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슈만 시인의 사랑 9~12곡 | 클래식 성악

리차드 강 2016. 1. 25. 13:17

Dichterliebe Op.48 - 시인의 사랑 9~12곡

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12곡 Am leuchtenden Sommermorgen

맑게 갠 여름 아침에

Sebastian Bluth, baritone

Anita Keller, piano

원시 : Heinrich Heine (1797-1856)

 

이 곡은 슈만이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에 곡을 붙여서 만든 가곡집이다. '로베르트 슈만'하면 연달아서 '클라라 슈만'(슈만의 부인)이 연상된다. 슈만은 클라라의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법정소송까지 하면서 1840년에 간신히 클라라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쓰여진 곡들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슈만은 즐거운 신혼생활 중에 가곡을 많이 썼다.(무려 180곡이나 썼다고함.) '시인의 사랑'도 이 때(흔히들 '노래의 해'라고 부른다.)에 만들어진 가곡집으로 16곡의 짧은 가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를 살펴보면, 제목만 봐도 대충 알겠지만, 젊은이가 아름다운5월에 소녀를 사랑하게 되지만(제1곡-제6곡) 애인의 변심으로 괴로워하다가(제7곡-제15곡)결국 제 16곡에서 시인의 사랑은 회상으로 바뀌어서 지난날의 추억을 영영 묻어버린다(마지막 피아노 후주)는 내용이다. 시의 내용을 알고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제목만 보고 시의내용을 상상하면서 듣는 편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9. Das ist ein Flöten und Geigen

Das ist ein Flöten und Geigen,
Trompeten schmettern darein:
Da tanzt wohl im Hochzeitreigen
Die Herzallerliebste mein

Das ist ein Klingen und Dröhnen
Ein Pauken und ein Schalmein'n;
Dazwischen schluchzen und stöhnen
Die lieblichen Engelein

9. 저것은 플루트와 바이올린

저것은 플루트와 바이올린
트럼펫도 틈틈이 울린다
거기에서 사랑 스런 그 사람이
혼례의 윤무를 추고 있는가 보다

저것은 클라리넷의 높은 음과
팀파티가 울려 퍼지는 소리
그 소리에 섞여서 아름다운 천사들의
흐느껴 울고, 신음하는 소리도 들린다

제 9곡 <20 > : Das ist ein Flöten und Geigen 「울리는 것은 플륫과 바이올린」

Sebastian Bluth, baritone / Anita Keller, piano

하이네의 『시집』에서 5번째 작품을 가사로 한 이 곡에서는 시인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식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있는 고통스러움을 불협화음을 통해 묘사하고 있다. 가사에 있어서의 원시와의 차이점은 제 10/11째 마디의 'darein'인데, 원래는 'drein'이었으며, 제 63째 마디의 'lieblichen'은 원래 'guten'이었다.

 

10. Hör' ich das Liedchen klingen

Hör' ich das Liedchen klingen,
Das einst die Liebste sang,
So will mir die Brust zerspringen
Von wildem Schmerzendrang.

Es treibt mich ein dunkles Sehnen
Hinauf zur Waldeshöh',
Dort löst sich auf in Tränen
Mein übergroßes Weh'.

10.저 노래가 들려오면

옛날 저 사람이 노래 부르던
저 노래가 들려 오면
달랠 길 없는 번뇌로 인하여
가슴이 메어 터질 것만 같다

아무 까닭 없는 생각에 사로잡혀
숲에 싸인 언덕으로 올라가
거기에서 마음껏 울어 버리면
견디기 어려운 가슴의 아픔도 가라앉으리

제 10곡 <40 > : Hör' ich das Liedchen klingen 「연인의 노래를 들을 때」

Sebastian Bluth, baritone / Anita Keller, piano

하이네의 『서정적 간주곡을 가진 비극』(Tragödien, nebst einem lyrischen  Intermezzo)에서 41번째 작품을 가사로 작곡된 이 곡에서 시인이 슬픔에 겨워 떨어뜨리는 눈물을 피아노 파트에서 표현하고 있으며, 성악파트에서는 서정적인 선율을 보여준다. 특히 피아노에 의한 후주에서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생생하고 독특하게 그려내기 위해 다양한 휴지부와 아르페지오풍의 수식을 사용하였다.

