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심심해 - 우리동네 사람들 1집 1994│숨겨진 좋은 노래

리차드 강 2009. 4. 22. 21:26

심심해 - 우리동네 사람들 1집

우리동네 사람들 1집 [야!](1994. 12)

우리동네 사람들

Tracdk. 01 - 심심해 / 강승원 작사, 곡

     

앨범명 :우리 동네 사람들 1집
가수명 :우리 동네 사람들
배급사 : LG미디어
장 르 : 포크(국내)
발매일 : 1994-12-00

     

하루종일 심심해.
또 하루 지나도 마찬가지야
출근길 만원버스 창가자리로 서니
오늘도 만나는 심심한 눈빛들
그틈에 나또한 그런 표정으로
차창 밖 여자들만 세어본다.
빠룸..우...

**
하루종일 심심해.
또 하루 지나도 마찬가지야
그다지 다르지않을 오늘 또 하루는
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
빠룸..우...
**

점심시간 함께하는 똑같은 얼굴들.
어제와 비슷한 이야기들.
그렇게 서로를 확인하면
벌써 해는 서쪽으로 기울었다.
빠룸..우...

기다리던 퇴근시간 켜지는 가로등.
오늘은 누구를 만날까.
여기저기전화벨을 울려봐도..
지겨운 목소리만 들리네.(들리네~)

**
하루종일 심심해.
또 하루 지나도 마찬가지야
그다지 다르지않을 오늘 또 하루는
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
빠룸..우...
**

뜻없이 흘러간 또 하루가
억울해 무작정 걷다보니
집에서 기다리던 식구들 모습이
또 다른 또 하루로 날 떠미네..

이젠 노래도 지루해.
또 불러 보아도 마찬가지야.
그래도 노래하면 덜 심심하니
더 새로운 마음으로 노래해~

     

Track. 08 - 야!

     

나의 이야기, 이웃의 노래, 우리의 목소리

우리동네 사람들(우동사)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왠지 노래하는 그들이 행복해 보이고, 나 역시 한 순간 하던 일을 멈추고 즐거운 추억을 더듬게 된다. 들뜬 마음으로 도시락을 싸고 들녘으로 소풍을 가서 신선한 바람과 더불어 흥얼거리는 노래, 기타 한 대의 반주로 모두의 마음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는 그런 신선한 한때가 연상되는 음악이다. 우동사의 노래가 이처럼 단순할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누구나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너무도 일상적이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고마워하고, 만나고, 이별하고 등 인간의 삶이란 결국은 평등 한 것이라 했던가, 누구나 살면서 느끼고 살 수 밖에 없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 또 나의 이야기이다. 앨범 표지의 낙서가 가득한 벽에서 말뚝박기를 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너무도 어울리는 것처럼 담담하게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욕심 없는 사람들의 노래이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소박한 삶을 동경하는 많은 이들과 함께 잃어버렸던 한 때의 추억들을 찾고 있는 것이다.

알고보면 베테랑

누구나 다 부를 수 있을 것처럼 단순하게 들리기도 하고, 별다른 테크닉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도 않지만 그들의 노래는 너무도 사랑스럽다. 장발머리로 청춘의 낭만을 노래하던 오빠의 기타소리나 사춘기 때 한 참을 또딱거리던 피아노처럼 진솔한 연주가 더욱 더 정겹다. 아마추어들의 실력과 별반 거리가 없을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지만 우동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미 이 바닥에서 뼈가 굵을 대로 굵은 베테랑들의 즐거운 만남임을 알 수 있다.

먼저 강승원과 심재경, 김해연, 김은조, 김고은은 서강대의 음악 동아리인 에밀레를 통해 함께 활동했다. 그 중 우동사의 리더를 맡고 있는 강승원은 故 김광석이 불러 유명 해 진 '서름 즈음에'를 작곡하기도 하는 등 싱어송라이터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대표곡으로는 '21세기가 되면 우리는 어디로 갈까',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초코파이 광고음악)' 등이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어 알고보면 꽤 가까이 있는 사람이다. 그룹 동물원의 맴버로 오히려 더 익숙한 유준열 역시 고대 물리학과 재학 시절부터 음악에 빠져 있던, 그래서 지금은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보컬 등 빠지는 곳이 없는 뮤지션이다. 강승원과 함께 우동사의 창단 계기가 되었었다. 심재경은 83년 '그대 떠난 빈들에 서서'로 대학가요제 대상을 수상한 경력의 소유자이여, 에밀레에서 함께 활동한 김혜연과 한 이불을 덥고 잔다 한다. 고은희 역시 홍대 금속공학과 재학 시절 이정란 함께 대학가요제에 출전했으며 아름다운 여성 듀엣 '사랑해요'와 이문세와 함께 한 '이별 이야기'로 잔잔한 인기를 모았다. 별로 튀는 부분이 없어 혹 그냥 지나칠 수 도 있는 세션들도 화려하다. 트럼펫의 이주한과 콘트라베이스의 장응규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최고의 연주자. 피아노의 신이경 또한 기타리스트 이병우와의 작업 등으로 그의 재주를 인정받고 있다.

