻은 칼을 움켜 쥔손 등은 자기 도취적 세계를 묘사한 그의 환상이다. 오른쪽 TV 스크린처럼 보이는 상자 속에 자전거를 탄 많은 사람들이 머리에 얹은 하얀 덩어리들은 '욕망의 덩어리를 상징하는 아몬드 사탕'이다. 레이놀즈 모오스가파리에서 열린 달리의 첫 개인전에서 '이 작은 그림은 달리의 초현실적 작품 중 가장 복잡하며 비합리적이고, 프로이트적 잠재 의식의 최초이자 중요한 시각적 진술이다.' 라고 지적한 것처럼 기념할 만한 작품에 속한다.

     

달빛 비친 정물

짙은 어둠이 깔린 실내에 탁자가 놓이고 그 위에 달빛이 투사되어 유연한 선과 면으로 변형, 해체된 정물들이 밝고 선명하게 드러나 보인다. 이 그림에 대해 달리는 '메마른 질감의 기타와는 상반되게 물고기처럼 부드럽고 끈적거리는 듯한 촉감의 기타를 그렸다. 이 그 림은 피카소에서 직접 영향을 받고는 있지만 이미 나의 녹아 흐르듯 유연한 시계 <기억의 永續> 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탁자의 중심부는 붉은 바탕면을 깔고 적. 황. 청. 백으로 채색된 사람의 머리, 녹아 흐르듯 유연한 시계와도 같은 기타, 괴이한 모양의 물고기들이 탁자 위에 짜임새 있게 놓여져 있다. 이와 같이 달리는 큐비즘적 경향을 취하면서도 자신 특유의 개성 때문에 여느 큐비스트 들과는 다른 일면을 보인다.

     

기억의 永續

사물의 부동성을 강조하고 거기에서 야기되는 환상적 측면을 표현하려 한 키리코의 정지된 듯한 풍경, 길게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에서 느끼는 외롭고 황량한 분위기 등에 영향을 받은 달리는 키리코보다 훨신 더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의 자극적인 내면 세계를 표출하였다. 이 그림은 그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서, 납작하고 부드럽게 축 늘어진 세 개의 시계와 또 하나의 시계에는 개미 떼가 달라붙어 있다. 모서리에 걸친 시계에도 한 마라의 파리가 달라붙어 있으며, 멀리 섬바위들과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 등이 우주의 모든 것이 정지된 것만 같은 적막감을 불러 일으킨다. 비교적 많지 않은 종류의 소재들로서 그의 몽환적 세계를 충분히 반영한 달리의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어떠한 비합리적인 복잡한 양상의 꿈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그 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이 그림 속의 꿈은 바르셀로나에 있는 세라피 피탈라의 기념상에서 비롯되었다.'라고 달리는 이 작품의 영감에 대한 근원을 밝히고 있다. 그림의 전면에 보이는 녹색으로 된 커다란 흉상과, 마치 불꽃과도 같고 뱀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머리카락은 장식적인 모양으로 둘러싸여 있다. 차분히 내려감은 듯한 두 눈은 실제로는 녹여 없애 버렸으며 그 언저리에는 개미 떼 들만 우글거리고 있다. 그 밖의 모든 요소들과 더불어 이것들은 무엇인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듯 하며 통념의 차원을 초월한 비합리적인 꿈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폴 엘뤼아르의 초상

초현실주의의 3대 시인 중 한 사람인 폴 엘뤼아르의 초상이다. 달리는 이 작품을 통해 위대한 시인의 모든 것을 빠짐없이 표현하고 있다. 파리에서 한 번 만나본 적이 있는 폴 엘뤼아르의 부인 갈라(엘레나)에게 짙은 연민의 정을 느낀 달리는 이들 부부를 카다케스로 초대하였고, 그곳에서 달리와 갈라는 서로 가까워진다. 이들의 관계를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감지한 엘뤼아르는 이에 순응하고 돌아서고 만다. 이 작품에는 그러한 세 사람의 미묘한 관계가 숨겨져 있으며, 파리에서 개최된 달리의 개인전에 출품되기도 하였다. 한 묶음의 머리카락 위로허공에 떠 있는 마치 기념비와 같은 이 초상은 인간의 머리, 숲의 풍경 등 여러 요소들이 특이한 형상으로 엮어진 응시하는 시인의 초상으로 달리 적인 야심작이다.