 

11. Ein Jüngling liebt ein Mädchen

Ein Jüngling liebt ein Mädchen,
Die hat einen andern erwählt;
Der andre liebt eine andre,
Und hat sich mit dieser vermählt.

Das Mädchen nimmt aus Ärger
Den ersten besten Mann,
Der ihr in den Weg gelaufen;
Der Jüngling ist übel dran.

Es ist eine alte Geschichte,
Doch bleibt sie immer neu;
Und wem sie just passieret,
Dem bricht das Herz entzwei.

11.한 총각이 한 처녀를 사랑했으나

어느 한 총각이 어느 한 처녀를 사랑했으나
그 처녀는 다른 총각을 사랑하고
다른 총각은 또 다른 처녀를 사랑하여
이 처녀와 결혼해 버렸네

맨 처음의 처녀는 홧김에
때마침 처녀의 눈에 비친
지나가던 사나이를 사랑해 버리니
맨 처음의 총각은 완전히 질려 버렸네

이것은 옛날 이야기이지만
이런 일은 되풀이되니
꼭 그러한 경우를 당한 사람은
애태우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네

제 11곡 <39 > : Ein Jüngling liebt ein Mädchen 「젊은이는 소녀를 사랑하고」

Sebastian Bluth, baritone / Anita Keller, piano

『가을에 쓴 시』에서의 세 번째 작품을 가사로 한 이 곡에서 시인은 자신의 처지와 같이 슬픈 사랑을 했다던 젊은이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슈만은 독특한 반주를 이용해 불안정한 느낌을 그린다. 둘째 절의 시작부분에서의 'Das Mädchen nimmt....'는 원래 'Das Mädchen heiratet...'이었다.

 

12. Am leuchtenden
     Sommermorgen

Am leuchtenden Sommermorgen
Geh' ich im Garten herum.
Es flüstern und sprechen die Blumen,
Ich aber wandle stumm.

Es flüstern und sprechen die Blumen,
Und schaun mitleidig mich an:
Sei unsrer Schwester nicht böse,
Du trauriger blasser Mann.

12. 맑게 갠
     여름 아침에

맑게 갠 여름 아침에
꽃동산을 거닐고 있자니
꽃들은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는 아무 말 않고 걸어갔다

꽃들은 소곤소곤 서로 이야기하며
딱하다는 듯이 나를 보고 말했다
[우리의 언니를 보고 성내지 마셔요
슬픈 얼굴의, 창백한 모습의 그대]라고

12곡 <45 > : Am leuchtenden Sommermorgen 「밝은 여름 아침」

『서정적 간주곡을 가진 비극』의 46번째 시이었던 작품을 가사로 쓴 이 곡에서 슈만은 사랑스럽고 서정적인 선율을 통해 자신을 떠난 여인을 이해하려는 시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1810년에 출생하여 1856년 세상을 떠난 독일 출신의 음악가 로베르트 슈만은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 그리고 평론가로 활동했다.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로서 활동하던 슈만은 1832년 무리한 피아노 연습으로 인해 오른손 중지를 못 쓰게된 이후 작곡에 전념하게 된다. 스승의 딸인 클라라 비크와 결혼을 하던 1840년 슈만은 하이네, 아이헨도르프 등 19세기초의 많은 시인들의 시를 가사로 하는 가곡을 100곡 이상 작곡하였다. 그래서 1840년을 슈만의 창작시기 가운데 "가곡의 해"라고 말하기도 한다. 19세기초부터 독자적인 장르로 나타난 예술가곡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연가곡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op. 48)도 1840년 그가 클라라와 결혼하기 직전에 작곡하였다.

