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가요

내 이름은 가을 코스모스 - 배따라기 (아~ 가을~)

리차드 강 2007. 10. 18. 17:34

내 이름은 가을 코스모스 - 배따라기

배따라기 4집 안개속에 / 크레파스 사랑 (1987)

배따라기 2기 : 1984년 혼성듀오

Side B. 4 - 내 이름은 가을 코스모스

 

     

내 이름은 가을 코스모스 - 창밖의 낙엽은 그대론데 - 비와 찻잔사이

1981년 : 배따라기 결성

이혜민은 1959년 생 . 감성적이고 슬픈 곡을 많이 작곡하고 부른 싱어 송 라이터다.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그대 작은 화분에 비가 내리고> (비와 찻잔사이>... 등 자신의 본연의 개성에 충실한 소녀스런 감성의 노래는 물론 때로는 <애증의 강-김재희>, <호랑나비-김흥국> 등의 곡도 친구를 위해 모두 그가 작곡해 준 노래다.

     

내 이름은 가을 코스모스

(작사:이혜민 작곡:이혜민)

창가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어렴풋이 떠오른 그 모습

커다란 두 눈가에 눈물 고일 때
마치 사슴 같았어

너를 처음 보던 그 날 나의 가슴엔
작은 불꽃이 피었지

네가 떠난 그날 밤은 나의 가슴엔
찬비만 한 없이 내렸지

잊지마 내 이름은 가을 코스모스
잊지마 내 마음은 가을 바람이야

힘겨운 목소리로 내게 말했던
그 모습은 사슴 같았어

너를 처음 보던 그 날 나의 가슴엔
작은 불꽃이 피었지

네가 떠난 그 날 밤은 나의 가슴엔
찬비만 한 없이 내렸지

잊지마 내 이름은 가을 코스모스
잊지마 내 마음은 가을 바람이야

힘겨운 목소리로 내게 말했던
그 모습은 사슴 같았어

잊지마 내 이름은 가을 코스모스
잊지마 내 마음은 가을 바람이야

힘겨운 목소리로 내게 말했던
그 모습은 사슴 같았어

     

     

창밖의 낙엽은 그대론데 / 배따라기

오늘 PD 추천 곡은 배따라기의 <창밖의 낙엽은 그대론데>입니다.

배따라기는 이혜민, 양현정으로 이루어진 남성듀오 배따라기 1기와 이혜민, 양현경으로 구성된 남녀혼성 배따라기 2기로 나눌 수가 있죠? 들으시는 분에 따라, 남성듀오가 좋다, 아니다 혼성이 낫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오늘 소개해 드리는 ‘창밖의 낙엽은 그대론데’ 이 곡은 이혜민, 양현경 - 배따라기 2기의 노래로 준비했습니다.

이 곡의 분위기는 배따라기의 다른 히트곡들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비와 찻잔사이’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은지’ ‘아빠와 크레파스’ 그 외에도 많은 곡들이 있지만 배따라기 특유의 뭐랄까…… 시적인 요소가 가미된 가사와 정제된 반주, 또 단순하게 반복되는 멜로디로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쉬운 이지 리스닝을 지향하고 있다고 봅니다.

말이 나온 김에, 제가 앞에 시적인 요소가 가미된 가사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언젠가 어느 책자에서 산울림의 김창완 씨가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추천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김소월 님의 <맘 켕기는 날>이란 시였는데, 시의 내용이 이렇습니다. “오실 날 아니 오시는 사람 오시는 것 같게도 맘 켕기는 날 어느덧 해도 지고 날이 저무네” 시문이 무척 짧지요? 여기서 핵심이 ‘오실 날 아니 오시는 사람 오시는 것 같게도 맘 켕기는 날’ 이 부분인데, 연상을 해보면 이런 장면이 떠오릅니다. 헤어진 연인이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자’ 이런 약속을 했고, 한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거죠. 시간이 많이 흐르고, 이제 그 사람이 오지 않을 거란 생각을 굳혔지만 자리를 뜰 수가 없는 겁니다. 왜냐? 마음 한 구석에선 그 사람이 꼭 올 거란 어떤 믿음이랄까, 아니면 미련이 남아서 마음이 켕기니까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날이 저물 때까지 마냥 기다립니다.