     

현기증

높은 빌딩의 옥상과 같은 느낌을 갖도록 바닥면의 원근이 과장되어 있다. 그리고 그 저쪽에는 사자와 같은 머리가 놓이고 그 오른쪽에는 남녀가 불가사의한 행위를 하고 있다. 얼굴의 윤곽이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남자는 예리한 칼로 몸통이 잘리어진 것 같으며, 이들의 모습은 마치 잔인한 에로스의 침묵극과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푸른 공, 인체를 연상케 하는 이상하리만큼 길게 늘어진 또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달리가 설정한 빛과 그림자를 포함한 넓은 바닥 공간 등은 키리코에게서 영향을 받고 잇음을 시사해 준다. 화면의 왼쪽 아래에 내려다보이는 잔잔한 바다와 맞닿은 곳이 높은 광장과 대조를 이루게 하여, 구도상 고저감과 외롭고 단절된 거리감을 더욱 강조해 주고 있다.

     

營養家具(영양가구)의 離乳(이유)

고전적인 극사실의 묘법으로 리가트 항(港)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그는 그의 유년시절 그의 초현실적 영감을 자극하였던 이 항구를 자주 작품의 소재로 취하고 있다. 그의 고향에서 멀지 않은 이곳은 작열하는 태양 아래 섬바위 사이로 거센 바닷물이 넘치는, 그에게 있어서는 보금자리와도 같은 곳이다. 여인의 젖가슴처럼 중첩된 산들이나 배들이 매인 해변, 바람 한 점 없는 듯이 잔잔한 바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주저앉은 여인의 등에는 마치 터널처럼 구멍이 뚫려 있다. 그리고 지팡이가 그것을 받치고 있다. '벽을 투시할 수 있는 시선은 현실의 육체에서도 투명한 공간을 만든다. 만약 이공간이 여자의 등에 뚫렸을 때는 마법처럼 그곳에는 <營養家具의 離乳>가 형성되어 진다.'고 달리는 말 한다.

     

回想의 여자 흉상

'처음 실용적 물질이던 것을 비실용적이며 미적 형질로 바꾸어 놓으려 했다. 즉 나는 빵으로써 초현실적 오브제로 삼고자 했던 것이다. 빵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메마르고 부패되어 더 할 나위없이 볼품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나는 그것이 퍽 아름답게 보였다.' 라고 달리는 통념의 인식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고 있다. 초현실주의 전람회와 살롱 드쉬르 앙 데팡당전에 출품된 이 작품은 피카소가 그 전시장에 데리고 왔던 개가 뛰어들어 그 빵을 삼켜 버렸다는 일화를 지닌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연유로 그 후 이 작품은 1970년 원래의 흉상에다가 밀레의 <만종> 속의 두 인물을 조그맣게 소조하여 올려 놓고 잉크병을 첨가하여 거의 원형대로 재현하였다.

     

두개골로 된 하프를 젖짜듯하는 평범한 대머리 官僚

달리는 비합리적인 편집광적 해석, 때로는 비합리성이 조형 세계를 지배하기에 자연의 사물에서 엉뚱한 이미지를 발견하고 바로 작품에 옮기는 경우가 많다. 불가사의한 형태나 이미지에서 달리 특유의 형태학을 촉발하곤 하는 것이다. 이상하리만큼 뒤통수가 튀어나온 대머리의 관료가 짜고 있는 것은 아무런 반응조차 없는 뒤틀린 두개골 모양의 하프를 그린 것이다. 두개골을 받치고 있는 지팡이는 달리가 어릴 적 어둑한 헛간에서 본 적이 있는 것이었고, 그가 그 지팡이를 그리게 된 것은 부드러운 모양의 둥근 물체를 안정되게 받치는 단단한 물체이기 때문이리라 짐작된다. 또한 그는 이 그림에서 의도적으로 음영을 설정하고 있다. 이로써 그는 음영의 법칙을 무시한 전혀 자신의 의도에 의존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테이블로 사용되는 베르메르의 망령

