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100대 명반

[대중음악 100대 명반] 44위 노찾사 ‘노래를 찾는 사람들 1’

리차드 강 2009. 6. 17. 12:36

1 회 공연

(한국 기독교 백주년 기념관 1987. 10)

     

공연 포스터

     

공연 팜플랫 속지 순서

     

공연 티켓

     

자켓 원본 사진

     

노찾사 흑백 사진

     

1집 자켓 속지

     

1집 자켓 겉지...

     

위의 자료 출처 : 노래를 찾는 사람들

80년대 말, 90년대 초 노찾사 공연을 본적이 있었다. 민중문화운동연구소의 선배들만 따라다니다가 멋있는 모습에 뿅 갔다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때의 마음으로 평생을 살리라 오늘도 다짐해 본다.

2005.11.24 백수재에서... 어리버리 돈키호테

     

[대중음악 100대 명반] 44위 노찾사 ‘노래를 찾는 사람들 1’

노래 : 김광석, 김보성, 김삼연, 김병준, 노승종, 문승현, 박미선, 설문원, 이창학, 임정현, 장효정, 정재영, 조경옥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은 민중가요, 혹은 운동권가요라고 불리던 한국의 저항적 노래운동사에서 공식적인 첫 전문 창작집단으로 기록되고 있다. 1984년 김민기가 활동을 재개하며 서울대 ‘메아리’ 고려대 ‘노래얼’ 이화여대 ‘한소리’ 등 대학 노래패에서 활동했던 일군의 청년들과 함께 만든 음반 ‘노래를 찾는 사람들’은 노래운동 진영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합법적 앨범이다.

노찾사 1집에서는 의외로 이후 노찾사의 대표곡이라 불리게 되는 클래식한 민중가요 명곡들을 발견하기 어렵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솔아솔아푸르른솔아’ ‘광야에서’ 등은 89년 발표된 2집에 대부분 담겨있기 때문이다. 노찾사 2집은 민주화 운동의 부분적 성공이라는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1집은 오히려 2집의 큰 성공에 힘입어 뒤늦게 재발견된 측면이 크다. 최소한 일반 대중에게는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87년 이전 노찾사는 대중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영역에 위치했으니까. 그렇다면 이 앨범을 채우고 있는 노래들은 어땠을까?

80년대 중후반 이후 민중가요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노찾사 1집의 노래들은 의외로 들릴 수도 있다. ‘민중가요이기 때문에 이럴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수록 그렇다. 이후 정형화된 민중가요의 표현법은 노찾사 1집 노래들과는 많이 다르다. 물론 ‘갈 수 없는 고향’에서는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의 도시 노동자의 아픔을 슬쩍 보여주고, ‘바람 씽씽’ ‘그루터기’ 등에서 아스라이 보이는 희망의 기운과 역동적 의지를 얼핏 읽어낼 수 있기는 하지만 모든 메시지는 상징과 은유 속에 꽁꽁 감춰져 있다.

그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 84년 합법 음반으로 발표될 수 있는 음악의 수위는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프로듀서를 담당했던 김민기조차 이 정도 음반도 발표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노찾사 1집의 음악을 시대와의 일방적 타협이었다고 해석하는 것도 일면적이다. 1집의 노래들은 엄밀히 말해 70년대 시작된 노래운동의 연장선에서 김민기, 한대수와 양병집 등에 의해 정착됐던 리얼리즘 성향의 토착화된 모던포크의 영향권에 있던 곡이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80년대 중반 이후의 본격적 투쟁 국면에서 등장한 훨씬 ‘뜨거운’ 노래들의 투쟁성에 비해 아마추어적이고 낭만적인 한계에 머물고 있다고 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학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이 음반이 담고 있는 어법은 전통적 한국 가요의 ‘뽕기’를 벗어나면서 기성의 포크나 록에서 나타나는 서구 취향도 비켜가는 독자적 정체성의 맹아를 빚어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시대적 가치에 가려진 음악적 가치를 재평가받아야 할 명반이다.

〈염신규|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정책팀장〉2008-01-24 경향신문

〈선정기획 가슴네트워크(www.gaseum.co.kr)〉

     

1집 - 노래를 찾는 사람들1 (1987, 서울음반)

1집 - 노래를 찾는 사람들1 (1987, 서울음반)

Noraereul Chatneun Saramdeul 1기 1984-

Track 전곡 연주

 

     

Side A

1. 갈 수 없는 고향
2. 바람 씽씽
3. 산하
4. 내눈길 닿는 곳 어디나
5. 그루터기

(작사:한돌 작곡:한돌)
(작사:한동헌 작곡:한동헌)
(작사:김병준 작곡:김병준)
(작사:김창남 작곡:문승현)
(작사:한동헌 작곡:한동헌)