자, 이제 노래로 다시 들어가 볼까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창밖의 낙엽은 그대론데> 이 곡의 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창밖의 낙엽은 아직도 그대론데 오실 날 안 오시는 내 님 손끝에 떨리는 찻잔은 따스해 그대 떠난 겨울처럼 아련히 느껴져” ‘오실 날 안 오시는 내 님’ 이 부분이라든지, 곡의 전체적인 정서 역시 김소월 님의 시 <맘 켕기는 날>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스한 차를 한잔 앞에 놓고 오지 않을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안타까운 마음……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보셨을 사랑의 아픔이 아닐까 싶은데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맘 켕기는 날>처럼 그 사람이 올 거란 믿음과 오지 않는다는 현실이 마음 속에서 팽팽하게 대립하는, 말 그대로 마음이 켕기는 느낌을 조금 더 살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유독 비와 차 한잔, 가을과 낙엽, 그리고 이별을 노래했던 배따라기의 노래 가운데 부드러운 이혜민 씨의 음성과 약간은 몽환적인 양현경 씨의 목소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노래. 그리고 김소월 님의 시 <맘 켕기는 날>과 시적 정서가 일치하는 곡. 배따라기의 <창밖의 낙엽은 그대론데> 이 곡을 첫눈을 기다려봄직한 절기상 소설인 오늘, PD 추천 곡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글/ 강민구 PD (2004.11.22.월)

글 출처 : WBS 원음방송 - 노래하나 추억둘 민구피디(immingoo@korea.com)

     

배따라기 2집 : 내 마음은.../ 그대 작은...(1984)

Baetaragi 2기 : 1984년 혼성듀오

Side B 3. - 창밖의 낙엽은 그대론데

 

배따라기 2집 : 내마음은 외로운 풍차에요 / 그대작은 화분에 비가내리네 (1984)
Side B 3. 창밖의 낙엽은 그대론데 (작사:이혜민 작곡:이혜민)

     

◆ 추억은 아날로그(analog) 방식으로 저장된다.(류재우)

배따라기 - [비와 찻잔사이] (1981)

지금 생각해보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서야 세상이라는 곳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민 것 같다. 그 전에는 제도가 만들어준 테두리 안에서 사람을 만나고 친구를 사귀었던 것 같은데, 고등학교 졸업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부터 굵게 그어진 테두리 밖에서 조심스레 사람을 만나고, 수줍어하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때에는 사람을 만날 때 마치 무슨 형식처럼 커피숍을 많이 찾았는데, 내가 가끔 가던 커피숍은 DJ가 신청곡을 받아 음악을 틀어주다가도 손님에게 전화가 오면 안내를 해주던 '음악다방'이라는 곳이었다. 아마도 음악다방 문화에서 DJ들이 대부분 사라져가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 곳에서 잘생긴 DJ 형에게 즐겨 신청하던 노래가 몇 곡 있었는데, 특히 비 오는 날에 신청하던 노래가 있었다. 바로, 배따라기에 '비와 찻잔사이'라는 곡이었다. 이 곡은 1985년도 크리스마스를 닷새 남기고 발매된 배따라기3집에 수록된 곡인데, 그 당시에도 꽤 오래된 노래였다.

배따라기의 실질적인 리더인 이혜민 씨가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들은 한 폭의 수채화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비와 찻잔사이'의 첫 구절인 '지금 창밖엔 비가 내리죠 / 그대와 난 또 이렇게 둘이고요 / 비와 찻잔을 사이에 두고 / 할 말을 잃어 묵묵히 앉았네요......'라는 이 장면은 아마도 남녀가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장면일 것이다. 당혹스럽고 안타까운 분위기에서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있는 찻잔 속으로 빗물이 떨어지고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 수채화 같은 장면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속삭이듯 너무나도 담담하게 슬픔을 노래하는 목소리는 만지면 금방 번질 것 같은, 물을 듬뿍 머금은 붓 터치(touch) 같다.

이 노래가 흐르고 있을 때, 그 음악다방의 DJ 형은 커피 잔만 만지작거리며 애써 담담한척하는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금보다 좀 더 나이가 들어 기억나지 않는 추억이 될까봐 두려운......정말로 아날로그적인 시절이었다.

글 류재우(jaeand@naver.com) 2007/02

글 출처 : IZM 나를 사랑한 음악(The Music Who Loves Me)

     

배따라기 1집: 은지 / 비와 찻잔사이 (1982)

Baetaragi 1기 : 1981년

Side B 1. - 비와 찻잔사이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