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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돼 - 한영애 │ My Favorite Song

리차드 강 2008. 2. 5. 00:22

말도 안돼 - 한영애

     

     

 

말도 안돼 - 한영애

(작사, 작곡:한영애)

 

끝도없는 변명 자꾸 늘어만 가지
서로의 가치기준 어디에다 팽개치고
너몰라라 나몰라라 눈 귀막고 따라가며
플라스틱 세상 풍선만 불어대네

세상이 변했으니 어쩔수가 없다고
변하는 건 당연해 어떻게가 중요해
지키고 버티는 건 어른들이 할 일인데
세상은 남들이 아니라 자기자신 인걸
왜 몰라

말도안돼 말은되지 말도안돼 말은되지
말도안돼 말은되지 말도안돼 말은되지

 

그래도 희망은 너와내가 손잡은
사람에게 걸수밖에 희망은 언제나
사람들의 몫으로 남아있게 마련이지

공허한 약속들 자꾸 반복만 되지
처음과 선택함이 중요한 걸 모르면서
빨리빨리 서두르고 기다리지 못하고서
플라스틱 세상 풍선만 불어대네

말위한 말공해 정말 필요치 않아
머리따로 마음따로 실천하지 않으면서
사랑해 사랑해 사랑 사랑 사랑해요
마음은 닫아두고 빈소리만 질러대지

말도안돼 말은되지 말도안돼 말은되지
말도안돼 말은되지 말도안돼 말은되지

그래도 희망은 너와내가 손잡은
사람에게 걸수밖에 희망은 언제나
사람들의 몫으로 남아있게 마련이지

     

매끈하고 록적인 조율, 자기 목소리의 발아

이 앨범은 대중적으로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2집 [바라본다] 이후 4년만에 발표된 앨범이다. 이전의 앨범들과 달리 이번 앨범은 동아기획(많은 앨범들이 서라벌에서 발매되었다)이 아닌, 서울음반에서 발표되었고 송 스튜디오에서 제작되었다. '송 스튜디오'는 사랑과 평화와 위대한 탄생을 거친 송홍섭이 설립한 스튜디오인데, 송홍섭은 한영애의 2집에 이어 이 앨범에서도 프로듀서를 맡아 그녀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그런데 한영애가 실력파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의 메카라 알려졌던 동아기획을 나오게 된 이유는 알 수 없다. 자신의 빛을 더 발하고 싶은 한영애의 바람일 수도 있고, 2집의 성공을 발판으로 좀 더 대중적인 앨범을 만들고 싶은 송홍섭의 야심찬 희망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앨범에 참가한 세션은 지금은 원더버드의 기타리스트로 더 유명한 신윤철과 당시 록 밴드 H2O의 드러머였던 김민기, 재즈 아티스트 정원영 등으로 전작에 비해 록적인 느낌이 두터워졌다.

앨범의 첫 곡인 "말도 안돼"는 한영애 최초의 자작곡으로 처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곡이다. 특히 코러스가 속삭이는 "말은 되지"와 한영애가 잘라 끊는 "말도 안돼"가 서로 주고 받는 형식이 이채롭다. 포크, 블루스, 록에서 국악까지 다양하게 소화하는 그이기에 이 곡도 정확히 장르를 꼬집어 낼 수 없어 그의 작곡이 누구에게 큰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그래도 희망은 너와 내가 손잡은 사람에게 걸 수밖에"란 가사에서 그 특유의 낙관적인 철학도 돋보인다. 이 곡과 함께, 2집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와 에너지를 그동안 잘 여문 창법 속에 가장 잘 계승한 곡은 한돌의 곡 "조율"이다. 후일 그의 라이브 공연의 단골 레퍼토리가 되는 "조율"은 주술적인 그의 이미지와 잘 매치가 되는 곡이다. 포크적인 작곡과 록적인 편곡이 묘하게 어긋나 독특한 느낌을 주며, 아기자기하고 섬세하면서도 강한 의지를 담은 노랫말은 이전에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곡이다. 2집까지 포크, 블루스, 록을 성공적으로 자신의 레파토리로 감싸 안았던 한영애는 이번 앨범에서 정원영이 작곡한 "부서진 밤"을 통해 재즈도 성공적으로 소화해낸다. 이 곡 때문에 앨범이 새로운 분위기가 난다면 앨범이 실험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멋진 그대여"때문일 것이다. 재즈 풍의 스캣-동화 속에 나올 법한 오르골 스타일의 멜로디-동요풍의 가창 부분-오르골 스타일의 멜로디로 연결되는 독특하고 형식을 갖추고 있는데, 이 곡을 작곡한 이영재는 한영애가 연극을 할 때 알게 된 인연으로 만났는데, 곡 자체가 연극을 보는 것처럼 시각적인 심상을 준다.

이후 B면에 수록된 곡들은 1970년대 해바라기 시절에 함께 했던 이정선과 이주호의 곡들이다. A면 곡들의 새로운 시도와 탈속적인 분위기에 비해 B면의 곡들은 감정에 직접적으로 호소하고 통속적인 면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문제는 노랫말과 멜로디보다는 곡의 질감에 있다. 매끈하고 깔끔한 소리를 위해, 이정선과 이주호 곡 특유의 질감은 거세되고 여백은 압축과 함께 손실되었다. 앨범 전체적으로 입혀진 매끈한 소리들은 위 두 곡뿐 아니라 앨범 전체 사운드의 특징이다. 이는 2집의 상업적 성공에 힘입어 좀 더 주류적인 앨범을 만들겠다는 컨셉트 하에 이루어진 것일 수도 있으나 가령 델리 스파이스의 노래에 윤도현 밴드의 기타톤으로 입혀놓은 것처럼 감성과 소리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이는 이 앨범의 가장 큰 단점이다. 또한 A면의 곡들에서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카리스마를 B면의 곡들이 약화시켰다는 것 역시 이 앨범에 대한 아쉬움인데, 발표 당시 가요 앨범들이 일관된 컨셉트보다 개별 곡들의 우수성에 치중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는 시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기대일 것이다. 1995년에는 전곡을 한영애가 작사하고, 이병우와 한영애가 작곡한 4집 [불어오라 바람아]를 발표하는데, 이 앨범에서는 3집에서 부족했던 일관성과 3집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한영애의 자아가 잘 드러난다.

출처 : 이정남yaaah@dreamwiz.com | contributor 20030730

     

한영애 3집 말도 안돼 / (1992 서울음반)

한영애 Han, Yeong-Ae (1955 -  )

Track.01 - 말도 안돼 (희망은 사람의 몫, Remake)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