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평화의 가요

담쟁이 넝쿨별 - 자전거 탄 풍경│그리움

리차드 강 2009. 5. 9. 08:34

담쟁이 넝쿨별 - 자전거 탄 풍경

자전거 탄 풍경 (2001. 06 Starmax Media)

자전거 탄 풍경 (2001- 현재)

Track.10 - 담쟁이 넝쿨별

 

     

◇1999년 7월 화성 씨랜드 화재참사로 희생된 어린이 23명의 영정이 놓인 합동분향소에서 한 유족이 오열하고 있다.

2004.06.02 (수) 18:45  ⓒ 세계일보

     

10. 담쟁이 넝쿨별    작사 박경란 박형민 송봉주 / 작곡 송봉주
       ('Sealand'에 잠든 어린이들을 위해)

겨우 여섯 살이지
그렇게 너를 보냈던
아무도 오지 않는 텅빈 놀이터
너의 모습은 담쟁이 넝쿨별

너는 가고 없지만
아직도 베갯닛 속엔
한움큼 모래처럼 곱게 쌓아 둔
너의 향기는 담쟁이 넝쿨별

엄마 엄마 가슴을 도려내듯
그토록 나를 불렀던
해걸음 노을 저편 네가 있는 곳
너의 음성은 담쟁이 넝쿨별

꽃잎 고운 하늘의 길은 멀어
꿈속을 찾아 준다면
모진 삶 어이어이 이어보련만
음 나의 아가는 담쟁이 넝쿨별

담쟁이 넝쿨별

     

꼬랑지

씨랜드 참사에 두 딸을 잃은 엄마의 시.

 

여섯 살이잖니
두 손으로 셈하기에도
네 개나 남은 나이인데
엄마와 3 더하기 3은 6
아직 일곱 여덟
셈하는 놀이도 끝나지 않았는데
하룻밤만 잔다더니
여직 그 곳에서 놀고 있니.

호숫물이 맑아
바닥에 뒹구는 조약돌이
말갛게 보이듯
네 눈동자도 그리 맑았지.

너의 향긋한 냄새는
너의 침대 베갯닛에도
너의 꼬꼬마 인형의 때묻은 뺨에도
그리고
지난번소풍 때 찍었던
사진 속의 네 미소에도
남아 있는데
너의 보송보송한 얼굴과
너의 고운 음성은
어디에 두었니.
왜 그리
꼭꼭 숨었니.

아이야!
네가 좋아하던 하늘나라에 누가 있더냐.
너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아 주는 이
엄마 말고 누가 있더냐.
너를 반겨 안아주는 이
할머니더냐, 할아버지더냐.
그래, 아이야
엄마 없다 울지 말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그분 손 놓지 말고 꼭 잡고 있으렴.

 

장난기 많아
잠시도 가만 못 있는 아이야.
두고 온 세상 궁금하여
무릎 꿇고 내려다보겠지.
너희들 맑은 눈으로
이 세상 구석구석 보다가
무심한 어른들
욕심 많은 어른들
심술궂은 어른들이
만들어 둔 웅덩이가 있거든
아이야,
너희들이 천사되어
꿈 속에서 일깨워 주려마.
다시는 다시는
이런 슬픔이 없도록 말이다.

아이야,
천사의 날갯짓을 하고
오늘밤
또 내일 밤
잠 못 들어 뒤척이는 엄마 곁에
향긋한 너의 향기 뿌리며
오지 않겠니.
내 그 때라도
너의 보들보들한 뺨에
내 얼굴을 비비고
너의 은행잎 같은 손을
내 눈에 대어
흐르는 눈물을 막아 보련만.
그렇게 나마
너와 함께 함 수 있다면
이 내 질긴 목숨
그래도
어이어이 이어 보련만.

아이야,
오늘도 이 엄마는
너를 안았던 가슴이 너무 허전해
너를 부르며 피를 토한다.
보고 싶은 아이야.
귀여운 우리 아가야.

- 1999년 7월 4일 밤 두 딸의 엄마 박경란.

     

'세발 자전거'와 '풍경' 이 모여서...

따뜻한 음악, 마음으로 듣는 노래를 지향하는 '자전거 탄 풍경'은 아름다운 풍경을 연상 시키는 Acoustic Sound와 정감 어린 보컬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끼며, 자극적인 음악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세발 자전거'와 '풍경' 이 모여서 결성한 '자전거 탄 풍경'은 록과 포크를 기본으로 기계음이 배제된 인위적이지 않은 담백한 사운드를 추구하는 그룹이다.

