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Scent Of A Woman | 소리 가락

리차드 강 2013. 8. 6. 18:42

여인의 향기 Scent Of A Woman

 

 

Por Una Cabeza

Gardel, Carlos, 1887~1935

Itzhak Perlman

 

맹인 퇴역장교 프랭크 슬레드는 철학과 시를 아는 지적인 사람이지만 약간 괴팍한 면모를 갖고 있다. 함께 사는 조카들은 프랭크를 무서워하고, 평소 프랭크는 항상 혼자다.

어김없이 추수감사절이 돌아오고 프랭크의 가족은 그를 빼고는 모두 여행을 떠나고 프랭크는 가족들에게 말도 하지 않고 훌쩍 뉴욕으로 떠나는데, 추수감사절동안 프랭크를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맡았던 가난한 모범생 찰리는 그 엉뚱한 여행의 동반자가 된다.

찰리는 생각치 않은 뉴욕행 비행기를 타게 되고 슬레드의 험난한 인생 교육은 시작된다. 그러나 프랭크의 여행의 목적은 자살. 그는 인생의 무의미함을 이기지 못하여 죽으러 떠난 것이다. 한편 동반자 찰리에게는 최고급 호텔과 식당, 리무진 사이를 오가면서 괴팍한 성격의 슬레드를 돌보는 작업이 생소한 경험이 된다.

프랭크의 자살을 눈치 챈 찰리는 프랭크에게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나 프랭크는 중령정복을 차려입고 방아쇠를 당기려고 하는데...

'인생? 무슨인생? 나에게는 어둠뿐이란 말이야!'라고 외치며 총구를 머리로 가져가는 프랭크가 찰리에게 내가 살아야할 이유를 두가지만 대라고 하자 "당신처럼 멋지게 탱고를 출 수 있고 포르쉐를 잘 모는 사람은 본 일이 없단 말이예요!"라는 찰리의 대사에서 그저 자살을 방관하지만은 않겠다는 제3자의 관점이 아닌 진심으로 프랭크의 내면과 접속하여 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장면과 근사하게 탱고를 추던 장면은 알 파치노의 연기력과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Por Una Cabeza - Piazzolla

 

물론 이 영화에도 옥에 티는 있다. 프랭크가 찰리의 학교를 찾아가 찰리의 대변인으로 위기에 처한 찰리를 구해준다는 식의 극의 전개가 특히 그랬다. 그 두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이 되었으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건지를 암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장면이 꼭 필요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미국의 (어떤 의미에서든) 또 다른 영웅주의를 보는듯해서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그러나 상실감에 빠진 퇴역장교가 찰리를 통해서 다시 삶의 활력을 찾고 찰리에게 있어서 또다른 모습의 영웅으로 부각된다는 측면으로라면 굳이 부적절한 장면만은 아니다.

이렇듯 약간은 어설픈듯한 극의 구성이 용서가 되는건 영화 전체를 장악할 만큼 빛나고 있는 알 파치노의 연기와 탱고 음악 때문이다. 퇴역장교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듯한 절제된 행동과 명령조 대사, 특히 후아!!를 연발하던 그의 과장된 억양, 또 힘있게 허공을 응시하며 반짝이던 그의 눈동자와 자신감에 넘치는 탱고 춤 장면은 그가 이 역에 얼마나 적합한 인물인가를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본 여자라면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오길비를 쓰는군요'라며 선수(?)로서의 노련함을 풍기며 매력있게 다가오는 이 남자와 꼭 탱고를 추고싶다는 멋진 상상에 빠진다. 고백하건데 알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나로서는 한동안 탱고레슨을 깊이 생각한 적이 있을 정도로 탱고의 강한 매력에 사로잡혔던 적이 있다.

글 : http://www.avectess.com/

     

 

Scent Of A Woman - Por Una Cabe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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