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어떤날 1집 조동익 이병우 │ 일상적 감성

리차드 강 2009. 4. 14. 15:50

어떤날 1집 조동익 이병우

어떤날 I (1960 .1965) : 1986

어떤날 1기 : 조동익 이병우

Track 전곡 연주

 

Introduction

80년대 중반 녹음된 이 앨범이 담아낸 일상적인 감성은 90년대 이후에도 그 통시성을 담지할 수 있을 것같다. 80년대, 그리고 90년대 우리 대중음악의 이면, 혹은 진면을 살펴보고자 한다면 본작은 필청 음반이다.

1985년 진정한 신인 발굴의 의미로 제작된 [우리 노래 전시회 1]에 '너무 아쉬워 하지마'로 참여하면서 데뷔한 '어떤날'은 베이시스트 조동익과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듀오그룹이다. (사실상 이들을 단지 연주자로 한정 짓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려니와.) 이들은 '따로 또 같이', '들국화'와 함께 한국 대중음악사의 전환점을 마련한 인물들이다. 일상을 세련되면서도 순수한 젊은 감성으로 노래한 이들은, 새로운 세션, 작법, 녹음으로 80년대 중반 우리 대중음악의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이들은 녹음기사와의 교류를 중시했으며, 제한된 시간 내에 헤치워버리는 식의 녹음을 기피했다. 그 결과 1986년 발표된 이 앨범은 사운드 면에서도 전혀 손색없는 기품을 지닌다.) 젊은 나이에 발표한 앨범이라고 믿을 수 없는 이 완성도 높은 앨범의 곡들은 어느 한 곡을 먼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한곡한곡 세심한 정성이 담겨있다. 동세대 젊은 음악군에서도 당연 고지에 이른 앨범이며, 당시의 이들은 이미 '젊은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포크와 포크록 지향적인 곡들이 담긴 앨범에는 김장훈이 리메이크한 '그 날'이 수록돼 있다. 이 곡은 군더더기 없는 곡 구성과 더불어 이제는 더이상 들을 수 없을 것같은 이병우의 일렉트릭 기타의 빛나는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곡이다. 또한 '들국화' 1집에 먼저 수록됐던 이병우의 곡 ' 오후만 있던 일요일', 박학기가 리메이크한 ' 오래된 친구', 하늘보다 더 맑은 '하늘' 등 명작들만이 담겨있다. 의미없는, 혹은 의미있는 척하는 노랫말과 말초적인 멜로디에 지친 청중이라면 이 앨범은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다.....

어떤날 1집 조동익 이병우

 1. 하늘 (작사:조동익 작곡:이병우)

창밖에 빗소리에도 잠을 못이루는 너 그렇게 여린 가슴
소리없이 떠나간 그 많은 사람들 아직도 기다리는 너
어둡고 지루했던 어제라는 꿈속에서 어서 올라와
저기 끝없이 바라볼 수 있는 하늘 있쟎아 저렇게 다가오쟎아
그렇게 얘기해 그렇게 웃어봐 그렇게 사랑을 해봐


 
 2. 오래된친구 (작사:조동익 작곡:조동익)

내겐 아주 오래된 기타가 있지
내가 그를 찾으면 비틀 술취한 목소리로 내게 다가와
나 한번 가보지 못한 뽀얀 세상 데리고 가지
내겐 아주 오래된 음악이 있지
내가 그리워지면 저녁하늘에 노을처럼 붉게 다가와
메말라버린 마음을 실컷 울게 해주지
내겐 아주 오래된 거리가 있지
그 길을 걸으면 희미한 추억을 거리는 내게 몰고와
표정없는 내 얼굴에 작은 미소 만들어 주지
나는 아주 오래된 화가를 알지
눈을 내리고 또 비를 내리며 바람으로 여기 찾아와
끝없이 새로운 계절을 거리에 그리고 가지

   
 
 3. 그날 (작사:조동익 작곡:조동익)