추억의 재생, 내일의 기다림

김광석이 불러 유명 해 졌던 '서른 즈음에'와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의 절절함이 우동사 버전에서는 그리 가슴 아프게 느껴지는 것만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일상의 느낌처럼 담담하고 삶의 한 단면으로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느낌으로 전해 온다. 우동사의 또 다른 매력은 이처럼 감상적인 예술가이라기보다 주위의 상황에 순응하는 소시민적 순수함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심심해' -이젠 노래도 지루해 심심해, 또 불러 보아도 마찬가지야. 그래도 노래하면 덜 심심하니, 더 새로운 마음으로 노래해 -, '우리동네 사람들'-술에 취해 불러보는 콧노래, 깊게 마신 담배연기, 가을 바람에 스며든 허전한 느낌, 떠나간 사람의 기억들 지나간 날들의 추억, 라라라라~~-, '지금의 내 나이' -사랑도 진실도 모두 이뤄질 것 같지만, 세상사는 일이 어디 그런 건가요- 등의 가사를 통함이 우동사의 이야기를 전하기에 가장 빠른 길인 것 같다.

현대인들은 감동에 목말라 한다고 했던가. 우동사의 잔잔한 이야기가 이렇게 편안하게 적셔지는 이유는 잊었던 어제를 되돌리게 하고, 다시 내일을 향한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소박한 기쁨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두근거림을 준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그리고 잊고 있었던 이야기를 대신 해 주고 있으니까. 그것이 이 한 장의 음반을 구하기 위해 그토록 애타하고 또 다른 활동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인 것이다.

<출처 : 글/차진주(pearlcha@bugsmusic.co.kr) 벅스>

     

새하얀 종이에 연필로 대충 그려놓은듯한 쟈켓 그림. 동네 음악동우회처럼 단촐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노래들. 그러나 이런 소박함의 미덕이 한국 대중음악사에서도 워낙 희귀한 것이었기에 단 한장 나온 이들의 음반은 90년대의 명반으로 남을수 있었습니다. 음반이 절판된 지금도 여기저기서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지만 워낙 소량만 찍어낸데다 정작 음반이 나올 당시에는 몇몇 평론가를 빼고는 주목한 사람들이 적어서 제때 구입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죠.

[동물원]보다는 좀 더 가족적인 분위기고 [낯선사람들]보다는 멋을 덜 부린 느낌이지만 멤버들 자체는 언더그라운드에서는 베테랑이라 할만한 사람들이라서 들어보면 의외로 수준급의 연주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음반제작을 총 지휘한 강승원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작곡했던 싱어송라이터고 음반의 모든 곡에서 인상적으로 울려퍼지는 플루겔 혼의 이주한은 당대 최고의 트럼펫 연주자중 한사람. 보컬의 고은희와 피아노의 신이경, 작곡에 참여한 유준열 등도 충분히 낮익은 사람들이죠. 평범한 이웃들이 하루하루 겪는 생활 속의 편린들을 쉽고 꾸밈없이 그려내면서도 아마추어 특유의 조악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노래 하나하나가 매끄럽게 다듬어져 있다는 것이 이 음반의 특색입니다.

8번 트랙인 [야!]는 실려있는 음악들 가운데서 가장 밝은 분위기의 노래로, 노을진 오후에 뒷산에서 바라보는 동네의 모습이 금방이라도 눈앞에 떠오를듯한 가사가 일품입니다. [지금의 내나이]와 함께 음반에서 제일 맘에 드는 곡이죠.

글 출처 : Nice Guys Finish Last

     

직장을 다니면서 음악을 하는 이들이 모여 만들어낸 앨범, "우리 동네 사람들". 나는 말쑥함은 없지만 진솔한 이런 노래가 좋다.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자신이 느꼈던 것들로 노래를 만들고 불러주는 사람들이 좋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그런 이야기라면 노래가 아니라도 좋을 테고, 그게 사람 사는 이유이지 싶다.. 내가 어설프나마 악기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였고..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이 노래.. 스물두살일때도 스물다섯살일때도 들었지만, 그땐 스물아홉이 되어서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그땐 내가 지금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그렇구나" 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

그렇게, 손에 잡히는 것 하나 없이..
내 나이 스물 아홉의 한 해가 시작되었다..

열심히 해 볼 꺼다.. ( ' ')

글 출처 : a broken radio of rest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