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우리에게 무..

대추리의 아버지! 제가 죄인입니다.│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리차드 강 2009. 6. 5. 17:50

대추리의 아버지! 제가 죄인입니다.

     

갈라진 땅을 무던히도 일구어 놓으신 당신의 피땀이 스며들어 있는 땅을 저는 밟아 본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땅의 소중함을 모릅니다.

     
     

땅을 다듬고 이랑을 파고 씨를 심고 햇볕과 비와 육신의 고단한 노동으로 일궈온 땅에 저는 삽을 잡은 적도 없습니다. 그 땅의 소중함 조차 모릅니다. 정말 소중한지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나마 살아 있는 입이라고 아버지께서 피땀으로 만든 곡식이 제 입으로 들어갑니다. 전 그냥 그게 다인줄 알았습니다.

     
     

아버지의 등뒤에 저를 위해서 무거운 낫을 지고 살아오신 삶에 대해서 저는 정말 모릅니다. 아버지 당신의 삶이 그냥 당신의 것인 줄만 알았습니다. 저는 다른 곳을 보고 있었거든요.

     
     

얼마나 오랫동안 아버님이 땅과 싸우고 보듬어 안고 우리들, 세상사람들에게 많은 힘을 주었는지도 저는 모릅니다. 당신의 낫질이 나의 다리와 억센팔을 만든 것도 저는 몰랐습니다.

     
     

이제 그 땅에 아버지는 안계십니다. 쫏겨나셨나요?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인, 원래 제 인생은 아버지와 인연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땅을 밟기 싫어 했습니다.

     
     

이제 아버지, 당신은 떠나고 당신의 생과 사를 함께 한 삽과 낫이 당신을 대신하는 군요.

이미지 출처 : 이종구 회화전

     

저는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눈물만 흘리고 있습니다.
나약하게 숨어서 숨죽여 울고 있습니다.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어깨도들썩이지 못하고,,,
 
모두 다 제가 죄인입니다.
저는 싸울 줄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이 그 땅을 빼앗는다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릅니다.
당신의 땅 저는 지키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나쁜 놈입니다.
 
지금이라도 용기가 있다면 저 낫을 들고 달려갔을 것입니다.
저 땅은 이제 제 땅이 아닌거죠?
 
아버지 근데 저도 빈민으로 전락한지 오래 되었습니다.
농사도 지어 본적 없고 ....
 
바퀴벌레 처럼 도시의 그늘진 곳만 찾아다닌지..오래.
저는 이제 땅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음습한  콘크리트 그늘사이를 기어다니는 바퀴벌레.
누군가에게 밟힐까봐 조마조마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합니다.
 
그래서 땅을 빼앗겨도 달려갈 수 없습니다....
 
아버지 가난하고 힘없는 제가 죄인입니다.
오늘도 고단하게 하루를 버팁니다.
 
밤늣게 술먹구 들어와서 횡설수설....ㅡ.ㅡ

2006-03-17 백수재에서 어리버리 돈키호테

     

동물의 왕국 - 노래를 찾는 사람들

노래를 찾는 사람들 4집 (서울음반 1994)

노찾사 Noraereul Chatneun Saramdeul 1984-

No.3 - 동물의 왕국 (사:정영아 / 곡:전지용, 신지아)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