박미선
여자들 남자들
김병준
조경옥
 남자들

4:50
3:05
3:36
3:46
3:35

 

Side B

1. 일요일이 다가는 소리
2.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3. 기도
4. 바다여 바다여
5. 너와 내가

(작사:김기수 작곡:김기수)
(작사:이상화 작곡:변규백)
(작사:김소월 작곡:문승현)
(작사:이봉신 작곡:조경옥)
(건전가요)

설문원
어린이들
박미선
조경옥
조영남

4:18
3:44
3:50
4:23
 

     

     

Credits

기획사 :  JH Program
레코딩 스튜디오 :  Lab Studio

노래 : 김광석, 김보성, 김상연, 김병준, 노승종, 문승현, 박미선, 설문원, 이창학, 임정현, 장효정, 정재영, 조경옥 그리고 어린이들
베이스 기타 : 조원익 / 드럼 : 안기승 / 기타, 만도린 : 노승종, 문승현 / 건반 : 김광민 / 하모니카 : 김광석 / 대금 : 김영동 / 피리 : 김광복 / 북 : 장종민

     

1. 갈 수 없는 고향 - 박미선

(작사:한돌 작곡:한돌)

저 멀리 저 산마루에 해가 걸리면 쓸쓸한
내 마음에도 노을이 지네 물결따라
출렁이는 그리운 얼굴 혼탁한 강 내음이
내 맘을 적시네 각 수 없는 그리움
그리운 내 고향 나는 가고 싶지만
나는 갈 수가 없네 이따금씩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 내 고향 산 하늘이 그리워지네 뜨겁던
지난 여름날 더운 바람속에 설레이던
가슴안고 서울로 서울로 갈 수 없는
그리운 그리운 고향 나는 가고 싶지만 내가
갈 수가 없네

2. 바람 씽씽 - 여자들 남자들

(작사:한동헌 작곡:한동헌)

바람 씽씽부는 추운날에도 살펴보자
살펴보자 봄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지금은
찬 바람속에 추운나무 한 그루 외롭게
서 있네 흰눈 펄펄 날리는 겨울 날에도 귀
기울이자 귀 기울이자 봄이 어디서
숨쉬고 있는지 지금은 흰눈속에 추운
나무 한그루 외롭게 서 있네 나는
그 나무에게로 달려가고 싶지만 어머니가
말려요 밖은 춥다고 바람 씽씽부는
추운 날에도 휜눈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나서보자
나서보자 너의 손과 나의 손을 마주잡고 힘찬
휘파람 불며 나서보자 바람 씽씽부는
추운날에도 흰눈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3. 산하 - 김병준

(작사:김병준 작곡:김병준)

겨울가고 봄이오면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길게
누운 이 산하는 여윈 몸을 뒤척이네 피고
지는 네 얼굴의 터질듯한 그 입술에 굵은
비가 몰아치면 혼자 외로이 끝도 없는
긴 긴 밤을 살아가는 나의 산하 하얀
고개 검은 고개 넘어가는 아리랑 고개 눈물타령
웃음타령 휘어감는 사랑노래 피고지는
네 얼굴에 터질듯한 그 입술에 굵은
비가 몰아치면 혼자 외로이 끝도 없는
긴 긴 밤을 살아가는 나의 산하

4. 내눈길 닿는 곳 어디나 - 조경옥

(작사:김창남 작곡:문승현)

내 눈길 닿는곳 어디나 해맑은 빛이
흐르고 내가슴 지나는 바람모두 따스한
향기 머금게 하소서 내 손길 있는곳
어디나 따스한 손 마주잡고 내 발길
가는곳 어디에나 어지런 물결 그치게
하소서 고단한 하늘 저 마루아래 검게
드리운 어둠도 흐느끼는 강물시린
바람조차 빛 흐르게 하소서 향기롭게
하고서 내마음 다가오는 모두가 하나로
그리웁고 내 귀 기울이는 어디에나 고운
노래 울리게 하소서 뿌연안개 그 그늘속에 외로움으로
남은이 거친 바람속에 미움으로 사는
이 노래하게 하소서 노래하게 하소서

5. 그루터기 - 남자들

(작사:한동헌 작곡:한동헌)

천년을 굵어온 아름등걸에 한올로
엉켜엉킨 우리의 한이 고달픈 잠 깨우고
사라져오면 그루터기 가슴엔 회한도
없다. 하늘을 향해 벌린 푸른 가지와 쇳소리로
엉켜붙은 우리의 땀이 안타까운 열매를
붉게 익히면 푸르던 날 어느새 단품
물든다. 대지를 꿰뚫은 깊은 뿌리와 내을을
드리고선 바쁜 의지로 초롱불 밝히는
이 밤 여기에 뜨거운 가슴마다 사랑
넘친다.