하인리히 하이네(Heinlich Heine)의 『서정적 간주곡』(Lyrisches Intermezzo)

『서정적 간주곡』에 실린 시들은 하이네가 1821년 겨울부터 1822년 봄에 걸쳐 쓴 작품들이다. 66편(프롤로그와 65편)의 시로 이루어진『서정적 간주곡』은 처음에 하이네의 『비극』(Tragödien)과 함께 『서정적 간주곡을 가진 비극』(Tragödien, nebst einem lyrischen Intermezzo)이라는 제목으로 1823년 4월 베를린의 뒴러(Dümmler)출판사에 의해 출판되었다. 하지만 이 시집에 실린 시들 가운데 많은 수는 이미 1821년 12월 하이네의 삼촌인 살로몬(Salomon)에게 헌정된 채 발표되었다. 그리고 『서정적 간주곡』에 실린 시들은 연시형태로 발표된 1823년 판 이전에 이미 여러 잡지들(예를 들어 'Gesellschafter'나 'Aurora')이나 무젠알마낙에 인쇄되어 알려져 있던 상태였다.

이 작품집에 실린 시들의 출처는 다음과 같다: 『시집』(Buch der Lieder), 『가을에 쓴 시』(Gedichter im Herbste), 『겨울에 쓴 시』(Gedichter im Winter), 『5편의 봄시』(Fünf Frühlings-Lieder), 『신부』(Die Vermählte), 『서정적 간주곡을 가진 비극』(Tragödien, nebst einem lyrischen Intermezzo),  『2편의 노래』(Zwey Lieder)에서 발췌되거나 전문을 옮겼으며, 그밖에 『어느 화가의 화첩』(die Mappe eines Malers)에서 발췌한 『천사의 인사』(Der Gruß des Engels), 『소원』(Wünsche), 『브레짜의 오이겐에게』(An Eugen von Breza), 『두 개의 환상적 그림』(Zwey Traumbilder) 등과 같은 단편시들로 구성되었다.

 

Clara Schumann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시인의 사랑』은 하이네가 엮어 낸 『서정적 간주곡』에서 16편의 시를 슈만이 발췌하여 예술가곡으로 작곡한 작품이다. 하이네는 삼촌의 딸과의 사랑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는데, 이 시에 그와 같은 심정이 그려져 있다.

슈만은 이 『시인의 사랑』에서 하이네의 시를 가지고 응답 없는 사랑, 고통, 비참함을 표현. 시인의 염원과 경이로움, 사랑의 풍부함 하지만 마침내 시인은 자신의 사랑이 보답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파멸하고 만다.

이 작품에서는 『시인의 사랑』이라는 큰 제목 외에 매 곡마다 「아름다운 5월에」, 「내 눈물에서」 등의 소제목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각 곡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제목이 아니라 각 곡에서 사용된 시의 첫 구절을 그대로 옮겨 쓴 것일 뿐이다.

이 작품은 모두 16개의 곡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각 곡이 슈베르트의 그것처럼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내용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내용상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제1곡부터 제6곡까지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으며, 제7곡부터 제14곡까지는 실연의 아픔을 그리고 마지막 제15, 16곡에서는 지나간 청춘의 향수와 실패한 사랑에 대한 쓰라린 심정을 노래한다. 이와 같이 전체적 내용의 연결을 위하여 슈만은 거의 모든 곡에서 못 갖춘 마디를 사용하였으며, 마지막 마디에서 박자의 수를 정확히 맞추지 않은 곡들이 많이 나타난다. 이 같은 시도는 비록 음악적으로 잘못된 것이지만, 시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한 슈만의 의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못 갖춘마디로 시작되는 음들은 대부분 독일어에서 액센트를 가지지 않는 관사나, 부정관사 또는 전치사 그리고 일인칭 주어에 놓여져 있다.

각 곡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곡 번호 다음에 제시된 < >안의 숫자는 하이네의 프롤로그와 65편의 시로 이루어진 『서정적 간주곡』에서의 번호를 가리킨다.

아름다운 이웃은 참마음 참이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