이 작품에선 17세기의 화가 베르메르의 이름을 그대로 빌어 명제로서 사용하고 있다. 왼쪽과 오른쪽에는 벽돌 담장이 되어 있고, 베르메르의 망령의 오른쪽 다리가 길게 뻗어져 있어 그 위에 포도주병과 컵이 놓여있다. 그리고 발목을 잘라 우뚝 세운 것은 마치 테이블과 같은 인상을 준다. 달리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여느 짧은 순간의 영감을 그대로 옮겼을 뿐이다. 리 가트 항의 묘지로 통하는 길 한가운데서 나는 베르메르를 보았다. 그 후에 나타난 떠도는 무소(코뿔소)의 출현을 예고라도 하는 것처럼 그의 발과 발목은 떨어져 있다.' 이는 그럴 듯한 달리 적인 꿈이며, 동시에 달리가 1920년대에 베르메르에 심취하였음을 시사 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性的 매력의 망령:리비도의 망령

1930년경 달리는 이른바 편집광 환자의 환각 증상을 그의 회화 속에 끌어들이게 된다. 이는 과대망상병의 일종으로 리비도(Libido)적 대상 충동이 자아 속으로 몰입됨으로써 비로소 새로운 자아가 확립되는, 극히 직접적이며 원시적인 유아(幼兒) 형으로 되돌아가는 2차 적 나르시즘(자기 도취)인 것이다. 그러한 충동에서 비롯된 이 그림은 여섯 살의 꼬마소년 달리가 쓸쓸하기 이를 데 없는 바위산으로 에워싸인 해변, 그곳에 석양이 찾아든 가운데 두 개의 지팡이에 의지된 처참한 모습의 여자에게 경이로운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그만의 독특한 미니어처 기법을 이처럼 작은 화면을 통해 적절히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갈라의 기도

1932년부터 달리는 밀레의 <만종>을 그의 독자적 해석에 따라 연작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어릴 적 학교의 교실 벽에 걸린 <만종>의 복제품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그는 그것에서 막연하나마 고뇌 같은 것을 맛보기도 했는데, 그 인상이 너무 강렬하여 움직일 줄 모르는 두 사람의 모습을 좀처럼 지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고개 숙여 기도하는 두 부부에게서 잠재된 성적 충동을 발견한 것이다. 이 그림의 벽면에 걸린 <만종>의 여자가 남자보다 크게 그려짐은 그것에서 비롯하며, 마주 앉은 두 여인은 갈라의 모습이다. 마치 거울 속에 투영된 것처럼 마주 보는 두 여인 사이에는 거울이 없을 뿐이며, 그것이 없다는 것에 달리 적인 불가사의가 내재되어 있다. 또 갈라가 걸터앉은 수레는 <만종> 속의 수레와 같다는 점이 인상적이라 할 것이다.

     

전화와 해변

굽이도는 산모퉁이 저멀리에는 포구(浦口)가 보이며 그 포구에는 배들이 정박해 있어 평화로움을 느끼게 한다. 가까이에는 지팡이에 전화가 걸려 있고 그 줄은 다른 지팡이로 이어져 있다. 전면에 가로놓인 괴이한 물체는 정어리인 듯하며, 왼쪽의 방형(方形)의 각을 이룬 듯이 보이는 지면을 산의 그림자가 그늘이 되어 예리하게 사선으로 뻗어 있다. 1938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4개국이 뮌헨에서 영토 문제로 회의를 거듭하였으며 상대국들은 독일에 대해 융화정책을 폈으나 결국 와해되고 급기야는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치닫게 된다. 이회의의 이면에 전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달리는 유럽의 긴박한 정치적 상황의 불길한 징조를 상징적으로 예시하기 위하여 이 작품에서 전화를 등장시켰던 것이다.