6. 일요일이 다가는 소리 - 설문원

(작사:김기수 작곡:김기수)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아쉬움이 쌓이는
소리 내 마음 무거워지는 소리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리 아버지가 돈버는 소리 내
마음 안타까운 소리 엿장수가 아이부르는
소리 아이들이 몰려드는 소리 그러나
군침만 도는 소리 두부장수 짤랑대는
소리 가게 아줌마 동전세는 소리 하루하루
지나가는 소리 변함없이 들리는
소리 이제는 다 가번린 소리 들리던
소리도 들리지 않네 그 어디서 울리고
있을까 채석장의 돌깨는 소리 공사장의
불도저 소리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 대폿집으
술잔 부딭히는 소리 취한 사람 젖가락
소리 아쉼움만 깊어만 가는 소리 빌딩가의
타이프 소리 엘리베이터 올라가는
소리 모두가 바쁜 그 소리

7.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어린이들

(작사:이상화 작곡:변규백)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따라 꿈속을 가듯 정처없이 걸어가네
걸어만 간다 그러나 지금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네 빼앗기겠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네
빼앗기겠네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음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절며 하루를 걷네 봄신명이
지폈나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겨 빼앗기겠네

8. 기도 - 박미선

(작사:김소월 작곡:문승현)

눈을 감고 잠잠히 기도드리라 무거운
짐에 우는 목숨에는 받아가실 안식을
더 하려고 반드시 도움의 손이 그대위해
펼쳐지리 그러나 길은 다하고 날 저무는가 애처로운
인생이여 애꿎은 노래만 우네 명에는
괴롭고 짐은 무거워도 두드리던 문은
머지않아 네게 열릴지니 가슴에 품고
있는 명멸의 그 등잔을 부드런 예지의
기름으로 채우고 또 채우라 삶을
감사하는 높다란 가지 신앙의 고운
잔디 그대 영혼 감싸리

9. 바다여 바다여 - 조경옥

(작사:이봉신 작곡:조경옥)

슬픈 눈물망로 돌아온 쓸쓸한 저녁
햇살 울울한 겨울바다 차디찬 물거품은
사랑이었네 당신은 너무 가까이 내속에
있어 보이지 않고 우리가 만난 시간은
늘 바다였네 성난 돛폭에 찢긴 바람
상처 입은채 내 깊은 속 아픔에 숨어 당신은
너무나 멀리서 고독한 몸짓으로 하얀
거품에 어둠 실어보내고 울고 있었네 나는
달려가며 소리 질렀네 바다여 바다여
사랑이여

Noraereul Chatneun Saramdeul
1집 : 갈 수 없는 고향 / 일요일이 다가는..
아티스트 : 노래를 찾는 사람들 1기
음반 이름 : 노래를 찾는 사람들1
음반 구분 : 정규, studio - 1집 서울음반
발매 일자 : 1987-05-31 / 한국

Credits 
기획사 :  JH Program
레코딩 스튜디오 :  Lab Studio

노래 : 김광석, 김보성, 김상연, 김병준, 노승종, 문승현, 박미선, 설문원, 이창학, 임정현, 장효정, 정재영, 조경옥 그리고 어린이들, 베이스 기타 : 조원익, 드럼 : 안기승, 기타, 만도린 : 노승종, 문승현, 건반 : 김광민, 하모니카 : 김광석, 대금 : 김영동, 피리 : 김광복, 북 : 장종민

     

노래를찾는사람들 1987

     

노래를찾는사람들 2007

     

노래를찾는사람들

이창학     2003/03/27

생각해 보면 참 오래 전의 일이다. 이젠 20년이 다 되어가는. 우리 노래가 음반으로 나온다는 기대감에 젖어 잔뜩 흥분해서 매달리던 아현동 고개 시장 어귀의 애오개 소극장에서의 즐겁기만 했던 연습시간들. 신문로 뒷편 고려병원 골목에 자리 잡고 있던 서라벌 레코드사의 지하 스튜디오. 김민기 선배와의 첫 조우. 난생 처음 보던 커다란 녹음 시스템에 겁을 잔뜩 집어먹었던 우리. 그리고 처음 보았던 전문 세션 키보드 주자 김광민의 현란한 음악성에 내질르는 감탄사. 그리고 문승현 선배의 열정, 김민기 선배의 은근한 카리스마. 이런 단상들이 18년전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 작업의 기억 속에서 꾸물꾸물 살아 온다.

