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정전 요구를 일축하면서도 지상군 투입에는 주저하고 있다. 일주일째 이어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으로 하마스 최고 지도자 5인방 가운데 한 명인 니자르 라이얀(49)이 숨지고, 팔레스타인 전체 사망자는 약 420명, 부상자는 1850여명으로 희생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마즈 아비탈 레이보비치는 “지상 작전 준비를 완료했다”며 “육군과 포병 그리고 다른 군대들도 준비를 마쳤으며, 진격 명령을 기다리면서 가자지구 주변에 포진해 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에 하마스는 성명에서 2006년 가자에서 포로로 붙잡힌 길라드 샬리트 하사관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스라엘군이 가자로 진격해오면, 죽이거나 샬리트처럼 만들겠다”고 항전 의지를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미 전쟁 초기인 지난달 말부터 지상전 준비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습을 계속 이어갈 뿐, 실제 지상군 투입엔 머뭇거리고 있다.
배경엔 몇 가지가 있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며칠 동안의 작전으로 변화를 달성했고, 가자지구 내 테러 기반시설 대부분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공습으로 충분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인 셈이다. 지상군 투입시 자칫 2006년 레바논을 침공했다가 패배한 ‘실패’도 고려하고 있을 터다. 길이 40㎞, 폭 5~12㎞에 불과한 지역에 무려 140만명이 사는 가자지구에 민간인과 무장세력을 구분해 효과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여론도 호의적이 아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지난달 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9%만이 지상작전에 찬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하마스가 정전 의무를 준수하는지 여부에 대한 국제 감시단의 활동과 이스라엘 남부의 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정전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5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정전협정을 다시 중재할 예정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지속 가능하고도 안정적인 정전협정을 추구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마스는 이날 라이얀의 사망에 대해 “적들은 범죄에 대한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9-01-02 류이근 기자
출처 : 한겨레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