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양들의 침묵 - 글렌 굴드의 아리아 | 感性 + 音香

리차드 강 2013. 8. 12. 09:47

The Silence of the Lambs - Goldberg Var.

양들의 침묵

 

Aria

 

     

 

     

 

     

     

The Silence of the Lambs - 양들의 침묵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안소니 홉킨스)은 간수 두 명을 물어뜯고 입 주위에 온통 피를 묻힌 채 굴드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틀어놓는다. 희생자의 최후는 승천하는 모습. 그 속편 격인 ‘한니발’ 에서는 첫 장면부터 메인 테마로 이 곡이 흘러 나온다. 굴드의 증류된 편집증적인 몰입은 렉터의 엽기성에 오버랩된다.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 대중문화가 클래식과 연관성이 엷음에도 불구하고 굴드가 등장한 것은 일견 유약해 보이는 그의 강한 영향력을 입증한다. 두껍게 합금된 자본과 상업성의 벽을 뚫고 드라이한 공간 속에서 사뭇 대조적인 가녀린 아리아가 울린다.

이 영화에서는 역시 같은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경우와는 정반대로 매우 충격적인 느낌으로 사용된 장면을 발견할 수 있다. 제 1부인《레드 드래곤》과 2부인《양들의 침묵》에 이어 화제 속에 제 3부인《한니발》이 출간 된 토마스 해리스의 3부작 연작 소설의 제 2부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성도착자인 연쇄 살인마를 추적하는 FBI의 여형사와 감옥 속에서 그녀에게 범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심리학자 출신의 엽기적인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 사이의 묘한 유대관계를 통해 미국 백인 중산층의 불안한 심리를 은유적으로 담아낸 빼어난 수작이다.

영화의 중반부에서 저명한 여성 상원위원의 외동딸이 연쇄살인범에게 납치 당하자 범인에 대한 심리학 적 자문을 위해 일시적으로 감옥에서 호텔로 이송되어 경찰의 엄중한 감시 속에 있던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가 호텔의 넓은 홀 가운데에 설치된 쇠창살 속에서 유유히 음악을 감상 하고 있다가 식사를 가져온 두 명의 경찰관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탈출하는 장면에서 바로 이 『골트베르크 변주곡』이 배경음악으로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선혈이 낭자한 방 한복판에 서서 경찰관을 물어뜯어서 피범벅이 된 얼굴로 자신이 죽인시체를 앞에 놓고『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선율에 도취되어 몸을 흔드는 안소니 홉킨스의 신 들린 듯한 연기와 어우러진 치밀한 연출은 단연 압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

     

 

     

Le Patient Anglais

안소니 밍겔라감독의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에서 만신창이가 된 환자 알마시백작을 토스카나의 부서진 수도원에서 치료하고 있던 안나(쥴리엣 비노쉬)가 교회 한 켠에서 부서진 피아노를 발견합니다. 그녀는 부서진 피아노로 이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약 5초 정도 연주합니다. 이 때 영국군이 들어와서 독일군이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놀라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연주를 못하게 하자, 그녀는 이렇게 말하지요 이 곡은 독일 사람이 작곡한 것이니 괜찮지 않나요....

   

Bach The Goldberg Variations G Major, BWV988

     

Glenn Gould 1981 Aria

Bach Goldberg Var BWV988 Glenn Gould 1981 001 Aria

     

골드베르그 변주곡은 누구나 쉽게 바흐의 곡을 들을 수 있는 편안한 곡이다. 이 곡의 주제로 사용되고 있는「아리아」는 1725년에 작곡된 "막달레나 바흐를 위한 연습곡집" 제 2권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바흐는 이것에 30개의 변주를 붙인 것이다. 골드베르그 변주곡 역시 양들의 침묵, 비포 선라이즈, 잉글리쉬 페이션트 등의 영화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골드베르그 변주곡이 만들어진 것은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던 러시아 대사 카이제를링크 백작은 골드베르그라는 쳄발로 연주자를 고용 밤마다 옆방에서 조용히 쳄발로를 연주하게 하였다. 하지만 증세가 호전되기는커녕 불면증은 더욱 심해지기만 했다. 어떻게 연주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연주하느냐의 문제라고 판단한 백작은 평소명성 을 들어 알고 있었던 바흐를 불러 불면증을 해소할 음악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곡이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이다. 이 노래에 대단히 만족한 백작은 밤마다 골드베르그를 불러 이 곡을 연주하도록 했으며, 이 곡에 사례로 금잔에 금화를 가득 담아 사례를 하게 된다. 이 금액은 바흐의 1년 월급을 웃도는 금액으로서 바흐가 평생 받았던 작곡료 중 가장 많은 것이었다.

대단히 계몽적인 배경을 지닌 이 곡의 창작동기에 대한 신빙성은 여전히 많은 의문을 달고 다니긴 하지만, 어쨌든 이 골드베르그 변주곡은 바흐의 작품 중에 가장 매력 적인 작품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단순한 아리아 한 곡을 바탕으로 다양한 질감을 준 변주곡의 역사 속에서 조화로움과 아름다움의 으뜸으로 자리하는 곡이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이다.

아름다운 이웃은 참마음 참이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