     

서랍이 달린 미로의 비너스

학생시절부터 그 당시 의학계에서 유명했던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심취된바 있는 달리는 '불멸의 그리스와 현대의 차이에는 프로이트만이 존재한다. 불멸의 그리스 시대엔 신플라톤 학파의 순수한 인체가, 현대에는 정신분석학에 의해서만 열리게 되는 서랍으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달리는 이 작품 외에도 서랍이 달린 인물이라든가 도시 등의 서랍과 관련된 많은 작품을 제작하였다. 달리가 즐겨 취재한 오브제는 일상에서 실용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며, 그는 이를 그의 착상에 따라 색다른 용도로서 변용하곤 한다. 이 작품에서도 비너스의 각 주요 부분에 구멍을 내어 그곳에 손잡이를 달아 서랍의 형태로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구운 베이컨과 부드러운 자화상

그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영혼을 반영코자한 반면, 표현에 있어서는 실제의 구체적 형상으로 겉모양만 그리고 싶었다고 하였다. 긴 상자 위에는 잘 구워진 베이컨을 올려 놓고 지팡이로 세워진 늘어진 듯 일그러진 모습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지팡이들은 그의 안면 각 부분을 받쳐 주거나 끼여 있으며 걸터 세워져 있다. 그는 스스로를 식용(食用)으로 알맞다고 여겼다. 즉 그것은 그가 처한 시대에 정신적인 양식을 공급하고 있다는 자부심에서 비롯된 것인 듯하다. 이 그림과 더불어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수년 후에 그린 <피카소의 초상>은 그의 독특한 초상화 양식에 속하는 것들이다.

     

빵 광주리

갈라는 달리의 그림 속에 숱하게 나타나지만, 이 작품은 반으로 자른 반신의 모습이라 하여 그의 작품 중 특이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 반 조각의 빵은 곧 갈라인 것이다. '오직 단 한 사람만이 르네상스 적인 완성도에 필적할 만한 경지에 도달했다. 그는 곧 갈라다. 내가 기적적으로 획득한 나의 처 갈라는 마리아 칼라스나 그레타 가르보 등에 비교조차 되지 않는 슈퍼스타였다.' 또 '달리 집안에는 두 사람의 원수(元首)가 있으며 그들은 갈라와 살바도르 달리다. 이들은 나의 성스러운 광기(狂氣)를 수학적으로 증감하는 유일한 존재이다.'라고 달리는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갈라의 팔은 광주리 모양으로 표현되었고, 그녀의 젖가슴은 불룩한 한쪽 끝이라고 한다.

     

잠깨기 직전 석류 주위를 한 마리 꿀벌이 날아서 생긴 꿈

허공에 뜬 채 누워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여인, 달리가 지극히 사랑하는 '갈라'이다. 망망한 바다, 단애의 절벽, 포효하는 호랑이, 그 호랑이를 삼키고 있는 물고기, 그리고 잘 익은 석류, 그 주위를 날고 있는 한 마리의 꿀벌, 이러한 것들이 균정된 짜임새와 더불어 극적 율동감을 자극한다. 긴총 끝에 달린 칼날은 여인의 팔을 찌르듯 시선을 자극하며, 배경 속의 베르니니의 코끼리가 오벨리스크와 교황의 상징물을 나르고 있는 모습이다. 그 코끼리는 가장 깊은 의식 속의 고백에 대응키 위하여 최대한의 높은 위치에 그려져 있다. 갈라는 꿀벌 소리에 바늘의 아픔을 느끼고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이 작품은 달리가 전형적인 꿈에 대한 프로이트적 발견을 처음으로 영상화 한 작품이다.