당시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던 난 졸업한 서울대 메아리 선배 문승현의 호출을 받는다. 서울대 메아리, 이화여대 한소리, 고려대 노래얼, 성균관대 소리사랑 선배들로 이루어져 있던 노래모임 '새벽'이 공연을 준비한다면서 기타 반주를 부탁 받았다. 2주일동안 연습하고 공연만 하면 끝난다고 알고 합류한 '또다시 들을 빼앗겨' 공연이었다. 선배들의 엄명이라 거절한다는 기색도 못 비치고 시키는 대로 열심히 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선배들이 공연과 함께 준비하고 있었던 음반 작업에서 합창을 하는데 목소리를 보태주는 엄청난(?) 역할을 부여 받아 참여하게 된 작업이 바로 '노래를 찾는 사람들 1' 음반이다.

김민기 선배의 동요 뮤지컬 '개똥벌레 이야기'를 음반으로 제작하려던 기획이 단지 김민기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심의에 탈락하게 되어 녹음까지 마친 채 사장된다. 공포의 5공 시대의 이야기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작업으로 김민기 선배가 노래모임 '새벽'에 음반 기획을 제안한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시장에서 판매될 음반을 위해선 심의 통과가 문제였다. 공연윤리 위원회의 검열의 칼날이 퍼렇던 시절이었고, 김민기 선배의 뼈 아픈 경험이 바로 전에 있어서 더욱 그랬다. 일차적으로 가사 심사를 통과해야 했다. '새벽' 선배들이 창작한 노래 중에서 심의에 문제가 안 될 만한 곡은 모두 뽑아 보았다. 3배수 정도 올린 곡 중에서 가사 심사를 통과한 곡이 음반에 실린 9곡이다. 후일 안치환이 노스탤지어 음반에 실었던 '하얀비행기', 김광석이 불렀던 '나의 노래' 모두 가사 심의에서 제외되었던 노래들이다. 그나마 '그루터기'는 '우리의 피가'라는 가사를 '우리의 땀이'로 바꾸는 편법을 쓰기도 했고.

애오개 소극장 한쪽 구석에서 연습하던 얼굴 면면히 떠오른다. 표신중, 문승현, 조경옥, 김제섭, 정재영, 김보성, 노승종, 박미선, 설문원, 김광석, 김정현, 김삼연.. 잊어버린 사람이 있었던가? 장난끼 어린 김민기 선배의 핀잔. 연습이 끝나고 함께 하던 술자리들..

     

     

'그루터기' 멜로디 트랙을 녹음할 때였다. 마이크 앞에선 김광석, 김삼연, 나 이렇게 셋은 트랙 녹음이란 어마어마한 기술(?) 앞에서 잔뜩 주눅이 들었었다. 제일 막내였던 우릴 못마땅한 듯 쳐다보는 선배들의 눈초리도 부담이었고. 마이크에 들어가는 자기 목소리를 찾지 못해서 음은 계속 떨어지고. 시간만 가고. 반주가 나오는 해드폰을 끼였다가 빼었다가 온갖 가능한 방법을 다 동원해도 노래는 엉망이었다. 비상 수단이 필요했다. 바깥에서 지휘를 하고 있던 문승현 선배가 들어와서 해드폰을 끼고 뒤에 서서 멜로디음을 가이드 해 주었다. 승현이 형이 불러주는 음만 듣고 우린 허공에다 노래를 불렀다. 그렇게 녹음을 겨우 끝냈다. '일요일이 다가는 소리'의 발랄한 비트를 위해 바깥에서 열심히 재롱 만점의 막춤을 추며 웃음을 자아냈던 김제섭 선배의 끼가 그립다. '내 눈길 닿는 곳 어디나'에서의 마지막 남자 코러스는 녹음이 다 끝난 상태에서 메아리 동기 였던 권재중을 수배해서 불러와선 마지막 작업으로 다시 넣었다. 권재중의 미성이 꼭 필요하다는 문승현 선배의 고집 때문에. 온갖 곡절이 있은 후에 녹음은 끝났지만, 난 이 음반이 어떤 자켓과 어떤 이름으로 나올 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에 구멍이 중간 중간에 뚫려 있는 초등학교 졸업사진의 자켓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LP 음반 '노래를 찾는 사람들'.. 타이틀은 김민기 선배의 아이디어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는 음악 활동 참여해서 처음 개런티를 받았던 작업이다. 아직도 기억난다. 연우무대 사무실에 들려서 승현이 형으로부터 15,000원의 개런티를 받았었다. 물론 술값으로 바로 날리고 말았지만.

그 음반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기억을 더듬다 보니 정말 오래 전의 일이었음을 깨닫는다. 우리 모두가 활기차고 꿈에 젖어 살던, 가끔은 돌아가고픈 고향 같았던 시절. 갑자기 지금은 고인이 되어버린 광석이가 무척 보고 싶어진다.

글쓴이 : 이창학 2003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