언제인지 난 모르지 하지만 다가오는 그날엔
그 뜨거운 태양이 떠오를 거야 우리 머리위에
언제인지 난 모르지 하지만 다가오는 그날엔
그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거야 이 거리위에
걱정스러운 얼굴 하지마 두려워도 하지마
수없이 다짐하고 또 허물어온 푸른꿈 위해
오늘도 조용히 일어나 혼자 걷는 너에게
나는 이렇게 부르지 저파란 하늘위에
날으는 법을 배우는 작은새

   
 
 4. 지금 그대는 (작사:이병우 작곡:이병우)

지금 그대는 말이 없어요 흔들림 없는 촛불처럼
당신의 작은 숨소리들이 작은 내 방에 날아다녀요
지금 내게도 할말이 없어요 그냥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우리의 많은 이야기 들을 말로 하기도 그렇쟎아요
이제 그대와 나는 사랑하고 언제나 우리곁엔
작은 공간과 시간들

   
 
 5. 오늘은 (작사:이병우 작곡:이병우)

오늘은 햇빛이 많이 내렸네 따듯한 한숨을 쉴 수 있는
어두운 서랍속 많은 친구를 만나고 있던 날이야
오늘은 햇빛이 많이 내렸네 나른한 하품할 수 있는
먼지낀 책장에 오랜 친구들을 만나고 있던 날이야
햇빛소리 하얗게 들리고 바람모습 저만치 보일때
조그만 미소를 내 얼굴에 그릴 수 있던 날이야
오늘은 햇빛이 많이 내렸네 따듯한 한숨을 쉴 수 있는

   
 Side B 
 
 1. 너무 아쉬워 하지마 (작사:조동익 작곡:조동익)

너무 아쉬워 하지마 기억속에 희미해진 많은 꿈
우리의 지친 마음으로 그 전부를 붙잡을 순 없쟎아 없쟎아
너무 슬퍼하지마 네곁에서 떠날갈 모든걸
우리의 어두운 마음으로 그 모두를 사랑할순 없쟎아 없쟎아
길모퉁이 조그만 화랑에 걸려있던 그 그림처럼
여행길에 차창밖에 스치던 풍경처럼
그 모습들도 우리의 기억속에 가슴 그대로 남아 있게해
너무 아쉬워 하지마

   
 
 2. 겨울하루 (작사:이병우 작곡:이병우)

눈이 하루종일 집앞에 왔을 때 나는 우두커니 누워 있었고
눈을 쓰는 싸리비 소릴 들으며 어느새 잠이 들었네
지루하던 겨울낮잠 깨어보니 집에는 아무도 없고
어두운 냉기만이 살결에 닿아 내몸을 흔드네
기나길 이 겨우살이는 몹시도 지루하고
지루한 나의 생각은 몹시도...
누군가의 마른 기침소리 들릴 때 나는 방안에 불을 켰고
녹슬은 기타줄을 울리며 조용히 노래 불렀네

   
 
 3. 비오는 날이면 (작사:조동익 작곡:조동익)

비오는 날이면 우산을 받쳐든 그 모습 좋아
바람에 날리는 풀잎처럼 길위에 구르는 작은 돌처럼
이 빗속에 가만이 가만이 잠기면
지난밤 거친꿈 빗물에 씻겨내리고 내 작은 가슴에
울려퍼지는 빗소리

   
 
 4. 오후만 있던 일요일 (작사:이병우 작곡:이병우)

오후만 있던 일요일 눈을 뜨고 하늘보니
작은 회색구름이나를 부르고 있네
생각없이 걷던 길옆에 아이들이 놀고 있었고
나를 바라보던 하얀 강아지 이유없이 달아났네
나는 노란 풍선처럼 달아나고 싶었고
나는 작은 새처럼 날아가고 싶었네
작은 빗방울들이 아이들의 흥을 깨고
모이 쪼던 비둘기들 날아가 버렸네
달아났던 강아지 끙끙대며 집을 찾고
스며들던 어둠이 내 앞에 다가왔네
나는 어둠속으로 들어가 힘없이 걸었고
나는 빗속으로 들어가 마냥 걷고 있었네
오후만 있던 일요일 예쁜비가 왔네
오후만 있던 일요일 포근한 밤이 왔네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