     

십자가의 聖 요한의 그리스도

갈릴리의 땅을 연상케 하는 리가트 항. 하늘 높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그렸다. 더욱이 예수가 위에서 내려다 보이도록 그린 변형된 구도가 특이하다. 달리는 크리스찬은 아니지만 풍부한 상상력과 놀라운 지혜로서 종교화를 제작하였는데, 그 공통점은 편집 광적 비판 방법과 자기 도취에서 벗어나 매우 정교하고도 수려한 필치의 사실적묘사를 보이며,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포착한 구도를 도입하여 형이상학적 작품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의 사실묘사로 이루어졌기에, 이전의 작품들에서 느껴지던 괴이한 공포감과 처절한 느낌보다는 엄숙하고 신비로워 숙연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면에서 '현대의 종교화'라 일컬을 수 있겠다.

     

자신의 순결을 뿔로 犯하게 될 젊은 처녀

1945년부터 1950년대에 걸쳐 달리의 창조적 지성은 돌연한 이변을 가져온다. 급속한 발전을 보인 원자물리학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비약적 전개가 시작된다. 원자폭탄의 발명에 큰 충격을 받고 원자물리학, 양자역학 등에 관심을 둔 그는 물질간의 불연속성에 흥미를 느꼈다. 전자나 원자핵을 연상케 하는 코뿔소의 뿔 모양을 그렸는데, 그것은 완전한 대수나선형(對數螺旋形) 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그것들은 공중에 떠올라 서로 유리되면서 다이내믹한 구성이 되는 것이다. 이 작품에 대해 '무소의 뿔은 순결의 상징이다. 전설 속의 뿔 짐승인 무소의 뿔인것이다. 규방 처녀와 같은 이 여인은 뿔에 매달려 뿔과 도덕적으로 조화율을 이룬다.'고 달리는 말하고 있다.

     

거울을 통해서 입체적으로 표현한 달리와 갈라(未完成)

갈라에 대한 달리의 사랑과 믿음은 어디에 비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며 그들에게는 숙명적인 만남 인 것이다. 1930년대부터 달리의 그림 속에 서명된 '갈라와 살바도르 달리'는 항시 그들은 공동체와 같음을 시사한다. 갈라의 뒷모습과 앞모습의 관계는 '갈라의 기도'에서와 같지만, 여기서는 달리와 갈라가 각기 한쌍으로 앞모습과 뒷모습을 그린 것이다. 앞모습 쪽은 녹색의 액자 속에 거울로 비쳐진 모습과 똑같이 그려져 있으며, 이것은 결국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 미완성의작품은 여섯 개의 거울을 실제로 바꾸어 가며 제작했다고 한다. 이는 마치 우리들이 이용원에서 여러 면의 거울을 통해 경험한 것처럼, 달리와 갈라는 반복되는 반영 속에 영원히 존속하는 것이다.

     

新 암스테르담 "흰독수리"

19세기 말 슈레이보겔이 제작한 아메리카 인디안의 브론즈 흉상에 달리가 유화 물감으로 그린 것이며, 거기에 달리 적인 편집광적 비판 방법의 변모가 나타나 보인다. 이작품의 번호는 1/11 이다. 유화로 그려진 데는 머리뿐이지만, 밝은 청색으로 칠하여진 머리카락 밑의 얼굴에는 인디안 특유의 화장이 되어 있는 동시에 다른 요소들과 더블이미지로 되어 있다. 두 눈은 모두 남자의 얼굴 모습으로 그렸고, 청색으로 칠하여진 눈썹과 붉은 색의 눈꺼풀은 모자로 그려졌으며, 그 밑의 눈시울은 하얀 목걸이, 양 볼은 빨간색의 외투, 그리고 코 위에는 두개의 컵, 그 밑에는 코카콜라 병이 그려져 있다. 결국 이것은 앉아 있는 네덜란드 의상의 상인들이 컵을 들고 건배하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하얗게 칠한 입 주위에는 여러가지 과일이 담긴 광주리가 그려져 있다.

     

출처 : |청|소|년|세|계| 홈페이지

     

"Eungenio" Salvador Dali - Mecano

Descanso Dominical (1988, BMG SPAIN)

Mecano 1981-

No.9 - "Eungenio" Salvador Dali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