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출간된 기록에 따르면, 서울연합회뿐 아니라 인천교구 연합회도 까르댕청년회로 명칭을 바꾸어 부르다가 현재는 회원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2005년 당시 서울JOC의 회장을 맡고 있던 박효정 씨의 증언과 다른 자료에 따르면, 청년들이 '노동'이란 말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으며, 노동청년회라 하면 격한 노동운동을 연상시켜서 청년들에게 좀더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해 명칭을 바꾸었다고 한다. 다만 명칭은 바뀌어도 JOC 노래 등 다른 것은 그대로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서울대교구JOC가 충분한 사전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결정한데 반해 대구대교구JOC는 사뭇 달랐다. 대구대교구는 2005년에 교구청에서 청년노동자를 사목적으로 동반하는 걸 중단한다고 밝히고, 그해 10월에 대구JOC를 평신도사도직협의회에서 삭제하겠다는 통보를 보내왔지만, 대구대교구의 임종필 신부는 교구 입장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면서 2006년에 JOC를 재창립했다.
그 과정에서 임 신부는 교구의 정달용 신부 등을 찾아가 명칭 문제와 관련해 의논을 하고, 명칭을 바꾸면 JOC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가톨릭노동청년회'란 명칭을 유지했다. 결국 한국JOC는 명칭 문제를 통해 '노동'의 개념에 대한 혼란과 정체성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 7일 오후 4시에 민주화기념사업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 50년의 기록> 출판기념회에는 40여 명의 JOC선배들이 모여서 자축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함세웅 신부(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는 "JOC는 평신도운동이며, 사제들이 문제"라며 "교회가 평신도 중심의 노동운동을 인정하지 못 해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회는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게 JOC의 소명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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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위원회 대표 이창복 씨 |
한편 출판위원회 대표인 이창복 씨는 한국JOC가 그동안 반노동, 반인권의 상황에서 복음의 가르침과 사회정의를 위해 투신해 왔으며, "민주화운동과 새로운 노조운동을 위해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하며 민주노총 창립에 기여하면서 노동운동의 씨를 뿌려왔다고 설명했다.
가톨릭노동청년회에서 농촌청년부가 생기고, 가톨릭농민회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던 이길재 씨는 "농업의 비중이 컸던 당시에 시대의 요청에 따라 농민회를 만든 것도 한국JOC였다"고 말했다.
책 출간에 실무적 책임을 지고 활동했던 윤순녀 씨는 "지금은 JOC회원들이 전국에 고구마순처럼 퍼져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선후배 사이의 만남을 주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안충석 신부 역시 "여러분이 초심의 열정이 이어지도록 불을 당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김석순 씨가 대표로 그동안 책을 만들기 위해 수집했던 자료들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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