세련됨 보다는 진솔함을, 가능한 기교를 배제하고, 너무 채우기 보다는 넉넉함을 미덤으로 깊은 감동에 목마른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시간을 경험하게 해 주었다. 2001년 발표한 1집 "자전거 탄 풍경"에서는 Folk와 Jazz를 기본으로 20~30대를 겨냥한 앨범이였고, 2002년 한국방송프로듀서상 가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2년 9월 발표한 2집 [Dream]에서는 서정적 발라드 '또 다른 사랑이 찾아와도', '비가 내려', '그대가 되어 주세요' 등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초콜릿 CF에 삽입된 '그렇게 너를 사랑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소극장 무대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따뜻한 노래를 들려주며 차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40회가 넘는 단독 콘서트를 치른 ‘실전파’인 '자전거 탄 풍경'은 포크만 고집하지 않는다. 발라드도 하고 록 스타일의 노래도 부르기도 한다. 세 명이 추구하는 음악적 공감대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인간적 음악이기 때문이다. 복고적 분위기의 포크는 사양하는 자전거 탄 풍경, 중장년층의 ‘향수’에 기대는 방식보다는 현대적 감각을 갖춘, 요즘 젊은이들이 원하는 포크 음악. 그걸 찾아나가는 음악을 계속해서 기대해 본다.

사진 출처 : 자전거 탄 풍경

     

[음악횡단] 따뜻하고 투명한 음악 가득 "자전거 탄 풍경"

`지푸라기 바구니 안에 담긴 11개의 흰 달걀'

그룹 `자전거 탄 풍경'의 음반을 다 듣고 난 뒤에 가장 먼저 떠오른 단상이다.
`자전거 탄 풍경'의 음반은 그렇게 예쁘고 듣기에 편안한 음악들로 가득하다.

강인봉(기타, 소프라노 색소폰, 건반악기, 피리, 보컬)
송봉주(기타, 하모니카, 보컬)
김형섭(기타, 보컬)으로 구성된 이 밴드는 그 구성원의 면면에서 알 수 있듯이 탄탄한 실력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실력은 비슷한 규격으로 대량 생산되는 요즘 음악에선 느낄 수 없는 `깊은 맛'으로 나타나고 있다.

멤버 모두가 싱어송 라이터이고, 여러 가지 악기를 다룬다는 사실도 `실력의 평균하향화'를 이룬 요즘 가수들과 격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한다. `자전거 탄 풍경'의 음악에는 자연스러움이 흐르고 있다.

힘을 내어 억지 소리를 내뱉기보다는, 얘기하듯 편안하게 노래한다. 악기들의 울림도 인위적인 소리의 왜곡을 자제하고, 본래의 느낌을 담아내려 애썼다. 그래서 이 그룹의 음악에선 정갈한 `자연미'가 물씬 풍긴다. 또한 참으로 오랜만에 `무르익은' 음악을 듣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룹송인 <자전거 탄 풍경>은 연주곡으로, 자전거라는 정겹고 소박한 대상을 예쁘고 아름답게 표현했다. 이어지는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단연 음반의 백미이다. 곡이 지닌 친근함도 좋지만,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연주와 주고받는 보컬이 잘 어우러지고 있다.

사진 출처 : 자전거 탄 풍경

한마디로 그룹의 스타일이 잘 살아있는 노래라 할 수 있다. 수채화처럼 투명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는 <사랑하기 위해서>, 산뜻하고 경쾌한 <그대와 함께라면(생일)>, <일어나 너의 하늘을 봐>는 수록곡 가운데 가장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의 곡이다. 이 곡은 <너에게 난, 나에게 넌>과 함께 음반에서 가장 돋보이는 노래이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가 그룹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씨랜드에 잠든 어린이들을 위해'라는 부제가 붙은 <담쟁이 넝쿨별>도 빼 놓을 수 없는 곡이다. 눈물을 참고 담담하게 읊조리는 노래가 오히려 쉽게 증발하지 않는 슬픔을 전한다.

송기철/대중음악 비평가/KBS 위성2TV>가요@빅뱅 진행자 - 2001년 한겨례 신문기사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